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유치전, 꿈의 현미경 ‘방사광가속기’ 뭐길래

입력 2020.05.0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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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1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가 오늘(8일) 충북 청주시로 결정됐습니다.

강원 춘천시, 경북 포항시, 전남 나주시, 충북 청주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를 희망했고, 나주와 청주가 최종 후보지로 압축돼 경쟁을 펼친 결과입니다.

지난 6일 대전에서 진행된 각 지자체의 발표평가 결과 청주가 90.54점, 나주가 87.33점, 춘천이 82.59점, 포항이 76.72점을 얻었고, 부지선정평가위는 상위 2곳인 청주와 나주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진행해 청주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습니다.

각 지자체와 정치권에선 지역 균형발전과 접근성, 연구 인프라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유치전을 벌여왔습니다. 현장 실사에는 지역 주민 수백 명이 유치를 희망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현장 평가단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탈락한 춘천은 후보지 선정 평가 결과 공개를 요구하며 반발했고, 경북 역시 "국가 과학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퇴색되는 결과"라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렇듯 각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뛰어든 건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따르는 경제 파급 효과 때문입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방사광 가속기 사업으로 고용 13만 7천 명, 생산 6조 7천억 원, 부가가치 2조 4천억 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방사광가속기는 '꿈의 현미경'이라고 불리는 첨단 대형연구시설입니다. 전자를 가속해 고속의 빛, 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입니다. 태양 빛 밝기의 100억 배에 달하는 방사광을 활용하면 미세한 구조나 세포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초과학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분야, 첨단소재, 신약개발 등 각 산업에 이르기까지 활용도가 높습니다.

영국에선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구제역 바이러스의 실제 모습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구제역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개발하는데도 방사광가속기가 활용됐습니다.

또한, 태양광 패널, 에너지 신소재, 연료전지용 스마트 촉매 등 세계 각국에선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첨단산업 연구 경쟁이 치열합니다.

현재 일본은 대형급 방사광가속기 7기를 운영 중이며 3기를 운영하는 중국은 2024년 목표로 세계 최대규모의 방사광가속기를 추가 건설 중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경북 포항에 1994년 준공한 3세대와 2015년 구축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2개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설 노화와 포화 상태, 그리고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계기로 신규 방사광가속기 구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충북 청주에 들어설 방사광가속기는 4세대 원형 가속기입니다. 둘레 8백 미터의 원형으로 3세대 원형 가속기보다 빔의 집중도를 100배 높여 더 작은 물질 구조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2년 이전에 공사에 들어가고, 늦어도 2028년에는 새 방사광가속기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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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열했던 유치전, 꿈의 현미경 ‘방사광가속기’ 뭐길래
    • 입력 2020-05-08 14:32:33
    취재K
사업비 1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신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부지가 오늘(8일) 충북 청주시로 결정됐습니다.

강원 춘천시, 경북 포항시, 전남 나주시, 충북 청주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유치를 희망했고, 나주와 청주가 최종 후보지로 압축돼 경쟁을 펼친 결과입니다.

지난 6일 대전에서 진행된 각 지자체의 발표평가 결과 청주가 90.54점, 나주가 87.33점, 춘천이 82.59점, 포항이 76.72점을 얻었고, 부지선정평가위는 상위 2곳인 청주와 나주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진행해 청주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습니다.

각 지자체와 정치권에선 지역 균형발전과 접근성, 연구 인프라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유치전을 벌여왔습니다. 현장 실사에는 지역 주민 수백 명이 유치를 희망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현장 평가단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탈락한 춘천은 후보지 선정 평가 결과 공개를 요구하며 반발했고, 경북 역시 "국가 과학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려는 의지가 퇴색되는 결과"라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렇듯 각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유치전에 뛰어든 건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따르는 경제 파급 효과 때문입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방사광 가속기 사업으로 고용 13만 7천 명, 생산 6조 7천억 원, 부가가치 2조 4천억 원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방사광가속기는 '꿈의 현미경'이라고 불리는 첨단 대형연구시설입니다. 전자를 가속해 고속의 빛, 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입니다. 태양 빛 밝기의 100억 배에 달하는 방사광을 활용하면 미세한 구조나 세포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초과학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분야, 첨단소재, 신약개발 등 각 산업에 이르기까지 활용도가 높습니다.

영국에선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구제역 바이러스의 실제 모습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 구제역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를 개발하는데도 방사광가속기가 활용됐습니다.

또한, 태양광 패널, 에너지 신소재, 연료전지용 스마트 촉매 등 세계 각국에선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첨단산업 연구 경쟁이 치열합니다.

현재 일본은 대형급 방사광가속기 7기를 운영 중이며 3기를 운영하는 중국은 2024년 목표로 세계 최대규모의 방사광가속기를 추가 건설 중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경북 포항에 1994년 준공한 3세대와 2015년 구축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 2개가 있습니다. 하지만 시설 노화와 포화 상태, 그리고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계기로 신규 방사광가속기 구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충북 청주에 들어설 방사광가속기는 4세대 원형 가속기입니다. 둘레 8백 미터의 원형으로 3세대 원형 가속기보다 빔의 집중도를 100배 높여 더 작은 물질 구조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2년 이전에 공사에 들어가고, 늦어도 2028년에는 새 방사광가속기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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