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 늘어나는 이동 수요…거리두기 ‘완화’ 본격화

입력 2020.04.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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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철도 등 일제히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자동차와 철도 등 각종 교통수단을 통한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다.

3주 넘게 지속해온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완연한 봄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 사이 철도와 자동차, 항공편을 이용한 유동 인구는 늘어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서 추가 감염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 3주부터 지난 주말이었던 4월 2주까지 하루 평균 고속도로 통행량은 394만5천 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7만8천 대보다 11.9% 감소한 숫자다. 올해 전체 교통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줄었다.


하지만 이 같은 교통량 감소추세는 최근 들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지난주(4월 2주)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10만512대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 3주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와 비교해봤을 때도 고속도로 통행량은 변화세가 확연하다. 2월 4주에 21.2% 감소하며 바닥을 찍었던 고속도로 통행량은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지난주(4월 2주)에는 작년 대비 8%까지 감소율이 줄었다.

도로공사는 지난 주말 총선 사전투표와 강원과 남부 지방의 비 소식으로 일부 교통량 감소 요인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고속도로 통행량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국 고속도로의 차량 행렬이 늘어난 가운데 철도를 통한 승객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주말(11~12일) 전국 KTX 이용객은 13만1천 명으로 그전 주말(4~5일) 이용객 12만 명보다 1만 명 이상 증가했다. KTX를 제외한 일반열차 이용객 역시 지난 주말(4.11~12) 18만 7천 명으로 집계돼 그전 주말(4~5일)의 17만7천 명보다 1만 명 늘어났다.


국제선 하늘길 막히자 항공기 제주도로 돌려

코로나19로 꽉 막힌 하늘길 역시 국내선에서 활로를 찾는 분위기다.

오늘(13일) 기준 전 세계 182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면서 국제선은 사실상 셧다운 됐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주도를 찾는 발걸음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무작정 항공기를 놀릴 수 없는 항공사들 역시 궁여지책으로 제주선 항공편을 증편하고 있는 것도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다.

실제로 3월 2주(9~15일) 710편까지 줄었던 국내 항공사의 제주항공 노선은 지난 주말(11~12일)에는 780편까지 늘어났다.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 1,500편 안팎의 항공기가 운행됐던 것에 비하면 아직 크게 모자라지만 증가세는 뚜렷하다.

진에어는 코로나19 여파가 확산하던 지난 2월부터 제주 노선을 절반씩 줄였다가 지난달 말부터 다시 20~30% 늘렸다. 에어부산도 2월 말 매일 왕복 5회 운영하던 김해~제주 노선을 3월 말부터 왕복 8회로, 김포~제주 노선은 매일 왕복 3회에서 왕복 5회로 증편했다. 탑승률도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로 알려졌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집계를 종합하면 지난주(4월 2주) 제주도를 찾은 입도객은 9만 6,607명으로, 그 전주(4월 1주) 9만 5,003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으로 해외여행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틈새시장을 노린 관광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주도의 호텔업계는 신혼여행을 해외로 갈 수 없는 신혼부부들을 위한 '허니문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1980년대 유행했던 '제주도 허니문'이 40년 만에 다시 부활하게 된 셈이다.

서귀포시는 최근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는 지역주민들의 요청을 감안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뽑힌 표선면 유채꽃밭을 갈아엎었다. 하지만 갈 곳 없는 여행객들에게 제주도는 몇 남지 않은 선택지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다른 유명 관광지가 포함된 지역의 자치단체들도 오는 여행객을 반길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제주도와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일주일째 확진자 50명 미만.. 잠재적 위험은 여전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6일 47명을 기록한 이후 일주일째 50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감소의 일등공신이 지난달 시작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각종 교통수단을 통한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관광지가 상축객들로 북적이면서 확진자 감소세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방역당국이 최근의 감소세를 '의미 있는 추세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긋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가는 시민들이 속출하는 만큼 나들이와 여행을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보다, 적절한 방식의 관련 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19일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 시점을 앞두고 '생활방역' 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세부적인 생활수칙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나들이나 여행 등 장거리 이동을 대비한 지침이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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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13 17:35:00
    취재K
자동차·철도 등 일제히 증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자동차와 철도 등 각종 교통수단을 통한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씩 느슨해지고 있다.

3주 넘게 지속해온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완연한 봄 좋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 주말 사이 철도와 자동차, 항공편을 이용한 유동 인구는 늘어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서 추가 감염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 3주부터 지난 주말이었던 4월 2주까지 하루 평균 고속도로 통행량은 394만5천 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447만8천 대보다 11.9% 감소한 숫자다. 올해 전체 교통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5% 줄었다.


하지만 이 같은 교통량 감소추세는 최근 들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지난주(4월 2주)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10만512대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 3주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와 비교해봤을 때도 고속도로 통행량은 변화세가 확연하다. 2월 4주에 21.2% 감소하며 바닥을 찍었던 고속도로 통행량은 완만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지난주(4월 2주)에는 작년 대비 8%까지 감소율이 줄었다.

도로공사는 지난 주말 총선 사전투표와 강원과 남부 지방의 비 소식으로 일부 교통량 감소 요인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고속도로 통행량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전국 고속도로의 차량 행렬이 늘어난 가운데 철도를 통한 승객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주말(11~12일) 전국 KTX 이용객은 13만1천 명으로 그전 주말(4~5일) 이용객 12만 명보다 1만 명 이상 증가했다. KTX를 제외한 일반열차 이용객 역시 지난 주말(4.11~12) 18만 7천 명으로 집계돼 그전 주말(4~5일)의 17만7천 명보다 1만 명 늘어났다.


국제선 하늘길 막히자 항공기 제주도로 돌려

코로나19로 꽉 막힌 하늘길 역시 국내선에서 활로를 찾는 분위기다.

오늘(13일) 기준 전 세계 182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면서 국제선은 사실상 셧다운 됐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주도를 찾는 발걸음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무작정 항공기를 놀릴 수 없는 항공사들 역시 궁여지책으로 제주선 항공편을 증편하고 있는 것도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다.

실제로 3월 2주(9~15일) 710편까지 줄었던 국내 항공사의 제주항공 노선은 지난 주말(11~12일)에는 780편까지 늘어났다.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 1,500편 안팎의 항공기가 운행됐던 것에 비하면 아직 크게 모자라지만 증가세는 뚜렷하다.

진에어는 코로나19 여파가 확산하던 지난 2월부터 제주 노선을 절반씩 줄였다가 지난달 말부터 다시 20~30% 늘렸다. 에어부산도 2월 말 매일 왕복 5회 운영하던 김해~제주 노선을 3월 말부터 왕복 8회로, 김포~제주 노선은 매일 왕복 3회에서 왕복 5회로 증편했다. 탑승률도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로 알려졌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집계를 종합하면 지난주(4월 2주) 제주도를 찾은 입도객은 9만 6,607명으로, 그 전주(4월 1주) 9만 5,003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으로 해외여행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틈새시장을 노린 관광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주도의 호텔업계는 신혼여행을 해외로 갈 수 없는 신혼부부들을 위한 '허니문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1980년대 유행했던 '제주도 허니문'이 40년 만에 다시 부활하게 된 셈이다.

서귀포시는 최근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는 지역주민들의 요청을 감안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뽑힌 표선면 유채꽃밭을 갈아엎었다. 하지만 갈 곳 없는 여행객들에게 제주도는 몇 남지 않은 선택지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다른 유명 관광지가 포함된 지역의 자치단체들도 오는 여행객을 반길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제주도와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일주일째 확진자 50명 미만.. 잠재적 위험은 여전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6일 47명을 기록한 이후 일주일째 50명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감소의 일등공신이 지난달 시작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각종 교통수단을 통한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관광지가 상축객들로 북적이면서 확진자 감소세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방역당국이 최근의 감소세를 '의미 있는 추세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선을 긋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가는 시민들이 속출하는 만큼 나들이와 여행을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보다, 적절한 방식의 관련 지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19일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 시점을 앞두고 '생활방역' 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세부적인 생활수칙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나들이나 여행 등 장거리 이동을 대비한 지침이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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