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원 극단 선택…“입주민 폭언·폭행 시달려”

입력 2020.05.10 (21:18) 수정 2020.05.1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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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중 주차된 아파트 주민의 차를 밀었다가, 이 입주민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게 유족과 다른 입주민들의 주장인데요.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경비원이 이중 주차된 차량을 밉니다.

멀리서 입주민이 다가오더니, 경비원을 밀치고... 삿대질 합니다.

[아파트 경비원 친형 : "그만 둬라 너 경비 주제에 머슴 주제에 내가 너 월급 주는데 머슴 주제에 내 말을 안듣느냐(라고 말했다고)…."]

며칠 뒤에는 이 입주민이 경비원의 옷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가는 모습도 확인됩니다.

이날 경비원은 경비실 화장실에서 폭행을 당해 코 뼈까지 부러졌다는 게 유가족과 입주민들의 주장입니다.

[아파트 입주민 A/음성변조 : "들어간 시간이 한 10분이 넘는다고 하던데 그 동안에 거기서 계속 때린 거 얼굴을 아주, 코뼈가 부러지고…."]

지난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경비원 최 모 씨는, 오늘 새벽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너무 억울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친형 : "경비원도 하나의 가족이고 자기 집에 가면 하나의 아버지고. 그런데 그걸 경비 선다고 "너는 머슴"이라고 짓밟아버리고…."]

숨진 최 씨가 근무했던 경비실 앞입니다.

주민들은 최 씨를 추모하며 편지과 초, 그리고 국화 등을 마련해둔 상태입니다.

숨진 경비원은 다른 입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해 왔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B/음성변조 : "'내 가족이다' 생각을 하고 이렇게 지내고 있는 사람한테 그렇게 한다는 거는 진짜 용납, 용서할 수가 없는 일이에요."]

경비원을 폭행한 것으로 지목된 입주민은, 일방적으로 폭행한 적이 없고 경비원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한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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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경비원 극단 선택…“입주민 폭언·폭행 시달려”
    • 입력 2020-05-10 21:19:22
    • 수정2020-05-10 21: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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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중 주차된 아파트 주민의 차를 밀었다가, 이 입주민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게 유족과 다른 입주민들의 주장인데요.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경비원이 이중 주차된 차량을 밉니다.

멀리서 입주민이 다가오더니, 경비원을 밀치고... 삿대질 합니다.

[아파트 경비원 친형 : "그만 둬라 너 경비 주제에 머슴 주제에 내가 너 월급 주는데 머슴 주제에 내 말을 안듣느냐(라고 말했다고)…."]

며칠 뒤에는 이 입주민이 경비원의 옷을 잡고, 어디론가 끌고 가는 모습도 확인됩니다.

이날 경비원은 경비실 화장실에서 폭행을 당해 코 뼈까지 부러졌다는 게 유가족과 입주민들의 주장입니다.

[아파트 입주민 A/음성변조 : "들어간 시간이 한 10분이 넘는다고 하던데 그 동안에 거기서 계속 때린 거 얼굴을 아주, 코뼈가 부러지고…."]

지난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경비원 최 모 씨는, 오늘 새벽 자신의 집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너무 억울하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친형 : "경비원도 하나의 가족이고 자기 집에 가면 하나의 아버지고. 그런데 그걸 경비 선다고 "너는 머슴"이라고 짓밟아버리고…."]

숨진 최 씨가 근무했던 경비실 앞입니다.

주민들은 최 씨를 추모하며 편지과 초, 그리고 국화 등을 마련해둔 상태입니다.

숨진 경비원은 다른 입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해 왔습니다.

[아파트 입주민 B/음성변조 : "'내 가족이다' 생각을 하고 이렇게 지내고 있는 사람한테 그렇게 한다는 거는 진짜 용납, 용서할 수가 없는 일이에요."]

경비원을 폭행한 것으로 지목된 입주민은, 일방적으로 폭행한 적이 없고 경비원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한 상태라고 주장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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