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강 이상설’로 ‘발칵’…정보당국이 확인한 내용은?

입력 2020.04.21 (16:43) 수정 2020.04.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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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미국 CNN 방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독설'을 보도했습니다. CNN은 북한 사정에 밝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큰 수술을 받았고, 수술 뒤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모니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어제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의 전용 병원인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특각에 머물며 의료진들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 KBS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위독설은 사실이 아닌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 정보당국 "김정은 위원장 위독설은 사실무근"

가장 궁금한 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말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있느냐는 겁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함께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어디로 가는지를 정찰자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움직임을 보면 위독설과 같은 특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데일리NK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이 치료를 위해 향산으로 이동했다고 하는데, 경호팀 등의 이동 동향도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에서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발동되는 징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이번에는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보 사항이라서 구체적으론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노동당과 내각, 군부, 보위부 등의 이상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우리 군 당국도 정규전에 대비해 발령하는 전투준비태세 데프콘(DEFCON)과 북한의 군사 활동을 추적하는 정보감시태세 워치콘(WATCHCON), 정보전 징후가 발령되면 합동참모본부가 발령하는 인포콘(INFOCON) 모두 조정 없이 평시 상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심혈관질환 등 건강 이상 징후는 있다는 주장 제기"

김 위원장이 위중한 상태는 아니더라도 건강 등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무소속)은 오늘(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심혈관 질환 관련 수술을 받은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윤 위원장은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에게서 들어보면 어떤 사람은 발목 수술을 받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코로나19 관련해 묘향산에 자가격리돼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심혈관 질환에 대한 시술을 받았다고 하고, 그렇게 위독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인 백승주 의원(미래한국당)도 "김 위원장이 시술을 받은 건 분명히 보인다"면서 "다만 그게 어떤 수술인지, 얼마나 회복됐는지 등등에 대한 평가가 대북 소식통마다 다르다"고 전했습니다.

CNN도 한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신뢰할만하지만,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는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탈북자 출신 대북소식통들을 중심으로 '시술설'과 '건강이상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체제 특성상 이러한 정보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 정보당국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계속 파악하는 중이지만, 이에 대해서 언론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갑자기 왜 김정은 건강 이상설 나왔나?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왜 나온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북한 주요 인사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김 위원장이 집권한 뒤 처음입니다. 할아버지 생일인 태양절은 북한 최대 명절입니다. 중요한 정치적 행사인데, 참배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 때문에 추측이 무성했고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습니다. 몸이 아파서 불참한 것인가, 참석했더라도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빴나 등등.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은 물론이고 미국 정보당국도 특히 15일 이후에 김 위원장이 불참한 배경을 예의주시해 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4년에도 김 위원장이 40일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는데요. 김 위원장은 지팡이를 짚고 평양 과학자거리 현지 시찰에 등장했습니다. 당시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발목에 생긴 물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6년 당시 우리 정보당국이 추정한 김정은 위원장의 키는 170cm, 몸무게는 130kg 정도입니다. 초고도비만입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평소 흡연과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북한 TV에 나온 적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 미사일 발사 등 군사 분야를 포함해 올해 들어 16차례나 공개 현지지도에 나섰습니다. 말 그대로 과로한 셈입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보도한 건 지난 12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는 소식이 마지막입니다. 벌써 열흘 가까이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결국, 건강 이상과 관련한 정확한 정황은 김 위원장이 다시 공식 석상에 등장하고 난 뒤에야 확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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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1 16:43:07
    • 수정2020-04-21 16:44:30
    취재K
오늘 오전 미국 CNN 방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독설'을 보도했습니다. CNN은 북한 사정에 밝은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큰 수술을 받았고, 수술 뒤 중대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모니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북한 전문매체인 데일리NK는 어제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의 전용 병원인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특각에 머물며 의료진들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 KBS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위독설은 사실이 아닌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 정보당국 "김정은 위원장 위독설은 사실무근"

가장 궁금한 점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말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있느냐는 겁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함께 지방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정보당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어디로 가는지를 정찰자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움직임을 보면 위독설과 같은 특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데일리NK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이 치료를 위해 향산으로 이동했다고 하는데, 경호팀 등의 이동 동향도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북한에서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발동되는 징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이번에는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보 사항이라서 구체적으론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노동당과 내각, 군부, 보위부 등의 이상 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우리 군 당국도 정규전에 대비해 발령하는 전투준비태세 데프콘(DEFCON)과 북한의 군사 활동을 추적하는 정보감시태세 워치콘(WATCHCON), 정보전 징후가 발령되면 합동참모본부가 발령하는 인포콘(INFOCON) 모두 조정 없이 평시 상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심혈관질환 등 건강 이상 징후는 있다는 주장 제기"

김 위원장이 위중한 상태는 아니더라도 건강 등 신변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무소속)은 오늘(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심혈관 질환 관련 수술을 받은 건 맞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윤 위원장은 "북한에 정통한 사람들에게서 들어보면 어떤 사람은 발목 수술을 받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코로나19 관련해 묘향산에 자가격리돼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심혈관 질환에 대한 시술을 받았다고 하고, 그렇게 위독하지 않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인 백승주 의원(미래한국당)도 "김 위원장이 시술을 받은 건 분명히 보인다"면서 "다만 그게 어떤 수술인지, 얼마나 회복됐는지 등등에 대한 평가가 대북 소식통마다 다르다"고 전했습니다.

CNN도 한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우려는 신뢰할만하지만,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는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탈북자 출신 대북소식통들을 중심으로 '시술설'과 '건강이상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체제 특성상 이러한 정보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 정보당국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계속 파악하는 중이지만, 이에 대해서 언론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갑자기 왜 김정은 건강 이상설 나왔나?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왜 나온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북한 주요 인사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김 위원장이 집권한 뒤 처음입니다. 할아버지 생일인 태양절은 북한 최대 명절입니다. 중요한 정치적 행사인데, 참배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 때문에 추측이 무성했고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습니다. 몸이 아파서 불참한 것인가, 참석했더라도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빴나 등등.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은 물론이고 미국 정보당국도 특히 15일 이후에 김 위원장이 불참한 배경을 예의주시해 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4년에도 김 위원장이 40일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는데요. 김 위원장은 지팡이를 짚고 평양 과학자거리 현지 시찰에 등장했습니다. 당시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발목에 생긴 물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6년 당시 우리 정보당국이 추정한 김정은 위원장의 키는 170cm, 몸무게는 130kg 정도입니다. 초고도비만입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평소 흡연과 음주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북한 TV에 나온 적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최근 미사일 발사 등 군사 분야를 포함해 올해 들어 16차례나 공개 현지지도에 나섰습니다. 말 그대로 과로한 셈입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보도한 건 지난 12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는 소식이 마지막입니다. 벌써 열흘 가까이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결국, 건강 이상과 관련한 정확한 정황은 김 위원장이 다시 공식 석상에 등장하고 난 뒤에야 확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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