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부른 ‘양간지풍’…2019년과 어떻게 달랐나?

입력 2020.05.02 (21:14) 수정 2020.05.0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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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산불이 발생한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는 지난해 산불이 났던 원암리와 겨우 7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1년여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원인은 강력한 바람인데요.

어젯밤(1일) 일기도를 보면 한반도 남쪽에는 고기압, 북쪽에는 저기압이 자리잡고 있죠,

기압 차이가 커지면서 우리나라로 강한 서풍이 몰려왔습니다.

봄철 이맘 때 부는 서풍이 태백산맥을 지나면 고온건조해지고 속도가 빨라지는데,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분다고 해서 '양간지풍'이라고 합니다.

동해안에 주기적으로 대형 산불을 불러와, 불을 몰고 오는 바람, '화풍'으로도 불리는데요.

다행히 이번에는 조기 진화가 이뤄졌는데 지난해 산불 상황과 어떻게 달랐는지,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리포트]

식목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4월 4일, 거센 양간지풍 속에 불씨가 날아다니는 비화 현상까지 더해져 1시간 반만에 속초 해안까지 산불이 확산됐습니다.

이번에도 진화가 어려운 야간 시간대, 비슷한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산불은 지난해 만큼 빠르게 번지지 않아 피해가 적었습니다.

결정적인 요인은 시기에 있었습니다.

4월 초였던 지난해 산불은 바싹 마른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 "초본류, 관목 즉 풀들이 많이 자라나있는 거예요. 비화가 좀 발생하긴 했는데 불똥이 300~500m 날아가서 다른 산림에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잎내 낙엽의 수분 함량이 많다보니까 착화가 되지 않은 거예요."]

같은 양간지풍이었지만 강도와 지속시간도 달랐습니다.

지난해는 강풍경보 속에 순간최대 풍속 초속 30미터가 넘는 태풍급 바람이 계속됐습니다.

반면 이번엔 초속 20미터 안팎으로 풍속이 다소 약했고, 오늘(2일) 오전 들어 강풍주의보도 해제됐습니다.

이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이번 산불은 확산 속도가 확연히 느렸습니다.

건조특보 역시 건조경보가 이어진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한 단계 약한 건조주의보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산불 피해 면적은 85ha로 지난해의 15분의 1 수준.

4월과 5월이라는 시기적인 차이에다 바람의 세기, 건조함의 정도가 달라지면서 산불 피해 규모는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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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부른 ‘양간지풍’…2019년과 어떻게 달랐나?
    • 입력 2020-05-02 21:15:35
    • 수정2020-05-02 21: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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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산불이 발생한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는 지난해 산불이 났던 원암리와 겨우 7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1년여 정도의 시간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원인은 강력한 바람인데요.

어젯밤(1일) 일기도를 보면 한반도 남쪽에는 고기압, 북쪽에는 저기압이 자리잡고 있죠,

기압 차이가 커지면서 우리나라로 강한 서풍이 몰려왔습니다.

봄철 이맘 때 부는 서풍이 태백산맥을 지나면 고온건조해지고 속도가 빨라지는데,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분다고 해서 '양간지풍'이라고 합니다.

동해안에 주기적으로 대형 산불을 불러와, 불을 몰고 오는 바람, '화풍'으로도 불리는데요.

다행히 이번에는 조기 진화가 이뤄졌는데 지난해 산불 상황과 어떻게 달랐는지, 신방실 기상전문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리포트]

식목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4월 4일, 거센 양간지풍 속에 불씨가 날아다니는 비화 현상까지 더해져 1시간 반만에 속초 해안까지 산불이 확산됐습니다.

이번에도 진화가 어려운 야간 시간대, 비슷한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점은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산불은 지난해 만큼 빠르게 번지지 않아 피해가 적었습니다.

결정적인 요인은 시기에 있었습니다.

4월 초였던 지난해 산불은 바싹 마른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습니다.

[권춘근/박사/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 "초본류, 관목 즉 풀들이 많이 자라나있는 거예요. 비화가 좀 발생하긴 했는데 불똥이 300~500m 날아가서 다른 산림에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잎내 낙엽의 수분 함량이 많다보니까 착화가 되지 않은 거예요."]

같은 양간지풍이었지만 강도와 지속시간도 달랐습니다.

지난해는 강풍경보 속에 순간최대 풍속 초속 30미터가 넘는 태풍급 바람이 계속됐습니다.

반면 이번엔 초속 20미터 안팎으로 풍속이 다소 약했고, 오늘(2일) 오전 들어 강풍주의보도 해제됐습니다.

이때문에 지난해에 비해 이번 산불은 확산 속도가 확연히 느렸습니다.

건조특보 역시 건조경보가 이어진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한 단계 약한 건조주의보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산불 피해 면적은 85ha로 지난해의 15분의 1 수준.

4월과 5월이라는 시기적인 차이에다 바람의 세기, 건조함의 정도가 달라지면서 산불 피해 규모는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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