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스트레스도 한계치”…軍, 두 달 만에 ‘외출’ 단계적 허용

입력 2020.04.22 (17:47) 수정 2020.04.2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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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오늘(22일) 코로나19로 인한 장병들의 외출 통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병사 외출을 오는 24일부터 안전지역에 한해 단계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24일 기준 7일 이내 확진자가 없는 지역은 안전지역으로 간주하고, 병사들이 외출할 수 있도록 했다.

군 당국이 장병 외출 통제를 완화한 건 군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다음 날인 올해 2월 22일,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한 지 2달 만이다. 군 당국이 지금 시점에 통제를 완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고강도 통제로 인해 장병 스트레스 극심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고강도 통제로 인해 장병들의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현재 장병들은 체육활동 활성화, 삼겹살 데이, 영상통화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지만, 2달간 지속한 장기간의 고강도 통제로 인해 신병, 초급간부 등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바깥 세계와 단절되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사고 우려와 부대 관리의 위험도도 높아진 상태라고 군 당국은 진단하고 있다. 실제 군 내부에선 최근 군 관련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도, 2달간 이어진 통제에 따른 군 장병들의 스트레스와 연계해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안 그래도 통제된 공간인 군에서 장병들의 외출, 외박, 휴가까지 제한하니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이를 풀지 못해 사고가 터질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군 기강 문란 사건과 이번 외출 허용이 직접적 연관성이 있지는 않지만,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판단한다"며 "장병 스트레스 높아지면 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군내 코로나19 확진자 관리 안정적

두 번째 이유로는 군내 코로나19 관리가 현재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군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9명인데, 지난달 22일 이후 더 이상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 않다. 39명 중에서도 37명이 완치됐고 2명만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25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최근까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주한미군과는 대조적이다.

군 당국은 정부 차원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보다 한 달 앞서 실시한 '선제적 장병 출타 통제' 등으로 단체생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를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숫자의 증가 폭이 감소 추세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 확진 환자 현황을 보면 증가 숫자가 한 자리까지 떨어진 걸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군 당국은 7일 이내 확진자가 없는 지역은 안전지역으로 지정해 병사들의 외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오늘 기준으로 보면 전국 시·군·구 220여 곳 중 80%가 안전지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장병들이 외출하더라도 충분히 코로나19 감염을 통제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방부는 "장병들이 외출 시간을 이용해 부대 인근의 민간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병사 외출에 따른 코로나19 예방 대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의 외출로 인해 코로나19가 다시 군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군 당국은 외출 전 장병들에게 코로나19 예방 준수사항을 철저히 교육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PC방과 노래방 등 장병 출입이 예상되는 시설에 대해서는 주기적 소독과 환기 등 생활방역이 준수되도록 사전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장병들이 외출을 갔다 온 뒤에는 반드시 발열 검사를 하고, 유증상자는 군의관 진료를 통해 유전자 증폭 검사(PCR)를 하고 예방적 격리·관찰 조치 등 강화된 대책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진단역량을 강화하고 국군대전병원, 대구병원 병상의 약 30%를 군 확진자 병상으로 사용하는 등 병상확보도 미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든 군 병원에 '드라이브 스루' 검사 기법을 도입하고 사단급 이하 부대에서는 발열 환자에 대한 원격진료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군 당국은 병사 외출 시행 이후 군내·사회적 코로나19 감염 확산 추이를 고려해 휴가, 외박, 면회 통제 완화 등 추가 조치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사가 아닌 간부들에 대한 통제도 완화되는데, 공무원과 동일하게 생필품 구매, 병원진료 등 필요한 경우 지휘관 승인 없이도 외출할 수 있도록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다중밀집시설 이용은 계속 자제하도록 통제할 계획이다. 음주를 동반한 회식 금지 방침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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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 스트레스도 한계치”…軍, 두 달 만에 ‘외출’ 단계적 허용
    • 입력 2020-04-22 17:47:23
    • 수정2020-04-22 19:27:01
    취재K
국방부가 오늘(22일) 코로나19로 인한 장병들의 외출 통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병사 외출을 오는 24일부터 안전지역에 한해 단계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24일 기준 7일 이내 확진자가 없는 지역은 안전지역으로 간주하고, 병사들이 외출할 수 있도록 했다.

군 당국이 장병 외출 통제를 완화한 건 군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다음 날인 올해 2월 22일, 전 장병의 휴가, 외출, 외박, 면회를 통제한 지 2달 만이다. 군 당국이 지금 시점에 통제를 완화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고강도 통제로 인해 장병 스트레스 극심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고강도 통제로 인해 장병들의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현재 장병들은 체육활동 활성화, 삼겹살 데이, 영상통화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있지만, 2달간 지속한 장기간의 고강도 통제로 인해 신병, 초급간부 등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바깥 세계와 단절되면서 받는 스트레스로 인해 사고 우려와 부대 관리의 위험도도 높아진 상태라고 군 당국은 진단하고 있다. 실제 군 내부에선 최근 군 관련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것도, 2달간 이어진 통제에 따른 군 장병들의 스트레스와 연계해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안 그래도 통제된 공간인 군에서 장병들의 외출, 외박, 휴가까지 제한하니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이를 풀지 못해 사고가 터질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군 기강 문란 사건과 이번 외출 허용이 직접적 연관성이 있지는 않지만,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다고 판단한다"며 "장병 스트레스 높아지면 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군내 코로나19 확진자 관리 안정적

두 번째 이유로는 군내 코로나19 관리가 현재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군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9명인데, 지난달 22일 이후 더 이상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 않다. 39명 중에서도 37명이 완치됐고 2명만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25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최근까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주한미군과는 대조적이다.

군 당국은 정부 차원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보다 한 달 앞서 실시한 '선제적 장병 출타 통제' 등으로 단체생활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진자를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숫자의 증가 폭이 감소 추세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일주일간 코로나19 확진 환자 현황을 보면 증가 숫자가 한 자리까지 떨어진 걸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군 당국은 7일 이내 확진자가 없는 지역은 안전지역으로 지정해 병사들의 외출을 허용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오늘 기준으로 보면 전국 시·군·구 220여 곳 중 80%가 안전지역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장병들이 외출하더라도 충분히 코로나19 감염을 통제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방부는 "장병들이 외출 시간을 이용해 부대 인근의 민간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병사 외출에 따른 코로나19 예방 대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의 외출로 인해 코로나19가 다시 군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군 당국은 외출 전 장병들에게 코로나19 예방 준수사항을 철저히 교육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PC방과 노래방 등 장병 출입이 예상되는 시설에 대해서는 주기적 소독과 환기 등 생활방역이 준수되도록 사전에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장병들이 외출을 갔다 온 뒤에는 반드시 발열 검사를 하고, 유증상자는 군의관 진료를 통해 유전자 증폭 검사(PCR)를 하고 예방적 격리·관찰 조치 등 강화된 대책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진단역량을 강화하고 국군대전병원, 대구병원 병상의 약 30%를 군 확진자 병상으로 사용하는 등 병상확보도 미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든 군 병원에 '드라이브 스루' 검사 기법을 도입하고 사단급 이하 부대에서는 발열 환자에 대한 원격진료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군 당국은 병사 외출 시행 이후 군내·사회적 코로나19 감염 확산 추이를 고려해 휴가, 외박, 면회 통제 완화 등 추가 조치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사가 아닌 간부들에 대한 통제도 완화되는데, 공무원과 동일하게 생필품 구매, 병원진료 등 필요한 경우 지휘관 승인 없이도 외출할 수 있도록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다중밀집시설 이용은 계속 자제하도록 통제할 계획이다. 음주를 동반한 회식 금지 방침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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