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국유화가 해답? 각국 항공사의 운명은

입력 2020.05.07 (07:00) 수정 2020.05.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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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이탈리아 항공사인 알이탈리아(Alitalia)가 현지시각 5일부터 뉴욕-로마 간 직항 운항을 중단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알이탈리아가 마지막까지 운항을 계속해왔던 유일한 장거리 노선이지만, 이제 멈추기로 한 것입니다.

알이탈리아 측은 4월 마지막 열흘간 항공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고, 뉴욕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알이탈리아 승객 95% 감소 6월까지 완전 국유화

알이탈리아의 관리인인 주세페 레오그란데는 코로나19 위기 전에 매일 5백 편을 운항했지만, 지금은 10편 정도만 운항하고 있다고 지난주 말한 바 있습니다. 승객도 95%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로마-뉴욕 편 항공기에는 최근 평균 승객이 30여 명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지막 장거리 노선마저 포기하고 최소 6월까지는 '지역 항공사'로 전락한 알이탈리아.

다음 선택은 '완전 국유화'입니다.

지난 11년 동안 알이탈리아의 구조조정을 거듭해왔던 이탈리아 정부는 5억 유로를 우선 투입하고 다음 달까지 국유화를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TAP 포르투갈 국유화 검토…직원 90% 일시 해고

포르투갈도 항공사의 국유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지난달 14일 'TAP 포르투갈'이 국유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TAP 포르투갈의 국유화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른 국가의 핵심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 기업들을 잃을 수 없습니다."라고 코스타 총리는 말했습니다.

북미와 남미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하고 있는 TAP 포르투갈은 현지시각 5일부터 리스본과 런던, 파리를 연결하는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직원의 90%를 일시 해고하는 등 생존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프랑스 기업 국유화 고심 "일단 에어프랑스는 안 해"

프랑스도 국유화 카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3월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면서 "(정부의) 지분 인수나 국유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만인 지난달 24일 르메르 장관은 에어프랑스-KLM에 90억 유로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적 항공사를 살리는 데 필요한 조처"라면서도, 다만 "현재 에어 프랑스를 국유화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일부 항공사들 반발… 왜?

각국 정부의 항공사에 대한 지원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지원에서 제외된 일부 항공사는 불공평하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직원의 15%인 3천 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와 같은 '정부 지원 중독 환자'에게만 거액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6일 전했습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는 1분기에 12억 유로(1조 5천900억 원)의 적자를 봤다고 5일 밝혔습니다.

그러나 카르스텐 슈포르 루프트한자 CEO는 "우리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관리를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고 국유화 움직임을 경계했습니다.

전례없는 위기…항공당국 고민 깊어져

우리 정부는 대한항공에 1조 7천억 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두 은행은 대한항공 지분의 10.8%를 확보하게 됩니다.

대한항공을 국유화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업의 국유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원 과정에서 기간 산업의 주식을 취득하게 되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코로나19 탓에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승객이 80% 줄고, 2,730억 달러(332조 7870억 원)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항공사의 전례 없는 위기를 이겨내면서,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묘책을 마련하기 위한 각국 항공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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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5-07 07: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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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항공사인 알이탈리아(Alitalia)가 현지시각 5일부터 뉴욕-로마 간 직항 운항을 중단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알이탈리아가 마지막까지 운항을 계속해왔던 유일한 장거리 노선이지만, 이제 멈추기로 한 것입니다.

알이탈리아 측은 4월 마지막 열흘간 항공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고, 뉴욕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알이탈리아 승객 95% 감소 6월까지 완전 국유화

알이탈리아의 관리인인 주세페 레오그란데는 코로나19 위기 전에 매일 5백 편을 운항했지만, 지금은 10편 정도만 운항하고 있다고 지난주 말한 바 있습니다. 승객도 95%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로마-뉴욕 편 항공기에는 최근 평균 승객이 30여 명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지막 장거리 노선마저 포기하고 최소 6월까지는 '지역 항공사'로 전락한 알이탈리아.

다음 선택은 '완전 국유화'입니다.

지난 11년 동안 알이탈리아의 구조조정을 거듭해왔던 이탈리아 정부는 5억 유로를 우선 투입하고 다음 달까지 국유화를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TAP 포르투갈 국유화 검토…직원 90% 일시 해고

포르투갈도 항공사의 국유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지난달 14일 'TAP 포르투갈'이 국유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TAP 포르투갈의 국유화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른 국가의 핵심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 기업들을 잃을 수 없습니다."라고 코스타 총리는 말했습니다.

북미와 남미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하고 있는 TAP 포르투갈은 현지시각 5일부터 리스본과 런던, 파리를 연결하는 항공편 운항을 재개했지만, 직원의 90%를 일시 해고하는 등 생존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프랑스 기업 국유화 고심 "일단 에어프랑스는 안 해"

프랑스도 국유화 카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3월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모든 선택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면서 "(정부의) 지분 인수나 국유화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만인 지난달 24일 르메르 장관은 에어프랑스-KLM에 90억 유로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적 항공사를 살리는 데 필요한 조처"라면서도, 다만 "현재 에어 프랑스를 국유화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일부 항공사들 반발… 왜?

각국 정부의 항공사에 대한 지원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지원에서 제외된 일부 항공사는 불공평하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직원의 15%인 3천 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힌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에어프랑스와 루프트한자와 같은 '정부 지원 중독 환자'에게만 거액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6일 전했습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는 1분기에 12억 유로(1조 5천900억 원)의 적자를 봤다고 5일 밝혔습니다.

그러나 카르스텐 슈포르 루프트한자 CEO는 "우리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지만, 정부의 관리를 필요로 하는 건 아니"라고 국유화 움직임을 경계했습니다.

전례없는 위기…항공당국 고민 깊어져

우리 정부는 대한항공에 1조 7천억 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두 은행은 대한항공 지분의 10.8%를 확보하게 됩니다.

대한항공을 국유화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기업의 국유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원 과정에서 기간 산업의 주식을 취득하게 되더라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코로나19 탓에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승객이 80% 줄고, 2,730억 달러(332조 7870억 원)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항공사의 전례 없는 위기를 이겨내면서,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묘책을 마련하기 위한 각국 항공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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