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18 최초 총상 사망자는 ‘故 김안부 씨’

입력 2020.05.12 (21:00) 수정 2020.05.1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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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도에서 보셨듯이 80년 5월 27일 최후항쟁을 비롯해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이 165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총에 맞거나 칼에 찔려, 또는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5.18 40주년을 맞아 KBS 광주총국은 165명의 모든 검시 관련 기록들을 다시 살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합니다. 

먼저 첫 번째 순서로, 타박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고 김안부 씨의 기록에서 총상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정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5·18 민주화운동 기간 두 번째 희생자로 알려진 고 김안부 씨. 

사망 추정 시각은 1980년 5월 19일 밤 10시.

김 씨는 이튿 날 새벽 광주 옛 전남양조장 공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홀어머니와 아내, 아홉 살 아들과 갓 돌이 지난 막내 딸 등 일곱 식구의 생계를 짊어 진 36살의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40년이 흘렀지만, 아내 김말옥 씨는 남편의 시신을 목격했던 그 당시, 그 현장을 잊을 수 없습니다. 

[김말옥/故 김안부 씨 처 : "(죽은) 애기 아빠가 장난하는가 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돌아가셔 버리니까. 나도 우리 아저씨를 보듬고 나도 기절을 해버렸어요."]

5.18 두 번째 사망자인 김안부씨의 광주지방검찰청 검시기록에는 사인을 '타박사'로 분류했습니다. 

유족 역시 이 기록을 바탕으로 타박상을 입어 숨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확인한 전남대 의대의 사체 검안서에는 전혀 다른 사인이 등장합니다. 

당시 검안의는 뇌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손상되는 '뇌좌상'을 사인으로 봤습니다.  

또 머릿속에 총탄이 박힌 이른바 '맹관총상'이 인정된다며 가로 세로 1㎝의 사입구, 즉 총탄이 들어간 구멍의 크기까지 기록했습니다. 

[문형배/5·18 당시 검안의 : "(1×1㎝ 사입구는) 총상이 아니면 그런 흔적이 나올 수가 없죠… 두부의 타박상에 의해서 사망을 했다면 두개골이 완전히 파괴가 되고 부서질 정도가 돼야 하고…."]

군이 작성한 검시 참여 결과 보고도 석연치 않습니다.  

검사와 의사, 군의관 등이 참여해 작성한 문건에는 김 씨의 사망 원인을 '두부 맹관상'이라고 기재했다가 선을 긋고 '타박사'로 고친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40년이 지나도록 유족마저 타박사로 알고 있는 고 김안부 씨의 죽음.  

총에 맞은 김 씨의 사인이 왜 타박상으로 수정 또는 조작된 것인지 40년 만에 드러난 기록들이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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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5·18 최초 총상 사망자는 ‘故 김안부 씨’
    • 입력 2020-05-12 21:00:30
    • 수정2020-05-12 21:07:16
    뉴스7(광주)
[앵커] 앞서 보도에서 보셨듯이 80년 5월 27일 최후항쟁을 비롯해 계엄군의 잔혹한 진압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이 165명에 이릅니다. 이들은 총에 맞거나 칼에 찔려, 또는 계엄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5.18 40주년을 맞아 KBS 광주총국은 165명의 모든 검시 관련 기록들을 다시 살펴보는 연속기획을 마련합니다.  먼저 첫 번째 순서로, 타박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고 김안부 씨의 기록에서 총상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정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5·18 민주화운동 기간 두 번째 희생자로 알려진 고 김안부 씨.  사망 추정 시각은 1980년 5월 19일 밤 10시. 김 씨는 이튿 날 새벽 광주 옛 전남양조장 공터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홀어머니와 아내, 아홉 살 아들과 갓 돌이 지난 막내 딸 등 일곱 식구의 생계를 짊어 진 36살의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40년이 흘렀지만, 아내 김말옥 씨는 남편의 시신을 목격했던 그 당시, 그 현장을 잊을 수 없습니다.  [김말옥/故 김안부 씨 처 : "(죽은) 애기 아빠가 장난하는가 했는데 그것이 아니고 돌아가셔 버리니까. 나도 우리 아저씨를 보듬고 나도 기절을 해버렸어요."] 5.18 두 번째 사망자인 김안부씨의 광주지방검찰청 검시기록에는 사인을 '타박사'로 분류했습니다.  유족 역시 이 기록을 바탕으로 타박상을 입어 숨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팀이 확인한 전남대 의대의 사체 검안서에는 전혀 다른 사인이 등장합니다.  당시 검안의는 뇌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손상되는 '뇌좌상'을 사인으로 봤습니다.   또 머릿속에 총탄이 박힌 이른바 '맹관총상'이 인정된다며 가로 세로 1㎝의 사입구, 즉 총탄이 들어간 구멍의 크기까지 기록했습니다.  [문형배/5·18 당시 검안의 : "(1×1㎝ 사입구는) 총상이 아니면 그런 흔적이 나올 수가 없죠… 두부의 타박상에 의해서 사망을 했다면 두개골이 완전히 파괴가 되고 부서질 정도가 돼야 하고…."] 군이 작성한 검시 참여 결과 보고도 석연치 않습니다.   검사와 의사, 군의관 등이 참여해 작성한 문건에는 김 씨의 사망 원인을 '두부 맹관상'이라고 기재했다가 선을 긋고 '타박사'로 고친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40년이 지나도록 유족마저 타박사로 알고 있는 고 김안부 씨의 죽음.   총에 맞은 김 씨의 사인이 왜 타박상으로 수정 또는 조작된 것인지 40년 만에 드러난 기록들이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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