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3천만 원 들고 ‘안절부절’, ‘비번 형사’가 막았다
입력 2020.04.09 (11:06) 취재K
3천만 원 들고 ‘안절부절’, ‘비번 형사’가 막았다
지난 8일 오후 12시 30분. 경기 군포경찰서 소속 정명우 형사는 쉬는 날을 맞아 관내 은행을 찾았다.

은행에서 일을 보고 나오던 정 형사는 70대 할머니 A 씨가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뭔가 수상하다고 낀 정 형사는 A 씨 곁에 서서 10분가량 통화하는 상황을 지켜봤고, 전화기에선 "돈을 인출하지 않으면 아들 팔을 자르겠다"는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렸다.

정 형사는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직감했고, A 씨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엔 아들이 위험에 처할까 봐 정 형사의 접근을 꺼리던 A 씨는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며 아들 연락처를 물어보는 정 형사에게 아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넸다.


정 형사는 아들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그가 무사한 것을 확인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피해자가 돈을 보낼 때까지 전화를 끊지 않기 때문에 A 씨는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아들의 안부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정 형사가 이를 확인한 것이다.

이들은 A 씨에게 "아들을 납치했다"며 현금 5천만 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당시 보이스피싱 일당의 지시대로 은행을 찾아 수중에 있던 3천만 원 전액을 인출했고 안양 모처에서 사기범에게 직접 돈을 건네려고 택시를 타려던 상황이었다. 정 형사가 A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3천만 원을 날릴 뻔 했다.


이 돈은 남편, 아들과 함께 살면서 노후자금으로 쓰기 위해 평생 모은 전 재산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농사로 힘들게 모은 소중한 전 재산을 한순간 보이스피싱으로 잃을 뻔했는데 이를 막아준 경찰관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 평생 잊지 않고 살겠다"고 말했다.

정 형사는 "늘 하는 게 범죄자를 잡는 일이다 보니 A 씨의 행동이 의심스러워 습관처럼 나섰다"며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게 전화를 건 보이스피싱 일당의 행방을 쫓고 있다.
  • 3천만 원 들고 ‘안절부절’, ‘비번 형사’가 막았다
    • 입력 2020.04.09 (11:06)
    취재K
3천만 원 들고 ‘안절부절’, ‘비번 형사’가 막았다
지난 8일 오후 12시 30분. 경기 군포경찰서 소속 정명우 형사는 쉬는 날을 맞아 관내 은행을 찾았다.

은행에서 일을 보고 나오던 정 형사는 70대 할머니 A 씨가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뭔가 수상하다고 낀 정 형사는 A 씨 곁에 서서 10분가량 통화하는 상황을 지켜봤고, 전화기에선 "돈을 인출하지 않으면 아들 팔을 자르겠다"는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렸다.

정 형사는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직감했고, A 씨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엔 아들이 위험에 처할까 봐 정 형사의 접근을 꺼리던 A 씨는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며 아들 연락처를 물어보는 정 형사에게 아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넸다.


정 형사는 아들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 그가 무사한 것을 확인했다.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피해자가 돈을 보낼 때까지 전화를 끊지 않기 때문에 A 씨는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아들의 안부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정 형사가 이를 확인한 것이다.

이들은 A 씨에게 "아들을 납치했다"며 현금 5천만 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당시 보이스피싱 일당의 지시대로 은행을 찾아 수중에 있던 3천만 원 전액을 인출했고 안양 모처에서 사기범에게 직접 돈을 건네려고 택시를 타려던 상황이었다. 정 형사가 A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3천만 원을 날릴 뻔 했다.


이 돈은 남편, 아들과 함께 살면서 노후자금으로 쓰기 위해 평생 모은 전 재산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농사로 힘들게 모은 소중한 전 재산을 한순간 보이스피싱으로 잃을 뻔했는데 이를 막아준 경찰관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 평생 잊지 않고 살겠다"고 말했다.

정 형사는 "늘 하는 게 범죄자를 잡는 일이다 보니 A 씨의 행동이 의심스러워 습관처럼 나섰다"며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 씨에게 전화를 건 보이스피싱 일당의 행방을 쫓고 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

    현재 KBS사이트 회원계정의 댓글서비스 로그인 연동기능을 점검중입니다. 불편하시더라도 SNS 계정으로 로그인하신 후 댓글 작성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