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인터넷 방송으로 “소통해요”

입력 2020.05.02 (08:18) 수정 2020.05.0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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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인터넷 개인방송이 인기입니다.

탈북민들 가운데도 인터넷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구독자가 십만 명 넘는 탈북민도 있다는데요.

남북 사이 차이점, 그리고 남쪽에서 겪었던 재미있는 사연을 소개하는 게 인기 비결인 듯 합니다.

탈북민의 자립을 돕는 하나재단도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인터넷 방송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는데요,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아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채유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한 골프장에서 인력 채용 문제를 놓고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게 되겠어? 탈북민이 캐디가 된다는 게... 그림이 안 그려지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그 사람들 서비스도 좀 그렇고 잘 할 수 있을까 그게 의문입니다.)"]

고민 끝에 탈북민을 고용하기로 하고 교육이 시작됩니다.

["하긴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어? (정말 의외예요 정말 잘한다니까요.)"]

탈북민의 남한 적응기를 소재로 한 짧은 드라마인데요, 드라마가 방송되는 중간 중간 허심탄회한 토론도 열립니다.

["(아무래도 편견이 좀 있을 것 같아요?) 왜요?!"]

["그러니까요!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북한 분들에게는 생소한 환경이기 때문에...)"]

남북하나재단이 제작해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영상인데요, 탈북민들이 남측에 내려와 겪는 좌충우돌 모습들을실감 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약속이 왜 틀립니까? (내가요?) 월급은 200만 원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여기 그 돈이 왜 다 안 됩니까? 분명히 누가 도둑질한 거 같아요. (이건 4대 보험을 제한 금액입니다.)"]

하나재단은 이 외에도 탈북민 정착 성공 사례 같은 영상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재단 간행물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소통을 했는데요.

2018년부터는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내용도 탈북민 정착 성공 사례에서 법률 정보, 사회 시스템 문제의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주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 ‘먼저 온 통일 이야기’ 마지막 회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황봉연/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 홍보팀/부장 : "100점 만점에 95점 이상을 주고 싶습니다. 중요한 자산이고 나중에 활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조미영/탈북민 출연자 : "나온 사례들이 탈북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그런 사례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이 드니까 재밌기도 하고 그러네요."]

마지막 회가 공개되면영상 10개로 준비한 이른바 두 번째 ‘시즌’이 마무리 됩니다.

탈북 청소년이 갖는 고민, 직장생활에 대한 조언 등 탈북민이 남한에 정착하며 있을 법한 갈등에 대한 해결 방법을 다뤘는데요.

2018년 첫 번째 10편을 공개한 뒤 반응이 좋아 올해에도 제작에 나섰습니다.

[이하영/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 홍보팀/과장 : "북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현재 있는 모습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영상들 보면서 우리하고 별로 다른 게 없네! 사투리는 쓸지라도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가장 많았습니다."]

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유명 방송인을 진행자로 섭외하고 탈북민을 출연시켰습니다. 무엇보다 유튜브와 SNS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하영/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 홍보팀/과장 : "누구나 다 손안에 컴퓨터를 하나씩 가진 시대잖아요.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 재단에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조상환/코이픽쳐스 대표 : "웹툰 부분을 좀 더 극화시켜서 제작하면 좋을 거 같다는 시즌 3에 대한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반 탈북민들도 앞 다퉈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인기 있는 탈북민은 구독자가 수십 만 명에 달하기도 하는데요.

각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들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카메라는 물론조명과 화면 합성용 배경까지 각종 촬영 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평양 출신 탈북민 나민희 씨와 함경북도 무산 출신 박성애 씨의 ‘작은 방송국’입니다.

[박성애/탈북민 : "(유튜브 때문에 사신 거예요?) 네. 이게 조명이 있으면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예쁘게 나오고 싶어서..."]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건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특별히 합동 방송을 준비했습니다.

["평양 사람은 왠지 다 사무실에서 앉아서 일할 것 같은데... 노동하시는지 그것도 궁금하네."]

[나민희/탈북민 : "대본을 써서 최대한 많이 준비해야지 카메라 앞에서는 준비한 것의 절반도 못 보여드리거든요."]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주제를 잡고, 곧이어 방송을 시작합니다.

["하나 둘 셋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되면 북한에서 가장 초! 초대박 날 수 있는 직업에 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치킨집 있잖아요. 호프집이 대박 날 것 같더라고요. (그렇죠. 와서 치킨 덕분에 살 많이 쪘다고 들었어요.)"]

주로 남과 북의 다른 모습을 경험을 통해 이야기할 때 반응이 좋다고 하는데요,

[박성애/탈북민 : "차이점들을 얘기해주시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북한이란 곳은 미지의 세계니까 북한에선 이랬었는데 한국에 와선 이렇게 됐다고 얘기하니까 재밌어하시더라고요."]

호응을 해주는 글도 많았지만 때로는 비난의 글로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나민희/탈북민 : "충고가 아니라 그냥 욕인 거예요. 하고 싶은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때는 되게 많이 안타까웠었어요."]

[박성애/탈북민 : "그냥 부딪쳤던 것 같아요. 방법이 없었어요. 힘들면 나 힘들다 관심받고 싶으면 관심받고 싶다 이렇게 얘기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최근 탈북민들 사이에서는이처럼 개인 방송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나민희/탈북민 : "시청자분들이 북한에 대해서 궁금한 걸 바로 알려드릴 수 있고 하니까 그런 매력이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남한은 이런 사회다 이런 걸 알려드리고 서로가 정착하고 맞춰 나가는 데서 있을 법한 문제들,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확실히 유튜브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탈북민과의 소통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노력도 함께 커져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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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인터넷 방송으로 “소통해요”
    • 입력 2020-05-02 08:25:34
    • 수정2020-05-02 08:32:17
    남북의 창
[앵커]

요즘 인터넷 개인방송이 인기입니다.

탈북민들 가운데도 인터넷 개인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구독자가 십만 명 넘는 탈북민도 있다는데요.

남북 사이 차이점, 그리고 남쪽에서 겪었던 재미있는 사연을 소개하는 게 인기 비결인 듯 합니다.

탈북민의 자립을 돕는 하나재단도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인터넷 방송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는데요,

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소통 방식을 찾아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채유나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한 골프장에서 인력 채용 문제를 놓고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게 되겠어? 탈북민이 캐디가 된다는 게... 그림이 안 그려지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그 사람들 서비스도 좀 그렇고 잘 할 수 있을까 그게 의문입니다.)"]

고민 끝에 탈북민을 고용하기로 하고 교육이 시작됩니다.

["하긴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어? (정말 의외예요 정말 잘한다니까요.)"]

탈북민의 남한 적응기를 소재로 한 짧은 드라마인데요, 드라마가 방송되는 중간 중간 허심탄회한 토론도 열립니다.

["(아무래도 편견이 좀 있을 것 같아요?) 왜요?!"]

["그러니까요!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북한 분들에게는 생소한 환경이기 때문에...)"]

남북하나재단이 제작해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영상인데요, 탈북민들이 남측에 내려와 겪는 좌충우돌 모습들을실감 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 약속이 왜 틀립니까? (내가요?) 월급은 200만 원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여기 그 돈이 왜 다 안 됩니까? 분명히 누가 도둑질한 거 같아요. (이건 4대 보험을 제한 금액입니다.)"]

하나재단은 이 외에도 탈북민 정착 성공 사례 같은 영상들을 유튜브를 통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재단 간행물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소통을 했는데요.

2018년부터는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내용도 탈북민 정착 성공 사례에서 법률 정보, 사회 시스템 문제의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주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사무실. ‘먼저 온 통일 이야기’ 마지막 회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황봉연/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 홍보팀/부장 : "100점 만점에 95점 이상을 주고 싶습니다. 중요한 자산이고 나중에 활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조미영/탈북민 출연자 : "나온 사례들이 탈북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그런 사례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이 드니까 재밌기도 하고 그러네요."]

마지막 회가 공개되면영상 10개로 준비한 이른바 두 번째 ‘시즌’이 마무리 됩니다.

탈북 청소년이 갖는 고민, 직장생활에 대한 조언 등 탈북민이 남한에 정착하며 있을 법한 갈등에 대한 해결 방법을 다뤘는데요.

2018년 첫 번째 10편을 공개한 뒤 반응이 좋아 올해에도 제작에 나섰습니다.

[이하영/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 홍보팀/과장 : "북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현재 있는 모습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영상들 보면서 우리하고 별로 다른 게 없네! 사투리는 쓸지라도 편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봐줬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가장 많았습니다."]

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유명 방송인을 진행자로 섭외하고 탈북민을 출연시켰습니다. 무엇보다 유튜브와 SNS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하영/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 홍보팀/과장 : "누구나 다 손안에 컴퓨터를 하나씩 가진 시대잖아요.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그런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 재단에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조상환/코이픽쳐스 대표 : "웹툰 부분을 좀 더 극화시켜서 제작하면 좋을 거 같다는 시즌 3에 대한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반 탈북민들도 앞 다퉈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인기 있는 탈북민은 구독자가 수십 만 명에 달하기도 하는데요.

각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들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카메라는 물론조명과 화면 합성용 배경까지 각종 촬영 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평양 출신 탈북민 나민희 씨와 함경북도 무산 출신 박성애 씨의 ‘작은 방송국’입니다.

[박성애/탈북민 : "(유튜브 때문에 사신 거예요?) 네. 이게 조명이 있으면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예쁘게 나오고 싶어서..."]

각자 자신의 이름을 건 유튜브 방송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특별히 합동 방송을 준비했습니다.

["평양 사람은 왠지 다 사무실에서 앉아서 일할 것 같은데... 노동하시는지 그것도 궁금하네."]

[나민희/탈북민 : "대본을 써서 최대한 많이 준비해야지 카메라 앞에서는 준비한 것의 절반도 못 보여드리거든요."]

서로의 의견을 나누면서 주제를 잡고, 곧이어 방송을 시작합니다.

["하나 둘 셋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통일되면 북한에서 가장 초! 초대박 날 수 있는 직업에 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치킨집 있잖아요. 호프집이 대박 날 것 같더라고요. (그렇죠. 와서 치킨 덕분에 살 많이 쪘다고 들었어요.)"]

주로 남과 북의 다른 모습을 경험을 통해 이야기할 때 반응이 좋다고 하는데요,

[박성애/탈북민 : "차이점들을 얘기해주시는 걸 좋아하시더라고요. 북한이란 곳은 미지의 세계니까 북한에선 이랬었는데 한국에 와선 이렇게 됐다고 얘기하니까 재밌어하시더라고요."]

호응을 해주는 글도 많았지만 때로는 비난의 글로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나민희/탈북민 : "충고가 아니라 그냥 욕인 거예요. 하고 싶은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때는 되게 많이 안타까웠었어요."]

[박성애/탈북민 : "그냥 부딪쳤던 것 같아요. 방법이 없었어요. 힘들면 나 힘들다 관심받고 싶으면 관심받고 싶다 이렇게 얘기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최근 탈북민들 사이에서는이처럼 개인 방송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하네요.

[나민희/탈북민 : "시청자분들이 북한에 대해서 궁금한 걸 바로 알려드릴 수 있고 하니까 그런 매력이 있어서 그런 거 같아요. 남한은 이런 사회다 이런 걸 알려드리고 서로가 정착하고 맞춰 나가는 데서 있을 법한 문제들,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확실히 유튜브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탈북민과의 소통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서로에게 다가가려는 노력도 함께 커져가고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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