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中 우한 사망 1,290명 추가…“더 커진 통계 의심”

입력 2020.04.17 (17:00) 수정 2020.04.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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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새 1,290명이나 증가했다. 후베이성 우한지역 사망자가 실제 더 있었다고 중국 당국이 17일 수정 발표한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통계에 의혹이 제기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의 수정 발표에 오히려 이 의심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우한 사망자 1,290명 추가…."보고 누락으로…."

중국 관영매체는 17일 우한시 발표를 인용해 우한의 사망자가 3,869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루 새 1,290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확진자도 325명 늘었다. 우한의 누적 확진자는 50,333명이 됐다.

우한시는 사망자 통계 수정 이유를 발생 초기 혼란한 와중에 빠진 사망자를 바로 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발생 초기 "치료 능력 부족과 의료기구 부족, 병원 과부하로 지연되거나 빠진 사망자를 바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역 데이터와 의료 시스템, 장례 정보를 대조한 것이어서 이번에는 통계에 오류가 없다고 강조했다.


우한 유골 인계 때 제기된 사망자 축소 의혹

우한시가 수정한 추가 사망자 수를 보면 유골 인계 때 제기된 의혹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장례를 치르지 못한 우한지역 유가족들에게 고인 유골을 가져가라고 3월 중순 안내했다. 이 무렵 중국 매체 차이신은 우한의 한 의료진 인터뷰를 인용하며 사망자 수가 축소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의료진은 "1월 하순부터 2월 상순까지 20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사람과 의심 상태서 숨진 사람 수가 비슷했다"고 증언했다. 2월 12일 우한의 공식 사망자는 1,036명이었다. 그러니까 이 무렵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비슷한 규모의 사망자가 더 있었다는 말이다.

우한시가 17일 추가한 사망자가 1,290명이다. 이 의료진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소리가 아니라는 게 드러난다. 언론의 의혹 제기에 뚜렷한 반박 근거를 찾지 못한 우한시가 어쩔 수 없이 통계를 수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의혹 제기 때마다, 통계 수정하거나 뒤늦게 발표

중국이 통계를 수정한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임상 진단 환자를 애초 확진자에 포함하지 않다가 2월 중순부터 확진자에 포함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우한에선 언론과 시민들 사이에 당국의 환자 축소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임상 진단환자는 바이러스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전문의 진단에서 코로나19 증세가 분명해, 감염자로 추정된 환자들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2월 19일 최종적으로 이들 임상 진단 환자도 확진자에 포함했다. 그랬더니 중국의 환자가 하루 새 1만 명 넘게 증가했다. 중국 발표에 전 세계 주가가 출렁됐다.

무증상 감염자 수를 뒤늦게 공개한 것도 또 하나의 사례다. 중국은 WHO 기준과 달리 무증상 감염자를 여전히 확진자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발표한 환자 현황에도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통계 조작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3월 31일부터 확진자가 아닌 무증상자로 별도 발표하고 있다.

17일 중국 국가위건위가 발표한 무증상자는 1,038명이다. 발표대로라면 규모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3일 보도에서 중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검토했더니 2월 말 까지 확인된 무증상 환자가 43,0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공식 집계 환자 8만 2천여 명에 이들 무증상 환자를 더할 경우 전체 환자는 12만여 명으로 늘어난다.


中 통계 수정 ... 더 커지는 의심

중국의 갑작스러운 추가 사망자 발표에도 통계 조작 의혹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바이러스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부실 방역도 대유행의 이유로 보이지만, 사스나 메르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전파력이 코로나19의 특성으로 꼽힌다.

17일 오전 9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를 보면 미국이 65만여 명, 스페인 18만여 명, 이탈리아 16만여 명, 독일 13만여 명, 프랑스와 영국이 10만여 명이다. 중국은 그다음으로 많은 8만 2천여 명이다.

인구당 감염자 수를 보면 스페인이 255명당 1명으로 가장 환자가 많다. 다음으로 이탈리아 357명당 1명, 미국이 502명당 1명, 독일이 613명당 1명이다. 우리나라는 4,820명당 1명이다. 그런데 중국은 17,480명당 1명꼴로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 스스로 사태 초기 방역과 의료 시스템에 구멍이 났었다고 인정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환자치고는 너무 적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중국에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대확산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방역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행병에서 통계는 확산의 추이를 가늠하고, 방역 대책을 수립하는 소중한 자료라는 점에서 중국의 통계가 정확했다면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대유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을 거라는 건 분명하다. 통계를 이유로 각국이 중국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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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 中 우한 사망 1,290명 추가…“더 커진 통계 의심”
    • 입력 2020-04-17 17:00:11
    • 수정2020-04-17 17:11:01
    특파원 리포트
중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새 1,290명이나 증가했다. 후베이성 우한지역 사망자가 실제 더 있었다고 중국 당국이 17일 수정 발표한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통계에 의혹이 제기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중국 당국의 수정 발표에 오히려 이 의심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우한 사망자 1,290명 추가…."보고 누락으로…."

중국 관영매체는 17일 우한시 발표를 인용해 우한의 사망자가 3,869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루 새 1,290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확진자도 325명 늘었다. 우한의 누적 확진자는 50,333명이 됐다.

우한시는 사망자 통계 수정 이유를 발생 초기 혼란한 와중에 빠진 사망자를 바로 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발생 초기 "치료 능력 부족과 의료기구 부족, 병원 과부하로 지연되거나 빠진 사망자를 바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역 데이터와 의료 시스템, 장례 정보를 대조한 것이어서 이번에는 통계에 오류가 없다고 강조했다.


우한 유골 인계 때 제기된 사망자 축소 의혹

우한시가 수정한 추가 사망자 수를 보면 유골 인계 때 제기된 의혹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장례를 치르지 못한 우한지역 유가족들에게 고인 유골을 가져가라고 3월 중순 안내했다. 이 무렵 중국 매체 차이신은 우한의 한 의료진 인터뷰를 인용하며 사망자 수가 축소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의료진은 "1월 하순부터 2월 상순까지 20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사람과 의심 상태서 숨진 사람 수가 비슷했다"고 증언했다. 2월 12일 우한의 공식 사망자는 1,036명이었다. 그러니까 이 무렵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은 비슷한 규모의 사망자가 더 있었다는 말이다.

우한시가 17일 추가한 사망자가 1,290명이다. 이 의료진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소리가 아니라는 게 드러난다. 언론의 의혹 제기에 뚜렷한 반박 근거를 찾지 못한 우한시가 어쩔 수 없이 통계를 수정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의혹 제기 때마다, 통계 수정하거나 뒤늦게 발표

중국이 통계를 수정한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임상 진단 환자를 애초 확진자에 포함하지 않다가 2월 중순부터 확진자에 포함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우한에선 언론과 시민들 사이에 당국의 환자 축소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임상 진단환자는 바이러스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전문의 진단에서 코로나19 증세가 분명해, 감염자로 추정된 환자들이다. 중국 보건당국은 2월 19일 최종적으로 이들 임상 진단 환자도 확진자에 포함했다. 그랬더니 중국의 환자가 하루 새 1만 명 넘게 증가했다. 중국 발표에 전 세계 주가가 출렁됐다.

무증상 감염자 수를 뒤늦게 공개한 것도 또 하나의 사례다. 중국은 WHO 기준과 달리 무증상 감염자를 여전히 확진자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발표한 환자 현황에도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통계 조작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3월 31일부터 확진자가 아닌 무증상자로 별도 발표하고 있다.

17일 중국 국가위건위가 발표한 무증상자는 1,038명이다. 발표대로라면 규모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3일 보도에서 중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검토했더니 2월 말 까지 확인된 무증상 환자가 43,00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공식 집계 환자 8만 2천여 명에 이들 무증상 환자를 더할 경우 전체 환자는 12만여 명으로 늘어난다.


中 통계 수정 ... 더 커지는 의심

중국의 갑작스러운 추가 사망자 발표에도 통계 조작 의혹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바이러스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부실 방역도 대유행의 이유로 보이지만, 사스나 메르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전파력이 코로나19의 특성으로 꼽힌다.

17일 오전 9시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를 보면 미국이 65만여 명, 스페인 18만여 명, 이탈리아 16만여 명, 독일 13만여 명, 프랑스와 영국이 10만여 명이다. 중국은 그다음으로 많은 8만 2천여 명이다.

인구당 감염자 수를 보면 스페인이 255명당 1명으로 가장 환자가 많다. 다음으로 이탈리아 357명당 1명, 미국이 502명당 1명, 독일이 613명당 1명이다. 우리나라는 4,820명당 1명이다. 그런데 중국은 17,480명당 1명꼴로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 스스로 사태 초기 방역과 의료 시스템에 구멍이 났었다고 인정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환자치고는 너무 적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중국에 코로나19가 대유행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대확산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방역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행병에서 통계는 확산의 추이를 가늠하고, 방역 대책을 수립하는 소중한 자료라는 점에서 중국의 통계가 정확했다면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대유행을 막는 데 효과적이었을 거라는 건 분명하다. 통계를 이유로 각국이 중국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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