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여름 휴가도 없다” 발 묶인 세계 그런데 미국은?

입력 2020.05.06 (13:43) 수정 2020.05.06 (15: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아직 여기 있다. 우리는 이를 물리치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현지시각 5일 TV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 각국은 해외 여행객의 자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닫으면서, 자국민의 해외여행까지 막았습니다.

코로나19의 변곡점을 지나간 국가들도 있지만, 여전히 확산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2의 감염의 파도가 몰아닥칠 것을 배제하기 이릅니다.


마크롱 "여름 휴가철 기간에도 국제 여행 제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여름 휴가철 기간에도 주요 국제 여행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유럽에 남아있을 것이며, 이보다 더 제한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달 이상 여행을 떠나는 유럽의 여름휴가 문화가 올해는 재현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프랑스는 5월 24일까지인 국가 비상사태를 7월 24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프랑스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그때까지 도착 직후 2주간 격리 조치를 해야 합니다.

비즈니스나 공무를 제외하곤 일반 여행객에 대한 입국은 사실상 차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항공사 국제선 편당 2명 타고 있다"

시민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은 기본이고, 자국 내 이동마저 제한을 받은 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여행업계는 휴업을 넘어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특히 항공사들의 충격이 큽니다.

미국 항공사들은 최근 한 달 사이에 100억 달러(12조 2천억 원) 넘게 손실을 보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 등이 현지시각 5일 전했습니다.

극소수의 여객기마저 거의 텅 빈 상태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현재 평균적으로 미국 국내선은 편당 17명, 국제선은 편당 29명이 타고 있다고 미국 항공업계 단체인 '에어라인 포 아메리카'가 밝혔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조금 더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다음 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미국 항공사들은 6월 항공편도 80% 이상 취소했습니다.

'에어라인 포 아메리카'의 니콜라스 칼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예약 여행자가 거의 100% 순감했다면서 "미끄러진 항공 수요가 V자 형태로 회복된 역사적 사례도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기업들은 줄줄이 감원 …사상 최고 실업률

결국, 적자를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지원만을 천수답처럼 바라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기업들은 줄줄이 감원 계획을 밝히면서, 노동자들의 고통은 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전체 직원 7천500명 가운데 25%인 1천9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시각 5일 전했습니다.

영국 국적기인 영국항공은 1만 2천 명,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직원 3천여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영국의 버진 애틀랜틱도 현지시각 5일 3천150명의 해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샤이 바이스 버진 애틀랜틱 CEO는 성명에서 "36년 전 첫 비행 이후 많은 폭풍우를 견뎌왔지만, 그 어떤 것도 코로나19만큼 파괴적이진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기업들의 이러한 감원은 바로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경우, 4월 기준 실업자는 한 달 전보다 7.8% 늘어난 38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3월 실업자도 2월보다 9.31% 늘어난 상태였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 실업 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휴직자를 포함해 52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아직도 확산하는 코로나19, 그런데 미국은...

확산세가 꺾인 일부 국가들도 있지만, 여전히 맹렬한 확산세를 보이는 국가도 있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게 코로나19 사태같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현지시각 5일부터 북부 파라주의 벨렝을 포함해 10개 도시가 추가로 봉쇄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6천935명 늘어난 11만 4천715명을 기록했습니다.

브라질 보건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5월에서 7월 사이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인지만, 미국은 코로나19 백악관 테스크포스(TF)를 해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코로나19 발병) 곡선을 평평하게 하는데 목표를 달성했다는 게 백악관 TF 해산 이유라고 펜스 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현지시각 5일 코로나19 확산 이후 38일 만에 나선 외부 행사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전투의 다음 단계에 와 있다"고 선언하며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미국은 곧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 정상화를 서두르는 마음이 읽히는 부분입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그러나 "TF 해산 결정은 백신이 나올 때까지 바이러스가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보건 전문가의 우려를 키울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돋보기] “여름 휴가도 없다” 발 묶인 세계 그런데 미국은?
    • 입력 2020-05-06 13:43:28
    • 수정2020-05-06 15:05:15
    글로벌 돋보기
"바이러스는 아직 여기 있다. 우리는 이를 물리치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현지시각 5일 TV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세계 각국은 해외 여행객의 자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을 닫으면서, 자국민의 해외여행까지 막았습니다.

코로나19의 변곡점을 지나간 국가들도 있지만, 여전히 확산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2의 감염의 파도가 몰아닥칠 것을 배제하기 이릅니다.


마크롱 "여름 휴가철 기간에도 국제 여행 제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여름 휴가철 기간에도 주요 국제 여행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유럽에 남아있을 것이며, 이보다 더 제한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달 이상 여행을 떠나는 유럽의 여름휴가 문화가 올해는 재현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프랑스는 5월 24일까지인 국가 비상사태를 7월 24일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프랑스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그때까지 도착 직후 2주간 격리 조치를 해야 합니다.

비즈니스나 공무를 제외하곤 일반 여행객에 대한 입국은 사실상 차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 항공사 국제선 편당 2명 타고 있다"

시민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여행은 기본이고, 자국 내 이동마저 제한을 받은 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여행업계는 휴업을 넘어 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특히 항공사들의 충격이 큽니다.

미국 항공사들은 최근 한 달 사이에 100억 달러(12조 2천억 원) 넘게 손실을 보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 등이 현지시각 5일 전했습니다.

극소수의 여객기마저 거의 텅 빈 상태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현재 평균적으로 미국 국내선은 편당 17명, 국제선은 편당 29명이 타고 있다고 미국 항공업계 단체인 '에어라인 포 아메리카'가 밝혔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조금 더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다음 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미국 항공사들은 6월 항공편도 80% 이상 취소했습니다.

'에어라인 포 아메리카'의 니콜라스 칼리오 최고경영자(CEO)는 예약 여행자가 거의 100% 순감했다면서 "미끄러진 항공 수요가 V자 형태로 회복된 역사적 사례도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기업들은 줄줄이 감원 …사상 최고 실업률

결국, 적자를 버티지 못하는 기업들은 각국 정부의 지원만을 천수답처럼 바라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기업들은 줄줄이 감원 계획을 밝히면서, 노동자들의 고통은 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전체 직원 7천500명 가운데 25%인 1천9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시각 5일 전했습니다.

영국 국적기인 영국항공은 1만 2천 명,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직원 3천여 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영국의 버진 애틀랜틱도 현지시각 5일 3천150명의 해고 계획을 밝혔습니다.

샤이 바이스 버진 애틀랜틱 CEO는 성명에서 "36년 전 첫 비행 이후 많은 폭풍우를 견뎌왔지만, 그 어떤 것도 코로나19만큼 파괴적이진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기업들의 이러한 감원은 바로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경우, 4월 기준 실업자는 한 달 전보다 7.8% 늘어난 38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3월 실업자도 2월보다 9.31% 늘어난 상태였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 실업 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휴직자를 포함해 52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아직도 확산하는 코로나19, 그런데 미국은...

확산세가 꺾인 일부 국가들도 있지만, 여전히 맹렬한 확산세를 보이는 국가도 있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이 아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게 코로나19 사태같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현지시각 5일부터 북부 파라주의 벨렝을 포함해 10개 도시가 추가로 봉쇄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6천935명 늘어난 11만 4천715명을 기록했습니다.

브라질 보건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5월에서 7월 사이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것 외에는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인지만, 미국은 코로나19 백악관 테스크포스(TF)를 해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코로나19 발병) 곡선을 평평하게 하는데 목표를 달성했다는 게 백악관 TF 해산 이유라고 펜스 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현지시각 5일 코로나19 확산 이후 38일 만에 나선 외부 행사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전투의 다음 단계에 와 있다"고 선언하며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미국은 곧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 정상화를 서두르는 마음이 읽히는 부분입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그러나 "TF 해산 결정은 백신이 나올 때까지 바이러스가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보건 전문가의 우려를 키울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