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43% 찬성 ‘김종인 비대위’로 GO?…오늘 만난다

입력 2020.04.23 (07:00) 수정 2020.04.23 (22: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통합당, 김종인에 다시 SOS

결론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선거 이후 1주일간 갑론을박 끝에, 당 소속 현역의원 92명과 당선인 84명을 전수조사한 결과입니다.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어제(2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 '김종인 비대위' 결정, 혼란 가중?

그러나, 잡음은 오히려 커지는 형국입니다.

우선 낙선자가 대부분인 최고위원회에서 비대위 전환을 급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심 권한대행이 선거 패배 이틀 후인 지난 17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이미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한데다, 의원·당선자 전수조사에서 구체적으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겁니다.

5선에 성공한 정진석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집 비우고 떠나는 사람이 인테리어는 고치겠다고 우기는 형국"이라고 비유했습니다.

특히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자신을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시도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며 사실상 무제한 임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비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에 맞춰서 통합당도 9~10월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상대책위 임기는 전당대회 전까지로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4·15 총선에 불출마한 김영우 의원은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은 참으로 비민주적 발상이며 창피한 노릇"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당선자들이 빨리 모여 차기 지도부 구성을 논의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는데, 통합당은 물리적으로 5월 황금연휴가 지나야 당선자대회를 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만만찮은 현실…"왠만한 잡음 제어할 수 있어"

실제로 의원·당선인 전수조사에서 김종인 비대위 찬성 비율은 43%(62명)였는데,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응답도 31%(43명)로 적지 않았습니다.

총선 참패와 현역의원 물갈이로 과거보다 당내 계파가 옅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당 장악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5선 중진 정우택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경험상 현역 의원들이 통상 비상대책위 체제를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몇 개월 내로 '흔들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중진 당선인 역시 "외부 인사의 한계가 분명히 있고, 결론적으론 당 내부에서 스스로 수습을 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합당은 오는 28일 당 소속 현역의원과 시도지사·지방의회 의원·지역별 당원 등으로 구성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인준을 시도합니다.

만에 하나 '무제한 임기'를 전제로 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위 인준에 실패할 경우, 통합당의 내홍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이같은 당 안팎의 불만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만약 비대위원장을 한다면, 웬만한 잡음 같은 것은 제어를 할 수 있으니까 그까짓 거 내가 신경 쓸 필요없다"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 4년간 비대위만 세 차례…이번엔?

이렇듯 보수정당은 악재 이후 비상대책위 카드를 수시로 꺼내 들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2016년 이후 취임한 비대위원장들은 전권 행사를 약속했다가도 고질적인 계파 갈등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과 비박계 의원 집단탈당 직전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인명진 목사는 "비대위는 미래통합당의 고질병"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인 목사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렇게 말하며 "제가 비대위원장을 해 보니, 희생양을 데려다 자기들이 잘못한 것을 덮어씌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임시방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유일하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비대위는 역설적이게도 2011년 '박근혜 비대위'인데,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자체가 유력 대선주자였던 점,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원장이 공천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성공요인으로 거론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정도의 권한이나 세력이 없이는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뜻도 됩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비대위 체제가 성과를 낸 적은 거의 없었다"며, "김종인 전 위원장의 경우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문재인 대표'라는 방패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기반없이 당을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심재철 권한대행은 오늘(23일) 저녁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나 임기와 권한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여심야심] 43% 찬성 ‘김종인 비대위’로 GO?…오늘 만난다
    • 입력 2020-04-23 07:00:21
    • 수정2020-04-23 22:07:18
    여심야심
■ 통합당, 김종인에 다시 SOS 결론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선거 이후 1주일간 갑론을박 끝에, 당 소속 현역의원 92명과 당선인 84명을 전수조사한 결과입니다.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은 어제(2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 전환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 '김종인 비대위' 결정, 혼란 가중? 그러나, 잡음은 오히려 커지는 형국입니다. 우선 낙선자가 대부분인 최고위원회에서 비대위 전환을 급하게 밀어붙였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심 권한대행이 선거 패배 이틀 후인 지난 17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이미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한데다, 의원·당선자 전수조사에서 구체적으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겁니다. 5선에 성공한 정진석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집 비우고 떠나는 사람이 인테리어는 고치겠다고 우기는 형국"이라고 비유했습니다. 특히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자신을 '관리형'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시도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며 사실상 무제한 임기를 요구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비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에 맞춰서 통합당도 9~10월에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상대책위 임기는 전당대회 전까지로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4·15 총선에 불출마한 김영우 의원은 "전권을 갖는 비대위원장은 참으로 비민주적 발상이며 창피한 노릇"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당선자들이 빨리 모여 차기 지도부 구성을 논의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는데, 통합당은 물리적으로 5월 황금연휴가 지나야 당선자대회를 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 만만찮은 현실…"왠만한 잡음 제어할 수 있어" 실제로 의원·당선인 전수조사에서 김종인 비대위 찬성 비율은 43%(62명)였는데,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응답도 31%(43명)로 적지 않았습니다. 총선 참패와 현역의원 물갈이로 과거보다 당내 계파가 옅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당 장악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5선 중진 정우택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경험상 현역 의원들이 통상 비상대책위 체제를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몇 개월 내로 '흔들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중진 당선인 역시 "외부 인사의 한계가 분명히 있고, 결론적으론 당 내부에서 스스로 수습을 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합당은 오는 28일 당 소속 현역의원과 시도지사·지방의회 의원·지역별 당원 등으로 구성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인준을 시도합니다. 만에 하나 '무제한 임기'를 전제로 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위 인준에 실패할 경우, 통합당의 내홍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이같은 당 안팎의 불만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만약 비대위원장을 한다면, 웬만한 잡음 같은 것은 제어를 할 수 있으니까 그까짓 거 내가 신경 쓸 필요없다"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 4년간 비대위만 세 차례…이번엔? 이렇듯 보수정당은 악재 이후 비상대책위 카드를 수시로 꺼내 들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특히 2016년 이후 취임한 비대위원장들은 전권 행사를 약속했다가도 고질적인 계파 갈등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습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과 비박계 의원 집단탈당 직전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한 인명진 목사는 "비대위는 미래통합당의 고질병"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인 목사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렇게 말하며 "제가 비대위원장을 해 보니, 희생양을 데려다 자기들이 잘못한 것을 덮어씌워 위기를 모면하려는 임시방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유일하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비대위는 역설적이게도 2011년 '박근혜 비대위'인데,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 자체가 유력 대선주자였던 점,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원장이 공천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성공요인으로 거론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정도의 권한이나 세력이 없이는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뜻도 됩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비대위 체제가 성과를 낸 적은 거의 없었다"며, "김종인 전 위원장의 경우 2016년 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문재인 대표'라는 방패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기반없이 당을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런 가운데 심재철 권한대행은 오늘(23일) 저녁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나 임기와 권한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