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창] ‘남남북녀’ 커플들이 만들어가는 작은 통일

입력 2020.04.19 (09:11) 수정 2020.11.3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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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북한을 떠나 남쪽에 정착한 탈북민은 모두 3만 3천여 명. 이 가운데 여성은 2만 4천여 명으로 70%가 훌쩍 넘습니다. 북한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탈출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남한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정착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탈북민들과 남한 사람들과의 결혼은 대부분 탈북 여성과 남한 남성 사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남남북녀'입니다. 탈북민의 숫자가 늘어가고 '남남북녀' 부부도 많아짐에 따라 탈북민을 상대로 한 결혼정보 업체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결혼정보 업체를 직접 운영하는 탈북민 김해린 대표를 <남북의 창>이 따라가 봤습니다.


결혼 2년 차 남남북녀 서민석, 황유정 부부와 생후 6개월 된 아들은 경기도 화성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서 씨는 3여 년 전 민방위 훈련을 갔을 때 당시 안보 강사로 활동하던 황 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황 씨의 당당한 자세가 맘에 쏙 들었다는 서 씨는 이후 김해린 대표의 결혼정보업체에 황 씨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김 대표 주선으로 둘은 만나게 됐고 연애 3개월 만에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황 씨는 서 씨에 대한 첫인상으로 "이렇게 좋은 사람이 왜 결혼을 안 하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첫인상이 좋았다"고 기억했습니다.

탈북민 여성과 남한 남성과 사는 생활은 어떨까요? 서 씨는 북한 출신이라서 특별한 것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단지 여자와 남자로 만났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황 씨는 서 씨의 다정다감한 모습이 좋다고 칭찬했습니다. 언어와 생활방식이야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어 주는 건 남과 북이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김해린 대표가 이 부부 집을 방문했는데요, 손에는 아기의 옷이 들려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이 도와 결혼에 이르게 된 부부들을 찾아가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쓴다고 합니다. 서 씨와 황 씨 부부는 북한 음식인 두부밥을 만들어 대접했습니다. 김 대표는 엄마가 해준 두부밥 맛이 난다면서 함께 기뻐했습니다.


김해린 대표는 5년 전부터 결혼정보업체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 2년 전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좀 더 고객이 많은 서울로 업체를 옮겼습니다. 김 대표는 남측을 찾은 북한 여성들이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상담하러 온 남한 남성들에게서 탈북 여성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북의 창>이 찾아간 김 대표 사무실에서는 김 대표가 새로운 회원들과 상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박창우 씨는 "김 대표님도 북에서 오신 만큼 북한 여성이 어떤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와 닿는 게 많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김해린 대표는 수많은 커플의 결혼을 성사시켜왔습니다. 같은 탈북민으로서 그들의 처지를 잘 헤아릴 수 있었던 덕이라고 말합니다. 김 대표는 남한 남과 북의 문화 차이가 크게 나더라도 서로 알아가면서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행복을 느낀다며 남남북녀의 결혼을 '작은 통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루빨리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져 더 많은 남남북녀, 남녀북남 부부들이 탄생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 북한에서 돼지와 물고기 등을 사육하는 공장이 늘고 있다는 소식과 주민들의 머리 모양 단속까지 나선 모습, 김일성 주석과 비슷한 차림을 하고 나서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 분석 등은 18일 KBS 1TV에서 방송된 남북의 창 다시보기(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31#2020.04)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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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19 09:11:13
    • 수정2020-11-30 15:29:15
    취재K
지난해 말 기준 북한을 떠나 남쪽에 정착한 탈북민은 모두 3만 3천여 명. 이 가운데 여성은 2만 4천여 명으로 70%가 훌쩍 넘습니다. 북한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탈출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남한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정착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탈북민들과 남한 사람들과의 결혼은 대부분 탈북 여성과 남한 남성 사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남남북녀'입니다. 탈북민의 숫자가 늘어가고 '남남북녀' 부부도 많아짐에 따라 탈북민을 상대로 한 결혼정보 업체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결혼정보 업체를 직접 운영하는 탈북민 김해린 대표를 <남북의 창>이 따라가 봤습니다.


결혼 2년 차 남남북녀 서민석, 황유정 부부와 생후 6개월 된 아들은 경기도 화성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서 씨는 3여 년 전 민방위 훈련을 갔을 때 당시 안보 강사로 활동하던 황 씨를 처음 만났습니다. 황 씨의 당당한 자세가 맘에 쏙 들었다는 서 씨는 이후 김해린 대표의 결혼정보업체에 황 씨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김 대표 주선으로 둘은 만나게 됐고 연애 3개월 만에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황 씨는 서 씨에 대한 첫인상으로 "이렇게 좋은 사람이 왜 결혼을 안 하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첫인상이 좋았다"고 기억했습니다.

탈북민 여성과 남한 남성과 사는 생활은 어떨까요? 서 씨는 북한 출신이라서 특별한 것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단지 여자와 남자로 만났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황 씨는 서 씨의 다정다감한 모습이 좋다고 칭찬했습니다. 언어와 생활방식이야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어 주는 건 남과 북이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김해린 대표가 이 부부 집을 방문했는데요, 손에는 아기의 옷이 들려있었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이 도와 결혼에 이르게 된 부부들을 찾아가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쓴다고 합니다. 서 씨와 황 씨 부부는 북한 음식인 두부밥을 만들어 대접했습니다. 김 대표는 엄마가 해준 두부밥 맛이 난다면서 함께 기뻐했습니다.


김해린 대표는 5년 전부터 결혼정보업체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 2년 전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좀 더 고객이 많은 서울로 업체를 옮겼습니다. 김 대표는 남측을 찾은 북한 여성들이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상담하러 온 남한 남성들에게서 탈북 여성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북의 창>이 찾아간 김 대표 사무실에서는 김 대표가 새로운 회원들과 상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박창우 씨는 "김 대표님도 북에서 오신 만큼 북한 여성이 어떤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 와 닿는 게 많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김해린 대표는 수많은 커플의 결혼을 성사시켜왔습니다. 같은 탈북민으로서 그들의 처지를 잘 헤아릴 수 있었던 덕이라고 말합니다. 김 대표는 남한 남과 북의 문화 차이가 크게 나더라도 서로 알아가면서 잘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행복을 느낀다며 남남북녀의 결혼을 '작은 통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루빨리 분단의 장벽이 허물어져 더 많은 남남북녀, 남녀북남 부부들이 탄생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 북한에서 돼지와 물고기 등을 사육하는 공장이 늘고 있다는 소식과 주민들의 머리 모양 단속까지 나선 모습, 김일성 주석과 비슷한 차림을 하고 나서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 분석 등은 18일 KBS 1TV에서 방송된 남북의 창 다시보기(http://news.kbs.co.kr/vod/program.do?bcd=0031#2020.04)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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