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한국 사위’ 주지사의 코로나19 진단 키트 공수기…“한국에 큰 빚졌다”

입력 2020.04.21 (09:33) 수정 2020.04.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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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건 주지사와 한국계 부인 유미 호건 여사가 진단 키트를 받으러 공항에 간 모습

호건 주지사와 한국계 부인 유미 호건 여사가 진단 키트를 받으러 공항에 간 모습

"감사합니다. 메릴랜드주는 한국인에 감사의 큰 빚을 졌습니다."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어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로 메릴랜드주 브리핑에 참석한 주미 한국대사관 홍석인 공공외교공사를 향해서 다시 한번 감사의 표시를 한 건데요.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우리말을 한 이유?

현지시간 20일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 브리핑 모습(출처: AP통신)현지시간 20일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 브리핑 모습(출처: AP통신)

이렇게 거듭 대한민국에 감사를 표한 자리는 다름 아닌 메릴랜드주 브리핑이었습니다.

호건 주지사가 주를 대표해 우리나라에 감사하는 이유, 바로 코로나19 감염증 진단 키트 때문인데요.

그는 메릴랜드주에 대한민국에서 공수한 검사 50만 회가 가능한 진단 키트가 도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검사 건수가 7만 건 정도인 메릴랜드주로서는 검사를 7배 이상 더 진행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호건 주지사는 "우리가 이번에 확보한 50만 회 검사 분량은 미국 내 검사를 가장 많이 진행한 5개 주 검사량을 모두 합친 것과 동일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수혁 주미대사와 홍석인 공공외교공사 등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전했습니다.

진단 키트를 맞기 위해 공항 찾은 호건 주지사와 부인 유미 호건 여사(출처: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계정)진단 키트를 맞기 위해 공항 찾은 호건 주지사와 부인 유미 호건 여사(출처: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계정)

호건 주지사의 이런 감사의 표시는 그냥 빈말이 아니었는데요.

그는 한국계 아내 유미 호건 여사와 함께 지난 주말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을 찾았습니다.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토요일인 지난 18일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진단 키트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이때, 메릴랜드 주에 도착한 '귀한 손님'을 직접 맞이하기 위해 공항까지 걸음을 한 겁니다.

작전명 '오래가는 우정(Operation 'Enduring Friendship')…눈물겨운 '코로나19 진단 키트 공수기'

한국서 공수받은 진단 키트들(출처: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계정)한국서 공수받은 진단 키트들(출처: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계정)

한국에서 진단 키트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지난달(3월) 28일 시작됐습니다.

진단 키트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연방정부와 물량 조율도 쉽지 않아 많은 주들이 진단 키트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나선 시점인데요.

얼마나 절실했는지는 작전명까지 붙이며 군사 물량처럼 진단 키트를 확보해 공수하는 데까지 이릅니다.

유미 호건 여사가 지난 2017년 고향인 전남 나주를 방문한 모습(출처: 나주시청)유미 호건 여사가 지난 2017년 고향인 전남 나주를 방문한 모습(출처: 나주시청)

그런 호건 주지사가 특별히 한국 진단 키트를 공수하게 된 배경에는 전남 나주가 고향인 한국계 아내 유미 호건 여사가 있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평소에도 자신을 '한국 사위'라고 자임하고 있는데요.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시간 지난 3일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강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그의 부인 유미 호건 여사와 얽힌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부인에게 직접 한국에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하는데요.

'한국 사위' 호건 주지사의 '아내 찬스'

그 뒤 호건 주지사는 아예 이수혁 주미대사와의 통화에 유미 호건 여사를 동참시켰습니다.

한국 진단 키트를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한마디로 '아내 찬스'를 쓴 겁니다.

그 뒤 한국 쪽 파트너와 메릴랜드 당국 간 논의가 시작되면서 공식적으로 '오래가는 우정'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작전명 '오래가는(인내하는) 우정'에는 한미가 동맹이라는 점을 넘어서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함께 맞선다는 의미까지 담았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브리핑에서 "거의 매일 밤 통화가 이뤄졌고 13시간의 시차와 언어 장벽 때문에 종종 밤을 새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쉽지 않았던 진단 키트 공수 과정을 털어놨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22일 만에 진단 키트를 실은 대한항공기가 메릴랜드에 도착했습니다.

호건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 브리핑 모습(출처: AP통신)호건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 브리핑 모습(출처: AP통신)

호건 주지사는 지난 2월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전미 주지사 협회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한국 사위라고 불렀을 때 영광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달이 지나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 했습니다.

그는 진단 키트를 내준 한국 기업을 비롯해 이번 '작전'에 기여한 이들을 일일이 부르며 감사를 전했고, 특히 아내를 "이번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메릴랜드주가 공수한 진단 키트는 미 식품의약국(FDA) 등 당국의 승인을 받고 메릴랜드주 곳곳에 있는 진단 센터에 곧 배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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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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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1 09: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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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메릴랜드주는 한국인에 감사의 큰 빚을 졌습니다."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는 이어 우리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로 메릴랜드주 브리핑에 참석한 주미 한국대사관 홍석인 공공외교공사를 향해서 다시 한번 감사의 표시를 한 건데요.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우리말을 한 이유?

현지시간 20일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 브리핑 모습(출처: AP통신)
이렇게 거듭 대한민국에 감사를 표한 자리는 다름 아닌 메릴랜드주 브리핑이었습니다.

호건 주지사가 주를 대표해 우리나라에 감사하는 이유, 바로 코로나19 감염증 진단 키트 때문인데요.

그는 메릴랜드주에 대한민국에서 공수한 검사 50만 회가 가능한 진단 키트가 도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검사 건수가 7만 건 정도인 메릴랜드주로서는 검사를 7배 이상 더 진행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호건 주지사는 "우리가 이번에 확보한 50만 회 검사 분량은 미국 내 검사를 가장 많이 진행한 5개 주 검사량을 모두 합친 것과 동일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 이수혁 주미대사와 홍석인 공공외교공사 등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전했습니다.

진단 키트를 맞기 위해 공항 찾은 호건 주지사와 부인 유미 호건 여사(출처: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계정)
호건 주지사의 이런 감사의 표시는 그냥 빈말이 아니었는데요.

그는 한국계 아내 유미 호건 여사와 함께 지난 주말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을 찾았습니다.

코로나19 진단 키트가 토요일인 지난 18일 대한항공 여객기에 실려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진단 키트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이때, 메릴랜드 주에 도착한 '귀한 손님'을 직접 맞이하기 위해 공항까지 걸음을 한 겁니다.

작전명 '오래가는 우정(Operation 'Enduring Friendship')…눈물겨운 '코로나19 진단 키트 공수기'

한국서 공수받은 진단 키트들(출처: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계정)
한국에서 진단 키트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지난달(3월) 28일 시작됐습니다.

진단 키트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연방정부와 물량 조율도 쉽지 않아 많은 주들이 진단 키트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나선 시점인데요.

얼마나 절실했는지는 작전명까지 붙이며 군사 물량처럼 진단 키트를 확보해 공수하는 데까지 이릅니다.

유미 호건 여사가 지난 2017년 고향인 전남 나주를 방문한 모습(출처: 나주시청)
그런 호건 주지사가 특별히 한국 진단 키트를 공수하게 된 배경에는 전남 나주가 고향인 한국계 아내 유미 호건 여사가 있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평소에도 자신을 '한국 사위'라고 자임하고 있는데요.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시간 지난 3일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강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그의 부인 유미 호건 여사와 얽힌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부인에게 직접 한국에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하는데요.

'한국 사위' 호건 주지사의 '아내 찬스'

그 뒤 호건 주지사는 아예 이수혁 주미대사와의 통화에 유미 호건 여사를 동참시켰습니다.

한국 진단 키트를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한마디로 '아내 찬스'를 쓴 겁니다.

그 뒤 한국 쪽 파트너와 메릴랜드 당국 간 논의가 시작되면서 공식적으로 '오래가는 우정'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작전명 '오래가는(인내하는) 우정'에는 한미가 동맹이라는 점을 넘어서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함께 맞선다는 의미까지 담았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브리핑에서 "거의 매일 밤 통화가 이뤄졌고 13시간의 시차와 언어 장벽 때문에 종종 밤을 새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쉽지 않았던 진단 키트 공수 과정을 털어놨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말, 22일 만에 진단 키트를 실은 대한항공기가 메릴랜드에 도착했습니다.

호건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 브리핑 모습(출처: AP통신)
호건 주지사는 지난 2월 주미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전미 주지사 협회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을 한국 사위라고 불렀을 때 영광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달이 지나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 했습니다.

그는 진단 키트를 내준 한국 기업을 비롯해 이번 '작전'에 기여한 이들을 일일이 부르며 감사를 전했고, 특히 아내를 "이번 작전의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메릴랜드주가 공수한 진단 키트는 미 식품의약국(FDA) 등 당국의 승인을 받고 메릴랜드주 곳곳에 있는 진단 센터에 곧 배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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