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어버이날, 요양병원에선 “그저 바라만봐도 좋아요”

입력 2020.05.08 (21:10) 수정 2020.05.0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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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 때문에 오늘(8일) 같은 어버이날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요양시설에 계시다면 찾아뵙기 힘든 상황인데요.

코로나19 치명률, 고령자가 특히 높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250여명이 숨져, 치명률 2.37%입니다.

그런데 60대 이상부터 치명률이 평균을 웃돌고.. 80대 이상은 25%에 달합니다.

80대 이상 확진자 480여 명 가운데, 사망자는 120여 명, 4명 중 한 명이 숨졌습니다.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자들은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해서 지난 3월부터 전국의 요양 시설은 면회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어버이날 부모님 뵙고 싶은 게 자식들 마음이라 오늘(8일) 요양시설엔 참 애달픈 장면 많았습니다.

송금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만나러 온 가족들.

창문 너머로 얼굴을 보여줍니다.

["저 다섯째딸 윤하예요."]

부모님이 환히 웃어도 창문조차 열 수 없는 짧은 만남.

["할아버지 저희 갈게요. (할아버지 코로나 끝나면 꼭 손잡고 만나요) 아빠 사랑해."]

가족들의 발길은 끊겼지만 병실엔 웃음이 퍼집니다.

["(여보세요?) 잘 있어? (응 엄마. 오늘 무슨 날인지 아세요?) 어버이날."]

직접 찾아뵐 수 없는 어버이날, 멀리서나마 마음을 전합니다.

["엄마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우리 키우느라고 감사하고!"]

화상 전화로 묻는 짧은 안부.

미국에 있는 손녀도 화면으로 할머니를 만납니다.

["할머니~~~ (예쁘다)"]

식사는 잘하시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걱정이 앞섭니다.

["엄마 왜 틀니를 안 했어?"]

올해는 간호사들이 가족을 대신해 카네이션을 전합니다.

["(어르신 오늘 무슨 날?) 안 들려. (어버이날, 꽃 달아드리려고 꽃!) 고맙습니다."]

보고 싶은 아들딸들이 왜 찾아오질 않는지 매일 묻는 치매 어르신들….

["계속 코로나 때문에 아무도 못 오니까."]

코로나 19 때문에 올 수 없다고 또 설명해 줍니다.

[조융기/서울에이스재활요양병원장 : "면회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도 많이 오고요. 찾아오셨다가 면회가 안 된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버이날,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

예년과는 다른 방식으로 감사의 맘이 오갔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앵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 보내는 미국에선 요즘 화장지나 밀가루 같은 생필품이 많이 팔리는데 주문량이 늘어난 게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이웃에게 보내는 '카드’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눌러쓴 손편지로 서로서로 위로하는 겁니다.

어버이날, 유리 벽 사이로 마주한 가족들 사연 전해드렸는데 이번 어버이날은 다른 해보다 특별한 사연들 많습니다.

“할머니 빨리 나으세요. 저랑 삼계탕 먹으러 가요” “곧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잘못해 드린 것만 생각나네요”

카네이션 직접 달아드리지 못하는 대신 손편지로 마음이 전했고요.

지갑 얇아진 자녀들 걱정에 올해는 용돈 필요 없다고 손사래 치신 부모님도 계셨다고 합니다.

직접 마음 담은 손글씨들 보면서 함께 힘을 얻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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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어버이날, 요양병원에선 “그저 바라만봐도 좋아요”
    • 입력 2020-05-08 21:14:04
    • 수정2020-05-08 22:10:11
    뉴스 9
[앵커]

코로나 19 때문에 오늘(8일) 같은 어버이날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요양시설에 계시다면 찾아뵙기 힘든 상황인데요.

코로나19 치명률, 고령자가 특히 높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250여명이 숨져, 치명률 2.37%입니다.

그런데 60대 이상부터 치명률이 평균을 웃돌고.. 80대 이상은 25%에 달합니다.

80대 이상 확진자 480여 명 가운데, 사망자는 120여 명, 4명 중 한 명이 숨졌습니다.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자들은 상대적으로 감염에 취약해서 지난 3월부터 전국의 요양 시설은 면회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그래도 어버이날 부모님 뵙고 싶은 게 자식들 마음이라 오늘(8일) 요양시설엔 참 애달픈 장면 많았습니다.

송금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할아버지를 만나러 온 가족들.

창문 너머로 얼굴을 보여줍니다.

["저 다섯째딸 윤하예요."]

부모님이 환히 웃어도 창문조차 열 수 없는 짧은 만남.

["할아버지 저희 갈게요. (할아버지 코로나 끝나면 꼭 손잡고 만나요) 아빠 사랑해."]

가족들의 발길은 끊겼지만 병실엔 웃음이 퍼집니다.

["(여보세요?) 잘 있어? (응 엄마. 오늘 무슨 날인지 아세요?) 어버이날."]

직접 찾아뵐 수 없는 어버이날, 멀리서나마 마음을 전합니다.

["엄마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우리 키우느라고 감사하고!"]

화상 전화로 묻는 짧은 안부.

미국에 있는 손녀도 화면으로 할머니를 만납니다.

["할머니~~~ (예쁘다)"]

식사는 잘하시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걱정이 앞섭니다.

["엄마 왜 틀니를 안 했어?"]

올해는 간호사들이 가족을 대신해 카네이션을 전합니다.

["(어르신 오늘 무슨 날?) 안 들려. (어버이날, 꽃 달아드리려고 꽃!) 고맙습니다."]

보고 싶은 아들딸들이 왜 찾아오질 않는지 매일 묻는 치매 어르신들….

["계속 코로나 때문에 아무도 못 오니까."]

코로나 19 때문에 올 수 없다고 또 설명해 줍니다.

[조융기/서울에이스재활요양병원장 : "면회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도 많이 오고요. 찾아오셨다가 면회가 안 된다는 소식을 듣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버이날,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

예년과는 다른 방식으로 감사의 맘이 오갔습니다.

KBS 뉴스 송금한입니다.

[앵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 보내는 미국에선 요즘 화장지나 밀가루 같은 생필품이 많이 팔리는데 주문량이 늘어난 게 하나 더 있다고 합니다.

이웃에게 보내는 '카드’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눌러쓴 손편지로 서로서로 위로하는 겁니다.

어버이날, 유리 벽 사이로 마주한 가족들 사연 전해드렸는데 이번 어버이날은 다른 해보다 특별한 사연들 많습니다.

“할머니 빨리 나으세요. 저랑 삼계탕 먹으러 가요” “곧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잘못해 드린 것만 생각나네요”

카네이션 직접 달아드리지 못하는 대신 손편지로 마음이 전했고요.

지갑 얇아진 자녀들 걱정에 올해는 용돈 필요 없다고 손사래 치신 부모님도 계셨다고 합니다.

직접 마음 담은 손글씨들 보면서 함께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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