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항공…국내선 활로 모색에 ‘선불항공권’까지

입력 2020.04.20 (15:52) 수정 2020.04.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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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무급 휴직 연장.. 암울한 항공업계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항공업계이다.

실시간 항공통계를 보면 3월 1일부터 4월 20일(현재)까지 전국 공항을 통한 국제선 출·도착 이용 승객은 75만 5,61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9년 3월 1일~4월 20일)까지의 국제선 승객 1,238만 9,351명이었다. 같은 기간 무려 93.9%가 감소한 셈이다.

항공업계는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제(19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다음 달도 최소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객실승무원과 국내 공항 지점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2개월 단위의 유급휴직도 모집 중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이달 16일부터 6개월간 직업 휴업에 들어갔다. 부서별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체인원의 70% 수준이다.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은 물론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더 절박한 상황에 놓인 건 항공사의 자회사나 협력업체의 노동자들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비정규직이기도 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오늘(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상조업사와 외주화된 하청노동자 9,000여 명 중 이미 50%에 육박하는 인원이 퇴직하거나 무급휴직상태에 놓여 있어 코로나 위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활용하는 고용보장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공항 현장의 비정규노동자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노조는 항공업계 고용유지를 위해서는 공항산업(지역)에 노동부가 한시적 해고 금지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주 소폭 반등한 항공승객.. '국내선 비율 97.1%'

이처럼 꽉 막힌 하늘길로 인해 국제선 승객이 줄면서, 그전까지 사실상 '찬밥'이었던 국내선이 항공사들의 유일한 활로가 되고 있다.

실시간 항공통계를 보면 3월 1주(2~8일) 50만 2,437명이었던 항공 승객(국내선 출발, 국제선 출·도착 기준)은 점점 더 줄면서, 3월 4주(23~29일)에 32만 8,598명을 기록했고, 4월 1주(6~12일)에는 27만 516명으로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주였던 4월 2주(13~19일)에는 28만 5,468명을 기록해 소폭 반등했다. 4월 1주 22만 9,757명에서 9.3% 증가한 숫자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이후 주 단위 승객이 증가세로 반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선 승객의 비율 역시 크게 높아졌다. 2월 1주에 국내 전체 항공 승객 가운데 국내선의 비중은 37.9%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3월 1주에는 62.5%로 절반을 넘어섰고, 4월 2주에는 97.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공항을 찾는 10명 중 9명 이상이 국내선 승객인 셈이다.


항공사들, 국내선 상품·선불 항공권 출시 등 고육지책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항공사들은 국내선 승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29일부터 김포~여수, 여수~제주 노선에 잇달아 신규 취항에 나선다. 하루에 1회 운항하는 신규 노선의 가격은 1만 원에서 2만 원 선으로 책정됐다. KTX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운임을 책정해 승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제주 노선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구~제주 노선을, 에어부산은 부산~제주 노선을 각각 증편했다. 최근 국토부의 제재가 해제된 진에어 역시 부정기편 운항 등을 통해 제주노선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까지 출발기준 한주에 700편대에 머물던 제주 노선은 지난주였던 4월 2주엔 주당 864편까지 늘어났다. 항공사들이 2~3만 원대의 특가항공편이 쏟아내며 승객들을 끌어모은 결과다.

대한항공은 이달 17일 선불 항공권을 출시했다. 1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지금 미리 구매하고, 2년 안에 사용하면 10~15%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출혈경쟁처럼 보일 정도로 항공사들이 각종 신규 상품과 서비스를 쏟아내는 이유는 유동성 확보가 발등의 불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가운데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 6천228억 원이 이달 안에 대부분 소진되면서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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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항공…국내선 활로 모색에 ‘선불항공권’까지
    • 입력 2020-04-20 15:52:25
    • 수정2020-04-20 16:04:46
    취재K
아시아나 무급 휴직 연장.. 암울한 항공업계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항공업계이다.

실시간 항공통계를 보면 3월 1일부터 4월 20일(현재)까지 전국 공항을 통한 국제선 출·도착 이용 승객은 75만 5,61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9년 3월 1일~4월 20일)까지의 국제선 승객 1,238만 9,351명이었다. 같은 기간 무려 93.9%가 감소한 셈이다.

항공업계는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제(19일)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다음 달도 최소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은 객실승무원과 국내 공항 지점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2개월 단위의 유급휴직도 모집 중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이달 16일부터 6개월간 직업 휴업에 들어갔다. 부서별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체인원의 70% 수준이다.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은 물론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의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더 절박한 상황에 놓인 건 항공사의 자회사나 협력업체의 노동자들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비정규직이기도 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오늘(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상조업사와 외주화된 하청노동자 9,000여 명 중 이미 50%에 육박하는 인원이 퇴직하거나 무급휴직상태에 놓여 있어 코로나 위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활용하는 고용보장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공항 현장의 비정규노동자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노조는 항공업계 고용유지를 위해서는 공항산업(지역)에 노동부가 한시적 해고 금지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주 소폭 반등한 항공승객.. '국내선 비율 97.1%'

이처럼 꽉 막힌 하늘길로 인해 국제선 승객이 줄면서, 그전까지 사실상 '찬밥'이었던 국내선이 항공사들의 유일한 활로가 되고 있다.

실시간 항공통계를 보면 3월 1주(2~8일) 50만 2,437명이었던 항공 승객(국내선 출발, 국제선 출·도착 기준)은 점점 더 줄면서, 3월 4주(23~29일)에 32만 8,598명을 기록했고, 4월 1주(6~12일)에는 27만 516명으로 바닥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주였던 4월 2주(13~19일)에는 28만 5,468명을 기록해 소폭 반등했다. 4월 1주 22만 9,757명에서 9.3% 증가한 숫자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월 이후 주 단위 승객이 증가세로 반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선 승객의 비율 역시 크게 높아졌다. 2월 1주에 국내 전체 항공 승객 가운데 국내선의 비중은 37.9%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3월 1주에는 62.5%로 절반을 넘어섰고, 4월 2주에는 97.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공항을 찾는 10명 중 9명 이상이 국내선 승객인 셈이다.


항공사들, 국내선 상품·선불 항공권 출시 등 고육지책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항공사들은 국내선 승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29일부터 김포~여수, 여수~제주 노선에 잇달아 신규 취항에 나선다. 하루에 1회 운항하는 신규 노선의 가격은 1만 원에서 2만 원 선으로 책정됐다. KTX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운임을 책정해 승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제주 노선은 이미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구~제주 노선을, 에어부산은 부산~제주 노선을 각각 증편했다. 최근 국토부의 제재가 해제된 진에어 역시 부정기편 운항 등을 통해 제주노선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까지 출발기준 한주에 700편대에 머물던 제주 노선은 지난주였던 4월 2주엔 주당 864편까지 늘어났다. 항공사들이 2~3만 원대의 특가항공편이 쏟아내며 승객들을 끌어모은 결과다.

대한항공은 이달 17일 선불 항공권을 출시했다. 1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지금 미리 구매하고, 2년 안에 사용하면 10~15% 할인을 해주는 방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출혈경쟁처럼 보일 정도로 항공사들이 각종 신규 상품과 서비스를 쏟아내는 이유는 유동성 확보가 발등의 불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가운데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은 지난달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 6천228억 원이 이달 안에 대부분 소진되면서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유상증자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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