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뚫은 진단키트…쿠웨이트, 한국만 예외적 입국 허용

입력 2020.04.10 (16:49) 수정 2020.04.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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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는 지난 2월 25일부터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3월 15일부터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현지에 있던 우리 국민은 발이 묶였고, 사업차 방문해야 하는 우리 기업도 곤경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쿠웨이트가 한국에 대해서만 처음으로 '예외적 입국'을 허용했다고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현대건설 등 쿠웨이트에 진출한 25개 기업이 요청하고, 우리 정부가 쿠웨이트 정부와 적극 협조한 결과라고 이 고위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특히 여기에, 한국산 진단키트 40만 건 수출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 교민 오고, 기업인 가고…현대건설 등 전세기 투입 적극 추진

내일(11일) 오전 5시 45분, 쿠웨이트에 발이 묶여 있던 한국 국민 225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합니다. 이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2주 동안 의무 격리해야 합니다.

이들이 타고 오는 항공편은 기업인과 교민들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대는 '특별 전세기'입니다. 그리고 오전 7시45분, 이 비행기를 타고 모두 25개 기업의 사업가와 기술자 등 106명이 쿠웨이트로 들어갑니다.

현재 쿠웨이트엔 알주르 LNG 터미널 사업과 정유공장 신설 사업,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습니다. 모두 25개 기업 관계자들이 시급하게 쿠웨이트에 입국해야 했습니다. 이들이 수주한 수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그런데 쿠웨이트 정부가 입국을 금지했으니 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한 우리 기업인들, 직접 외교부 담당 국장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담당 국장은 서울에 있는 주한 쿠웨이트 대사에게 연락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쿠웨이트 외교부 장관과 통화를 했습니다. 강 장관은 쿠웨이트 보건부 장관, 내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쿠웨이트 석유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쿠웨이트 정부는 한국의 특별 전세기에 대해 예외적 입국을 허가해줬습니다. 쿠웨이트가 현재까지 한국 이외에 기업인 예외적 입국 허가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기업인들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소지하고 쿠웨이트로 들어갑니다. 24시간 이내에 확인된 진단서입니다. 기업인들은 쿠웨이트에 도착한 뒤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습니다.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기업인들은 기업이 현지에 자체적으로 준비한 시설에 14일간 격리됩니다.


■ '예외적 입국 허가'의 열쇠는 '진단키트'

그렇다면 한국인 입국을 금지했던 쿠웨이트가 마음을 돌린 이유는 뭘까요? 예외적 입국 허가의 열쇠, 바로 '진단키트 수입'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쿠웨이트는 이 특별기의 예외적 입국을 허용해주면서, 이 특별기를 통해 진단키트 40만 회 분량을 수입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업체 사정상 진단키트를 이번 특별기에 싣고 가진 못하게 됐는데, 다른 항공편을 찾고 있습니다.

쿠웨이트 입장에서는 자국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큰 손해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인의 예외적 입국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국내 방역 문제와 한국에만 예외를 둘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된다는 측면 때문에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진단키트' 때문에 마음을 굳혔다는 전언입니다.

앞서 지난 2일엔 '진단키트' 등 한국산 의료물품 수송차 한국으로 오는 모로코 정부 특별기를 타고 우리 국민 105명이 귀국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모로코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구매한 코로나19 의료물품 운송을 위해 화물기 투입을 검토했다가, 우리 정부가 한국인 귀국 지원을 요청하자,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의 결정으로 정부 특별항공편을 투입했습니다.


■ 계속되는 한국인 이송 대작전

이 밖에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 이송 대작전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도 뭄바이에서는 오늘 저녁 출발해 한국인 280여 명이 내일(11일) 오전 9시에 도착합니다.

호주 시드니에서도 특별 임시 항공편으로 한국인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오늘 처음으로 브리즈번에서 대한항공 임시 항공편이 들어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두 번째 임시항공편이 오늘(10일) 저녁 8시쯤 도착합니다. 이번에도 첫 번째와 비슷하게 260여 명 정도가 탑승했습니다.

네팔에서도 오늘(10일) 출발해서 내일(11일) 새벽 2시 45분쯤 170여 명의 한국인이 귀국합니다.

이들 특별기는 모두 교민회 등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항공편입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도 교민 귀국을 위해서 교민회가 티웨이항공과 임시항공편을 추진했고, 내일 저녁 140여 명이 귀국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독일 전세기를 타고 한국인 4명이 프랑크프루트로 우선 이동한 뒤, 카타르 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옵니다.

정부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적도기니, 말리 등에서도 이 같은 다국적 전세기를 활용해 발이 묶인 교민을 입국시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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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쇄 뚫은 진단키트…쿠웨이트, 한국만 예외적 입국 허용
    • 입력 2020-04-10 16:49:21
    • 수정2020-04-10 17:23:32
    취재K
쿠웨이트는 지난 2월 25일부터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습니다. 3월 15일부터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현지에 있던 우리 국민은 발이 묶였고, 사업차 방문해야 하는 우리 기업도 곤경에 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쿠웨이트가 한국에 대해서만 처음으로 '예외적 입국'을 허용했다고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현대건설 등 쿠웨이트에 진출한 25개 기업이 요청하고, 우리 정부가 쿠웨이트 정부와 적극 협조한 결과라고 이 고위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특히 여기에, 한국산 진단키트 40만 건 수출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후문입니다.


■ 교민 오고, 기업인 가고…현대건설 등 전세기 투입 적극 추진

내일(11일) 오전 5시 45분, 쿠웨이트에 발이 묶여 있던 한국 국민 225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합니다. 이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2주 동안 의무 격리해야 합니다.

이들이 타고 오는 항공편은 기업인과 교민들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대는 '특별 전세기'입니다. 그리고 오전 7시45분, 이 비행기를 타고 모두 25개 기업의 사업가와 기술자 등 106명이 쿠웨이트로 들어갑니다.

현재 쿠웨이트엔 알주르 LNG 터미널 사업과 정유공장 신설 사업, 정유공장 현대화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습니다. 모두 25개 기업 관계자들이 시급하게 쿠웨이트에 입국해야 했습니다. 이들이 수주한 수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 때문입니다.

그런데 쿠웨이트 정부가 입국을 금지했으니 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한 우리 기업인들, 직접 외교부 담당 국장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담당 국장은 서울에 있는 주한 쿠웨이트 대사에게 연락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쿠웨이트 외교부 장관과 통화를 했습니다. 강 장관은 쿠웨이트 보건부 장관, 내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쿠웨이트 석유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쿠웨이트 정부는 한국의 특별 전세기에 대해 예외적 입국을 허가해줬습니다. 쿠웨이트가 현재까지 한국 이외에 기업인 예외적 입국 허가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기업인들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소지하고 쿠웨이트로 들어갑니다. 24시간 이내에 확인된 진단서입니다. 기업인들은 쿠웨이트에 도착한 뒤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습니다.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기업인들은 기업이 현지에 자체적으로 준비한 시설에 14일간 격리됩니다.


■ '예외적 입국 허가'의 열쇠는 '진단키트'

그렇다면 한국인 입국을 금지했던 쿠웨이트가 마음을 돌린 이유는 뭘까요? 예외적 입국 허가의 열쇠, 바로 '진단키트 수입'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쿠웨이트는 이 특별기의 예외적 입국을 허용해주면서, 이 특별기를 통해 진단키트 40만 회 분량을 수입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업체 사정상 진단키트를 이번 특별기에 싣고 가진 못하게 됐는데, 다른 항공편을 찾고 있습니다.

쿠웨이트 입장에서는 자국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큰 손해이기 때문에 우리 기업인의 예외적 입국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국내 방역 문제와 한국에만 예외를 둘 경우 형평성에 문제가 된다는 측면 때문에 고민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진단키트' 때문에 마음을 굳혔다는 전언입니다.

앞서 지난 2일엔 '진단키트' 등 한국산 의료물품 수송차 한국으로 오는 모로코 정부 특별기를 타고 우리 국민 105명이 귀국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모로코 정부는 우리나라에서 구매한 코로나19 의료물품 운송을 위해 화물기 투입을 검토했다가, 우리 정부가 한국인 귀국 지원을 요청하자,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의 결정으로 정부 특별항공편을 투입했습니다.


■ 계속되는 한국인 이송 대작전

이 밖에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 이송 대작전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도 뭄바이에서는 오늘 저녁 출발해 한국인 280여 명이 내일(11일) 오전 9시에 도착합니다.

호주 시드니에서도 특별 임시 항공편으로 한국인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오늘 처음으로 브리즈번에서 대한항공 임시 항공편이 들어옵니다.

뉴질랜드에서는 두 번째 임시항공편이 오늘(10일) 저녁 8시쯤 도착합니다. 이번에도 첫 번째와 비슷하게 260여 명 정도가 탑승했습니다.

네팔에서도 오늘(10일) 출발해서 내일(11일) 새벽 2시 45분쯤 170여 명의 한국인이 귀국합니다.

이들 특별기는 모두 교민회 등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항공편입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도 교민 귀국을 위해서 교민회가 티웨이항공과 임시항공편을 추진했고, 내일 저녁 140여 명이 귀국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독일 전세기를 타고 한국인 4명이 프랑크프루트로 우선 이동한 뒤, 카타르 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옵니다.

정부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적도기니, 말리 등에서도 이 같은 다국적 전세기를 활용해 발이 묶인 교민을 입국시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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