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코로나19 어디까지 왔나? 실질 감염자 수로 본 세계

입력 2020.05.08 (14:16) 수정 2020.05.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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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지구 상에 출현한 지 넉 달여가 지났다.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를 강타한 바이러스는 중동과 유럽을 거쳐 현재는 남북미 대륙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 사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한 국가가 있는가 하면, 강력한 봉쇄 조치를 서서히 풀어가는 국가, 아직 제한을 완화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하는 국가도 있다. 국가마다 제각각인 상황, 코로나19는 현재 어디까지 와 있을까?

이젠 실질 감염자 수를 봐야 할 때

8일 기준 우리나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10,822명이다. 이 가운데 9,484명이 완치되고 256명이 숨져 현재 치료 중이거나 격리 중인 실질 감염자 수는 1,082명이다. 누적 확진자 1만여 명과 실질 감염자 1천여 명이란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확실히 다르다.

더욱이 최근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줄었다. 정부가 6일부터 방역 체계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할 수 있었던 주요 판단 근거가 됐음은 물론이다.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실질 감염자 수 대폭 감소

유럽에선 3월부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됐다. 현지시간 7일 기준 국가별 누적 확진자 수, 그리고 누적 확진자에서 사망자와 완치자를 뺀 실질 감염자 수는 다음과 같다.


이 가운데 독일을 보자. 누적 확진자가 16만 8천 명이지만, 현재 실질 감염자 수는 2만 1천 명에 불과하다. 14만 명이 완치됐기 때문이다. 사망자는 7천 명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현저히 적다.

독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유럽 6위이지만, 실질 감염자 수는 9위로 내려온다. 독일은 누적 확진자가 벨기에(5만 1천 명)와 네덜란드(4만 2천 명), 포르투갈(2만 7천 명)보다 3배에서 6배가 많지만, 실질 감염자 수는 오히려 이들 국가보다 적다.


특히 독일의 실질 감염자 수는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째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독일 정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일반 상점 영업 허용을 시작으로 점차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일부 학교가 문을 열었고, 종교 모임도 허용됐다. 일부 주이긴 하지만 이달 중 식당과 카페, 호텔 영업도 재개될 예정이다.

영업 재개한 독일 바이마르시 카페(출처: RTL)영업 재개한 독일 바이마르시 카페(출처: RTL)

독일과 비슷한 그래프를 보이는 국가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다. 오스트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1만 6천 명, 실질 감염자 수는 1천4백 명이고, 스위스는 누적 확진자 3만 명, 실질 감염자 2천6백 명이다. 두 나라 모두 실질 감염자 수가 몇 주째 감소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도 상점과 식당, 학교, 박물관 등의 시설을 순차적으로 여는 등 비교적 앞서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이탈리아도 봉쇄 완화 시동

그다음 그룹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다. 스페인은 누적 확진자가 25만 7천 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2만 6천 명이 숨지는 희생도 치렀다. 하지만 16만 4천 명이 회복된 반가운 소식도 있다. 실질 감염자 수는 지난달 23일 이후 2주째 감소해 6만 7천 명까지 내려왔다.


이탈리아도 실질 감염자 수가 지난달 23일 정점에 이른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6일엔 누적 완치자가 9만 3천 명, 실질 감염자가 9만 2천 명으로 처음으로 완치자가 감염자 수를 넘어섰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두 달 만에 이동 제한령을 완화하고 제조업과 건설업 등 산업을 정상화하는 등 봉쇄 완화 절차를 밟고 있다.

프랑스·영국, 아직 갈 길 멀어

프랑스와 영국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프랑스의 실질 감염자 수는 9만 4천 명, 계속 상승하던 곡선을 약 2주 전부터 평행선으로 돌려놓은 게 그나마 희망적인 신호다.

프랑스는 당초 이달 24일까지였던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7월 24일까지 두 달 연장했다. 바이러스가 다시 심각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비상사태 해제는 시기상조라고 프랑스 정부는 설명했다.

영국은 좀처럼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완치자는 9백 명(존슨 홉킨스대 집계)에 불과해 실질 감염자 수가 17만 1천 명이다. 아직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5천 명, 신규 사망자가 5백 명 이상씩 나오고 있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그래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영국은 급기야 6일엔 그동안 가장 피해가 심했던 이탈리아, 스페인을 제치고 유럽에서 처음으로 사망자 3만 명을 넘어섰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10일 봉쇄 조치 완화 출구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지만,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봉쇄 완화가 진행되더라도 아주 제한적이고 신중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맹렬한 증가세

현재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맹위를 떨치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다. 최근 닷새 연속 하루에 1만 명 이상씩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17만 7천 명으로 프랑스와 독일을 넘어섰다.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 확진자 수가 7천 명이었으니, 확진자의 대부분인 17만 명이 한 달 사이에 감염됐다.


러시아의 완치자는 2만 4천 명에 불과해 15만 2천 명이 아직 감염 상태에 있다. 실질 감염자 수로 보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러시아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세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고 본다. 이달 중순까지는 급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제한 조치를 푸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질 감염자 수로 본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뿐만 아니라 실질 감염자 수로 봐도 미국은 현재 세계 1위다. 그다음엔 영국과 러시아가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 수는 2위, 3위지만, 실질 감염자 수는 각각 6위, 5위다.

주목할 만한 국가는 앞서 살펴본 대로 역시 독일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7번째로 많지만, 실질 감염자수는 17번째로 내려간다.

현재 세계 각국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접종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렇다고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무한정 봉쇄 조치를 끌고 갈 수도 없는 일. 결국 실질 감염자 수를 줄이는 속도에 따라 일상생활로의 복귀 시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각국은 진단과 격리, 치료, 여기에 방역 수칙 준수라는 기본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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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8 14:16:42
    • 수정2020-05-08 14:20:22
    특파원 리포트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지구 상에 출현한 지 넉 달여가 지났다.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를 강타한 바이러스는 중동과 유럽을 거쳐 현재는 남북미 대륙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 사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한 국가가 있는가 하면, 강력한 봉쇄 조치를 서서히 풀어가는 국가, 아직 제한을 완화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하는 국가도 있다. 국가마다 제각각인 상황, 코로나19는 현재 어디까지 와 있을까?

이젠 실질 감염자 수를 봐야 할 때

8일 기준 우리나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10,822명이다. 이 가운데 9,484명이 완치되고 256명이 숨져 현재 치료 중이거나 격리 중인 실질 감염자 수는 1,082명이다. 누적 확진자 1만여 명과 실질 감염자 1천여 명이란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확실히 다르다.

더욱이 최근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으로 줄었다. 정부가 6일부터 방역 체계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할 수 있었던 주요 판단 근거가 됐음은 물론이다.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실질 감염자 수 대폭 감소

유럽에선 3월부터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됐다. 현지시간 7일 기준 국가별 누적 확진자 수, 그리고 누적 확진자에서 사망자와 완치자를 뺀 실질 감염자 수는 다음과 같다.


이 가운데 독일을 보자. 누적 확진자가 16만 8천 명이지만, 현재 실질 감염자 수는 2만 1천 명에 불과하다. 14만 명이 완치됐기 때문이다. 사망자는 7천 명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현저히 적다.

독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유럽 6위이지만, 실질 감염자 수는 9위로 내려온다. 독일은 누적 확진자가 벨기에(5만 1천 명)와 네덜란드(4만 2천 명), 포르투갈(2만 7천 명)보다 3배에서 6배가 많지만, 실질 감염자 수는 오히려 이들 국가보다 적다.


특히 독일의 실질 감염자 수는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째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독일 정부는 지난달 20일부터 일반 상점 영업 허용을 시작으로 점차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일부 학교가 문을 열었고, 종교 모임도 허용됐다. 일부 주이긴 하지만 이달 중 식당과 카페, 호텔 영업도 재개될 예정이다.

영업 재개한 독일 바이마르시 카페(출처: RTL)
독일과 비슷한 그래프를 보이는 국가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다. 오스트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1만 6천 명, 실질 감염자 수는 1천4백 명이고, 스위스는 누적 확진자 3만 명, 실질 감염자 2천6백 명이다. 두 나라 모두 실질 감염자 수가 몇 주째 감소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도 상점과 식당, 학교, 박물관 등의 시설을 순차적으로 여는 등 비교적 앞서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진행하고 있다.

스페인·이탈리아도 봉쇄 완화 시동

그다음 그룹은 스페인과 이탈리아다. 스페인은 누적 확진자가 25만 7천 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2만 6천 명이 숨지는 희생도 치렀다. 하지만 16만 4천 명이 회복된 반가운 소식도 있다. 실질 감염자 수는 지난달 23일 이후 2주째 감소해 6만 7천 명까지 내려왔다.


이탈리아도 실질 감염자 수가 지난달 23일 정점에 이른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6일엔 누적 완치자가 9만 3천 명, 실질 감염자가 9만 2천 명으로 처음으로 완치자가 감염자 수를 넘어섰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두 달 만에 이동 제한령을 완화하고 제조업과 건설업 등 산업을 정상화하는 등 봉쇄 완화 절차를 밟고 있다.

프랑스·영국, 아직 갈 길 멀어

프랑스와 영국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프랑스의 실질 감염자 수는 9만 4천 명, 계속 상승하던 곡선을 약 2주 전부터 평행선으로 돌려놓은 게 그나마 희망적인 신호다.

프랑스는 당초 이달 24일까지였던 국가보건 비상사태를 7월 24일까지 두 달 연장했다. 바이러스가 다시 심각해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비상사태 해제는 시기상조라고 프랑스 정부는 설명했다.

영국은 좀처럼 확산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완치자는 9백 명(존슨 홉킨스대 집계)에 불과해 실질 감염자 수가 17만 1천 명이다. 아직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5천 명, 신규 사망자가 5백 명 이상씩 나오고 있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 그래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영국은 급기야 6일엔 그동안 가장 피해가 심했던 이탈리아, 스페인을 제치고 유럽에서 처음으로 사망자 3만 명을 넘어섰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10일 봉쇄 조치 완화 출구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지만,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봉쇄 완화가 진행되더라도 아주 제한적이고 신중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 맹렬한 증가세

현재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맹위를 떨치고 있는 국가는 러시아다. 최근 닷새 연속 하루에 1만 명 이상씩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17만 7천 명으로 프랑스와 독일을 넘어섰다. 한 달 전인 지난달 7일 확진자 수가 7천 명이었으니, 확진자의 대부분인 17만 명이 한 달 사이에 감염됐다.


러시아의 완치자는 2만 4천 명에 불과해 15만 2천 명이 아직 감염 상태에 있다. 실질 감염자 수로 보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러시아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세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고 본다. 이달 중순까지는 급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제한 조치를 푸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질 감염자 수로 본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뿐만 아니라 실질 감염자 수로 봐도 미국은 현재 세계 1위다. 그다음엔 영국과 러시아가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 수는 2위, 3위지만, 실질 감염자 수는 각각 6위, 5위다.

주목할 만한 국가는 앞서 살펴본 대로 역시 독일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7번째로 많지만, 실질 감염자수는 17번째로 내려간다.

현재 세계 각국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접종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렇다고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무한정 봉쇄 조치를 끌고 갈 수도 없는 일. 결국 실질 감염자 수를 줄이는 속도에 따라 일상생활로의 복귀 시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각국은 진단과 격리, 치료, 여기에 방역 수칙 준수라는 기본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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