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코로나19 딛고 “진로체험 해봐요”

입력 2020.04.25 (08:19) 수정 2020.04.2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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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여파로 특히 학부모님들, 더 힘드실 겁니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신경 쓸 일이 더 늘어났을 텐데요.

탈북민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는데요.

말이 서툴고 환경도 낯설어 어려움이 더 많다고 합니다.

이런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탈북민 학교에서 체험 중심의 직업 교육이 진행됐다는데요.

강사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된 교육 덕분에 탈북민 학생들도 잠시나마 웃음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채유나 리포터와 함게 가 보시죠.

[리포트]

충남 천안에 있는 탈북민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텅빈 교실에는 교사 한 명만 나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현이 안녕. 유정이 안녕. 예은이 마스크 꼈네. 감기니."]

컴퓨터 모니터로학생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수업을 이어 갑니다.

["시선 이런 게 뭐라고? (비언어적 표현) 비언어적인 표현이다. 적어 놓으면 좋겠는데. 적었니?"]

한 교실에 모여서소통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다보니 학생들은 아무래도 답답합니다.

[김지은/고3/탈북청소년 : "좀 힘들어요. 학교에서 공부하는 거 더 재밌고 신나요. 여기선 살짝 공부할 분위기가 안나요."]

[박유정/고3/탈북청소년 : "(학교에선) 분위기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데 여기 집에선 그런 게 아무래도 없다 보니까 학교에 있는 것보다 못한 것 같아요."]

탈북민 학생들이라 일반 학생들 보다 조금 더 불편하지 않을까 선생님의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변정훈/교사 : "아무래도 기초학력이 많이 떨어지고 한국까지 오는 과정에서 교육 공백이 많았기 때문에 출발선 자체가 남한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보다는 뒤처져 있다는 게 조금 어려움인 거 같아요."]

상당수의 탈북민 학생들은 정규 학교 교육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탈북과정을 거치면서 오랜 기간 학교생활과 분리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인데요.

취업교육 등 졸업 이후에 대한 준비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자칫 뒤쳐질까 특별한 강사들이 학교를 찾았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활동해 보면서 진로를 찾는데 돕기 위해 재능 기부에 나선 겁니다.

[승영걸/교육업체 공동 대표 : "실제로 현업에 있는 직업인들이 학교로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고 그 직업에선 실제 어떤 일을 하는지 간단하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수업입니다."]

첫 번째 시간은 마술사 체험.

[유원석/마술사 : "여기 빨간 색깔이에요. 후 불면 그대로 손수건이 되고요. 하나 더 보고 싶어요. 한 번 더 보여드릴게요. 그대로! (와!) 감사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학생이 참가하지 못하고 마스크도 써야 했지만 분위기는 금새 밝아집니다.

["잘 잡아 통과할 거예요. 그대로! 잘 보셔야 하는데! 긴장되는데... (오우!) 고생해 준 유진이한테 큰 박수를 부탁드릴게요."]

다음은 뮤지컬 배우 차례입니다.

[조현지/뮤지컬 배우 : "(뮤지컬이란) 때로는 춤으로 때로는 노래로 나의 감정을 무대 위에서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는 직업. 그게 바로 뮤지컬입니다."]

강사를 따라 대형을 이뤄 직접 춤과 노래를 배워봅니다. 현직 마술사, 뮤지컬 배우인 강사들은 체험이 끝나면 자신의 직업이 갖고 있는 장담점도 진솔하게 일러줍니다.

[유원석/마술사 : "일단 재밌습니다. 저는 무대에서 마술하고 보여주는 게 제가 너무 즐거워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너무 재밌고요. 전국 방방곡곡을 갈 수 있습니다."]

[조현지/뮤지컬 배우 : "우리는 공연이 끝나면 쉽니다. 공연 끝나면 백수에요. 그래서 고정적인 수입이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배우들은 공연 두 개를 겹쳐서 하거나 연달아서 하거나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현역 ‘유튜버’가 등장했습니다.

앞서 배운 마술과 뮤지컬을 학생들과 함께 영상으로 직접 만들어 봅니다.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은남측에서 학력을 인정받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로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 많기 때문에 수업에 더 많은 흥미를 느꼈다는데요.

[최은지/중3/탈북청소년 : "재밌었고 많은 걸 경험하게 되고 알아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유튜브랑 그냥 보기만 했지, 어떻게 작성하는지 몰랐거든요. 근데 이렇게 하는 법도 배우고 배우니까 좋은 것 같아요."]

[김유나/중3/탈북청소년 : "(이런 수업을) 처음 들었는데 사실 뭔가 하고 싶고 뭔가 내가 잘해야겠다는 이런 생각 들어요. 내 꿈을 꼭 이뤄야겠다는 이런 자신감이 들고 그런 감이 들어요."]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해서 가르친다면 그만한 취업 교육이 없겠죠.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조금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평소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영어캠프와 공예 등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당수 졸업생들도 잘 자리잡아가고 있다는데요.

[이영주/드림 학교/교감 : "간호사로 또 미용학과 졸업하고 미용사로 사회복지학과 졸업하고 상담사로 이렇게 골고루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북민 학생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더해 충분치 않은 재원 등으로 직업 교육이 쉽지 만은 않습니다.

재능기부 같은 주위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이영주/드림 학교/교감 : "들어오려고 하는 아이들은 많고 그래서 공간이 점점 더 필요하고요 24시간 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식사라든가 들어가는 비용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최소한의 것을 복지라든가 뭐든 차원에서 지원해주고 싶은데 그런 부분들이 안 돼서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참된 인재로 거듭나려면 관심과 배려가 절실합니다.

통일 시대 소중한 미래가 될 탈북민 청소년들의 꿈이 활짝 피어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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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코로나19 딛고 “진로체험 해봐요”
    • 입력 2020-04-25 08:41:28
    • 수정2020-04-25 08: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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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여파로 특히 학부모님들, 더 힘드실 겁니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신경 쓸 일이 더 늘어났을 텐데요.

탈북민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는데요.

말이 서툴고 환경도 낯설어 어려움이 더 많다고 합니다.

이런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탈북민 학교에서 체험 중심의 직업 교육이 진행됐다는데요.

강사들의 재능기부로 진행된 교육 덕분에 탈북민 학생들도 잠시나마 웃음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채유나 리포터와 함게 가 보시죠.

[리포트]

충남 천안에 있는 탈북민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텅빈 교실에는 교사 한 명만 나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현이 안녕. 유정이 안녕. 예은이 마스크 꼈네. 감기니."]

컴퓨터 모니터로학생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수업을 이어 갑니다.

["시선 이런 게 뭐라고? (비언어적 표현) 비언어적인 표현이다. 적어 놓으면 좋겠는데. 적었니?"]

한 교실에 모여서소통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하다보니 학생들은 아무래도 답답합니다.

[김지은/고3/탈북청소년 : "좀 힘들어요. 학교에서 공부하는 거 더 재밌고 신나요. 여기선 살짝 공부할 분위기가 안나요."]

[박유정/고3/탈북청소년 : "(학교에선) 분위기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데 여기 집에선 그런 게 아무래도 없다 보니까 학교에 있는 것보다 못한 것 같아요."]

탈북민 학생들이라 일반 학생들 보다 조금 더 불편하지 않을까 선생님의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변정훈/교사 : "아무래도 기초학력이 많이 떨어지고 한국까지 오는 과정에서 교육 공백이 많았기 때문에 출발선 자체가 남한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보다는 뒤처져 있다는 게 조금 어려움인 거 같아요."]

상당수의 탈북민 학생들은 정규 학교 교육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탈북과정을 거치면서 오랜 기간 학교생활과 분리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인데요.

취업교육 등 졸업 이후에 대한 준비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자칫 뒤쳐질까 특별한 강사들이 학교를 찾았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활동해 보면서 진로를 찾는데 돕기 위해 재능 기부에 나선 겁니다.

[승영걸/교육업체 공동 대표 : "실제로 현업에 있는 직업인들이 학교로 찾아가서 어떻게 하면 그 직업을 가질 수 있고 그 직업에선 실제 어떤 일을 하는지 간단하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수업입니다."]

첫 번째 시간은 마술사 체험.

[유원석/마술사 : "여기 빨간 색깔이에요. 후 불면 그대로 손수건이 되고요. 하나 더 보고 싶어요. 한 번 더 보여드릴게요. 그대로! (와!) 감사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학생이 참가하지 못하고 마스크도 써야 했지만 분위기는 금새 밝아집니다.

["잘 잡아 통과할 거예요. 그대로! 잘 보셔야 하는데! 긴장되는데... (오우!) 고생해 준 유진이한테 큰 박수를 부탁드릴게요."]

다음은 뮤지컬 배우 차례입니다.

[조현지/뮤지컬 배우 : "(뮤지컬이란) 때로는 춤으로 때로는 노래로 나의 감정을 무대 위에서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는 직업. 그게 바로 뮤지컬입니다."]

강사를 따라 대형을 이뤄 직접 춤과 노래를 배워봅니다. 현직 마술사, 뮤지컬 배우인 강사들은 체험이 끝나면 자신의 직업이 갖고 있는 장담점도 진솔하게 일러줍니다.

[유원석/마술사 : "일단 재밌습니다. 저는 무대에서 마술하고 보여주는 게 제가 너무 즐거워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너무 재밌고요. 전국 방방곡곡을 갈 수 있습니다."]

[조현지/뮤지컬 배우 : "우리는 공연이 끝나면 쉽니다. 공연 끝나면 백수에요. 그래서 고정적인 수입이 없습니다. 그래서 보통 배우들은 공연 두 개를 겹쳐서 하거나 연달아서 하거나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현역 ‘유튜버’가 등장했습니다.

앞서 배운 마술과 뮤지컬을 학생들과 함께 영상으로 직접 만들어 봅니다.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은남측에서 학력을 인정받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로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 많기 때문에 수업에 더 많은 흥미를 느꼈다는데요.

[최은지/중3/탈북청소년 : "재밌었고 많은 걸 경험하게 되고 알아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유튜브랑 그냥 보기만 했지, 어떻게 작성하는지 몰랐거든요. 근데 이렇게 하는 법도 배우고 배우니까 좋은 것 같아요."]

[김유나/중3/탈북청소년 : "(이런 수업을) 처음 들었는데 사실 뭔가 하고 싶고 뭔가 내가 잘해야겠다는 이런 생각 들어요. 내 꿈을 꼭 이뤄야겠다는 이런 자신감이 들고 그런 감이 들어요."]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해서 가르친다면 그만한 취업 교육이 없겠죠.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조금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평소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영어캠프와 공예 등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당수 졸업생들도 잘 자리잡아가고 있다는데요.

[이영주/드림 학교/교감 : "간호사로 또 미용학과 졸업하고 미용사로 사회복지학과 졸업하고 상담사로 이렇게 골고루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북민 학생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더해 충분치 않은 재원 등으로 직업 교육이 쉽지 만은 않습니다.

재능기부 같은 주위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이영주/드림 학교/교감 : "들어오려고 하는 아이들은 많고 그래서 공간이 점점 더 필요하고요 24시간 같이 생활하다 보니까 식사라든가 들어가는 비용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최소한의 것을 복지라든가 뭐든 차원에서 지원해주고 싶은데 그런 부분들이 안 돼서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이 우리 사회를 이해하고 참된 인재로 거듭나려면 관심과 배려가 절실합니다.

통일 시대 소중한 미래가 될 탈북민 청소년들의 꿈이 활짝 피어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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