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원유 ETN’ 소비자경보…최고등급 ‘위험’ 첫 발령

입력 2020.04.09 (15:39) 수정 2020.04.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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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오늘(9일) 유가가 오르면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번 경보는 금감원이 2012년 6월 소비자경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고 등급인 '위험' 경보를 발령하는 첫 사례입니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지표 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했는데도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대거 몰려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간 원유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향후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차입 규모가 큰 레버리지 유가 연계 상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등 4개 증권사가 판매한 레버리지 ETN 상품의 월간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278억 원에서 2월 702억 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3월 3,800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러자 유동성공급자(LP)의 유동성 공급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지 못해 순자산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큰 폭으로 벌어져 과대평가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통상 LP는 괴리율이 6%를 초과하지 않도록 매도호가나 매수호가를 제출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의 ETN 매수 급증으로 보유물량이 모두 소진돼 유동성 공급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겁니다.

이 때문에 전날 종가 기준으로 주요 레버리지 ETN 상품 괴리율은 35.6~95.4%로 비정상적 수준을 보였습니다.

금감원은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면 기초자산인 원유 가격이 상승해도 기대수익을 실현할 수 없고 오히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는 경우 큰 투자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ETN 상환 시 시장가격이 아닌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상환되므로 지표가치보다 높게 매수한 투자자는 상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금감원은 "관계기관, ETN 발행사 등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 ETN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상품 관련 이상 징후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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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9 15:39:33
    • 수정2020-04-09 15: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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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오늘(9일) 유가가 오르면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인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에 대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번 경보는 금감원이 2012년 6월 소비자경보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고 등급인 '위험' 경보를 발령하는 첫 사례입니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지표 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했는데도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대거 몰려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간 원유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하자 향후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차입 규모가 큰 레버리지 유가 연계 상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등 4개 증권사가 판매한 레버리지 ETN 상품의 월간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278억 원에서 2월 702억 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3월 3,800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러자 유동성공급자(LP)의 유동성 공급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지 못해 순자산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큰 폭으로 벌어져 과대평가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통상 LP는 괴리율이 6%를 초과하지 않도록 매도호가나 매수호가를 제출하고 있는데 투자자들의 ETN 매수 급증으로 보유물량이 모두 소진돼 유동성 공급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겁니다.

이 때문에 전날 종가 기준으로 주요 레버리지 ETN 상품 괴리율은 35.6~95.4%로 비정상적 수준을 보였습니다.

금감원은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면 기초자산인 원유 가격이 상승해도 기대수익을 실현할 수 없고 오히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는 경우 큰 투자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ETN 상환 시 시장가격이 아닌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상환되므로 지표가치보다 높게 매수한 투자자는 상환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금감원은 "관계기관, ETN 발행사 등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 ETN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상품 관련 이상 징후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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