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4.27 판문점선언 2년…협력 방안은?

입력 2020.04.25 (08:07) 수정 2020.04.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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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어느덧 2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당시 남북 정상이 서명한 판문점선언, 결실을 맺은 게 사실상 하나도 없습니다.

최근 들어 정부가 남북 철도 건설과 전염병 방역 공조 등으로 북한과의 협력에 재시동을 걸고 있는데요.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선 4.27 남북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현주소와 향후 협력 방안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며칠 앞둔 지난 23일. 통일부는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 사업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전격 인정했다.

[김연철/통일부 장관 :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지난 2000년부터 남북 간 장관급 회담과 실무협의회 차원에서 수차례에 걸쳐 합의된 사안으로 조속히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남북협력사업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가능하다.

2018년 12월 착공식 이후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던 남북 철도건설 사업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지난 20일 열린 민주평통 특별대담에선 특사 파견, 정상회담 추진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평양병원 건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등 보건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 "모든 것이 지금 얽혀져 있는데 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결국 9.19 공동선언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을 하고 거기에서 핵문제부터 시작해서 보건협력, 경제협력 등 모든 걸 협의하고 그걸 계기로 국제 제재를 풀어나가는 것..."]

남북 두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을 채택한지 2년.

교착상태인 빠진 남북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 서있는 문재인 대통령. 환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오는 김정은 위원장.

2018년 4월 27일, 남북 두 정상은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았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런 자리에 나와서 맞이해주신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 아주 용단이었습니다.)"]

판문점 내 도보다리까지 함께 걸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남북 정상.

마침내 완전한 비핵화 합의가 담긴 4.27 판문점선언을 도출해냈다.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목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방금 오늘 회담에서 합의된 의제들과 그 구체적 조치들을 반영한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을 채택하고 서명하였습니다."]

판문점선언의 이행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셋! 둘! 하나! 발파!"]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를 국제사회에 공개하며 비핵화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명했고, 우리정부도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물밑 공조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4.27 판문점선언 두 달여 만인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지난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을 하게 됩니다."]

북미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남북관계도 탄탄대로를 달렸다.

판문점선언 채택 140일 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연 것이다.

[조명균/당시 통일부 장관 : "남과 북은 대화와 협력의 힘으로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남북 교류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리선권/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또 눈길도 정답게 오가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이렇게 사람들이 붐비고 오가고 하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이어 평양 공동선언, 9.19 남북군사 합의가 잇따라 이뤄지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도 완화됐다.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모든 화기를 철수시켰고, 경비 병력의 총기 휴대도 하지 않기로 했다.

비무장지대 남북 GP 일부도 폭파되면서 감시초소 건물이 사라지고, 오솔길이 생기기도 했다.

["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바라는 바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남북이 군사적인 대결구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최소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9.19 군사합의가 결국 한반도에서의 군사력 긴장수위를 완전히 떨어트리고 그 과정에서 남북관계에 있어서 많은 군사적인 부분에서의 안정성을 가져왔다."]

그러나 순항할 것 같던 남북관계는 2019년 2월, 역풍을 맞게 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이다.

[리용호/당시 북한 외무상 :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김 위원장은 많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고, 저희는 더 많은 것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에도 불참하며 판문점선언이 위기를 맞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선중앙TV/2019년 4월 : "도래하던 화해와 단합, 평화의 봄기운은 다시 대결과 전쟁의 찬서리를 맞을 엄중한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북한 당국은 판문점선언을 고수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라지만 결국 미국의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가 걸림돌이라는 주장을 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미관계를 자동차 앞바퀴라고 한다면 남북관계는 뒷바퀴라고 봐야 되고 결국 앞바퀴가 굴러가지 않으면서 뒷바퀴도 멈추는 그런 상황이 발생을 했고 그것이 지속되면서 남북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까지 가는 그런 사태가 발생을 했다고 봐야 됩니다."]

[조선중앙TV/2019년 5월 : "천둥 같은 폭음이 터지고 번개 같은 섬광 속에 시뻘건 불줄기들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파장은 시간이 갈수록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했다.

북한은 2019년 5월을 시작으로 각종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며 무력 도발을 이어갔고,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 수위도 높여갔다.

지난해 8월 실시됐던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발표 하루 만에 내놓은 담화문에는 ‘망발, 삶은 소대가리’와 같은 원색적 표현까지 동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러한 도발과 비난이 답보상태에 빠진 북미협상을 우리 정부를 통해 풀려는 의도일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어찌 보면 대남압박 제재가 다른 식으로 보면 좀 더 문재인 정부 우리 정부가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전환을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달라는 그런 압박의 메시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떻든 간에 19년도에는 적어도 18년도에는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견인했지만 19년도에는 북미관계가 남북관계를 전혀 견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은 고조됐다 남북 북미 모두 정체됐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고..."]

올해 초,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는 남북관계에 또 다른 국면을 가져왔다.

[이상민/당시 통일부 대변인/지난 1월 : "남과 북은 연락대표 협의를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남북 공동연락 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남과 북 모두 코로나19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남북 교류와 접촉도 일정 기간 중단 위기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위기가 납북 협력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3·1절 101주년 기념사 :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랍니다.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 질 것입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3.1운동 101주년 기념사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남북 공동 대응 협력을 공개 제안했는데 김정은 위원장 역시 친서를 통해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윤도한/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경색된 남북관계와는 별개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인간적인 관계의 끈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전문가들은 방역 공조를 국제적 문제로 접근해 적극적인 남북 협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코로나19 문제는 남북 간의 양자 또는 지역 문제를 뛰어넘어서 국제적인 세계적인 문제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인식 하에서 우선적으로 남북 간에 이런 보건의료 코로나와 관련된 방역 보건의료 이런 부분에 대해서 협력을 한다 하면 점차적으로 정치 군사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여기에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여당에 힘이 실려 남북관계 개선에도 훈풍이 불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남북관계에 있어서 북측과 협력에 있어서는 북측에 뭔가 우리가 줄 수 있는 선물 보따리들도 만들어야 되고 북측이 나올 수 있는 여건들도 만들어야 되는데 그것은 슈퍼여당 180석 여당이 많은 부분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북측도 남측에 대한 기대를 좀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 철도 연결 사업 재개나 코로나19 방역 등을 내세워 지지부진했던 남북 협력에 재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4,27 판문점선언 3년차에 접어들면서 경색된 남북관계에 과연 돌파구가 마련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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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4.27 판문점선언 2년…협력 방안은?
    • 입력 2020-04-25 08:36:54
    • 수정2020-04-25 08:57:33
    남북의 창
[앵커]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 어느덧 2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당시 남북 정상이 서명한 판문점선언, 결실을 맺은 게 사실상 하나도 없습니다.

최근 들어 정부가 남북 철도 건설과 전염병 방역 공조 등으로 북한과의 협력에 재시동을 걸고 있는데요.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선 4.27 남북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현주소와 향후 협력 방안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며칠 앞둔 지난 23일. 통일부는 동해북부선 강릉-제진 구간 철도건설 사업을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전격 인정했다.

[김연철/통일부 장관 :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지난 2000년부터 남북 간 장관급 회담과 실무협의회 차원에서 수차례에 걸쳐 합의된 사안으로 조속히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남북협력사업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가능하다.

2018년 12월 착공식 이후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던 남북 철도건설 사업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지난 20일 열린 민주평통 특별대담에선 특사 파견, 정상회담 추진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평양병원 건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등 보건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 "모든 것이 지금 얽혀져 있는데 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결국 9.19 공동선언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을 하고 거기에서 핵문제부터 시작해서 보건협력, 경제협력 등 모든 걸 협의하고 그걸 계기로 국제 제재를 풀어나가는 것..."]

남북 두 정상이 4.27 판문점선언을 채택한지 2년.

교착상태인 빠진 남북관계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 서있는 문재인 대통령. 환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오는 김정은 위원장.

2018년 4월 27일, 남북 두 정상은 판문점에서 손을 맞잡았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런 자리에 나와서 맞이해주신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 아주 용단이었습니다.)"]

판문점 내 도보다리까지 함께 걸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남북 정상.

마침내 완전한 비핵화 합의가 담긴 4.27 판문점선언을 도출해냈다.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목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저와 문재인 대통령은 방금 오늘 회담에서 합의된 의제들과 그 구체적 조치들을 반영한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을 채택하고 서명하였습니다."]

판문점선언의 이행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셋! 둘! 하나! 발파!"]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를 국제사회에 공개하며 비핵화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명했고, 우리정부도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물밑 공조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4.27 판문점선언 두 달여 만인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지난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을 하게 됩니다."]

북미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남북관계도 탄탄대로를 달렸다.

판문점선언 채택 140일 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연 것이다.

[조명균/당시 통일부 장관 : "남과 북은 대화와 협력의 힘으로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남북 교류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리선권/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또 눈길도 정답게 오가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이렇게 사람들이 붐비고 오가고 하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이어 평양 공동선언, 9.19 남북군사 합의가 잇따라 이뤄지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도 완화됐다.

남북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내 모든 화기를 철수시켰고, 경비 병력의 총기 휴대도 하지 않기로 했다.

비무장지대 남북 GP 일부도 폭파되면서 감시초소 건물이 사라지고, 오솔길이 생기기도 했다.

["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 통로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바라는 바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남북이 군사적인 대결구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최소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9.19 군사합의가 결국 한반도에서의 군사력 긴장수위를 완전히 떨어트리고 그 과정에서 남북관계에 있어서 많은 군사적인 부분에서의 안정성을 가져왔다."]

그러나 순항할 것 같던 남북관계는 2019년 2월, 역풍을 맞게 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이다.

[리용호/당시 북한 외무상 : "미국이 우리의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김 위원장은 많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고, 저희는 더 많은 것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에도 불참하며 판문점선언이 위기를 맞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조선중앙TV/2019년 4월 : "도래하던 화해와 단합, 평화의 봄기운은 다시 대결과 전쟁의 찬서리를 맞을 엄중한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북한 당국은 판문점선언을 고수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라지만 결국 미국의 일방적인 비핵화 요구가 걸림돌이라는 주장을 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미관계를 자동차 앞바퀴라고 한다면 남북관계는 뒷바퀴라고 봐야 되고 결국 앞바퀴가 굴러가지 않으면서 뒷바퀴도 멈추는 그런 상황이 발생을 했고 그것이 지속되면서 남북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까지 가는 그런 사태가 발생을 했다고 봐야 됩니다."]

[조선중앙TV/2019년 5월 : "천둥 같은 폭음이 터지고 번개 같은 섬광 속에 시뻘건 불줄기들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파장은 시간이 갈수록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했다.

북한은 2019년 5월을 시작으로 각종 발사체를 시험 발사하며 무력 도발을 이어갔고,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 수위도 높여갔다.

지난해 8월 실시됐던 한미연합훈련을 두고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발표 하루 만에 내놓은 담화문에는 ‘망발, 삶은 소대가리’와 같은 원색적 표현까지 동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러한 도발과 비난이 답보상태에 빠진 북미협상을 우리 정부를 통해 풀려는 의도일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어찌 보면 대남압박 제재가 다른 식으로 보면 좀 더 문재인 정부 우리 정부가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전환을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해달라는 그런 압박의 메시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떻든 간에 19년도에는 적어도 18년도에는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견인했지만 19년도에는 북미관계가 남북관계를 전혀 견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은 고조됐다 남북 북미 모두 정체됐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고..."]

올해 초,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사태는 남북관계에 또 다른 국면을 가져왔다.

[이상민/당시 통일부 대변인/지난 1월 : "남과 북은 연락대표 협의를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남북 공동연락 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였습니다."]

남과 북 모두 코로나19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남북 교류와 접촉도 일정 기간 중단 위기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위기가 납북 협력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3·1절 101주년 기념사 : "북한과도 보건 분야의 공동협력을 바랍니다.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 질 것입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3.1운동 101주년 기념사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남북 공동 대응 협력을 공개 제안했는데 김정은 위원장 역시 친서를 통해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윤도한/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습니다."]

경색된 남북관계와는 별개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인간적인 관계의 끈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전문가들은 방역 공조를 국제적 문제로 접근해 적극적인 남북 협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코로나19 문제는 남북 간의 양자 또는 지역 문제를 뛰어넘어서 국제적인 세계적인 문제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인식 하에서 우선적으로 남북 간에 이런 보건의료 코로나와 관련된 방역 보건의료 이런 부분에 대해서 협력을 한다 하면 점차적으로 정치 군사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여기에 이번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여당에 힘이 실려 남북관계 개선에도 훈풍이 불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남북관계에 있어서 북측과 협력에 있어서는 북측에 뭔가 우리가 줄 수 있는 선물 보따리들도 만들어야 되고 북측이 나올 수 있는 여건들도 만들어야 되는데 그것은 슈퍼여당 180석 여당이 많은 부분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북측도 남측에 대한 기대를 좀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정부는 남북 철도 연결 사업 재개나 코로나19 방역 등을 내세워 지지부진했던 남북 협력에 재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4,27 판문점선언 3년차에 접어들면서 경색된 남북관계에 과연 돌파구가 마련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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