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가 시켜서 해외로 보냈다”…양현석 잡은 ‘이실직고’

입력 2020.04.27 (15:50) 수정 2020.04.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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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을 사실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9월 수사 착수 이후 7개월 만이다.

이 의혹은 2016년 8월에 있었던 일로, 3년이 지나 수사를 하면서 CCTV 영상 등 직접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양 씨는 줄곧 혐의를 부인했는데, 경찰은 여러 간접 증거를 확보한 끝에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양 씨가 진술 번복 강요"

이 의혹은 A 씨가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A 씨는 변호인을 통해 공익신고서를 내면서 양 씨가 소속 가수의 마약 수사를 덮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 씨 측 주장에 따르면 A 씨는 2016년 8월 22일 마약 혐의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체포됐고, 조사 과정에서 당시 YG 소속이었던 가수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는 진술을 했다.

양 씨는 다음 날인 8월 23일 A 씨를 YG 사옥으로 불렀다. 양 씨는 이 자리에서 너 같은 애한테 불이익을 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충분한 사례를 할 테니 비아이 관련 진술을 모두 번복하라고 강요했다.

실제 A 씨는 8월 30일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와 마약을 한 적이 없다며 기존 진술을 180도 뒤집었고, 비아이 관련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A 씨 휴대전화서 사진 발견"

A 씨 측 주장에 따르면 양 씨는 당시 A 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후 서로 휴대전화를 꺼내 놓고 서로 녹음하지 말자고 말한 뒤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 이 때문에 양 씨가 한 말은 녹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경찰은 간접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A 씨는 2016년 당시 YG 사옥을 갔을 때 사진을 찍었다고 했는데, 경찰은 휴대전화를 분석해 사진을 찾아냈다. 사진의 촬영일시 등은 A 씨의 진술과 일치했다.

경찰은 또, A 씨 주변 인물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A 씨는 양 씨를 만난 뒤 이 사실을 주변에 얘기했는데, 주변 인물들은 A 씨의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YG 측 부탁으로 해외로 보내"

경찰은 또 다른 핵심 간접 증거도 확보했다. 2016년 당시 연예인 준비생이었던 A 씨는 경찰 수사 이후 소속사 대표의 지시로 해외로 나갔는데, 이에 대한 진술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 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YG 측의 부탁으로 A 씨를 해외로 보냈다"며 "대형 기획사의 부탁을 들어주면 향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YG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부탁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는데, 부탁을 받았다는 사람이 나온 것이다.

경찰은 자신도 범인도피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B 씨가 진술했다는 점을 근거로 B 씨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러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양 씨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범인도피 교사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양 씨의 진술 번복 강요가 A 씨의 경찰 진술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보복 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특가법을 보면,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진술 등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협박했을 경우 보복 협박 혐의가 적용돼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경찰은 YG 관계자 3명과 B 씨에게도 보복 협박 또는 범인도피 관련 혐의를 적용해 양 씨와 함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검경 부실 수사 의혹은 사실 아냐"

A 씨는 공익신고를 하면서 양 씨의 수사 무마 의혹과 함께 검경의 부실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자신의 진술 번복 이후 비아이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 경위를 밝혀달라는 요청이었다.

경찰은 이 부분도 함께 수사했는데, 의혹은 사실이 아닌 걸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측에 사실관계를 설명했다"며 "A 씨 측도 오해가 있었다며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A 씨는 공익제보를 통해 이번 사건을 세상에 알렸지만, 경찰 수사를 피할 수는 없었다. 경찰은 2016년의 마약 혐의를 일부 인정한 비아이와 함께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경찰에 넘겼다. 당시 A 씨에게 마약을 건넨 C 씨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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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7 15:50:49
    • 수정2020-04-27 19:29:00
    취재K
경찰이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마약 수사 무마 의혹'을 사실로 결론 내렸다. 지난해 9월 수사 착수 이후 7개월 만이다.

이 의혹은 2016년 8월에 있었던 일로, 3년이 지나 수사를 하면서 CCTV 영상 등 직접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양 씨는 줄곧 혐의를 부인했는데, 경찰은 여러 간접 증거를 확보한 끝에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양 씨가 진술 번복 강요"

이 의혹은 A 씨가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A 씨는 변호인을 통해 공익신고서를 내면서 양 씨가 소속 가수의 마약 수사를 덮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A 씨 측 주장에 따르면 A 씨는 2016년 8월 22일 마약 혐의로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체포됐고, 조사 과정에서 당시 YG 소속이었던 가수 비아이에게 마약을 건넸다는 진술을 했다.

양 씨는 다음 날인 8월 23일 A 씨를 YG 사옥으로 불렀다. 양 씨는 이 자리에서 너 같은 애한테 불이익을 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충분한 사례를 할 테니 비아이 관련 진술을 모두 번복하라고 강요했다.

실제 A 씨는 8월 30일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와 마약을 한 적이 없다며 기존 진술을 180도 뒤집었고, 비아이 관련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A 씨 휴대전화서 사진 발견"

A 씨 측 주장에 따르면 양 씨는 당시 A 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후 서로 휴대전화를 꺼내 놓고 서로 녹음하지 말자고 말한 뒤 진술 번복을 강요했다. 이 때문에 양 씨가 한 말은 녹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경찰은 간접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 A 씨는 2016년 당시 YG 사옥을 갔을 때 사진을 찍었다고 했는데, 경찰은 휴대전화를 분석해 사진을 찾아냈다. 사진의 촬영일시 등은 A 씨의 진술과 일치했다.

경찰은 또, A 씨 주변 인물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A 씨는 양 씨를 만난 뒤 이 사실을 주변에 얘기했는데, 주변 인물들은 A 씨의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YG 측 부탁으로 해외로 보내"

경찰은 또 다른 핵심 간접 증거도 확보했다. 2016년 당시 연예인 준비생이었던 A 씨는 경찰 수사 이후 소속사 대표의 지시로 해외로 나갔는데, 이에 대한 진술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A 씨의 소속사 대표였던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YG 측의 부탁으로 A 씨를 해외로 보냈다"며 "대형 기획사의 부탁을 들어주면 향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YG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부탁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는데, 부탁을 받았다는 사람이 나온 것이다.

경찰은 자신도 범인도피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B 씨가 진술했다는 점을 근거로 B 씨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러한 증거들을 바탕으로 양 씨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협박, 범인도피 교사 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양 씨의 진술 번복 강요가 A 씨의 경찰 진술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보복 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특가법을 보면,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진술 등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협박했을 경우 보복 협박 혐의가 적용돼 가중 처벌을 받게 된다.

경찰은 YG 관계자 3명과 B 씨에게도 보복 협박 또는 범인도피 관련 혐의를 적용해 양 씨와 함께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검경 부실 수사 의혹은 사실 아냐"

A 씨는 공익신고를 하면서 양 씨의 수사 무마 의혹과 함께 검경의 부실 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자신의 진술 번복 이후 비아이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 경위를 밝혀달라는 요청이었다.

경찰은 이 부분도 함께 수사했는데, 의혹은 사실이 아닌 걸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 측에 사실관계를 설명했다"며 "A 씨 측도 오해가 있었다며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A 씨는 공익제보를 통해 이번 사건을 세상에 알렸지만, 경찰 수사를 피할 수는 없었다. 경찰은 2016년의 마약 혐의를 일부 인정한 비아이와 함께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경찰에 넘겼다. 당시 A 씨에게 마약을 건넨 C 씨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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