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링 기법 제안하고 진단 키트 개발한 軍…코로나19 숨은 유공자

입력 2020.05.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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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법 가운데 '혼합검체 분석법(풀링 기법)'이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낮은 대규모 집단을 조사해야 하는 경우에 여러 명의 검체를 묶어 한 번에 검사하고, 양성이 나오면 각각의 검체를 재검사하는 방식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기법입니다. 빨리, 많은 사람을 검사하기 때문에 검사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각에서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검체를 10개까지 혼합해 검사에 활용할 수 있다고 검증했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지난달 초 이 방식을 공식 채택해 지역사회 집단 선별검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혼합검체 분석법(풀링 기법)' 최초 제안한 장해봉 소령

이번 코로나19 국면에 국내에서 '풀링 기법'을 제일 먼저 도입한 건 군입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이 지역 입소 장병들 모두를 검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풀링 기법'을 도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국군의학연구소 감염병연구과장 장해봉 육군 소령이 이 검사법을 제안했는데,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오늘 장 소령을 국방부에 초청해 격려하고 표창했습니다.

장 소령의 제안으로 한 번에 장병 4명의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게 돼, 일반적으로 1인 1검체를 검사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검사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오늘(6일) 코로나19 관련 표창을 받은 장해봉 소령, 노경태 박사, 허준녕 대위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오늘(6일) 코로나19 관련 표창을 받은 장해봉 소령, 노경태 박사, 허준녕 대위

진단키트 개발한 노경태 박사

군에서는 검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도 개발했습니다. 국군의학연구소 감염병연구과 노경태 박사는 등온증폭기술(LAMP)을 이용한 '신속분자진단법'을 적용한 진단키트를 개발했는데, 코로나19 진단기술로는 국내 최초로 특허 등록된 진단키트입니다.

이 진단 기술은 특허청에 등록하고 기술 이전을 마친 상태로, 식약처 승인과 해외 수출도 추진될 예정입니다.

기존 표준검사법인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PCR)은 진단까지 5~6시간이 걸리는데, 군에서 개발한 진단키트는 검사소요 시간을 2~3시간까지 단축할 수 있어 감염자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환자 중증도 분류 앱' 개발한 허준녕 대위

국군의무사령부 소속 군의관인 허준녕 육군 대위는 '코로나19 체크업 앱'을 개발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스러울 때 증상을 입력하면 자신이 선별진료소나 보건소의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인지 확인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앱을 통해 환자 스스로 본인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증상 위험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선별진료소 검사를 권고하는 메시지를 띄워 진료소에 가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국방부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앱 접속수가 24만 건에 달한다며, 특히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앱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 접속자라는 겁니다.

노경태 박사와 허준녕 대위 역시 오늘 장해봉 소령과 함께 국방부에서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정경두 장관은 오늘 이들에게 표창을 직접 수여하고 코로나19 극복에 있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극복 의지와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한 국군의 자랑스러운 인재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군에서는 그간 코로나19 상황을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의한 '준전시 상황'으로 규정하고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그 속에 이 숨은 세 명의 유공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이들이 표창을 받은 오늘, 군 내에서 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 됐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장병 39명 모두 완치돼 퇴원한 겁니다. 지난 2월 21일 군 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74일 만입니다.

[사진 제공: 국방홍보원]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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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6 16:45:50
    취재K
코로나19 검사법 가운데 '혼합검체 분석법(풀링 기법)'이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낮은 대규모 집단을 조사해야 하는 경우에 여러 명의 검체를 묶어 한 번에 검사하고, 양성이 나오면 각각의 검체를 재검사하는 방식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기법입니다. 빨리, 많은 사람을 검사하기 때문에 검사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일각에서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검체를 10개까지 혼합해 검사에 활용할 수 있다고 검증했고,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지난달 초 이 방식을 공식 채택해 지역사회 집단 선별검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혼합검체 분석법(풀링 기법)' 최초 제안한 장해봉 소령

이번 코로나19 국면에 국내에서 '풀링 기법'을 제일 먼저 도입한 건 군입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자 이 지역 입소 장병들 모두를 검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풀링 기법'을 도입하기로 한 것입니다.

국군의학연구소 감염병연구과장 장해봉 육군 소령이 이 검사법을 제안했는데,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오늘 장 소령을 국방부에 초청해 격려하고 표창했습니다.

장 소령의 제안으로 한 번에 장병 4명의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게 돼, 일반적으로 1인 1검체를 검사하는 기존 방식에 비해 검사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오늘(6일) 코로나19 관련 표창을 받은 장해봉 소령, 노경태 박사, 허준녕 대위
진단키트 개발한 노경태 박사

군에서는 검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도 개발했습니다. 국군의학연구소 감염병연구과 노경태 박사는 등온증폭기술(LAMP)을 이용한 '신속분자진단법'을 적용한 진단키트를 개발했는데, 코로나19 진단기술로는 국내 최초로 특허 등록된 진단키트입니다.

이 진단 기술은 특허청에 등록하고 기술 이전을 마친 상태로, 식약처 승인과 해외 수출도 추진될 예정입니다.

기존 표준검사법인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PCR)은 진단까지 5~6시간이 걸리는데, 군에서 개발한 진단키트는 검사소요 시간을 2~3시간까지 단축할 수 있어 감염자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환자 중증도 분류 앱' 개발한 허준녕 대위

국군의무사령부 소속 군의관인 허준녕 육군 대위는 '코로나19 체크업 앱'을 개발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스러울 때 증상을 입력하면 자신이 선별진료소나 보건소의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인지 확인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앱을 통해 환자 스스로 본인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증상 위험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선별진료소 검사를 권고하는 메시지를 띄워 진료소에 가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국방부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앱 접속수가 24만 건에 달한다며, 특히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앱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 접속자라는 겁니다.

노경태 박사와 허준녕 대위 역시 오늘 장해봉 소령과 함께 국방부에서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정경두 장관은 오늘 이들에게 표창을 직접 수여하고 코로나19 극복에 있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극복 의지와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한 국군의 자랑스러운 인재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군에서는 그간 코로나19 상황을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의한 '준전시 상황'으로 규정하고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그 속에 이 숨은 세 명의 유공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도 이들이 표창을 받은 오늘, 군 내에서 치료 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 됐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장병 39명 모두 완치돼 퇴원한 겁니다. 지난 2월 21일 군 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74일 만입니다.

[사진 제공: 국방홍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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