한은, 기준금리 연 0.75% 유지…“성장률 2.1% 전망 크게 하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올해 경제성장률은 애초 예상했던 2.1%를 크게 밑돌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은행은 오늘(9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임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p 전격 인하해,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연 0.75%가 됐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이 기존 전망경로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금융·통화정책이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지켜보고 정책 방향을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돼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며, 경기 부진이 일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 않고 전 세계 모든 나라 겪는다는 점에서 과거 금융위기보다 강도가 셀 것이고, 우리 경제도 어려움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성장률 전망에 대해선 "국내 경기 진전은 코로나 흐름에 달려있으며, 2분기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되고 하반기 들어 경제활동이 점차 개선된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면, 국내 경제는 올해에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총재는 다만 "1%대 성장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코로나 진행 양상 따라 대단히 가변적이라 그보다 악화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향후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선 "금리를 지난번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선진국 금리에 따라 실효 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에 대해선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특별대출은 현재 정부와 협의 중"이라며 "회사채 시장의 주요 참가자인 증권사에 대해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에서 "세계 경제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영향으로 크게 위축됐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주요국 주가가 큰 폭 하락하고 국채금리와 환율이 급등락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 각국의 정책대응과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선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판단되며, 소비가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으며 수출도 소폭 감소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중 GDP 성장률은 2월 전망치(2.1%)를 큰 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하며,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 폭 축소 등으로 1% 수준으로 낮아졌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대 중반에서 소폭 하락했고, 앞으로 국제유가 하락 영향 확대, 수요자 측 압력 약화 등으로 낮아져, 2월 전망치(각각 1.0% 및 0.7%)를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며,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른 파급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므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코로나 19의 확산 정도와 국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오늘 금통위에서 신인석 위원과 조동철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