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1년 만에 또 일어났지만…고성 산불, 올해는 달랐다
입력 2020.05.06 (08:32)
수정 2020.05.0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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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1일 밤, 강원도 고성 산불 소식 듣고 놀란 가슴 쓸어내리신 분들 많으셨죠?
지난해 4월 고성에서 시작돼 속초, 강릉 등 동해안 일대에 큰 피해를 냈던 고성 산불과 발화 장소나 시기 등이 판박이여서 더 걱정이 컸었는데요.
하지만 발생 12시간 만에 불길은 다행히 잡혔고 피해규모도 지난해의 15분의 1 정도에 그쳤습니다.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이 빠른 진화가 가능했던 요인이 뭘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산불 진화 이튿날인 지난 3일, 강원도 고성군의 한 마을.
불길은 모두 잡혔지만 땅 속 숨은 작은 불씨 하나까지 모두 꺼트리기 위한 잔불 정리 작업은 야산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송흥남/고성군청 산불진화대 팀장 : "잔불 정리할 때는 나무 그루터기 밑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요. 흙 속에도 불이 붙어서 꺼지지 않고 있다가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면 이것이 날아가서 다른 곳에서 다시 화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산자락 아래 마을은 매캐한 냄새가 여전했는데요.
대피소에서 돌아온 주민들, 산불이 완전 진화됐다는 소식에도 마음 한 켠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김유심/고성군 토성면 : "모두가 혼비백산했던 것 같아요. 연기만 봐도 지금은 겁이 나고 너무 불안하고 과연 여기서 살 수 있을까..."]
하룻밤 새 축구장 120개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이번 산불.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주민 : "여기까지 불이 넘어와서 개집하고 닭집이 탈 때 나는 우리 집이 타는 줄 알았어요. 아침에 오니까 그래도 잘 지켜주셔서 우리 집은 살아있었어요."]
이번 산불의 발화점. 바로 이 전원주택인데요.
이 집의 화목보일러에서 튄 불꽃이 거센 바람을 타고 산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을 몰고 온다고 해서 ‘화풍’으로도 불리는 ‘양간지풍’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불씨를 실어나르며 큰 산불을 만들었습니다.
["소방대원 저쪽에서 잡아줘야 돼! 더 번지지 않게!"]
[한영배/고성군 산불진화대 조장 : "강풍이 불고 이런 여건 안에서 우리 진화대원들이 정말 필사적으로 지금 진화에 임하고 있거든요."]
불이 난 지역도, 시기도, 발화 원인까지.. 지난해 산불과 꼭 닮았던 이번 산불이었는데요.
하지만 산림 피해 면적은 지난해의 15분에 1에 불과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안재필/고성군청 산림과장 : "2019년도 4월에 난 산불은 바람이 한 쪽으로 집중적으로 불었었고 이 지역만큼은 특별히 돌풍이 불었어요. 그래서 (바람이) 좀 잦아드는 시기를 이용해서 진화를 할 수 있었던 게 도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 전 산불 당시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바싹 마른 낙엽들이 올해는 적었던 것도 산불 피해를 줄이는 데 일조했습니다.
[김동욱/산림청 산불방지과 : "5월쯤 되면 풀들이 다 수분을 머금고 있어서 아무래도 봄철에 완전히 건조할 때보다는 덜 건조하단 말이에요. 또 이번에 거기가 활엽수림이에요. 저번 같은 경우는 거의 다 침엽수림이라서 송진도 있고 그래서 확실히 활엽수보다 훨씬 많이 타거든요."]
산불 진화 인력의 신속한 대처도 또 하나의 이유로 꼽힙니다.
지난해 비해 전국 소방 인력의 투입이 40분이나 빨리 이뤄진 건데요.
[조선호/소방청 대변인 : "작년 산불 겪고 나서 (전국) 동원령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출동해야 될 소방 인력을 미리 정해놓고 명령만 떨어지면 편성 절차를 간소화해서 미리 다 짜놨기 때문에 출동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됐습니다."]
지난달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시도지사들의 지휘없이 소방청장의 지휘만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출동 시간을 좀 더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호/소방청 대변인 : "국가직이 되고 나서 전국이 내 관할구역이다, 명령만 있으면 어디든지 우리는 가야 된다는 그런 개념이 정착이 되고 있고요. 소방청장에게 지휘권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이제 좀 도와주세요' 하는 요청하는 거였다면 지금은 '출동하세요'라고 바로 명령하는, 그렇게 돼서 훨씬 더 이제 국가적인 효과가 나온 겁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이들, 바로 산림청 특수진화대원들입니다.
["뛰어 뛰어 뛰어!"]
119 소방호스가 닿지 않는 깊은 산 속.
이 특수진화대원들이 땅을 파 방화선을 구축하고 물 펌프를 이용해 불을 끄는데요.
그냥 올라가기도 힘든 산길인데, 장비까지 짊어지고 올라가 사투를 벌입니다.
[김동환/동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조장 : "시야 확보가 많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손전등을 켠 상태에서 불이 넘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갈퀴로 땅을 파서 더 이상 불이 넘어오지 않게끔 그렇게 했었습니다."]
이번 고성 산불 진화 현장에도 94명의 특수진화대원들이 지역과 소속에 상관없이 달려왔는데요.
지난해 고성 산불 경험이 있는 대원들이 많았던 것도 빠른 진화에 한 몫했습니다.
[서동열/동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 "작년에 큰 대형 산불을 진화하면서 많이 배운 점도 있고 느낀 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이제 불을 끄면서 방화선 구축도 수월했고, 그러고 저희가 진입하는데도 수월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대처도 인명 피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주민 : "불이 이쪽 저희 (마을) 건너편으로 옮기는 바람에 저희도 불길 따라서 다 오셔서 서로 물도 틀어주시고 남자분들은 진화를 시작하셨고 여자분들 같은 경우는 모여서 빨리 대피해야겠다고 말하고 이분 괜찮냐 저분 괜찮냐 서로 챙기면서 연락해 주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특히 마을 입구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쪽으로 불길이 향하자 주민들이 발빠르게 움직였는데요.
덕분에 홀로 걷는 것조차 힘든 30여 명의 원생들,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 : "이 불길이 원 쪽으로 지금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적 장애인 거주 시설로 불길이 내려가니까 그때 비상 연락망을 동원을 하게 된 거죠. 작년에 너무 놀라서 그 이후부터는 여기 대피 훈련을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신속하게 진화된 이번 고성 산불.
지난해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모두가 지켜낸 값진 성과가 아닐까요?
지난 1일 밤, 강원도 고성 산불 소식 듣고 놀란 가슴 쓸어내리신 분들 많으셨죠?
지난해 4월 고성에서 시작돼 속초, 강릉 등 동해안 일대에 큰 피해를 냈던 고성 산불과 발화 장소나 시기 등이 판박이여서 더 걱정이 컸었는데요.
하지만 발생 12시간 만에 불길은 다행히 잡혔고 피해규모도 지난해의 15분의 1 정도에 그쳤습니다.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이 빠른 진화가 가능했던 요인이 뭘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산불 진화 이튿날인 지난 3일, 강원도 고성군의 한 마을.
불길은 모두 잡혔지만 땅 속 숨은 작은 불씨 하나까지 모두 꺼트리기 위한 잔불 정리 작업은 야산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송흥남/고성군청 산불진화대 팀장 : "잔불 정리할 때는 나무 그루터기 밑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요. 흙 속에도 불이 붙어서 꺼지지 않고 있다가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면 이것이 날아가서 다른 곳에서 다시 화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산자락 아래 마을은 매캐한 냄새가 여전했는데요.
대피소에서 돌아온 주민들, 산불이 완전 진화됐다는 소식에도 마음 한 켠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김유심/고성군 토성면 : "모두가 혼비백산했던 것 같아요. 연기만 봐도 지금은 겁이 나고 너무 불안하고 과연 여기서 살 수 있을까..."]
하룻밤 새 축구장 120개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이번 산불.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주민 : "여기까지 불이 넘어와서 개집하고 닭집이 탈 때 나는 우리 집이 타는 줄 알았어요. 아침에 오니까 그래도 잘 지켜주셔서 우리 집은 살아있었어요."]
이번 산불의 발화점. 바로 이 전원주택인데요.
이 집의 화목보일러에서 튄 불꽃이 거센 바람을 타고 산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을 몰고 온다고 해서 ‘화풍’으로도 불리는 ‘양간지풍’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불씨를 실어나르며 큰 산불을 만들었습니다.
["소방대원 저쪽에서 잡아줘야 돼! 더 번지지 않게!"]
[한영배/고성군 산불진화대 조장 : "강풍이 불고 이런 여건 안에서 우리 진화대원들이 정말 필사적으로 지금 진화에 임하고 있거든요."]
불이 난 지역도, 시기도, 발화 원인까지.. 지난해 산불과 꼭 닮았던 이번 산불이었는데요.
하지만 산림 피해 면적은 지난해의 15분에 1에 불과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안재필/고성군청 산림과장 : "2019년도 4월에 난 산불은 바람이 한 쪽으로 집중적으로 불었었고 이 지역만큼은 특별히 돌풍이 불었어요. 그래서 (바람이) 좀 잦아드는 시기를 이용해서 진화를 할 수 있었던 게 도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 전 산불 당시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바싹 마른 낙엽들이 올해는 적었던 것도 산불 피해를 줄이는 데 일조했습니다.
[김동욱/산림청 산불방지과 : "5월쯤 되면 풀들이 다 수분을 머금고 있어서 아무래도 봄철에 완전히 건조할 때보다는 덜 건조하단 말이에요. 또 이번에 거기가 활엽수림이에요. 저번 같은 경우는 거의 다 침엽수림이라서 송진도 있고 그래서 확실히 활엽수보다 훨씬 많이 타거든요."]
산불 진화 인력의 신속한 대처도 또 하나의 이유로 꼽힙니다.
지난해 비해 전국 소방 인력의 투입이 40분이나 빨리 이뤄진 건데요.
[조선호/소방청 대변인 : "작년 산불 겪고 나서 (전국) 동원령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출동해야 될 소방 인력을 미리 정해놓고 명령만 떨어지면 편성 절차를 간소화해서 미리 다 짜놨기 때문에 출동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됐습니다."]
지난달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시도지사들의 지휘없이 소방청장의 지휘만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출동 시간을 좀 더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호/소방청 대변인 : "국가직이 되고 나서 전국이 내 관할구역이다, 명령만 있으면 어디든지 우리는 가야 된다는 그런 개념이 정착이 되고 있고요. 소방청장에게 지휘권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이제 좀 도와주세요' 하는 요청하는 거였다면 지금은 '출동하세요'라고 바로 명령하는, 그렇게 돼서 훨씬 더 이제 국가적인 효과가 나온 겁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이들, 바로 산림청 특수진화대원들입니다.
["뛰어 뛰어 뛰어!"]
119 소방호스가 닿지 않는 깊은 산 속.
이 특수진화대원들이 땅을 파 방화선을 구축하고 물 펌프를 이용해 불을 끄는데요.
그냥 올라가기도 힘든 산길인데, 장비까지 짊어지고 올라가 사투를 벌입니다.
[김동환/동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조장 : "시야 확보가 많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손전등을 켠 상태에서 불이 넘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갈퀴로 땅을 파서 더 이상 불이 넘어오지 않게끔 그렇게 했었습니다."]
이번 고성 산불 진화 현장에도 94명의 특수진화대원들이 지역과 소속에 상관없이 달려왔는데요.
지난해 고성 산불 경험이 있는 대원들이 많았던 것도 빠른 진화에 한 몫했습니다.
[서동열/동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 "작년에 큰 대형 산불을 진화하면서 많이 배운 점도 있고 느낀 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이제 불을 끄면서 방화선 구축도 수월했고, 그러고 저희가 진입하는데도 수월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대처도 인명 피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주민 : "불이 이쪽 저희 (마을) 건너편으로 옮기는 바람에 저희도 불길 따라서 다 오셔서 서로 물도 틀어주시고 남자분들은 진화를 시작하셨고 여자분들 같은 경우는 모여서 빨리 대피해야겠다고 말하고 이분 괜찮냐 저분 괜찮냐 서로 챙기면서 연락해 주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특히 마을 입구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쪽으로 불길이 향하자 주민들이 발빠르게 움직였는데요.
덕분에 홀로 걷는 것조차 힘든 30여 명의 원생들,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 : "이 불길이 원 쪽으로 지금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적 장애인 거주 시설로 불길이 내려가니까 그때 비상 연락망을 동원을 하게 된 거죠. 작년에 너무 놀라서 그 이후부터는 여기 대피 훈련을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신속하게 진화된 이번 고성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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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5-06 08:34:40
- 수정2020-05-06 09:06:50
[기자]
지난 1일 밤, 강원도 고성 산불 소식 듣고 놀란 가슴 쓸어내리신 분들 많으셨죠?
지난해 4월 고성에서 시작돼 속초, 강릉 등 동해안 일대에 큰 피해를 냈던 고성 산불과 발화 장소나 시기 등이 판박이여서 더 걱정이 컸었는데요.
하지만 발생 12시간 만에 불길은 다행히 잡혔고 피해규모도 지난해의 15분의 1 정도에 그쳤습니다.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이 빠른 진화가 가능했던 요인이 뭘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산불 진화 이튿날인 지난 3일, 강원도 고성군의 한 마을.
불길은 모두 잡혔지만 땅 속 숨은 작은 불씨 하나까지 모두 꺼트리기 위한 잔불 정리 작업은 야산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송흥남/고성군청 산불진화대 팀장 : "잔불 정리할 때는 나무 그루터기 밑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요. 흙 속에도 불이 붙어서 꺼지지 않고 있다가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면 이것이 날아가서 다른 곳에서 다시 화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산자락 아래 마을은 매캐한 냄새가 여전했는데요.
대피소에서 돌아온 주민들, 산불이 완전 진화됐다는 소식에도 마음 한 켠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김유심/고성군 토성면 : "모두가 혼비백산했던 것 같아요. 연기만 봐도 지금은 겁이 나고 너무 불안하고 과연 여기서 살 수 있을까..."]
하룻밤 새 축구장 120개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이번 산불.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주민 : "여기까지 불이 넘어와서 개집하고 닭집이 탈 때 나는 우리 집이 타는 줄 알았어요. 아침에 오니까 그래도 잘 지켜주셔서 우리 집은 살아있었어요."]
이번 산불의 발화점. 바로 이 전원주택인데요.
이 집의 화목보일러에서 튄 불꽃이 거센 바람을 타고 산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을 몰고 온다고 해서 ‘화풍’으로도 불리는 ‘양간지풍’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불씨를 실어나르며 큰 산불을 만들었습니다.
["소방대원 저쪽에서 잡아줘야 돼! 더 번지지 않게!"]
[한영배/고성군 산불진화대 조장 : "강풍이 불고 이런 여건 안에서 우리 진화대원들이 정말 필사적으로 지금 진화에 임하고 있거든요."]
불이 난 지역도, 시기도, 발화 원인까지.. 지난해 산불과 꼭 닮았던 이번 산불이었는데요.
하지만 산림 피해 면적은 지난해의 15분에 1에 불과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안재필/고성군청 산림과장 : "2019년도 4월에 난 산불은 바람이 한 쪽으로 집중적으로 불었었고 이 지역만큼은 특별히 돌풍이 불었어요. 그래서 (바람이) 좀 잦아드는 시기를 이용해서 진화를 할 수 있었던 게 도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 전 산불 당시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바싹 마른 낙엽들이 올해는 적었던 것도 산불 피해를 줄이는 데 일조했습니다.
[김동욱/산림청 산불방지과 : "5월쯤 되면 풀들이 다 수분을 머금고 있어서 아무래도 봄철에 완전히 건조할 때보다는 덜 건조하단 말이에요. 또 이번에 거기가 활엽수림이에요. 저번 같은 경우는 거의 다 침엽수림이라서 송진도 있고 그래서 확실히 활엽수보다 훨씬 많이 타거든요."]
산불 진화 인력의 신속한 대처도 또 하나의 이유로 꼽힙니다.
지난해 비해 전국 소방 인력의 투입이 40분이나 빨리 이뤄진 건데요.
[조선호/소방청 대변인 : "작년 산불 겪고 나서 (전국) 동원령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출동해야 될 소방 인력을 미리 정해놓고 명령만 떨어지면 편성 절차를 간소화해서 미리 다 짜놨기 때문에 출동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됐습니다."]
지난달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시도지사들의 지휘없이 소방청장의 지휘만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출동 시간을 좀 더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호/소방청 대변인 : "국가직이 되고 나서 전국이 내 관할구역이다, 명령만 있으면 어디든지 우리는 가야 된다는 그런 개념이 정착이 되고 있고요. 소방청장에게 지휘권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이제 좀 도와주세요' 하는 요청하는 거였다면 지금은 '출동하세요'라고 바로 명령하는, 그렇게 돼서 훨씬 더 이제 국가적인 효과가 나온 겁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이들, 바로 산림청 특수진화대원들입니다.
["뛰어 뛰어 뛰어!"]
119 소방호스가 닿지 않는 깊은 산 속.
이 특수진화대원들이 땅을 파 방화선을 구축하고 물 펌프를 이용해 불을 끄는데요.
그냥 올라가기도 힘든 산길인데, 장비까지 짊어지고 올라가 사투를 벌입니다.
[김동환/동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조장 : "시야 확보가 많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손전등을 켠 상태에서 불이 넘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갈퀴로 땅을 파서 더 이상 불이 넘어오지 않게끔 그렇게 했었습니다."]
이번 고성 산불 진화 현장에도 94명의 특수진화대원들이 지역과 소속에 상관없이 달려왔는데요.
지난해 고성 산불 경험이 있는 대원들이 많았던 것도 빠른 진화에 한 몫했습니다.
[서동열/동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 "작년에 큰 대형 산불을 진화하면서 많이 배운 점도 있고 느낀 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이제 불을 끄면서 방화선 구축도 수월했고, 그러고 저희가 진입하는데도 수월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대처도 인명 피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주민 : "불이 이쪽 저희 (마을) 건너편으로 옮기는 바람에 저희도 불길 따라서 다 오셔서 서로 물도 틀어주시고 남자분들은 진화를 시작하셨고 여자분들 같은 경우는 모여서 빨리 대피해야겠다고 말하고 이분 괜찮냐 저분 괜찮냐 서로 챙기면서 연락해 주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특히 마을 입구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쪽으로 불길이 향하자 주민들이 발빠르게 움직였는데요.
덕분에 홀로 걷는 것조차 힘든 30여 명의 원생들,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 : "이 불길이 원 쪽으로 지금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적 장애인 거주 시설로 불길이 내려가니까 그때 비상 연락망을 동원을 하게 된 거죠. 작년에 너무 놀라서 그 이후부터는 여기 대피 훈련을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신속하게 진화된 이번 고성 산불.
지난해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모두가 지켜낸 값진 성과가 아닐까요?
지난 1일 밤, 강원도 고성 산불 소식 듣고 놀란 가슴 쓸어내리신 분들 많으셨죠?
지난해 4월 고성에서 시작돼 속초, 강릉 등 동해안 일대에 큰 피해를 냈던 고성 산불과 발화 장소나 시기 등이 판박이여서 더 걱정이 컸었는데요.
하지만 발생 12시간 만에 불길은 다행히 잡혔고 피해규모도 지난해의 15분의 1 정도에 그쳤습니다.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없이 빠른 진화가 가능했던 요인이 뭘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산불 진화 이튿날인 지난 3일, 강원도 고성군의 한 마을.
불길은 모두 잡혔지만 땅 속 숨은 작은 불씨 하나까지 모두 꺼트리기 위한 잔불 정리 작업은 야산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송흥남/고성군청 산불진화대 팀장 : "잔불 정리할 때는 나무 그루터기 밑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요. 흙 속에도 불이 붙어서 꺼지지 않고 있다가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면 이것이 날아가서 다른 곳에서 다시 화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산자락 아래 마을은 매캐한 냄새가 여전했는데요.
대피소에서 돌아온 주민들, 산불이 완전 진화됐다는 소식에도 마음 한 켠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김유심/고성군 토성면 : "모두가 혼비백산했던 것 같아요. 연기만 봐도 지금은 겁이 나고 너무 불안하고 과연 여기서 살 수 있을까..."]
하룻밤 새 축구장 120개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이번 산불.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주민 : "여기까지 불이 넘어와서 개집하고 닭집이 탈 때 나는 우리 집이 타는 줄 알았어요. 아침에 오니까 그래도 잘 지켜주셔서 우리 집은 살아있었어요."]
이번 산불의 발화점. 바로 이 전원주택인데요.
이 집의 화목보일러에서 튄 불꽃이 거센 바람을 타고 산으로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을 몰고 온다고 해서 ‘화풍’으로도 불리는 ‘양간지풍’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불씨를 실어나르며 큰 산불을 만들었습니다.
["소방대원 저쪽에서 잡아줘야 돼! 더 번지지 않게!"]
[한영배/고성군 산불진화대 조장 : "강풍이 불고 이런 여건 안에서 우리 진화대원들이 정말 필사적으로 지금 진화에 임하고 있거든요."]
불이 난 지역도, 시기도, 발화 원인까지.. 지난해 산불과 꼭 닮았던 이번 산불이었는데요.
하지만 산림 피해 면적은 지난해의 15분에 1에 불과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안재필/고성군청 산림과장 : "2019년도 4월에 난 산불은 바람이 한 쪽으로 집중적으로 불었었고 이 지역만큼은 특별히 돌풍이 불었어요. 그래서 (바람이) 좀 잦아드는 시기를 이용해서 진화를 할 수 있었던 게 도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1년 전 산불 당시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바싹 마른 낙엽들이 올해는 적었던 것도 산불 피해를 줄이는 데 일조했습니다.
[김동욱/산림청 산불방지과 : "5월쯤 되면 풀들이 다 수분을 머금고 있어서 아무래도 봄철에 완전히 건조할 때보다는 덜 건조하단 말이에요. 또 이번에 거기가 활엽수림이에요. 저번 같은 경우는 거의 다 침엽수림이라서 송진도 있고 그래서 확실히 활엽수보다 훨씬 많이 타거든요."]
산불 진화 인력의 신속한 대처도 또 하나의 이유로 꼽힙니다.
지난해 비해 전국 소방 인력의 투입이 40분이나 빨리 이뤄진 건데요.
[조선호/소방청 대변인 : "작년 산불 겪고 나서 (전국) 동원령이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출동해야 될 소방 인력을 미리 정해놓고 명령만 떨어지면 편성 절차를 간소화해서 미리 다 짜놨기 때문에 출동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됐습니다."]
지난달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시도지사들의 지휘없이 소방청장의 지휘만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면서 출동 시간을 좀 더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호/소방청 대변인 : "국가직이 되고 나서 전국이 내 관할구역이다, 명령만 있으면 어디든지 우리는 가야 된다는 그런 개념이 정착이 되고 있고요. 소방청장에게 지휘권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이제 좀 도와주세요' 하는 요청하는 거였다면 지금은 '출동하세요'라고 바로 명령하는, 그렇게 돼서 훨씬 더 이제 국가적인 효과가 나온 겁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이들, 바로 산림청 특수진화대원들입니다.
["뛰어 뛰어 뛰어!"]
119 소방호스가 닿지 않는 깊은 산 속.
이 특수진화대원들이 땅을 파 방화선을 구축하고 물 펌프를 이용해 불을 끄는데요.
그냥 올라가기도 힘든 산길인데, 장비까지 짊어지고 올라가 사투를 벌입니다.
[김동환/동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 조장 : "시야 확보가 많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손전등을 켠 상태에서 불이 넘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갈퀴로 땅을 파서 더 이상 불이 넘어오지 않게끔 그렇게 했었습니다."]
이번 고성 산불 진화 현장에도 94명의 특수진화대원들이 지역과 소속에 상관없이 달려왔는데요.
지난해 고성 산불 경험이 있는 대원들이 많았던 것도 빠른 진화에 한 몫했습니다.
[서동열/동부지방산림청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 : "작년에 큰 대형 산불을 진화하면서 많이 배운 점도 있고 느낀 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이제 불을 끄면서 방화선 구축도 수월했고, 그러고 저희가 진입하는데도 수월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대처도 인명 피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주민 : "불이 이쪽 저희 (마을) 건너편으로 옮기는 바람에 저희도 불길 따라서 다 오셔서 서로 물도 틀어주시고 남자분들은 진화를 시작하셨고 여자분들 같은 경우는 모여서 빨리 대피해야겠다고 말하고 이분 괜찮냐 저분 괜찮냐 서로 챙기면서 연락해 주고 그런 상황이었어요."]
특히 마을 입구에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쪽으로 불길이 향하자 주민들이 발빠르게 움직였는데요.
덕분에 홀로 걷는 것조차 힘든 30여 명의 원생들,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주민 : "이 불길이 원 쪽으로 지금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적 장애인 거주 시설로 불길이 내려가니까 그때 비상 연락망을 동원을 하게 된 거죠. 작년에 너무 놀라서 그 이후부터는 여기 대피 훈련을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습니다."]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신속하게 진화된 이번 고성 산불.
지난해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모두가 지켜낸 값진 성과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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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wine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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