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오물 가득한 철창, 배 갈라진 사체”…불법 개농장 실태

입력 2020.05.04 (21:25) 수정 2020.05.0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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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악한 환경에서 성호르몬 주사를 맞아가며 새끼를 낳아야 하는 공장식 개 농장의 문제는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는데요.

2년 전 동물보호법이 강화되면서 허가받은 업체만 동물을 번식시키고 판매사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법망을 피해 음지로 파고든 개 농장들은 여전합니다.

불법 개 농장의 실태를 이유민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수십 개의 개 사육장.

갇힌 개들이 사람을 보자마자, 마구 짖어댑니다.

["제대로 관리 안 돼서 눈에 질병이 있는 것 같고…. 물을 봐도 썩은 물이잖아요."]

뜬장 주변과 내부는 오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나는 곳을 따라가 보니 이미 죽어 부패된 개도 있습니다.

["저희가 보기엔 일주일 정도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금방 구더기 생기고 썩거든요."]

바로 옆에도 개의 사체와 살아 있는 성견이 한 우리 안에 있습니다.

바닥엔 탯줄도 안 뗀 강아지 사체가 방치돼 있습니다.

["제왕절개 수술을 여기서 하다가 잘못되어서 배가 저렇게 터진 상태로 둔 게 아닌가…."]

공장식 '개 농장'을 운영하며 인위적인 교배와 출산으로 태어난 새끼들을 팔아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날짜가 적힌 팻말에, 이렇게 이틀에 한번 꼴로 교배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조금 걸어가 보면…. 개들에게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도 버려져 있습니다.

개 농장 주인은 무허가로 80여 마리를 사육해 왔는데, 이중 50여 마리는 군사시설이 있는 국가 소유 땅에서 몰래 개 농장을 만들어 키워왔습니다.

[개 농장 주인 : "(여기 국유지 아닌가요?) 나한테 물어보지 마세요. 내가 답변할 의무가 없어요. (동물보호법 위반이에요.) 그거 당신들이 위반이든 말든 고소해. 알아서 하라고!"]

취재진과 동행한 동물보호단체가 이 농장에서 개 25마리를 긴급 구조했습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정말 처참한 수준의 번식장이었고…. 여전히 많은 수의 불법 업체들이 정부 단속이 미치지 않으니까 활개를 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양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개 농장을 운영해 온 70대 남성을 경찰에 고발하고 국방부와 협의해 이 농장을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현장K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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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오물 가득한 철창, 배 갈라진 사체”…불법 개농장 실태
    • 입력 2020-05-04 21:27:59
    • 수정2020-05-04 22: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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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열악한 환경에서 성호르몬 주사를 맞아가며 새끼를 낳아야 하는 공장식 개 농장의 문제는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는데요.

2년 전 동물보호법이 강화되면서 허가받은 업체만 동물을 번식시키고 판매사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법망을 피해 음지로 파고든 개 농장들은 여전합니다.

불법 개 농장의 실태를 이유민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수십 개의 개 사육장.

갇힌 개들이 사람을 보자마자, 마구 짖어댑니다.

["제대로 관리 안 돼서 눈에 질병이 있는 것 같고…. 물을 봐도 썩은 물이잖아요."]

뜬장 주변과 내부는 오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나는 곳을 따라가 보니 이미 죽어 부패된 개도 있습니다.

["저희가 보기엔 일주일 정도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금방 구더기 생기고 썩거든요."]

바로 옆에도 개의 사체와 살아 있는 성견이 한 우리 안에 있습니다.

바닥엔 탯줄도 안 뗀 강아지 사체가 방치돼 있습니다.

["제왕절개 수술을 여기서 하다가 잘못되어서 배가 저렇게 터진 상태로 둔 게 아닌가…."]

공장식 '개 농장'을 운영하며 인위적인 교배와 출산으로 태어난 새끼들을 팔아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날짜가 적힌 팻말에, 이렇게 이틀에 한번 꼴로 교배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조금 걸어가 보면…. 개들에게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도 버려져 있습니다.

개 농장 주인은 무허가로 80여 마리를 사육해 왔는데, 이중 50여 마리는 군사시설이 있는 국가 소유 땅에서 몰래 개 농장을 만들어 키워왔습니다.

[개 농장 주인 : "(여기 국유지 아닌가요?) 나한테 물어보지 마세요. 내가 답변할 의무가 없어요. (동물보호법 위반이에요.) 그거 당신들이 위반이든 말든 고소해. 알아서 하라고!"]

취재진과 동행한 동물보호단체가 이 농장에서 개 25마리를 긴급 구조했습니다.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정말 처참한 수준의 번식장이었고…. 여전히 많은 수의 불법 업체들이 정부 단속이 미치지 않으니까 활개를 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양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개 농장을 운영해 온 70대 남성을 경찰에 고발하고 국방부와 협의해 이 농장을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현장K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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