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일상으로 복귀’ 준비하는 나라들, 그 3가지 필요조건

입력 2020.04.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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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는 이제 마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테니스를 할 수도, 수영하러 갈 수도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14일부터 작은 가게들의 문을 열고, 덴마크는 15일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개학합니다.

노르웨이의 유치원생들은 다음 주부터 다시 등원합니다.

이처럼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19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됐다는 판단에 따라 각종 규제 조치들을 조금씩 풀고 있습니다.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하는 국가들이 갖춰야 하는 조건을 미국 CNN 인터넷판이 현지시각 11일 짚었습니다.


■ 발생 곡선 구부리기·의료 시스템 유지·검사 및 추적

가장 먼저, 코로나19 발생 곡선을 구부려야(("bent the curve") 합니다. 즉, 한없이 우상향하는 곡선이 아니라, 신규 감염자를 통제 수준으로 줄여서 어느 정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은 그 기준으로 일 신규 감염자 50명 미만으로 잡았고, 며칠째 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그 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코로나19를 일상적인 수준에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CNN은 지적했습니다. 추가적인 응급 병원 운영과 같은 위기 대응 조치 없이도 코로나19에 대처가 가능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중국 우한이 급조했던 응급병원 가운데 하나인 레이선산(雷神山) 병원은 다음 달 초에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각지에서 파견된 의료진도 우한의 봉쇄가 풀리면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대규모 코로나 19 검사와 추적, 격리 및 치료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CNN은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생기면 즉각 격리해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일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현재 한국이 가장 잘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닫았던 문을 다시 열고자 하는 국가들이 어느 수준 조처를 계획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사진출처 CNN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사진출처 CNN

■ 덴마크의 줄타기

덴마크는 15일부터 학생들을 유치원과 초등학교로 다시 보내기로 했습니다. 중·고등학교는 다음 달 10일부터 입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은 정상에서 아직 멀리 있습니다.

여전히 10명 이상의 모임 금지 조치는 5월 10일까지 연장됐고, 모든 교회 예배나 영화관, 쇼핑센터는 그때까지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국경 역시 계속 폐쇄되며, 대규모 모임은 8월까지 금지됩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천천히 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확진자가 다시 늘면, 바로 제한 조치를 재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체코에서 지난주 목요일 문을 연 상점 앞에서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 CNN체코에서 지난주 목요일 문을 연 상점 앞에서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 CNN

■ 체코, 마스크 벗고 상점 문 열었다

체코는 지난 7일부터 마스크 없이 혼자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건설, 철물점, 자전거 판매장, 자전거 수리 센터 등은 지난주 목요일부터 문을 열었습니다. 개인 스포츠를 위한 시설도 샤워나 사물함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 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체코 정부는 14일부터는 해외여행 금지 조치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 칼스플라측 역오스트리아 빈 칼스플라측 역

■ 오스트리아, 단계적 완화 조치

독일과 이탈리아 사이에 있어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오스트리아의 티롤주가 현지시각 7일부터 봉쇄를 해제했습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현지시각 6일 완화 조치 일정표를 발표했습니다.

14일부터 400㎡ 이하의 소규모 상점, 5월 1일부터는 대형 상점의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학교와 호텔, 식당 등은 5월 중순부터 각각 단계적으로 다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 대한 이동 제한령과 마스크 착용령은 당분간 계속 유지됩니다.

■ 노르웨이의 신중한 희망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현지시각 8일 "함께 우리는 코로나19를 통제했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사회를 조금씩 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봉쇄 조치는 20일부터 축소됩니다. 그날부터 유치원이 다시 문을 열고, 1∼4학년은 27일부터 다시 학교에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재택근무는 계속되며, 주요 스포츠, 문화 행사는 6월 15일까지 금지됩니다. 또 자국민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와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치도 당분간 계속됩니다.


■ 이란, 저위험 vs 고위험 구분

이란은 11일 일부 상점과 공장 등 이른바 '저위험 민간 분야'의 영업을 재개하도록 승인했습니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 테헤란에서는 18일부터 저위험 민간 분야의 영업이 재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영화관과 실내 수영장, 스포츠 경기장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고위험' 대중 시설은 계속 영업이 중단되고 휴교령도 유지됩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 WHO "규제 조기 해제하면 재발 일으킬 수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은 현지시각 10일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내려가는 길은 올라가는 길만큼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국가들이 외출 제한 등의 규제를 조기 해제하는 것이 바이러스의 재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봉쇄 조치로 인한 피로와 경제적 타격,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 시 재확산 위험을 각국의 상황에 따라 정밀하게 따져서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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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13 07: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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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는 이제 마트에서 물건을 사거나 테니스를 할 수도, 수영하러 갈 수도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14일부터 작은 가게들의 문을 열고, 덴마크는 15일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개학합니다.

노르웨이의 유치원생들은 다음 주부터 다시 등원합니다.

이처럼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19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됐다는 판단에 따라 각종 규제 조치들을 조금씩 풀고 있습니다.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하는 국가들이 갖춰야 하는 조건을 미국 CNN 인터넷판이 현지시각 11일 짚었습니다.


■ 발생 곡선 구부리기·의료 시스템 유지·검사 및 추적

가장 먼저, 코로나19 발생 곡선을 구부려야(("bent the curve") 합니다. 즉, 한없이 우상향하는 곡선이 아니라, 신규 감염자를 통제 수준으로 줄여서 어느 정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은 그 기준으로 일 신규 감염자 50명 미만으로 잡았고, 며칠째 이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그 나라의 의료 시스템이 코로나19를 일상적인 수준에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CNN은 지적했습니다. 추가적인 응급 병원 운영과 같은 위기 대응 조치 없이도 코로나19에 대처가 가능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중국 우한이 급조했던 응급병원 가운데 하나인 레이선산(雷神山) 병원은 다음 달 초에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각지에서 파견된 의료진도 우한의 봉쇄가 풀리면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대규모 코로나 19 검사와 추적, 격리 및 치료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CNN은 언급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생기면 즉각 격리해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일을 차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현재 한국이 가장 잘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닫았던 문을 다시 열고자 하는 국가들이 어느 수준 조처를 계획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사진출처 CNN
■ 덴마크의 줄타기

덴마크는 15일부터 학생들을 유치원과 초등학교로 다시 보내기로 했습니다. 중·고등학교는 다음 달 10일부터 입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은 정상에서 아직 멀리 있습니다.

여전히 10명 이상의 모임 금지 조치는 5월 10일까지 연장됐고, 모든 교회 예배나 영화관, 쇼핑센터는 그때까지 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국경 역시 계속 폐쇄되며, 대규모 모임은 8월까지 금지됩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천천히 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확진자가 다시 늘면, 바로 제한 조치를 재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체코에서 지난주 목요일 문을 연 상점 앞에서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 CNN
■ 체코, 마스크 벗고 상점 문 열었다

체코는 지난 7일부터 마스크 없이 혼자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건설, 철물점, 자전거 판매장, 자전거 수리 센터 등은 지난주 목요일부터 문을 열었습니다. 개인 스포츠를 위한 시설도 샤워나 사물함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 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체코 정부는 14일부터는 해외여행 금지 조치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 칼스플라측 역
■ 오스트리아, 단계적 완화 조치

독일과 이탈리아 사이에 있어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오스트리아의 티롤주가 현지시각 7일부터 봉쇄를 해제했습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현지시각 6일 완화 조치 일정표를 발표했습니다.

14일부터 400㎡ 이하의 소규모 상점, 5월 1일부터는 대형 상점의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학교와 호텔, 식당 등은 5월 중순부터 각각 단계적으로 다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 대한 이동 제한령과 마스크 착용령은 당분간 계속 유지됩니다.

■ 노르웨이의 신중한 희망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현지시각 8일 "함께 우리는 코로나19를 통제했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사회를 조금씩 열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봉쇄 조치는 20일부터 축소됩니다. 그날부터 유치원이 다시 문을 열고, 1∼4학년은 27일부터 다시 학교에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재택근무는 계속되며, 주요 스포츠, 문화 행사는 6월 15일까지 금지됩니다. 또 자국민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와 외국인의 입국 금지 조치도 당분간 계속됩니다.


■ 이란, 저위험 vs 고위험 구분

이란은 11일 일부 상점과 공장 등 이른바 '저위험 민간 분야'의 영업을 재개하도록 승인했습니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 테헤란에서는 18일부터 저위험 민간 분야의 영업이 재개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영화관과 실내 수영장, 스포츠 경기장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고위험' 대중 시설은 계속 영업이 중단되고 휴교령도 유지됩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 WHO "규제 조기 해제하면 재발 일으킬 수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은 현지시각 10일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내려가는 길은 올라가는 길만큼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국가들이 외출 제한 등의 규제를 조기 해제하는 것이 바이러스의 재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봉쇄 조치로 인한 피로와 경제적 타격, 그리고 일상으로의 복귀 시 재확산 위험을 각국의 상황에 따라 정밀하게 따져서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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