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3년차’ 文 “등골 서늘한 두려움” 넘어 “책임감”

입력 2020.04.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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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지지, 등에서 식은땀 나는 정도의 두려움"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일입니다. 그냥 우리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의 이 말은 이번 4.15 총선 결과를 두고 한 말이 아니라, 지난 2018년 6월 지방 선거 결과를 두고 한 말입니다.

당시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은 압도적인 승리(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민주당 승리)를 거뒀는데 문 대통령은 "그러나 그것은 오늘까지, 이 시간까지"라면서 "선거 결과에 자만하거나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참모들에게 주문했습니다.

지방선거 압승 결과를 놓고 '두렵다'고 표현했던 문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확보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입장을 밝혔을까요?

■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막중한 책임감"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낍니다…그 간절함이 국난 극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겠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대통령 입장문)

문 대통령은 이번엔 '두렵다'는 말 대신 '책임감'을 어느 때보다 강조했습니다.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보여준 건 간절함이었던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갖겠다, 결코 자만하지 않고 더 겸허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선거 승리에 자만하지 말고 묵묵히 할 일을 제대로 하라는, 참모들에게 하는 주문이기도 합니다.

실제 청와대 분위기도 '차분한' 기조에 가깝습니다. 참모들도 선거 승리와 관련해 말을 최대한 아끼고 있고요.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아직 진행중인만큼 당장 '방역'과 '경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취임 이후 선거 전승(全勝)…문 대통령 '역대급 3년차'

문 대통령은 몸을 낮췄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그동안 어떤 대통령도 누리지 못했던 '집권 3년차'를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취임 3주년을 전후해 서서히 힘이 빠지는 '레임덕' 현상을 겪었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50% 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횟수로는 올해 집권 4년차이자, 다음달 10일에 취임 3주년을 맞는, 어찌보면 '내리막길'을 앞두고 있는 대통령인데도 말이죠.

여기에 2018년 지방선거 승리에 이어 총선 승리까지 더해진 상황이니, 그야말로 '역대급 3년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런 강력한 추동력을 확보한 문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지에 당연히 관심이 쏠립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고용 총량 유지' 주목

청와대는 당분간은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들이 여당에 힘을 모아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겁니다.

당장 선거 과정에서 여야 모두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낸 만큼, 청와대도 국회 뜻에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주엔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5차 비상경제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고용'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만큼 강력한 대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고용 총량'을 지키는 걸 전제로 노총 등과 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를 계기로 경제, 사회 전 분야가 달라지는 만큼 주요 핵심 국정과제도 재조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취임 3주년 문 대통령의 메시지도 여기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문 대통령은 사실상 두번째 임기를 맞은 셈입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잘 알고 있듯 "국민들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일"입니다. 정부와 집권 여당이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높은 지지는 한순간에 '무서운 분노'로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요.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모든 걸 바꿔놓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 대신 '국난 극복'에 힘 실어주며 '역대급 3년차' 대통령을 만들어낸 국민들의 뜻에 담긴 '절박함'을 제대로 새겨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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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3년차’ 文 “등골 서늘한 두려움” 넘어 “책임감”
    • 입력 2020-04-17 07:01:22
    취재K
■ "높은 지지, 등에서 식은땀 나는 정도의 두려움"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일입니다. 그냥 우리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의 이 말은 이번 4.15 총선 결과를 두고 한 말이 아니라, 지난 2018년 6월 지방 선거 결과를 두고 한 말입니다.

당시 지방선거에서도 여당은 압도적인 승리(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민주당 승리)를 거뒀는데 문 대통령은 "그러나 그것은 오늘까지, 이 시간까지"라면서 "선거 결과에 자만하거나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고 참모들에게 주문했습니다.

지방선거 압승 결과를 놓고 '두렵다'고 표현했던 문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확보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입장을 밝혔을까요?

■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막중한 책임감"

"위대한 국민의 선택에 기쁨에 앞서 막중한 책임을 온몸으로 느낍니다…그 간절함이 국난 극복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겠습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관련 대통령 입장문)

문 대통령은 이번엔 '두렵다'는 말 대신 '책임감'을 어느 때보다 강조했습니다. 국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보여준 건 간절함이었던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갖겠다, 결코 자만하지 않고 더 겸허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선거 승리에 자만하지 말고 묵묵히 할 일을 제대로 하라는, 참모들에게 하는 주문이기도 합니다.

실제 청와대 분위기도 '차분한' 기조에 가깝습니다. 참모들도 선거 승리와 관련해 말을 최대한 아끼고 있고요.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아직 진행중인만큼 당장 '방역'과 '경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취임 이후 선거 전승(全勝)…문 대통령 '역대급 3년차'

문 대통령은 몸을 낮췄지만, 이번 선거 결과로 그동안 어떤 대통령도 누리지 못했던 '집권 3년차'를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취임 3주년을 전후해 서서히 힘이 빠지는 '레임덕' 현상을 겪었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50% 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횟수로는 올해 집권 4년차이자, 다음달 10일에 취임 3주년을 맞는, 어찌보면 '내리막길'을 앞두고 있는 대통령인데도 말이죠.

여기에 2018년 지방선거 승리에 이어 총선 승리까지 더해진 상황이니, 그야말로 '역대급 3년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런 강력한 추동력을 확보한 문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할지에 당연히 관심이 쏠립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고용 총량 유지' 주목

청와대는 당분간은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민들이 여당에 힘을 모아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겁니다.

당장 선거 과정에서 여야 모두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낸 만큼, 청와대도 국회 뜻에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주엔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5차 비상경제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고용'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만큼 강력한 대책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고용 총량'을 지키는 걸 전제로 노총 등과 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를 계기로 경제, 사회 전 분야가 달라지는 만큼 주요 핵심 국정과제도 재조정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취임 3주년 문 대통령의 메시지도 여기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코로나19를 계기로 문 대통령은 사실상 두번째 임기를 맞은 셈입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잘 알고 있듯 "국민들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일"입니다. 정부와 집권 여당이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높은 지지는 한순간에 '무서운 분노'로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요.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모든 걸 바꿔놓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 대신 '국난 극복'에 힘 실어주며 '역대급 3년차' 대통령을 만들어낸 국민들의 뜻에 담긴 '절박함'을 제대로 새겨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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