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오류? 거짓 진술?…이제는 ‘위치 정보’ 감염 추적!

입력 2020.04.28 (14:38) 수정 2020.04.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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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진술’에 의존한 ‘감염 추적’ 한계…기억의 오류? 거짓 진술?
병원 내 감염자 이동 경로·접촉자 파악…병원 내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 구축
감염병 대처는 ‘시간과의 싸움’…“골든타임 넘기지 마라”

코로나 19 확산, 병원 내 집단 감염도 한몫..."병원이 감염 통로 역할" 지적도

코로나 19 집단 감염에서 빠지는 않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병원이다. 국민안심병원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환자만이 아니다. 의료진도 마찬가지였고, 심지어 병원의 책임자인 병원장도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피하지 못했다. ○○병원, △△병원 등 특정 병원을 언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두 달 전만 해도 병원에서 집단 감염은 대수롭지 않은 뉴스가 됐다.


'진술'에 의존해 CCTV를 돌려보는 방법뿐...그렇다면 그 진술은 '기억'에 의존하는데...

코로나 19의 가장 무서운 건 '무증상 감염'이 가능하다는 거다. 그렇다 보니 병원에 들어올 땐 외관상 증상이 없다. 그러다 보니 프리패스다. 문제는 그 이후... 특정 환자가 코로나 19 확진자로 판명되는 순간, 병원에선 말 그대로 '멘붕'이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

그 환자가 언제 어디서 누구 만났는지 면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진술을 들어봐야 하는데... 그런데 여러분은 어제 어디서 뭘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시간 단위로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그게 '어제'가 아니라 '그제', '일주일 전'이라면...그리고 내가 진술하는 사이 누군가 말을 보탠다면 "너 일주일 전에 나랑 만났잖아. 지나가다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내가 만났나?" 머리에선 지진이 난다. 정신을 모아 구축한 동선은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만약 내가 감추고 싶은 일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할까? 병원에 짝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생겨서 몰래 보러 갔다면...너무 멀리 갔나? 실제 한 병원에서 있었던 얘기다. 굳이 사랑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게 있다. 그래서 기억의 오류가 아니라 의도된 거짓 진술이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그러는 사이 시간은 무심히 더 빠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기억의 오류에 근거한 진술 혹은 의도된 거짓 진술에 의존해 CCTV를 돌려 확인하다 보면 감염병 차단의 골든타임은 이미 훌쩍 지나간다. 감염병 대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데...시간이 그렇게 그렇게 '똑딱똑딱' 흐르는 동안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병원 안을 몇 바뀌채 돌고 있다.


병원 내 감염자 이동 경로·접촉자 파악...병원 내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 구축

연세대 의과대학 부속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위치 정보를 감염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원천 알고리즘을 특허출원하고 위치정보 기반 감염 추적 솔루션을 개발했다. 쉽게 말하면 병원 내 무선네트워크망을 조성해 스마트 밴드를 찬 환자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 가능한 운영 인프라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를 구축한 것이다.

고가의 치료기계에 RTLS를 적용한 사례는 있지만, 환자에게 적용한 것은 국내 최초다.


특히 실시간 위치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특정한 기간을 입력하면 과거의 동선을 시각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고, 환자가 접촉한 사람 명단 물론 정확한 시간까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김성원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디지털의료산업센터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를 기반으로 한 감염 추적 솔루션은 기존의 감염 접촉자 추적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감염 예방 및 확산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추적으로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 강화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는 불안전한 기억의 오류에 의존할 필요도 없고 의도된 거짓 진술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4일 진료 차 '옴' 환자가 내원했지만, 감염 추적 시스템을 통해 이동 경로와 접촉자를 성공적으로 파악했다. 병원 측은 이를 코로나 19 환자 경로와 접촉자 추적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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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의 오류? 거짓 진술?…이제는 ‘위치 정보’ 감염 추적!
    • 입력 2020-04-28 14:38:35
    • 수정2020-04-28 14:39:24
    취재K
‘진술’에 의존한 ‘감염 추적’ 한계…기억의 오류? 거짓 진술?<br />병원 내 감염자 이동 경로·접촉자 파악…병원 내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 구축 <br />감염병 대처는 ‘시간과의 싸움’…“골든타임 넘기지 마라”
코로나 19 확산, 병원 내 집단 감염도 한몫..."병원이 감염 통로 역할" 지적도

코로나 19 집단 감염에서 빠지는 않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병원이다. 국민안심병원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환자만이 아니다. 의료진도 마찬가지였고, 심지어 병원의 책임자인 병원장도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피하지 못했다. ○○병원, △△병원 등 특정 병원을 언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두 달 전만 해도 병원에서 집단 감염은 대수롭지 않은 뉴스가 됐다.


'진술'에 의존해 CCTV를 돌려보는 방법뿐...그렇다면 그 진술은 '기억'에 의존하는데...

코로나 19의 가장 무서운 건 '무증상 감염'이 가능하다는 거다. 그렇다 보니 병원에 들어올 땐 외관상 증상이 없다. 그러다 보니 프리패스다. 문제는 그 이후... 특정 환자가 코로나 19 확진자로 판명되는 순간, 병원에선 말 그대로 '멘붕'이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

그 환자가 언제 어디서 누구 만났는지 면담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진술을 들어봐야 하는데... 그런데 여러분은 어제 어디서 뭘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시간 단위로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그게 '어제'가 아니라 '그제', '일주일 전'이라면...그리고 내가 진술하는 사이 누군가 말을 보탠다면 "너 일주일 전에 나랑 만났잖아. 지나가다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면 "내가 만났나?" 머리에선 지진이 난다. 정신을 모아 구축한 동선은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만약 내가 감추고 싶은 일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할까? 병원에 짝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생겨서 몰래 보러 갔다면...너무 멀리 갔나? 실제 한 병원에서 있었던 얘기다. 굳이 사랑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게 있다. 그래서 기억의 오류가 아니라 의도된 거짓 진술이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그러는 사이 시간은 무심히 더 빠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기억의 오류에 근거한 진술 혹은 의도된 거짓 진술에 의존해 CCTV를 돌려 확인하다 보면 감염병 차단의 골든타임은 이미 훌쩍 지나간다. 감염병 대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는데...시간이 그렇게 그렇게 '똑딱똑딱' 흐르는 동안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병원 안을 몇 바뀌채 돌고 있다.


병원 내 감염자 이동 경로·접촉자 파악...병원 내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 구축

연세대 의과대학 부속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위치 정보를 감염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원천 알고리즘을 특허출원하고 위치정보 기반 감염 추적 솔루션을 개발했다. 쉽게 말하면 병원 내 무선네트워크망을 조성해 스마트 밴드를 찬 환자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 가능한 운영 인프라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를 구축한 것이다.

고가의 치료기계에 RTLS를 적용한 사례는 있지만, 환자에게 적용한 것은 국내 최초다.


특히 실시간 위치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특정한 기간을 입력하면 과거의 동선을 시각적으로 한눈에 볼 수 있고, 환자가 접촉한 사람 명단 물론 정확한 시간까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김성원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디지털의료산업센터
“RTLS(Real Time Location System)를 기반으로 한 감염 추적 솔루션은 기존의 감염 접촉자 추적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감염 예방 및 확산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 빠르고 정확한 추적으로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 강화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는 불안전한 기억의 오류에 의존할 필요도 없고 의도된 거짓 진술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지난 14일 진료 차 '옴' 환자가 내원했지만, 감염 추적 시스템을 통해 이동 경로와 접촉자를 성공적으로 파악했다. 병원 측은 이를 코로나 19 환자 경로와 접촉자 추적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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