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이나영 “n번방 사건, 왜 남성들은 빨리 고발하지 않았나”

입력 2020.04.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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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번방 사건’ 참담해... 인간성 상실된 생산물이 죄책감 없이 통용되고 이윤도 생산
- 남성들이 많이 가는 사이트서 여성 혐오적인 댓글 쉽게 목격, 그동안 외면했던 것
- 오히려 남성들이 스스로 반성하거나 내부 고발자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 더 충격적
- 남성들이 스스로 문제를 성찰하고, 자제하고, 상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능력 키워야
- 모든 남성 잠재적 가해자? 아니야... 남성들의 성문화 근본적으로 고민해보자는 것
- 이런 문화를 묵인하면 의도하지 않게 성범죄 가해자 될지 모르니 경고하는 것
- 관련 범죄 처벌도 약해... 사법 체계 주류는 남성, 과연 피해자 고통에 공감하나 의문
- 82년생 김지영 논란,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이렇게 받아들이기 힘든 사회인가’ 생각
- 페미니즘 강의 굉장히 어려워... 교수뿐 아니라 관련 수업 듣는 학생도 공격받아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초대석
■ 방송시간 : 4월 10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나영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오태훈 : 코로나19 관련 또 총선 관련 뉴스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은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입니다. 국민청원에 올라온 청원에 동의한 사람을 여러 건을 합치면 500만 명이 넘는 사건이죠. 본질이 무엇인지 또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지 여쭤보고자 모셨습니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와 함께 오늘 금요초대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나영 : 반갑습니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입니다.

▷ 오태훈 :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려운 걸음 해주셨고요.

▶ 이나영 : 감사합니다, 초대해주셔서.

▷ 오태훈 : 저희가 감사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n번방 사건 있잖아요. 이게 갑자기 우리 사회 큰 화두로 등장을 하기도 했고 또 지금 이 사건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그런 뉴스로 지금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나영 : 참담하죠. 그리고 한국사회에 그동안 어떻게 보면 어떤 사람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외면했던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살짝 올라왔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사실 이 문제는 이제 몇 년 전부터 젊은 페미니스트들과 여성단체들이 끊임없이 제기해온 디지털 성폭력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제 온라인이라고 보면 크게 세 가지 영역이 있는데 보통 우리가 뭐 네이버나 다음이나 이렇게 포털사이트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면웹, 그러니까 서피스죠. 표면이 있고 보통 우리가 많이 쓰는 거죠. 구글이라든지 이런 거고. 그런 걸로도 안 잡히는 것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서 단체 커뮤니티라든지 이번에 이제 n번방 사건처럼 텔레그램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우리가 보통 딥웹이라고 해요. 딥웹은 이제 우리가 검색했을 때 사실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지만 어떻게 보면 커뮤니티를 알기만 하면 사실 접속은 쉬운 거죠. 이번 사건은 그 딥웹에서 발생한 사건이고요. 사실은 작년에 크게 화제가 됐던 사건 중에 하나가 다크웹. 다크웹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올리고 이제 국제적으로 문제가 됐던 사건이 있잖아요. 다크웹 이렇게 세 가지의 일종의 층위가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런데 이 층위는 사실상 우리가 유저 입장에서는 접속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리고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층위가 다르겠지만 사실은 여기서 일어나는 성범죄 행위들은 사실은 거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불법 촬영물부터 성착취물 뭐 그게 이제 우리가 보통 야동이나 음란물로 개념화됐던 것들. 그다음에 이제 실제 성폭력을 행사하고 찍은 사진들도 있고 이런 것들이 연속선상에 놓여 있고 그리고 그런 것들이 실제로는 수익 구조를 창출해내는. 자본주의 체제하고도 연결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을 생산하는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여성이라는 것이 동등한 인간이라기보다는 어떤 간편하게 성적 욕구를 배설할 수 있는 어떤 도구로 봤다든지. 그래서 사실상 우리가 인간성이라고 할 때 가장 기본적인 인간성이 상실된 형태의 그런 생산물들이 그냥 아무런 죄책감 없이 주고받아지고 거기에서 이제 이윤이 생산됐다는 것이죠. 그래서 사실은 이번에 n번방이 충격을 줬다고 하지만 그 문제는 상당수 여성들은 이미 이런 것들이 연결되어 있고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라고 인지하고 끊임없이 발언을 해왔어요. 사실 다크웹 사건 때도 그렇고 n번방도 사실 작년 12월에 이미 문제제기가 됐던 것들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번에 오히려 새롭게 부각된 측면이 있는 것이죠.

▷ 오태훈 : 특히 남성들이 모여 있는 이런 사이트라든가 단톡방이라든가 이런 단체대화방 이런 데에서 이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것들이 보도가 된 적이 꽤 있었습니다.

▶ 이나영 : 맞습니다.

▷ 오태훈 : 대학생들 단톡방에서 성희롱 사건이 있다거나 아니면 크게 문제가 됐던 게 연예인 정준영 사건이라든가.

▶ 이나영 : 맞습니다.

▷ 오태훈 : 이런 것들도 있고. 그런데 이거에 대해서 여성들은 정말 그렇게 많이 놀랐다고 들었어요. 왜 쟤들은 저럴까 막 이러면서.

▶ 이나영 : 저는 질문을 좀 바꿔보고 싶어요. 우리가 흔히 남초사이트라고 하는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여성들이 잘 모르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목욕탕이나 화장실을 우리가 서로 다르게 쓰잖아요. 그 안의 공간이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요.

▶ 이나영 : 서로 몰랐던 거죠. 그런데 그러니까 이제 사실은 디지털 성폭력을 연구하거나 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활동한 활동가들은 잘 알지만 일반 시민들은 잘 모를 수가 있죠. 그래서 이게 드러날 때마다 굉장히 충격을 받고 또 한편으로 남성들에게 굉장히 실망감을 가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사실은 간단하게 우리가 그냥 남초사이트라고 하는 무슨 스포츠, 연예 사이트나 주식 사이트 이런 데만 들어가도 댓글을 보면 상당히 여성 혐오적이고 성착취적인 어떤 그런 영상물이나 혹은 이런 기록물들이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오랫동안. 그렇지만 사실상 좀 외면했던 측면이 있고요. 그래서 제가 질문을 좀 바꿔야 한다고 하는 거는 왜 남성들은 그 문화를 자기네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있었고 또 우리의 인간적인 상식 그다음에 시민의 수준을 생각할 때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고 스스로가 반성하거나 내부 고발자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가. 이게 더 저희는 충격적인 거죠, 사실은. 그들은 다 알고 있었던 문화고.

▷ 오태훈 : 저는 몰랐어요.

▶ 이나영 : 그렇지만 남초사이트나 이런 곳에서 댓글만 봐도 알 수 있고 네이버 댓글 보세요. 네이버 댓글을 성별로 나눠서 보면 남성들의 댓글이라는 거 보면 대체로 여성 혐오적이거나 이런 게 굉장히 많거든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데 그런 것들을 자정하는 능력이 남성 안에서 있었다면 이런 일이 조금 덜 발생하지 않았을까. 혹은 억제되지 않았을까 그런 게 있다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남성들이 이 문제를 스스로 성찰해보고 자제하고 상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어떤 능력을 길러줬으면 좋겠다 이게 여성들의 바람이죠.

▷ 오태훈 : 충분히 공감하고요. 성찰하고 자제하고 반성하는 건 맞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하고 있는데 다만 일부에서는 이렇게 질문 드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다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보느냐. 모든 남성들을 다 잠재적인 가해자로 여성들은 간주하느냐. 이 말도 질문 드릴 수밖에 없거든요.

▶ 이나영 : 맞아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댓글을 보면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지 마자. 특히 페미니스트들이 그런다, 이러는데 여성들이 분노하는 것은 남자 100%가 그렇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한다면 이 세상의 여성들은 정말 어떤 남자와도 연애를 하거나 결혼할 수 없겠죠. 가장 절망적인 건 우리 여성들입니다. 자기 옆에 있는 착해 보이는 내 남자친구가 어떤 불법 촬영을 해서 혹은 단톡방에서 그런 짓을 한다고 상상하면 정말 참담하지 않아요?

▷ 오태훈 : 그러네요. 저는 만약에 제 딸이. 안 돼요, 그거는.

▶ 이나영 :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여성들의 입장에서도 그걸 믿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우리가 이 문제를 총체적으로 생각해보자는 건 층위가 있죠. 직접적 가해자도 있지만 그거를 묵인하거나 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공모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그런 여러 층위의 남성들이 놓여 있고 그것이 일종의 남성의 성문화라는 것으로 관용되어 왔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 또 부추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떤 때는 심지어 남성성을 자랑하기 위해서 그런 일을 했다고 할 때 옆에서 박수 쳐주거나 클릭으로 이제 지지를 표현해주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우리는 이런 남성들의 문화, 성문화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해보자. 근본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지 모든 남성이 직접적 가해자라는 것은 아니죠, 물론. 그런데 이제 이런 건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가해자를 뭐라고 볼 수 있냐라고 하면 결국 이런 성문화를 계속해서 관용적으로 우리가 봐왔을 때 혹은 묵인해왔을 때 나도 모르게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성범죄 행위에 가담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 문제는 가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남성들에게 미리 경고를 해서 너희들은 그렇게 안 했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저는 해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5588님께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반갑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가 커진 이유에는 김학의 성접대 사건 등이 제대로 처벌 받지 않은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의견 주셨는데 특히 이런 왜곡된 성의식뿐만 아니라 범죄가 일어날 때 거기에 대한 처벌이 우리가 너무 작다, 관대하다. 이런 지적들이 참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 이나영 : 맞아요. 우리가 성폭력 사건을 가장 강력하게 억제하는 방법은 가해자에게 적절한 처벌이 내려지는 거잖아요. 피해자도 그걸 원하고. 그런데 이제 이게 다단계 체계로 되어 있어요. 일단 경찰에 가져가면 증거가 불충분하다, 추적이 불가능하다. 이런 일로 그러느냐 이렇게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고. 진짜 경찰이 수사 의지를 열심히 보여서.

▷ 오태훈 : 검찰로 올라가면.

▶ 이나영 : 올라가면 검찰에서는 또 증거 불충분이다 혹은 편파 수사를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해서 범죄 사실을 묵인하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불기소나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결국 검찰에서 다시 기소의견으로 판사 재판정에 가게 되어도 판사들이 굉장히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결과적으로 형량을 낮추거나 무죄 방면한 경우가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참 기가 막힌데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범죄 수익이 몰수되면 이 사람이 앞으로 생계가 위험하다. 심지어 결혼했다. 초범이다. 반성의 여지가 있다. 각종 이유를 들어서 결국은 가해자의 형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가는 거죠. 우리가 이제 형량이 없다고 기준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 있는 기준도 맞춰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우리는 이걸 보면 한 편파 판결의 다단계 체인이라고 하는데 이 체인의 형사 사법 체계 전반의 핵심적인 주류는. 물론 여성 판사도 있고 여성 경찰도 있지만 대체로 남성들이 많죠. 그러니까 그 남성들이 이런 성범죄 행위의 피해자의 고통에 정말 공감하는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여성들이 하고 있는 거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태훈의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학자 중에 또 한 분이시기도 한데요. 앞서 왜곡된 어떤 그런 시각들 아니면 기준들 이런 것들이 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지난해 한번 하나의 영화책으로 탁 집중된 게 있었습니다. 이른바 82년생 김지영 관련 논란입니다. 여성들은 환호하고 응원하기도 했지만 또 남성들은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니야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요.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 이나영 : 일단 영화를 보기 전에 약간의 성평등적인 가치를 가진 영화다. 혹은 꼭 영화가 아니라도 표현물 같은 것들이 나오면 그걸 내용을 보지도 않고 문제적이라고 비난하는 댓글의 글들이 많잖아요. 저는 그런 분들이 한편으로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그때 조사를 보면 영화를 본 남성들은 의외로 평범한 내용이었고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러니까 이 소설이나 영화를 직접 본 사람들은 사실상 이제 그렇게 막 땡땡 과격한 어떤 페미니스트 의식을 갖추고 어떤 남성들을 공격하는 그런 게 아니고 오랫동안 우리 사회 축적되어 왔던 어떤 성차별적인 문화와 관행들에 대해서 한번 같이 고민해보고 그리고 어차피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 이런 문제들을 꺼내놓고 이야기하고 동등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보자. 이런 메시지예요. 크게 뭐 아주 새로운 내용이 없어요. 이렇게 여성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제 이게 징후적으로 읽히는데 성평균이라는 가치가 그렇게 힘들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인가, 우리 사회가.

▷ 오태훈 : 괜히 꺼려지는 그런 느낌들을 가지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 이나영 :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인권이라고 할 때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 중에 하나잖아요. 여성과 남성은 차별 받아서 안 된다.

▷ 오태훈 : 그럼요.

▶ 이나영 : 인종차별도 마찬가지잖아요. 피부색에 따라서 우리가 차별 받으면 안 된다 이런 거잖아요. 우리가 계층이라고 이야기할 때 아버지의 어떤 능력에 따라서 자식이 어떤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은 기본적인 어떤 소양이고 인권 감수성이란 말이에요. 아주 기초적인. 그리고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할 때 사람이 타고난 자기가 어쩔 수 없는 어떤 것에 의해서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아주 기본적인 가치죠. 그런데 왜 하필 다른 문제는 그래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데 젠더나 성평등 관련해서 이렇게 저항이 강한가. 저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성차별에 대해서 정말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만큼 뿌리 깊다고 생각해요, 성차별적인 문화가. 그렇기 때문에 나타난 어떤 징후적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그 내용을 제가 오늘 책을 좀 가져왔는데 김지영 소설에 크게 보면 결국은 같이 동등하게 일하지만 어떤 여성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아이를 낳고 집 안에 갇히는 전업주부가 되는 경력단절이 되는 문제가 크게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반복되는 성폭력 문화의 피해자가 되는 경험이 있어요. 이런 것들은 지금 n번방처럼 이렇게 이런 사건도 아니고 그냥 일상에서 학교를 다닐 때 혹은 버스를 탔을 때 혹은 선생님에게 들은 그런 다양한 형태의 성희롱적 발언이나 성차별적 발언이나 어떤 추행의 경험인데 그런 것들은 사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인권 감수성으로 접근하면 이해할 수 있는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왜 받아들일 수 없나 우리나라 남성들이. 저는 오히려 그게 굉장히 실망스러운 한국의 성평등의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 오태훈 : 하나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최근 많이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n번방 관련해서 오덕식 판사가 재판을 맡았는데 이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논란으로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듣겠습니다.

▶ 이나영 : 사실 우리가 사법 체계에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게 본격적으로 화두가 된 게 얼마 전에 있었던.

▷ 오태훈 : 누구요?

▶ 이나영 : 우리 정치인 있었죠.

▷ 오태훈 : 안희정 전 지사 말씀하시는 건가요?

▶ 이나영 : 네. 사실 대법원 판결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바람에 화두는 됐었지만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이야기는 굉장히 오랫동안 이제 여성 단체들이나 페미니스트가 해왔던 이야기들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사안을 봤을 때 성평등의 관점에서 전혀 접근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차별적인 현상이나 문화에 대해서 전혀 감수성이 없다. 이제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우리가 한번 다르게 생각해보자. 여성의 관점에서 혹은 성평등의 관점에서 어떤 문화나 정책내 어떤 정치적인 결정 과정에서 한번 고민해보자. 이런 이야기로 우리가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을 20년 전부터 제기해왔어요.

▷ 오태훈 : 그래요?

▶ 이나영 : 그리고 그 단어는 UN에서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제기된 이슈예요. 그런데 이게 이제 사법체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게 얼마 안 됐다는 게 오히려 굉장히 놀라운 거군요. 그래서 성인지 감수성의 반대말은 사실은 성차별적 인식이죠.

▷ 오태훈 : 성인지 감수성의 반대말은 성차별적 인식이다.

▶ 이나영 : 그거를 인지할 수도 없을 정도로 뿌리깊기 때문에 이제 사람들이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로 이걸 한번 다르게 보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그게 무슨 특별한 어떤 기준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어떤 사법 판결에서는 우리가 이런 감수성이 없을 때는 피해자 관점에서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피해자에게 어떤 절대적인 순결한 피해자 즉, 피해자다움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그런 순결한 피해자일 때 판결이 좋게 나온다든지 이런 문제들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즉, 편파 판결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제 성인지 감수성이 중요하고. 그래서 균형감각 있게 판결을 내려달라고 하는 것이죠.

▷ 오태훈 : 페미니스트 여성학자로서 이런 걸 다루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공격이나 비난도 많이 들으셨을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어떤 기분 드세요?

▶ 이나영 : 저는 이제 제가 쓰는 글이나 이런 방송에 나오면 댓글을 잘 보지 않는데요. 댓글을 꼭 봐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주로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댓글을 보고 본인을 공격하는 것 같은 그런 충격을 받고 고통을 받고 심지어 그걸 모아서 저에게 보내서 이런 분들은 모욕죄로 고발해야 한다 이런 분들이 계시는데요. 사실 그런 공적 영역에서 공격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 학교에서도 최근에는 페미니즘 강의를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졌어요. 에브리타임 같은 게 학교마다 있어서 그 수업을 듣거나 혹은 들은 경험이 있는 학생한테 이야기를 들어서 거기에 제 이름을 특정하고 혹은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특정해서 공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굉장히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결국은 저는 이제 그 고통을 어느 정도 감당해낼 수 있는 어떤 역량도 있고 지위도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참고 넘어가고 또 그들이 바뀌기를 바라고 또 제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지만 문제는 그 댓글을 읽는 젊은 여성들에게 어떤 고통이 가해지는 것 이것이 굉장히 저는 가슴이 아프죠. 그렇지만 또 희망은 이런 문제 공감해주는 젊은 남성들도 사실 많고요. 우리가 모든 남성이 다 똑같지가 않아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격차가 심하다는 거예요.

▷ 오태훈 : 격차가 심하다.

▶ 이나영 : 그러니까 어떤 남성은 진짜 1970년대의 성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50, 60대 아버지 세대와 동일시 하는 남성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남성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감각을 가지고 페미니스트 감성을 가지고 실천하는 남성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남성들 간의 간극이 굉장히 큰 거죠. 저는 그 간극이 지금 우리 사회가 어떤 분야든지 다 간극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 간극을 조금씩 서로가 메워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 지금 이 시기는 과도기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우리 스스로가 이런 문제들을 잘 현명하게 극복하는 시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적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모두가 다 함께 잘 어울려서 살 수 있는 그런 운동, 인권운동으로 이걸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 이나영 : 맞아요. 근본적인 인권운동이죠.

▷ 오태훈 : 끝으로 우리 사회에 바라는 점 아니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점 어떤 걸 말씀하시겠습니까?

▶ 이나영 : 한국사회는 꼭 성평등 이슈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문제도 그렇고 난민 문제도 그렇고 계급 문제도 그렇고요. 사실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사람들 간에 격차가 아주 심한 나라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 사태를 대처하는 우리 성숙한 한국 시민의 자세를 볼 때 제 생각은 이런 과도기를 현명하게 넘기면서 어떤 합의점을 어느 나라보다 빨리 도출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저는 믿고 싶어요. 그거를 학교 현장이나 사회에서 많이 봐왔고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개개인을 공격하거나 배제하는 그런 문화를 자제하고 우리가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조금 잘 설득하고 또 그들이 바뀔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고 지지해주면서 이 시기를 잘 극복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학자이십니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눴는데요. 3030님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교육, 성윤리에 대한 교육 잘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장호민 님 “그동안 알면서도 방조했던 남성들이 가해자 맞습니다. 공감합니다.” 4984님 “성범죄 관련 사건은 여성 판사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여성의 문제를 공감하는 남성은 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라는 의견도 주셨습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이나영 교수께서 추천해주신 자우림의 김윤아가 부른 노래예요. 강이라는 노래인데 왜 이걸 추천하셨는지 끝으로 여쭙겠습니다. 짧게 말씀해주세요.

▶ 이나영 :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있었죠. 곧 6주기가 됩니다.

▷ 오태훈 : 그러네요.

▶ 이나영 : 지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떤 행사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스스로가 6년 전의 그 고통과 슬픔을 잊지 말고 다시 환기하면서 기억하고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노래를 선정했습니다.

▷ 오태훈 : 이 노래 들을면서 금요초대석, 이나영 교수와 함께한 시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나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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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이나영 “n번방 사건, 왜 남성들은 빨리 고발하지 않았나”
    • 입력 2020-04-10 15:11:40
    최영일의 시사본부
- ‘n번방 사건’ 참담해... 인간성 상실된 생산물이 죄책감 없이 통용되고 이윤도 생산
- 남성들이 많이 가는 사이트서 여성 혐오적인 댓글 쉽게 목격, 그동안 외면했던 것
- 오히려 남성들이 스스로 반성하거나 내부 고발자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 더 충격적
- 남성들이 스스로 문제를 성찰하고, 자제하고, 상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능력 키워야
- 모든 남성 잠재적 가해자? 아니야... 남성들의 성문화 근본적으로 고민해보자는 것
- 이런 문화를 묵인하면 의도하지 않게 성범죄 가해자 될지 모르니 경고하는 것
- 관련 범죄 처벌도 약해... 사법 체계 주류는 남성, 과연 피해자 고통에 공감하나 의문
- 82년생 김지영 논란,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이렇게 받아들이기 힘든 사회인가’ 생각
- 페미니즘 강의 굉장히 어려워... 교수뿐 아니라 관련 수업 듣는 학생도 공격받아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초대석
■ 방송시간 : 4월 10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나영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오태훈 : 코로나19 관련 또 총선 관련 뉴스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은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입니다. 국민청원에 올라온 청원에 동의한 사람을 여러 건을 합치면 500만 명이 넘는 사건이죠. 본질이 무엇인지 또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인지 여쭤보고자 모셨습니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와 함께 오늘 금요초대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나영 : 반갑습니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입니다.

▷ 오태훈 :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려운 걸음 해주셨고요.

▶ 이나영 : 감사합니다, 초대해주셔서.

▷ 오태훈 : 저희가 감사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n번방 사건 있잖아요. 이게 갑자기 우리 사회 큰 화두로 등장을 하기도 했고 또 지금 이 사건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그런 뉴스로 지금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이나영 : 참담하죠. 그리고 한국사회에 그동안 어떻게 보면 어떤 사람들은 너무 잘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외면했던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살짝 올라왔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사실 이 문제는 이제 몇 년 전부터 젊은 페미니스트들과 여성단체들이 끊임없이 제기해온 디지털 성폭력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제 온라인이라고 보면 크게 세 가지 영역이 있는데 보통 우리가 뭐 네이버나 다음이나 이렇게 포털사이트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면웹, 그러니까 서피스죠. 표면이 있고 보통 우리가 많이 쓰는 거죠. 구글이라든지 이런 거고. 그런 걸로도 안 잡히는 것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서 단체 커뮤니티라든지 이번에 이제 n번방 사건처럼 텔레그램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우리가 보통 딥웹이라고 해요. 딥웹은 이제 우리가 검색했을 때 사실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지만 어떻게 보면 커뮤니티를 알기만 하면 사실 접속은 쉬운 거죠. 이번 사건은 그 딥웹에서 발생한 사건이고요. 사실은 작년에 크게 화제가 됐던 사건 중에 하나가 다크웹. 다크웹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올리고 이제 국제적으로 문제가 됐던 사건이 있잖아요. 다크웹 이렇게 세 가지의 일종의 층위가 있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런데 이 층위는 사실상 우리가 유저 입장에서는 접속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리고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층위가 다르겠지만 사실은 여기서 일어나는 성범죄 행위들은 사실은 거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불법 촬영물부터 성착취물 뭐 그게 이제 우리가 보통 야동이나 음란물로 개념화됐던 것들. 그다음에 이제 실제 성폭력을 행사하고 찍은 사진들도 있고 이런 것들이 연속선상에 놓여 있고 그리고 그런 것들이 실제로는 수익 구조를 창출해내는. 자본주의 체제하고도 연결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을 생산하는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여성이라는 것이 동등한 인간이라기보다는 어떤 간편하게 성적 욕구를 배설할 수 있는 어떤 도구로 봤다든지. 그래서 사실상 우리가 인간성이라고 할 때 가장 기본적인 인간성이 상실된 형태의 그런 생산물들이 그냥 아무런 죄책감 없이 주고받아지고 거기에서 이제 이윤이 생산됐다는 것이죠. 그래서 사실은 이번에 n번방이 충격을 줬다고 하지만 그 문제는 상당수 여성들은 이미 이런 것들이 연결되어 있고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라고 인지하고 끊임없이 발언을 해왔어요. 사실 다크웹 사건 때도 그렇고 n번방도 사실 작년 12월에 이미 문제제기가 됐던 것들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번에 오히려 새롭게 부각된 측면이 있는 것이죠.

▷ 오태훈 : 특히 남성들이 모여 있는 이런 사이트라든가 단톡방이라든가 이런 단체대화방 이런 데에서 이런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것들이 보도가 된 적이 꽤 있었습니다.

▶ 이나영 : 맞습니다.

▷ 오태훈 : 대학생들 단톡방에서 성희롱 사건이 있다거나 아니면 크게 문제가 됐던 게 연예인 정준영 사건이라든가.

▶ 이나영 : 맞습니다.

▷ 오태훈 : 이런 것들도 있고. 그런데 이거에 대해서 여성들은 정말 그렇게 많이 놀랐다고 들었어요. 왜 쟤들은 저럴까 막 이러면서.

▶ 이나영 : 저는 질문을 좀 바꿔보고 싶어요. 우리가 흔히 남초사이트라고 하는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여성들이 잘 모르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목욕탕이나 화장실을 우리가 서로 다르게 쓰잖아요. 그 안의 공간이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느낌이 있어요.

▶ 이나영 : 서로 몰랐던 거죠. 그런데 그러니까 이제 사실은 디지털 성폭력을 연구하거나 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활동한 활동가들은 잘 알지만 일반 시민들은 잘 모를 수가 있죠. 그래서 이게 드러날 때마다 굉장히 충격을 받고 또 한편으로 남성들에게 굉장히 실망감을 가지는 경우도 있는데요. 사실은 간단하게 우리가 그냥 남초사이트라고 하는 무슨 스포츠, 연예 사이트나 주식 사이트 이런 데만 들어가도 댓글을 보면 상당히 여성 혐오적이고 성착취적인 어떤 그런 영상물이나 혹은 이런 기록물들이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었어요, 오랫동안. 그렇지만 사실상 좀 외면했던 측면이 있고요. 그래서 제가 질문을 좀 바꿔야 한다고 하는 거는 왜 남성들은 그 문화를 자기네들은 그렇게 오랫동안 알고 있었고 또 우리의 인간적인 상식 그다음에 시민의 수준을 생각할 때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고 스스로가 반성하거나 내부 고발자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가. 이게 더 저희는 충격적인 거죠, 사실은. 그들은 다 알고 있었던 문화고.

▷ 오태훈 : 저는 몰랐어요.

▶ 이나영 : 그렇지만 남초사이트나 이런 곳에서 댓글만 봐도 알 수 있고 네이버 댓글 보세요. 네이버 댓글을 성별로 나눠서 보면 남성들의 댓글이라는 거 보면 대체로 여성 혐오적이거나 이런 게 굉장히 많거든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데 그런 것들을 자정하는 능력이 남성 안에서 있었다면 이런 일이 조금 덜 발생하지 않았을까. 혹은 억제되지 않았을까 그런 게 있다는 거죠. 그래서 사실은 남성들이 이 문제를 스스로 성찰해보고 자제하고 상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어떤 능력을 길러줬으면 좋겠다 이게 여성들의 바람이죠.

▷ 오태훈 : 충분히 공감하고요. 성찰하고 자제하고 반성하는 건 맞습니다. 충분히 그렇게 하고 있는데 다만 일부에서는 이렇게 질문 드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다 모든 사람들을 똑같이 보느냐. 모든 남성들을 다 잠재적인 가해자로 여성들은 간주하느냐. 이 말도 질문 드릴 수밖에 없거든요.

▶ 이나영 : 맞아요.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댓글을 보면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지 마자. 특히 페미니스트들이 그런다, 이러는데 여성들이 분노하는 것은 남자 100%가 그렇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한다면 이 세상의 여성들은 정말 어떤 남자와도 연애를 하거나 결혼할 수 없겠죠. 가장 절망적인 건 우리 여성들입니다. 자기 옆에 있는 착해 보이는 내 남자친구가 어떤 불법 촬영을 해서 혹은 단톡방에서 그런 짓을 한다고 상상하면 정말 참담하지 않아요?

▷ 오태훈 : 그러네요. 저는 만약에 제 딸이. 안 돼요, 그거는.

▶ 이나영 : 그러니까요. 그러니까 여성들의 입장에서도 그걸 믿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우리가 이 문제를 총체적으로 생각해보자는 건 층위가 있죠. 직접적 가해자도 있지만 그거를 묵인하거나 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공모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그런 여러 층위의 남성들이 놓여 있고 그것이 일종의 남성의 성문화라는 것으로 관용되어 왔고 그리고 어떻게 보면 또 부추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떤 때는 심지어 남성성을 자랑하기 위해서 그런 일을 했다고 할 때 옆에서 박수 쳐주거나 클릭으로 이제 지지를 표현해주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우리는 이런 남성들의 문화, 성문화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해보자. 근본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지 모든 남성이 직접적 가해자라는 것은 아니죠, 물론. 그런데 이제 이런 건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가해자를 뭐라고 볼 수 있냐라고 하면 결국 이런 성문화를 계속해서 관용적으로 우리가 봐왔을 때 혹은 묵인해왔을 때 나도 모르게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성범죄 행위에 가담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 문제는 가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남성들에게 미리 경고를 해서 너희들은 그렇게 안 했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저는 해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5588님께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반갑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가 커진 이유에는 김학의 성접대 사건 등이 제대로 처벌 받지 않은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의견 주셨는데 특히 이런 왜곡된 성의식뿐만 아니라 범죄가 일어날 때 거기에 대한 처벌이 우리가 너무 작다, 관대하다. 이런 지적들이 참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 이나영 : 맞아요. 우리가 성폭력 사건을 가장 강력하게 억제하는 방법은 가해자에게 적절한 처벌이 내려지는 거잖아요. 피해자도 그걸 원하고. 그런데 이제 이게 다단계 체계로 되어 있어요. 일단 경찰에 가져가면 증거가 불충분하다, 추적이 불가능하다. 이런 일로 그러느냐 이렇게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고. 진짜 경찰이 수사 의지를 열심히 보여서.

▷ 오태훈 : 검찰로 올라가면.

▶ 이나영 : 올라가면 검찰에서는 또 증거 불충분이다 혹은 편파 수사를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해서 범죄 사실을 묵인하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불기소나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결국 검찰에서 다시 기소의견으로 판사 재판정에 가게 되어도 판사들이 굉장히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결과적으로 형량을 낮추거나 무죄 방면한 경우가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참 기가 막힌데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범죄 수익이 몰수되면 이 사람이 앞으로 생계가 위험하다. 심지어 결혼했다. 초범이다. 반성의 여지가 있다. 각종 이유를 들어서 결국은 가해자의 형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가는 거죠. 우리가 이제 형량이 없다고 기준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 있는 기준도 맞춰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우리는 이걸 보면 한 편파 판결의 다단계 체인이라고 하는데 이 체인의 형사 사법 체계 전반의 핵심적인 주류는. 물론 여성 판사도 있고 여성 경찰도 있지만 대체로 남성들이 많죠. 그러니까 그 남성들이 이런 성범죄 행위의 피해자의 고통에 정말 공감하는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여성들이 하고 있는 거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태훈의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학자 중에 또 한 분이시기도 한데요. 앞서 왜곡된 어떤 그런 시각들 아니면 기준들 이런 것들이 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지난해 한번 하나의 영화책으로 탁 집중된 게 있었습니다. 이른바 82년생 김지영 관련 논란입니다. 여성들은 환호하고 응원하기도 했지만 또 남성들은 너무 극단적인 거 아니야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요.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 이나영 : 일단 영화를 보기 전에 약간의 성평등적인 가치를 가진 영화다. 혹은 꼭 영화가 아니라도 표현물 같은 것들이 나오면 그걸 내용을 보지도 않고 문제적이라고 비난하는 댓글의 글들이 많잖아요. 저는 그런 분들이 한편으로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그때 조사를 보면 영화를 본 남성들은 의외로 평범한 내용이었고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러니까 이 소설이나 영화를 직접 본 사람들은 사실상 이제 그렇게 막 땡땡 과격한 어떤 페미니스트 의식을 갖추고 어떤 남성들을 공격하는 그런 게 아니고 오랫동안 우리 사회 축적되어 왔던 어떤 성차별적인 문화와 관행들에 대해서 한번 같이 고민해보고 그리고 어차피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니까 이런 문제들을 꺼내놓고 이야기하고 동등한 인간으로서 살아가보자. 이런 메시지예요. 크게 뭐 아주 새로운 내용이 없어요. 이렇게 여성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제 이게 징후적으로 읽히는데 성평균이라는 가치가 그렇게 힘들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인가, 우리 사회가.

▷ 오태훈 : 괜히 꺼려지는 그런 느낌들을 가지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 이나영 :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인권이라고 할 때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 중에 하나잖아요. 여성과 남성은 차별 받아서 안 된다.

▷ 오태훈 : 그럼요.

▶ 이나영 : 인종차별도 마찬가지잖아요. 피부색에 따라서 우리가 차별 받으면 안 된다 이런 거잖아요. 우리가 계층이라고 이야기할 때 아버지의 어떤 능력에 따라서 자식이 어떤 불이익을 받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들은 기본적인 어떤 소양이고 인권 감수성이란 말이에요. 아주 기초적인. 그리고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할 때 사람이 타고난 자기가 어쩔 수 없는 어떤 것에 의해서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아주 기본적인 가치죠. 그런데 왜 하필 다른 문제는 그래도 사람들이 받아들이는데 젠더나 성평등 관련해서 이렇게 저항이 강한가. 저는 그만큼 우리 사회가 성차별에 대해서 정말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만큼 뿌리 깊다고 생각해요, 성차별적인 문화가. 그렇기 때문에 나타난 어떤 징후적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 그 내용을 제가 오늘 책을 좀 가져왔는데 김지영 소설에 크게 보면 결국은 같이 동등하게 일하지만 어떤 여성은 선택의 여지가 없이 아이를 낳고 집 안에 갇히는 전업주부가 되는 경력단절이 되는 문제가 크게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반복되는 성폭력 문화의 피해자가 되는 경험이 있어요. 이런 것들은 지금 n번방처럼 이렇게 이런 사건도 아니고 그냥 일상에서 학교를 다닐 때 혹은 버스를 탔을 때 혹은 선생님에게 들은 그런 다양한 형태의 성희롱적 발언이나 성차별적 발언이나 어떤 추행의 경험인데 그런 것들은 사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인권 감수성으로 접근하면 이해할 수 있는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왜 받아들일 수 없나 우리나라 남성들이. 저는 오히려 그게 굉장히 실망스러운 한국의 성평등의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 오태훈 : 하나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최근 많이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n번방 관련해서 오덕식 판사가 재판을 맡았는데 이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논란으로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말씀을 듣겠습니다.

▶ 이나영 : 사실 우리가 사법 체계에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게 본격적으로 화두가 된 게 얼마 전에 있었던.

▷ 오태훈 : 누구요?

▶ 이나영 : 우리 정치인 있었죠.

▷ 오태훈 : 안희정 전 지사 말씀하시는 건가요?

▶ 이나영 : 네. 사실 대법원 판결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바람에 화두는 됐었지만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이야기는 굉장히 오랫동안 이제 여성 단체들이나 페미니스트가 해왔던 이야기들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사안을 봤을 때 성평등의 관점에서 전혀 접근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차별적인 현상이나 문화에 대해서 전혀 감수성이 없다. 이제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우리가 한번 다르게 생각해보자. 여성의 관점에서 혹은 성평등의 관점에서 어떤 문화나 정책내 어떤 정치적인 결정 과정에서 한번 고민해보자. 이런 이야기로 우리가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을 20년 전부터 제기해왔어요.

▷ 오태훈 : 그래요?

▶ 이나영 : 그리고 그 단어는 UN에서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제기된 이슈예요. 그런데 이게 이제 사법체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게 얼마 안 됐다는 게 오히려 굉장히 놀라운 거군요. 그래서 성인지 감수성의 반대말은 사실은 성차별적 인식이죠.

▷ 오태훈 : 성인지 감수성의 반대말은 성차별적 인식이다.

▶ 이나영 : 그거를 인지할 수도 없을 정도로 뿌리깊기 때문에 이제 사람들이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로 이걸 한번 다르게 보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그게 무슨 특별한 어떤 기준을 갖고 있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어떤 사법 판결에서는 우리가 이런 감수성이 없을 때는 피해자 관점에서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피해자에게 어떤 절대적인 순결한 피해자 즉, 피해자다움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그런 순결한 피해자일 때 판결이 좋게 나온다든지 이런 문제들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즉, 편파 판결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제 성인지 감수성이 중요하고. 그래서 균형감각 있게 판결을 내려달라고 하는 것이죠.

▷ 오태훈 : 페미니스트 여성학자로서 이런 걸 다루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공격이나 비난도 많이 들으셨을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어떤 기분 드세요?

▶ 이나영 : 저는 이제 제가 쓰는 글이나 이런 방송에 나오면 댓글을 잘 보지 않는데요. 댓글을 꼭 봐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주로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댓글을 보고 본인을 공격하는 것 같은 그런 충격을 받고 고통을 받고 심지어 그걸 모아서 저에게 보내서 이런 분들은 모욕죄로 고발해야 한다 이런 분들이 계시는데요. 사실 그런 공적 영역에서 공격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사실 학교에서도 최근에는 페미니즘 강의를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졌어요. 에브리타임 같은 게 학교마다 있어서 그 수업을 듣거나 혹은 들은 경험이 있는 학생한테 이야기를 들어서 거기에 제 이름을 특정하고 혹은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특정해서 공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굉장히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결국은 저는 이제 그 고통을 어느 정도 감당해낼 수 있는 어떤 역량도 있고 지위도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참고 넘어가고 또 그들이 바뀌기를 바라고 또 제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지만 문제는 그 댓글을 읽는 젊은 여성들에게 어떤 고통이 가해지는 것 이것이 굉장히 저는 가슴이 아프죠. 그렇지만 또 희망은 이런 문제 공감해주는 젊은 남성들도 사실 많고요. 우리가 모든 남성이 다 똑같지가 않아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격차가 심하다는 거예요.

▷ 오태훈 : 격차가 심하다.

▶ 이나영 : 그러니까 어떤 남성은 진짜 1970년대의 성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50, 60대 아버지 세대와 동일시 하는 남성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남성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감각을 가지고 페미니스트 감성을 가지고 실천하는 남성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남성들 간의 간극이 굉장히 큰 거죠. 저는 그 간극이 지금 우리 사회가 어떤 분야든지 다 간극이 크다고 생각해요. 그 간극을 조금씩 서로가 메워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에 지금 이 시기는 과도기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우리 스스로가 이런 문제들을 잘 현명하게 극복하는 시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적대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모두가 다 함께 잘 어울려서 살 수 있는 그런 운동, 인권운동으로 이걸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 이나영 : 맞아요. 근본적인 인권운동이죠.

▷ 오태훈 : 끝으로 우리 사회에 바라는 점 아니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점 어떤 걸 말씀하시겠습니까?

▶ 이나영 : 한국사회는 꼭 성평등 이슈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문제도 그렇고 난민 문제도 그렇고 계급 문제도 그렇고요. 사실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사람들 간에 격차가 아주 심한 나라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 사태를 대처하는 우리 성숙한 한국 시민의 자세를 볼 때 제 생각은 이런 과도기를 현명하게 넘기면서 어떤 합의점을 어느 나라보다 빨리 도출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저는 믿고 싶어요. 그거를 학교 현장이나 사회에서 많이 봐왔고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개개인을 공격하거나 배제하는 그런 문화를 자제하고 우리가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조금 잘 설득하고 또 그들이 바뀔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하고 지지해주면서 이 시기를 잘 극복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학자이십니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눴는데요. 3030님 “교수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교육, 성윤리에 대한 교육 잘 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장호민 님 “그동안 알면서도 방조했던 남성들이 가해자 맞습니다. 공감합니다.” 4984님 “성범죄 관련 사건은 여성 판사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여성의 문제를 공감하는 남성은 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라는 의견도 주셨습니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이나영 교수께서 추천해주신 자우림의 김윤아가 부른 노래예요. 강이라는 노래인데 왜 이걸 추천하셨는지 끝으로 여쭙겠습니다. 짧게 말씀해주세요.

▶ 이나영 :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있었죠. 곧 6주기가 됩니다.

▷ 오태훈 : 그러네요.

▶ 이나영 : 지금 코로나 사태 때문에 어떤 행사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스스로가 6년 전의 그 고통과 슬픔을 잊지 말고 다시 환기하면서 기억하고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노래를 선정했습니다.

▷ 오태훈 : 이 노래 들을면서 금요초대석, 이나영 교수와 함께한 시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나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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