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코로나19로 늘어난 재활용쓰레기들…쓰레기 대란?

입력 2020.04.23 (08:24) 수정 2020.04.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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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코로나 19로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 등 비대면 소비가 늘고 있죠.

더불어 재활용 쓰레기도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해외 수출이 막히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재활용 쓰레기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리되지 못한 재활용 쓰레기들이 곳곳에서 넘쳐나는데요.

일각에선, 코로나 사태가 가고 나면 쓰레기 대란이 온다는 얘기도 나올 정돕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쏟아지고 있는 재활용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재활용업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송파자원순환공원.

송파구 내에서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가 모이는 곳인데요.

주로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에서 배출한 쓰레기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모인 쓰레기들, 원래는 건물 내에서 모두 처리가 가능했는데 최근엔 건물 밖까지 쌓아놔야 할 정도로 양이 부쩍 늘었습니다.

[재활용업체 직원 : "자고 나면 또 길이 막혀 있고. 길 터놓고 가면 아침에 나오면 또 막혀 있어요."]

이곳에서 하루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 쓰레기양은 70톤.

하지만 최근 86톤까지 양이 늘다 보니 직원들은 매일 초과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종진/송파구청 재활용사업팀장 : "선별업체에서 일일 2시간씩 특별근무를 하고 있고 매월 1회 일요일 날 나와서 특별근무를 또 실시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처럼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쓰레기가."]

재활용 쓰레기 양이 늘어난 이유, 바로 코로나 사태 이후 택배와 음식 배달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종진/송파구청 재활용사업팀장 : "최근 저희가 파악해 본바 혼합 재활용 쓰레기의 60% 이상이 폐지, 또는 폐비닐, 폐페트병, 또 폐스티로폼이 많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작업할 양이 늘어난 것보다 더 힘든 건 제대로 분리수거가 안 된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입니다.

[재활용업체 직원 : "박스가 너무 많고 쓰레기 같은 것도 이건 재활용이 아니에요, 완전 쓰레기지. 음식물 쓰레기 그런 게 막 썩은 게 막 올라와요. 하물며 사람 변도 올라와요."]

라벨이 붙어있는 스티로폼은 물론 여전히 음식물이 남아있는 일회용 용기 등 제대로 분리배출 되지 않은 것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이종진/송파구청 재활용사업팀장 : "음식물을 남겨둔 채. 씻지 않고 그냥 배출하는 바람에 그 음식물이 흘러서 재활용 혼합 쓰레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음식물 용기와 재활용의 기본은 내용물을 잘 버리고 그다음에 잘 씻은 후에 건조해서 배출해주시면 100% 재활용이 됩니다."]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한 재활용업체.

서울과 경기 고양시의 백여 개 아파트 단지들과 수거 계약을 맺은 곳입니다.

이곳 역시 코로나 사태 이후 늘어난 쓰레기양에 고민이 깊은데요.

코로나 19로 해외 수출은 막혔고 국제 유가 하락으로 해외 공장 가동까지 멈추면서 수요가 현격히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용기/재활용업체 대표 : "실어 가도 어디에다가 팔 수가 없으니까. 사는 데가 없고. 적자 보는 것도 그냥 뭐 조금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한 달에 (계산)해보니까 2천 5백만 원 정도 적자를 보더라고. 한 달에…."]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상황.

폐지 가격만 해도 역대 최저가로 급락했습니다.

[이용기/재활용업체 대표 : "폐지 같은 경우는 코로나 이전부터 많이 내려갔어요. 코로나가 생기면서 생산도 안 하고 하다 보니까 (더 내려갔죠.) 지금 80원 하던 게 50원으로 내려갔으니까…."]

팔 곳은 없어졌는데, 1년 짜리 계약을 맺은 탓에 재활용품 매입 비용을 고스란히 지불할 수밖에 없는데요.

인건비까지 따져보면, 수거 자체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이용기/재활용업체 대표 : "무상으로 실어 갈 사람 있으면 실어 가 달라. 아파트는 내가 적자보고 돈을 주겠다, 그렇게까지 가서 구청에 가서 (부탁)해본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런 얘길 했느냐면 싣고 와봐야 인건비도 안 되니까 차라리 아파트에 주는 비용을 내가 주고 그걸 다른 사람이 실어 가면 인건비는 줄이기 때문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활용업체와 아파트 간 분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1027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

아파트입주민협의회는 최근 재활용업체로부터 가구당 1000원에 맺었던 재활용품 매입 단가를 100원으로 낮추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재활용품 가격이 떨어진 걸 반영해달라는 요구였는데요.

[해당 재활용업체/음성변조 : "인하를 계속 하자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수출이 나갈 때 정도, 경기가 좀 풀릴 때 정도(까지)를 해달라고 지금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입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현옥/세종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회장 : "그렇게 금액을 조정한 가장 주된 원인, 즉 (관련) 자료가 전혀 우리에게 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이렇게 통보식으로 보내온 공문은 무효라고 저희가 이제 주장을 하게 된…."]

전문가들은 재활용 산업의 위기가 계속되면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수거와 선별 단계에서는 공공 관리 체계를 강화해서 시장 침체가 오더라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지지 기반들을 확보해야 하고요. 재활용 시장의 경우에는 재생 원료의 품질을 높여 수요처를 다변화시켜서 재활용 시장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여기에, 보다 친환경적인 소비 행태와 성숙한 재사용 문화를 위한 노력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고요. 동시에 이제 소비자들의 위생에 대한 기준도 충족시켜줘야 되기 때문에 위생적인 재사용 문화를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정부와 소비자 모두 같이 힘을 합쳐서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또 다른 문제, 재활용 쓰레기.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끝낸 우리가 이번엔 쓰레기와의 싸움을 시작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고민이 필요하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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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코로나19로 늘어난 재활용쓰레기들…쓰레기 대란?
    • 입력 2020-04-23 08:29:04
    • 수정2020-04-23 08: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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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코로나 19로 온라인 쇼핑과 음식 배달 등 비대면 소비가 늘고 있죠.

더불어 재활용 쓰레기도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해외 수출이 막히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재활용 쓰레기 수요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리되지 못한 재활용 쓰레기들이 곳곳에서 넘쳐나는데요.

일각에선, 코로나 사태가 가고 나면 쓰레기 대란이 온다는 얘기도 나올 정돕니다.

오늘 뉴스따라잡기는 쏟아지고 있는 재활용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재활용업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 송파자원순환공원.

송파구 내에서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가 모이는 곳인데요.

주로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에서 배출한 쓰레기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모인 쓰레기들, 원래는 건물 내에서 모두 처리가 가능했는데 최근엔 건물 밖까지 쌓아놔야 할 정도로 양이 부쩍 늘었습니다.

[재활용업체 직원 : "자고 나면 또 길이 막혀 있고. 길 터놓고 가면 아침에 나오면 또 막혀 있어요."]

이곳에서 하루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 쓰레기양은 70톤.

하지만 최근 86톤까지 양이 늘다 보니 직원들은 매일 초과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종진/송파구청 재활용사업팀장 : "선별업체에서 일일 2시간씩 특별근무를 하고 있고 매월 1회 일요일 날 나와서 특별근무를 또 실시하고 있습니다만 지금처럼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쓰레기가."]

재활용 쓰레기 양이 늘어난 이유, 바로 코로나 사태 이후 택배와 음식 배달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종진/송파구청 재활용사업팀장 : "최근 저희가 파악해 본바 혼합 재활용 쓰레기의 60% 이상이 폐지, 또는 폐비닐, 폐페트병, 또 폐스티로폼이 많이 배출되고 있습니다."]

작업할 양이 늘어난 것보다 더 힘든 건 제대로 분리수거가 안 된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입니다.

[재활용업체 직원 : "박스가 너무 많고 쓰레기 같은 것도 이건 재활용이 아니에요, 완전 쓰레기지. 음식물 쓰레기 그런 게 막 썩은 게 막 올라와요. 하물며 사람 변도 올라와요."]

라벨이 붙어있는 스티로폼은 물론 여전히 음식물이 남아있는 일회용 용기 등 제대로 분리배출 되지 않은 것들이 적지 않았는데요.

[이종진/송파구청 재활용사업팀장 : "음식물을 남겨둔 채. 씻지 않고 그냥 배출하는 바람에 그 음식물이 흘러서 재활용 혼합 쓰레기를 망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음식물 용기와 재활용의 기본은 내용물을 잘 버리고 그다음에 잘 씻은 후에 건조해서 배출해주시면 100% 재활용이 됩니다."]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한 재활용업체.

서울과 경기 고양시의 백여 개 아파트 단지들과 수거 계약을 맺은 곳입니다.

이곳 역시 코로나 사태 이후 늘어난 쓰레기양에 고민이 깊은데요.

코로나 19로 해외 수출은 막혔고 국제 유가 하락으로 해외 공장 가동까지 멈추면서 수요가 현격히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용기/재활용업체 대표 : "실어 가도 어디에다가 팔 수가 없으니까. 사는 데가 없고. 적자 보는 것도 그냥 뭐 조금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한 달에 (계산)해보니까 2천 5백만 원 정도 적자를 보더라고. 한 달에…."]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상황.

폐지 가격만 해도 역대 최저가로 급락했습니다.

[이용기/재활용업체 대표 : "폐지 같은 경우는 코로나 이전부터 많이 내려갔어요. 코로나가 생기면서 생산도 안 하고 하다 보니까 (더 내려갔죠.) 지금 80원 하던 게 50원으로 내려갔으니까…."]

팔 곳은 없어졌는데, 1년 짜리 계약을 맺은 탓에 재활용품 매입 비용을 고스란히 지불할 수밖에 없는데요.

인건비까지 따져보면, 수거 자체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이용기/재활용업체 대표 : "무상으로 실어 갈 사람 있으면 실어 가 달라. 아파트는 내가 적자보고 돈을 주겠다, 그렇게까지 가서 구청에 가서 (부탁)해본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런 얘길 했느냐면 싣고 와봐야 인건비도 안 되니까 차라리 아파트에 주는 비용을 내가 주고 그걸 다른 사람이 실어 가면 인건비는 줄이기 때문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활용업체와 아파트 간 분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1027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

아파트입주민협의회는 최근 재활용업체로부터 가구당 1000원에 맺었던 재활용품 매입 단가를 100원으로 낮추겠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재활용품 가격이 떨어진 걸 반영해달라는 요구였는데요.

[해당 재활용업체/음성변조 : "인하를 계속 하자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수출이 나갈 때 정도, 경기가 좀 풀릴 때 정도(까지)를 해달라고 지금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입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현옥/세종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회장 : "그렇게 금액을 조정한 가장 주된 원인, 즉 (관련) 자료가 전혀 우리에게 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이렇게 통보식으로 보내온 공문은 무효라고 저희가 이제 주장을 하게 된…."]

전문가들은 재활용 산업의 위기가 계속되면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데요.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수거와 선별 단계에서는 공공 관리 체계를 강화해서 시장 침체가 오더라도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지지 기반들을 확보해야 하고요. 재활용 시장의 경우에는 재생 원료의 품질을 높여 수요처를 다변화시켜서 재활용 시장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여기에, 보다 친환경적인 소비 행태와 성숙한 재사용 문화를 위한 노력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고요. 동시에 이제 소비자들의 위생에 대한 기준도 충족시켜줘야 되기 때문에 위생적인 재사용 문화를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정부와 소비자 모두 같이 힘을 합쳐서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또 다른 문제, 재활용 쓰레기.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끝낸 우리가 이번엔 쓰레기와의 싸움을 시작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고민이 필요하진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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