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물갈이 ‘하나마나’…여전한 ‘그들만의 리그’

입력 2020.04.19 (21:23) 수정 2020.04.1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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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대기업들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는데, 올해부터 사외이사 임기제한이 생겨서 이른바 '터줏대감' 사외이사들이 대거 물갈이 됐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30대그룹 사외이사들 면면을 분석해봤더니, 논란이 된 인물 상당수가 다른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데 그쳤습니다.

오너 일가 거수기 역할 좀 그만하라고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했지만, 별로 바뀐 게 없더라는 얘깁니다.

서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잇따른 구설수, 경영권 분쟁 속에 이목이 집중된 한진칼 주주총회.

조원태 회장 측이 올린 사외이사 5명 선임안이 모두 통과됐습니다.

13년 된 터줏대감 이석우 변호사가 물러났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낸 이동명 변호사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외이사 임기가 최대 9년으로 제한되면서, 30대 그룹 사외이사 넷 중 하나는 새 인물로 채워졌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된 인물 상당수는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지식경제부 장관 출신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효성에서 사외이사 6년을 지내고 계열사 수십 개를 거느린 CJ ENM 사외이사로 갔습니다.

수 천억원 대 분식회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 회장 재선임안을 무사 통과시킨 이력도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롯데하이마트 사외이사에서 롯데지주로, 계열사만 이동한 이장영 전 금감원 부원장, 신동빈 회장의 횡령과 배임 재판을 변호한 김앤장의 고문이지만 국민연금 반대도 소용없었습니다.

30대 그룹 사외이사들 분석해보니, 막강한 관료 출신, 여전히 대접받았고 학계, 재계, 언론, 법조, 출신별 구성도 그닥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박주근/CEO스코어 대표 :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은 여전히 사외이사들의 (기용)목적이 방패막이나 거수기에 필요하다는 것을(보여줍니다)."]

지난해 대기업 상장계열사 사외이사의 안건 찬성률은 99.6%...

시행령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건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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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외이사 물갈이 ‘하나마나’…여전한 ‘그들만의 리그’
    • 입력 2020-04-19 21:24:42
    • 수정2020-04-19 21: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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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대기업들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는데, 올해부터 사외이사 임기제한이 생겨서 이른바 '터줏대감' 사외이사들이 대거 물갈이 됐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30대그룹 사외이사들 면면을 분석해봤더니, 논란이 된 인물 상당수가 다른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데 그쳤습니다.

오너 일가 거수기 역할 좀 그만하라고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했지만, 별로 바뀐 게 없더라는 얘깁니다.

서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잇따른 구설수, 경영권 분쟁 속에 이목이 집중된 한진칼 주주총회.

조원태 회장 측이 올린 사외이사 5명 선임안이 모두 통과됐습니다.

13년 된 터줏대감 이석우 변호사가 물러났고,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낸 이동명 변호사 등이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외이사 임기가 최대 9년으로 제한되면서, 30대 그룹 사외이사 넷 중 하나는 새 인물로 채워졌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된 인물 상당수는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지식경제부 장관 출신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효성에서 사외이사 6년을 지내고 계열사 수십 개를 거느린 CJ ENM 사외이사로 갔습니다.

수 천억원 대 분식회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 회장 재선임안을 무사 통과시킨 이력도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롯데하이마트 사외이사에서 롯데지주로, 계열사만 이동한 이장영 전 금감원 부원장, 신동빈 회장의 횡령과 배임 재판을 변호한 김앤장의 고문이지만 국민연금 반대도 소용없었습니다.

30대 그룹 사외이사들 분석해보니, 막강한 관료 출신, 여전히 대접받았고 학계, 재계, 언론, 법조, 출신별 구성도 그닥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박주근/CEO스코어 대표 :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은 여전히 사외이사들의 (기용)목적이 방패막이나 거수기에 필요하다는 것을(보여줍니다)."]

지난해 대기업 상장계열사 사외이사의 안건 찬성률은 99.6%...

시행령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건 역부족일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서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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