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사실 알려줘도 기업은 ‘나 몰라라’…천식환자 ‘분통’

입력 2020.04.20 (21:35) 수정 2020.04.2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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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들의 분담금과는 별도로 문제는 또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개별 기업들의 보상을 요구하는데, 어떤 질환이냐에 따라 기업들이 차별적으로 대응해왔다는 지적이 그동안 잇따랐습니다.

정부가 피해자들이 사용했던 제품 등 피해 정보를 공개하며 기업들의 보상을 독려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끝나는가 싶었던 1인 시위는 올해도 그만둘 수 없게 됐습니다.

천식을 앓고 있는 아들도 시위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가습기살균제와 천식 사이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런데도 시위를 하는 이유는 기업들이 사과와 보상을 사실상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폐질환'까지는 인정해도 '천식'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수진/천식 피해자 : "보상 이야기 자체도 없고 옥시 대표자도 만난 적 없고 우리를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적도 없고... 메시지를 보낸 게 아무것도 없어요."]

정부와 기업 입장이 엇갈리자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천식환자들이 어떤 제품을 썼는지 세세한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10년 만에 내놓은 뒤늦은 조치였지만, 기업들의 자발적 보상을 독려하기 위한 거였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정부가 입증자료를 더 내놓기 전에는 여전히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경영/천식 피해자 : "뒷산이 있는데, 저희 딸이 거기에 가서 노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따라갈 줄 수가 없어요. 삶의 질 자체가 완전히 180도로 바뀐 거예요."]

영국 기업 옥시는 그나마 폐질환 피해자들에게는 개별 보상금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 기업 SK와 애경은 폐질환이든 천식이든 공식적 사과도 보상도 사실상 없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업체 관계자 : "판매사로서 사회적, 도의적 책임 같은 것들은 저희도 다 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인과관계를 명확히 인정한 천식 환자들은 400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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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 사실 알려줘도 기업은 ‘나 몰라라’…천식환자 ‘분통’
    • 입력 2020-04-20 21:44:32
    • 수정2020-04-20 21: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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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들의 분담금과는 별도로 문제는 또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개별 기업들의 보상을 요구하는데, 어떤 질환이냐에 따라 기업들이 차별적으로 대응해왔다는 지적이 그동안 잇따랐습니다.

정부가 피해자들이 사용했던 제품 등 피해 정보를 공개하며 기업들의 보상을 독려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끝나는가 싶었던 1인 시위는 올해도 그만둘 수 없게 됐습니다.

천식을 앓고 있는 아들도 시위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가습기살균제와 천식 사이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런데도 시위를 하는 이유는 기업들이 사과와 보상을 사실상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폐질환'까지는 인정해도 '천식'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수진/천식 피해자 : "보상 이야기 자체도 없고 옥시 대표자도 만난 적 없고 우리를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적도 없고... 메시지를 보낸 게 아무것도 없어요."]

정부와 기업 입장이 엇갈리자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천식환자들이 어떤 제품을 썼는지 세세한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10년 만에 내놓은 뒤늦은 조치였지만, 기업들의 자발적 보상을 독려하기 위한 거였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정부가 입증자료를 더 내놓기 전에는 여전히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김경영/천식 피해자 : "뒷산이 있는데, 저희 딸이 거기에 가서 노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따라갈 줄 수가 없어요. 삶의 질 자체가 완전히 180도로 바뀐 거예요."]

영국 기업 옥시는 그나마 폐질환 피해자들에게는 개별 보상금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 기업 SK와 애경은 폐질환이든 천식이든 공식적 사과도 보상도 사실상 없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업체 관계자 : "판매사로서 사회적, 도의적 책임 같은 것들은 저희도 다 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가 인과관계를 명확히 인정한 천식 환자들은 400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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