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흔들리는주력산업③] ‘셧다운’에 ‘판매 급감’…위기의 車산업, 그 다음은?
입력 2020.04.09 (18:00)
수정 2020.04.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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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뉴스9는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주력산업의 현 증상을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 지 연속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취재후/흔들리는 주력산업]은 담당 기자들이 방송 기사에서는 담지 못한, 그러나 주목해서 들여다 볼 만한 가치 있는 내용을 '콕 집어' 또 다른 시선에서 분석한 기획 기사입니다.
[흔들리는 주력산업①]‘코로나19’ 감염된 주력산업…가전·핸드폰 ‘이중고’
[흔들리는 주력산업②] “팔수록 적자” 원유보다 싼 휘발유…희망퇴직도
[흔들리는 주력산업③] 美·유럽 ‘올스톱’ 車비상…영세업체부터 ‘줄도산’
"위기라는데 얼마나 위기입니까?"
코로나19로 우리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경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실상 전 세계 경제가 적어도 올해 상반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건 이미 분명해졌습니다.
가장 타격을 받을 우리 수출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입니다. 사실 자동차는 이미 성장세 둔화가 뚜렷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자동차를 잘 만들기 떄문입니다. 예전에 자동차 10년 타면 '덜덜덜' 거려서 못 탄다고 말했지만, 이제 자동차 잘 만드니 자동차 10년 타도 크게 시끄럽지도, 고장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자동차 한 번 사면 오래 타고 자연스레 차도 옛날보다 안 팔리는 겁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390만 대 선을 간신히 넘겨 400만 대가 채 안됐습니다. 2009년 이후 10년 만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 하기 전 이미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던 겁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이런 추세에 코로나19 파고가 덮쳤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의 현대차 판매는 42.6% 감소했습니다. 현대차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투자사인 RBC 캐피털 마켓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최대 16%까지 감소할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믿을 건 신차 효과 뿐 일단 내수로 버틴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내수 시장은 그나마 버텨내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신차 제네시스 G80은 사전계약 첫날만 2만 2천 대가 계약됐습니다. 새로 출시한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 1만 대가 넘게 계약이 이뤄졌고, 기아차 쏘렌토 역시 첫날 사전계약 실적이 1만 8,800대에 달합니다.
현대기아차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르노삼성 XM3는 지난 2월 21일에 사전계약을 시작해 공식 출고 시점인 3월 9일까지 8,542대가 팔려나갔습니다.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도 지난달 3,187대가 내수 시장에서 팔렸는데, 덕분에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9.6%, 전월보다는 80%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코로나19에도 버텨내는 건 신차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신차가 잠깐 위기를 가려주는 착시효과라는 겁니다. 몇 년을 기다려 나오는 신차가 때 맞춰 나왔으니 망정이니 아니면 엄청난 타격을 입었을 것이고, 신차 효과가 끝나면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것이란 우려입니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신차를 내놓지 못했던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31%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다음은요?"…대기업 독점적 지위 내려놓고 협력 생태계 만들어야
코로나19가 끝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끝날까요? 코로나19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큽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한 변화와 재편이 이뤄질텐데 지금 여유가 없어 준비를 못 할수록 향후 마련될 새로운 자동차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조언을 들어보면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미래차의 방향이 자동차와 전자, 소프트웨어 산업의 결합으로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분명한 인식이 기반이 됐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업계가 만들어온 기계 기술 중심의 산업 인력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력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항구 위원은 "최근에 폭스바겐이 추가로 만 명을 해고했습니다. 그 다음에 생산직도 내보내는데 대신 채용 계획을 또 발표를 했습니다. 관리 쪽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만질 수 있는 2,000명을 뽑고 생산 쪽에서는 8,000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뽑겠다고 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인력을 해고하거나 다시 뽑는 일이 쉽지 않은 구조인 만큼,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서라도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반드시 충원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협력하는 생태계입니다. 이 협력이란 수평적 협력, 수직적 협력 두 가지를 모두 말합니다. 수평적 협력으로는 현대기아차와 같은 자동차 대기업과 삼성과 LG, SK 등 전자, 가전, 통신 대기업의 협력을 말합니다. 미래차로 급변하는 속도를 감안할 때 자동차 대기업이 예전처럼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협력할 파트너를 찾는 게 빠르다는 겁니다.
더 중요한 건 수직적 협력입니다. 완성차 대기업과 이곳에 납품하는 업체, 또 중소벤처기업들과의 협력을 말합니다.
이항구 위원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독점적 구조를 가지고, 협력업체들도 수출부품 기업이 아니면 대기업에 의지한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대기업 중심의 준폐쇄적인 혁신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협력업체, 중소벤처기업들이 혁신을 스스로 해나가기보다 대기업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혁신이 없다는 겁니다. 이런 문화를 바꾸려면 대기업이 나서서 수직적으로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게 이 위원의 조언입니다.
코로나19로 엄습한 자동차 산업의 위기, 쉽게 극복되지 않을 위기라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위기일 때 다음을 준비해야 위기가 곧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명확합니다.
자동차 산업,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요. 새로운 인력 양성과 협력 생태계 구축이라는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취재후/흔들리는 주력산업]은 담당 기자들이 방송 기사에서는 담지 못한, 그러나 주목해서 들여다 볼 만한 가치 있는 내용을 '콕 집어' 또 다른 시선에서 분석한 기획 기사입니다.
[흔들리는 주력산업①]‘코로나19’ 감염된 주력산업…가전·핸드폰 ‘이중고’
[흔들리는 주력산업②] “팔수록 적자” 원유보다 싼 휘발유…희망퇴직도
[흔들리는 주력산업③] 美·유럽 ‘올스톱’ 車비상…영세업체부터 ‘줄도산’
"위기라는데 얼마나 위기입니까?"
코로나19로 우리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경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실상 전 세계 경제가 적어도 올해 상반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건 이미 분명해졌습니다.
가장 타격을 받을 우리 수출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입니다. 사실 자동차는 이미 성장세 둔화가 뚜렷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자동차를 잘 만들기 떄문입니다. 예전에 자동차 10년 타면 '덜덜덜' 거려서 못 탄다고 말했지만, 이제 자동차 잘 만드니 자동차 10년 타도 크게 시끄럽지도, 고장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자동차 한 번 사면 오래 타고 자연스레 차도 옛날보다 안 팔리는 겁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390만 대 선을 간신히 넘겨 400만 대가 채 안됐습니다. 2009년 이후 10년 만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 하기 전 이미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던 겁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이런 추세에 코로나19 파고가 덮쳤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의 현대차 판매는 42.6% 감소했습니다. 현대차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투자사인 RBC 캐피털 마켓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최대 16%까지 감소할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믿을 건 신차 효과 뿐 일단 내수로 버틴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내수 시장은 그나마 버텨내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신차 제네시스 G80은 사전계약 첫날만 2만 2천 대가 계약됐습니다. 새로 출시한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 1만 대가 넘게 계약이 이뤄졌고, 기아차 쏘렌토 역시 첫날 사전계약 실적이 1만 8,800대에 달합니다.
현대기아차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르노삼성 XM3는 지난 2월 21일에 사전계약을 시작해 공식 출고 시점인 3월 9일까지 8,542대가 팔려나갔습니다.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도 지난달 3,187대가 내수 시장에서 팔렸는데, 덕분에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9.6%, 전월보다는 80%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코로나19에도 버텨내는 건 신차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신차가 잠깐 위기를 가려주는 착시효과라는 겁니다. 몇 년을 기다려 나오는 신차가 때 맞춰 나왔으니 망정이니 아니면 엄청난 타격을 입었을 것이고, 신차 효과가 끝나면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것이란 우려입니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신차를 내놓지 못했던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31%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다음은요?"…대기업 독점적 지위 내려놓고 협력 생태계 만들어야
코로나19가 끝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끝날까요? 코로나19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큽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한 변화와 재편이 이뤄질텐데 지금 여유가 없어 준비를 못 할수록 향후 마련될 새로운 자동차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조언을 들어보면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미래차의 방향이 자동차와 전자, 소프트웨어 산업의 결합으로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분명한 인식이 기반이 됐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업계가 만들어온 기계 기술 중심의 산업 인력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력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항구 위원은 "최근에 폭스바겐이 추가로 만 명을 해고했습니다. 그 다음에 생산직도 내보내는데 대신 채용 계획을 또 발표를 했습니다. 관리 쪽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만질 수 있는 2,000명을 뽑고 생산 쪽에서는 8,000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뽑겠다고 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인력을 해고하거나 다시 뽑는 일이 쉽지 않은 구조인 만큼,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서라도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반드시 충원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협력하는 생태계입니다. 이 협력이란 수평적 협력, 수직적 협력 두 가지를 모두 말합니다. 수평적 협력으로는 현대기아차와 같은 자동차 대기업과 삼성과 LG, SK 등 전자, 가전, 통신 대기업의 협력을 말합니다. 미래차로 급변하는 속도를 감안할 때 자동차 대기업이 예전처럼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협력할 파트너를 찾는 게 빠르다는 겁니다.
더 중요한 건 수직적 협력입니다. 완성차 대기업과 이곳에 납품하는 업체, 또 중소벤처기업들과의 협력을 말합니다.
이항구 위원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독점적 구조를 가지고, 협력업체들도 수출부품 기업이 아니면 대기업에 의지한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대기업 중심의 준폐쇄적인 혁신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협력업체, 중소벤처기업들이 혁신을 스스로 해나가기보다 대기업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혁신이 없다는 겁니다. 이런 문화를 바꾸려면 대기업이 나서서 수직적으로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게 이 위원의 조언입니다.
코로나19로 엄습한 자동차 산업의 위기, 쉽게 극복되지 않을 위기라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위기일 때 다음을 준비해야 위기가 곧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명확합니다.
자동차 산업,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요. 새로운 인력 양성과 협력 생태계 구축이라는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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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4-09 18:00:08
- 수정2020-04-09 18:00:51
KBS뉴스9는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주력산업의 현 증상을 진단하고 올바른 처방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 지 연속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취재후/흔들리는 주력산업]은 담당 기자들이 방송 기사에서는 담지 못한, 그러나 주목해서 들여다 볼 만한 가치 있는 내용을 '콕 집어' 또 다른 시선에서 분석한 기획 기사입니다.
[흔들리는 주력산업①]‘코로나19’ 감염된 주력산업…가전·핸드폰 ‘이중고’
[흔들리는 주력산업②] “팔수록 적자” 원유보다 싼 휘발유…희망퇴직도
[흔들리는 주력산업③] 美·유럽 ‘올스톱’ 車비상…영세업체부터 ‘줄도산’
"위기라는데 얼마나 위기입니까?"
코로나19로 우리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경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실상 전 세계 경제가 적어도 올해 상반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건 이미 분명해졌습니다.
가장 타격을 받을 우리 수출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입니다. 사실 자동차는 이미 성장세 둔화가 뚜렷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자동차를 잘 만들기 떄문입니다. 예전에 자동차 10년 타면 '덜덜덜' 거려서 못 탄다고 말했지만, 이제 자동차 잘 만드니 자동차 10년 타도 크게 시끄럽지도, 고장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자동차 한 번 사면 오래 타고 자연스레 차도 옛날보다 안 팔리는 겁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390만 대 선을 간신히 넘겨 400만 대가 채 안됐습니다. 2009년 이후 10년 만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 하기 전 이미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던 겁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이런 추세에 코로나19 파고가 덮쳤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의 현대차 판매는 42.6% 감소했습니다. 현대차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투자사인 RBC 캐피털 마켓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최대 16%까지 감소할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믿을 건 신차 효과 뿐 일단 내수로 버틴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내수 시장은 그나마 버텨내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신차 제네시스 G80은 사전계약 첫날만 2만 2천 대가 계약됐습니다. 새로 출시한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 1만 대가 넘게 계약이 이뤄졌고, 기아차 쏘렌토 역시 첫날 사전계약 실적이 1만 8,800대에 달합니다.
현대기아차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르노삼성 XM3는 지난 2월 21일에 사전계약을 시작해 공식 출고 시점인 3월 9일까지 8,542대가 팔려나갔습니다.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도 지난달 3,187대가 내수 시장에서 팔렸는데, 덕분에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9.6%, 전월보다는 80%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코로나19에도 버텨내는 건 신차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신차가 잠깐 위기를 가려주는 착시효과라는 겁니다. 몇 년을 기다려 나오는 신차가 때 맞춰 나왔으니 망정이니 아니면 엄청난 타격을 입었을 것이고, 신차 효과가 끝나면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것이란 우려입니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신차를 내놓지 못했던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31%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다음은요?"…대기업 독점적 지위 내려놓고 협력 생태계 만들어야
코로나19가 끝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끝날까요? 코로나19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큽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한 변화와 재편이 이뤄질텐데 지금 여유가 없어 준비를 못 할수록 향후 마련될 새로운 자동차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조언을 들어보면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미래차의 방향이 자동차와 전자, 소프트웨어 산업의 결합으로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분명한 인식이 기반이 됐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업계가 만들어온 기계 기술 중심의 산업 인력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력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항구 위원은 "최근에 폭스바겐이 추가로 만 명을 해고했습니다. 그 다음에 생산직도 내보내는데 대신 채용 계획을 또 발표를 했습니다. 관리 쪽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만질 수 있는 2,000명을 뽑고 생산 쪽에서는 8,000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뽑겠다고 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인력을 해고하거나 다시 뽑는 일이 쉽지 않은 구조인 만큼,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서라도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반드시 충원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협력하는 생태계입니다. 이 협력이란 수평적 협력, 수직적 협력 두 가지를 모두 말합니다. 수평적 협력으로는 현대기아차와 같은 자동차 대기업과 삼성과 LG, SK 등 전자, 가전, 통신 대기업의 협력을 말합니다. 미래차로 급변하는 속도를 감안할 때 자동차 대기업이 예전처럼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협력할 파트너를 찾는 게 빠르다는 겁니다.
더 중요한 건 수직적 협력입니다. 완성차 대기업과 이곳에 납품하는 업체, 또 중소벤처기업들과의 협력을 말합니다.
이항구 위원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독점적 구조를 가지고, 협력업체들도 수출부품 기업이 아니면 대기업에 의지한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대기업 중심의 준폐쇄적인 혁신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협력업체, 중소벤처기업들이 혁신을 스스로 해나가기보다 대기업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혁신이 없다는 겁니다. 이런 문화를 바꾸려면 대기업이 나서서 수직적으로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게 이 위원의 조언입니다.
코로나19로 엄습한 자동차 산업의 위기, 쉽게 극복되지 않을 위기라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위기일 때 다음을 준비해야 위기가 곧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명확합니다.
자동차 산업,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요. 새로운 인력 양성과 협력 생태계 구축이라는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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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흔들리는 주력산업]은 담당 기자들이 방송 기사에서는 담지 못한, 그러나 주목해서 들여다 볼 만한 가치 있는 내용을 '콕 집어' 또 다른 시선에서 분석한 기획 기사입니다.
[흔들리는 주력산업①]‘코로나19’ 감염된 주력산업…가전·핸드폰 ‘이중고’
[흔들리는 주력산업②] “팔수록 적자” 원유보다 싼 휘발유…희망퇴직도
[흔들리는 주력산업③] 美·유럽 ‘올스톱’ 車비상…영세업체부터 ‘줄도산’
"위기라는데 얼마나 위기입니까?"
코로나19로 우리 경제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경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실상 전 세계 경제가 적어도 올해 상반기 심각한 타격을 입을 건 이미 분명해졌습니다.
가장 타격을 받을 우리 수출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입니다. 사실 자동차는 이미 성장세 둔화가 뚜렷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자동차를 잘 만들기 떄문입니다. 예전에 자동차 10년 타면 '덜덜덜' 거려서 못 탄다고 말했지만, 이제 자동차 잘 만드니 자동차 10년 타도 크게 시끄럽지도, 고장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자동차 한 번 사면 오래 타고 자연스레 차도 옛날보다 안 팔리는 겁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390만 대 선을 간신히 넘겨 400만 대가 채 안됐습니다. 2009년 이후 10년 만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 하기 전 이미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던 겁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이런 추세에 코로나19 파고가 덮쳤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의 현대차 판매는 42.6% 감소했습니다. 현대차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투자사인 RBC 캐피털 마켓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이 최대 16%까지 감소할 것이란 추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믿을 건 신차 효과 뿐 일단 내수로 버틴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내수 시장은 그나마 버텨내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신차 제네시스 G80은 사전계약 첫날만 2만 2천 대가 계약됐습니다. 새로 출시한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 1만 대가 넘게 계약이 이뤄졌고, 기아차 쏘렌토 역시 첫날 사전계약 실적이 1만 8,800대에 달합니다.
현대기아차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르노삼성 XM3는 지난 2월 21일에 사전계약을 시작해 공식 출고 시점인 3월 9일까지 8,542대가 팔려나갔습니다.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도 지난달 3,187대가 내수 시장에서 팔렸는데, 덕분에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39.6%, 전월보다는 80%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내수 시장이 코로나19에도 버텨내는 건 신차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습니다. 신차가 잠깐 위기를 가려주는 착시효과라는 겁니다. 몇 년을 기다려 나오는 신차가 때 맞춰 나왔으니 망정이니 아니면 엄청난 타격을 입었을 것이고, 신차 효과가 끝나면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것이란 우려입니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신차를 내놓지 못했던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31%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다음은요?"…대기업 독점적 지위 내려놓고 협력 생태계 만들어야
코로나19가 끝나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끝날까요? 코로나19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오히려 더 큽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한 변화와 재편이 이뤄질텐데 지금 여유가 없어 준비를 못 할수록 향후 마련될 새로운 자동차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조언을 들어보면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미래차의 방향이 자동차와 전자, 소프트웨어 산업의 결합으로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분명한 인식이 기반이 됐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국내 자동차 업계가 만들어온 기계 기술 중심의 산업 인력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력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항구 위원은 "최근에 폭스바겐이 추가로 만 명을 해고했습니다. 그 다음에 생산직도 내보내는데 대신 채용 계획을 또 발표를 했습니다. 관리 쪽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만질 수 있는 2,000명을 뽑고 생산 쪽에서는 8,000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뽑겠다고 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인력을 해고하거나 다시 뽑는 일이 쉽지 않은 구조인 만큼,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서라도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반드시 충원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협력하는 생태계입니다. 이 협력이란 수평적 협력, 수직적 협력 두 가지를 모두 말합니다. 수평적 협력으로는 현대기아차와 같은 자동차 대기업과 삼성과 LG, SK 등 전자, 가전, 통신 대기업의 협력을 말합니다. 미래차로 급변하는 속도를 감안할 때 자동차 대기업이 예전처럼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협력할 파트너를 찾는 게 빠르다는 겁니다.
더 중요한 건 수직적 협력입니다. 완성차 대기업과 이곳에 납품하는 업체, 또 중소벤처기업들과의 협력을 말합니다.
이항구 위원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독점적 구조를 가지고, 협력업체들도 수출부품 기업이 아니면 대기업에 의지한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대기업 중심의 준폐쇄적인 혁신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협력업체, 중소벤처기업들이 혁신을 스스로 해나가기보다 대기업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혁신이 없다는 겁니다. 이런 문화를 바꾸려면 대기업이 나서서 수직적으로도 협력 생태계를 구축할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게 이 위원의 조언입니다.
코로나19로 엄습한 자동차 산업의 위기, 쉽게 극복되지 않을 위기라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위기일 때 다음을 준비해야 위기가 곧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명확합니다.
자동차 산업,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요. 새로운 인력 양성과 협력 생태계 구축이라는 난제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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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nfor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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