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빨간펜 예습에 가족까지 동원…코레일 자회사도 고객평가 ‘조작’ 의혹

입력 2020.05.12 (21:39) 수정 2020.05.1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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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레일 관광개발이 직원들을 동원해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코레일이 같은 의혹으로 중징계를 받은 지 한 달도 채 안 됐는데요.

설문지 예습은 물론이고 직원 가족들까지 동원됐다는 내부 증언이 나오고 있어 코레일 본사와 자회사 전반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신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바닷가에 설치된 레일 바이크를 운영하는 코레일관광개발의 지사입니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 직원 단체 대화방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작성하는 설문지 내용을 다시 확인하라는 내용입니다.

직원들이 고객인 것처럼 신분을 속이고 설문지를 대신 작성한 정황입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음성변조 : "본인은 내부 직원입니까, 아니오가 제일 중요하고 이용에 있어서 만족하십니까, 무조건 매우 만족, 이용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없습니까, 무조건 없습니다."]

준비는 치밀했습니다.

신경 써야 할 설문 문항은 빨간색으로 별도 표시했고, 직원들은 미리 돌려보며 '설문 예습'까지 마쳤습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음성변조 : "(설문할 때) 실수를 할 수 있는 문항이라든지 이런 게 있으면 미리 별표를 해서 직원들에게 이런 부분들은 꼭 여기에 체크해야한다고 지시한 것..."]

외부 민간 조사원들이 도착하면 직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설문에 응하러 나갔다고 합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음성변조 : "근무하시는 분들은 얼른 사복을 입고 그쪽으로 빨리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용은 안 했지만 이용객인 척 그 조사관들 옆에서 서성이는 거죠."]

고객을 가장한 직원들의 만족도 설문 조작은 2018년에도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이때는 직원 가족들까지 설문 조사에 동원됐고, 최고 평점 바로 아래인 A등급을 받았습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음성변조 : "18년도에는 당일 쉬는 사람들 가족 지인 데리고 와서 한 거고..."]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기관에 대한 대국민 서비스 지수로, 경영실적 평가와 임직원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설문 조작 의혹을 묻는 질문에 해당 지사는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인터뷰 안 하겠습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측은 자체 감사 중이란 입장만 내놨습니다.

코레일 본사에 이어 일부 자회사에서까지 고객만족도 조작 의혹이 드러나면서 다른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조사 확대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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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빨간펜 예습에 가족까지 동원…코레일 자회사도 고객평가 ‘조작’ 의혹
    • 입력 2020-05-12 21:39:55
    • 수정2020-05-12 22: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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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레일 관광개발이 직원들을 동원해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K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코레일이 같은 의혹으로 중징계를 받은 지 한 달도 채 안 됐는데요.

설문지 예습은 물론이고 직원 가족들까지 동원됐다는 내부 증언이 나오고 있어 코레일 본사와 자회사 전반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신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바닷가에 설치된 레일 바이크를 운영하는 코레일관광개발의 지사입니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 직원 단체 대화방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작성하는 설문지 내용을 다시 확인하라는 내용입니다.

직원들이 고객인 것처럼 신분을 속이고 설문지를 대신 작성한 정황입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음성변조 : "본인은 내부 직원입니까, 아니오가 제일 중요하고 이용에 있어서 만족하십니까, 무조건 매우 만족, 이용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 없습니까, 무조건 없습니다."]

준비는 치밀했습니다.

신경 써야 할 설문 문항은 빨간색으로 별도 표시했고, 직원들은 미리 돌려보며 '설문 예습'까지 마쳤습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음성변조 : "(설문할 때) 실수를 할 수 있는 문항이라든지 이런 게 있으면 미리 별표를 해서 직원들에게 이런 부분들은 꼭 여기에 체크해야한다고 지시한 것..."]

외부 민간 조사원들이 도착하면 직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설문에 응하러 나갔다고 합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음성변조 : "근무하시는 분들은 얼른 사복을 입고 그쪽으로 빨리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용은 안 했지만 이용객인 척 그 조사관들 옆에서 서성이는 거죠."]

고객을 가장한 직원들의 만족도 설문 조작은 2018년에도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이때는 직원 가족들까지 설문 조사에 동원됐고, 최고 평점 바로 아래인 A등급을 받았습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음성변조 : "18년도에는 당일 쉬는 사람들 가족 지인 데리고 와서 한 거고..."]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기관에 대한 대국민 서비스 지수로, 경영실적 평가와 임직원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설문 조작 의혹을 묻는 질문에 해당 지사는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인터뷰 안 하겠습니다."]

코레일관광개발 측은 자체 감사 중이란 입장만 내놨습니다.

코레일 본사에 이어 일부 자회사에서까지 고객만족도 조작 의혹이 드러나면서 다른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조사 확대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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