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서 긴급재난지원금은 무용지물?

입력 2020.04.30 (21:40) 수정 2020.04.3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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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든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기 위한 12조 2천억 원 규모의 2차 추경 예산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1인 가구 40만 원을 시작으로 4인 이상 가구에는 100만 원씩 지급됩니다.

셍계급여 등 기초생활수급대상인 270만 가구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바로 현금 지급되고, 나머지는 따로 신청을 해야 하는데요.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지역상품권, 선불카드로 받을 수 있는데, 카드 포인트로 받고 싶으면 5월 11일부터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되고, 18일부터는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 창구에서도 신청 가능합니다.

지역 상품권이나 선불카드로 받겠다면 주민센터나 지역 금고 은행에 가서 신청하면 되는데, 18일부터 신청 받습니다.

세대주가 신청하는 게 원칙이지만, 방문 신청은 위임할 수도 있습니다.

신청이 몰릴 수 있어서 초기에는 마스크 5부제처럼 '신청 요일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으니까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미 상품권 형태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하고 있는 자치단체들이 있죠.

그런데, 농어촌 지역의 경우 정작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어서 줘도 쓰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문경에 사는 최원종 씨는 지난주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온누리상품권 70만 원어치를 받았습니다.

비료와 농약을 사려고 농협 판매장을 방문했지만, 상품권을 이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최원종/문경시 가은읍 : "저희 농민들은 제일 시급하고 필요한 게 농자재고, 이걸 농협에서 일괄 구매해야 하는데 농협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니 황당하고 성질이 납니다."]

농어촌 주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농협과 수협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을 받지 않는다는 것, 전통시장 역시 대부분 5일장이어서 상품권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고령의 주민들은 상품권 사용을 위해 전통시장이 열리는 읍내나 시내까지 나오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이를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을 물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남정달/문경시 가은읍/마을 이장 : "농협이나, 병원, 식당은 사용을 못 하게 하고, 전통시장만 사용할 수 있으니깐 만 원짜리를 7,8천 원에 깡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치단체 역시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사용처를 늘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북도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용처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은 했는데, 기존의 상인회 차원에서 반대하는 민원이 너무 많아서 확대하는 데 상당이 어려움이 있다.."]

정작 긴급한 상황에 쓰이지 못하는 재난지원금, 사용 방법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알립니다]
첫 문장 '어젯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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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어촌서 긴급재난지원금은 무용지물?
    • 입력 2020-04-30 21:42:38
    • 수정2020-04-30 22:18:00
    뉴스 9
[앵커]

모든 가구에 긴급재난지원금을 주기 위한 12조 2천억 원 규모의 2차 추경 예산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1인 가구 40만 원을 시작으로 4인 이상 가구에는 100만 원씩 지급됩니다.

셍계급여 등 기초생활수급대상인 270만 가구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바로 현금 지급되고, 나머지는 따로 신청을 해야 하는데요.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지역상품권, 선불카드로 받을 수 있는데, 카드 포인트로 받고 싶으면 5월 11일부터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되고, 18일부터는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 창구에서도 신청 가능합니다.

지역 상품권이나 선불카드로 받겠다면 주민센터나 지역 금고 은행에 가서 신청하면 되는데, 18일부터 신청 받습니다.

세대주가 신청하는 게 원칙이지만, 방문 신청은 위임할 수도 있습니다.

신청이 몰릴 수 있어서 초기에는 마스크 5부제처럼 '신청 요일제'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으니까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미 상품권 형태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하고 있는 자치단체들이 있죠.

그런데, 농어촌 지역의 경우 정작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어서 줘도 쓰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문경에 사는 최원종 씨는 지난주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온누리상품권 70만 원어치를 받았습니다.

비료와 농약을 사려고 농협 판매장을 방문했지만, 상품권을 이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최원종/문경시 가은읍 : "저희 농민들은 제일 시급하고 필요한 게 농자재고, 이걸 농협에서 일괄 구매해야 하는데 농협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하니 황당하고 성질이 납니다."]

농어촌 주민 대부분이 이용하는 농협과 수협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을 받지 않는다는 것, 전통시장 역시 대부분 5일장이어서 상품권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많은 고령의 주민들은 상품권 사용을 위해 전통시장이 열리는 읍내나 시내까지 나오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이를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을 물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남정달/문경시 가은읍/마을 이장 : "농협이나, 병원, 식당은 사용을 못 하게 하고, 전통시장만 사용할 수 있으니깐 만 원짜리를 7,8천 원에 깡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치단체 역시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지만, 사용처를 늘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북도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용처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은 했는데, 기존의 상인회 차원에서 반대하는 민원이 너무 많아서 확대하는 데 상당이 어려움이 있다.."]

정작 긴급한 상황에 쓰이지 못하는 재난지원금, 사용 방법에 대한 고민이 좀 더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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