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요직 대폭 교체…“실용주의적 인사 추세 강화”

입력 2020.05.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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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주요 인물들은 누구일까요? 통일부에서는 매년 북한 주요 인사의 인물정보와 주요기관・단체의 인명록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와 매체 보도 등을 토대로 작성하는 자료인데요. 2020년 「북한 주요 인물정보」, 「북한 기관별 인명록」이 오늘(13일) 공개됐습니다. 기관별 인명록에는 북한 주요 기관, 단체의 소속인물 만 4천334명의 명단이 수록됐습니다.

올해 주요 인물정보에는 총 364명의 북한 인사 정보가 실렸습니다. 당 부부장급 이상, 내각 부상급 이상, 인민군 상장 이상 인물들입니다. 단 해당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정보 부족으로 수록되지 못한 경우도 있고 기준에 미달되더라도 중요 업무 수행 인물인 경우에는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 주요 보직 82% 교체..."세대 교체+실용주의적 인사 추세 강화"

북한의 주요 요직을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1년 사이에 교체된 인물이 많다는 겁니다. 핵심 중의 핵심 조직인 노동당 정치국 위원 명단을 보면, 무려 80% 가까이가 바뀌었습니다. 상무위원을 제외하고 14명의 위원 가운데 내각 총리인 김재룡, 총참모장 박정천 등 10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정 기구인 국무위원회도 큰 폭으로 물갈이가 이뤄졌습니다. 국무위원회 위원 11명 중 무려 9명이 바뀌었습니다. 82%의 변동률입니다.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신임 외무상이 된 리선권 등이 새로 선임됐습니다.

북한의 주요 보직이 굉장히 높은 비율로 교체되고 있는 것에 대해 통일부는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들어서 계속해서 세대교체를 이루면서 김 위원장의 친정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또 특징적인 건 '성과'라며 "해당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낸 인물들을 발탁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적 위주의 실용주의적 인사를 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새로 정치국 후보위원과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신임 인민무력상 김정관입니다. 인민무력상은 총정치국장, 총참모장과 함께 '북한군 수뇌부 3인방'으로 불리는 주요 군부 인사인데요. 김정관은 원산갈마와 양덕 온천관광지 건설 등 김정은 위원장의 대표적인 역점 사업을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관광지 건설의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새로 추가된 주요 인물은 23명...현송월 등 포함

그렇다면 올해 북한의 주요 인물로 추가된 인사들은 누구일까요? 통일부는 북한 주요 인물정보에 23명을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국내에 가장 알려진 인물로는 현송월 당 부부장이 눈에 띕니다.

현송월 부부장은 과거 김여정 제1부부장처럼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수행하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송월 부부장은 최근에 김정은 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등장했던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도 김 위원장의 의자를 빼 주는 등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일 열린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 포착된 현송월 부부장 모습지난 1일 열린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 포착된 현송월 부부장 모습

군부 인사도 새로운 인물들이 추가됐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김정관 인민무력상 외에도 림광일 정찰총국장과 곽창식 호위사령관, 위성일 제1부총참모장 등 4명이 새로 수록됐습니다. 정찰총국은 대남, 해외 공작활동을 총괄하는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대표적인 정찰총국장 출신으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김영철은 과거 정찰총국장 당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의 배후로 알려져 있습니다.

곽창식이 발탁된 호위사령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보호를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곽창식은 2019년 호위사령관에 오른 것으로 통일부는 보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호위사령관을 역임했던 선임 윤정린은 1938년생으로 고령인 만큼 세대교체 차원의 인사로 분석됩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소속은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

다만 인명록에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소속 부서는 불명으로 표기됐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소속 부서에 대해 세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직지도부나 선전선동부 소속 혹은 확인되지 않은 다른 기타 부서 소속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김여정이 당·정·군에 대한 인사권과 검열권을 갖는 북한 내 최고 권력 부서인 조직지도부 소속일 가능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던 김여정이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당 제1부부장'에 임명됨에 따라 조직지도부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건데요. 하지만 북한 매체는 여전히 김여정 제1부부장 소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김 제1부부장의 소속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통일부는 인명록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의 자리도 비워두었습니다. 조평통은 북한의 공식 대남기구입니다. 남한의 통일부를 상대하는 기구죠.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였던 리선권 전 조평통 위원장이 외무상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후임자가 주목됐는데요. 통일부는 조평통 위원장이 누구인지 확인이 되지 않아 공석으로 남겨두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북대화가 단절된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단면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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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요직 대폭 교체…“실용주의적 인사 추세 강화”
    • 입력 2020-05-13 18:11:47
    취재K
현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주요 인물들은 누구일까요? 통일부에서는 매년 북한 주요 인사의 인물정보와 주요기관・단체의 인명록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와 매체 보도 등을 토대로 작성하는 자료인데요. 2020년 「북한 주요 인물정보」, 「북한 기관별 인명록」이 오늘(13일) 공개됐습니다. 기관별 인명록에는 북한 주요 기관, 단체의 소속인물 만 4천334명의 명단이 수록됐습니다.

올해 주요 인물정보에는 총 364명의 북한 인사 정보가 실렸습니다. 당 부부장급 이상, 내각 부상급 이상, 인민군 상장 이상 인물들입니다. 단 해당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정보 부족으로 수록되지 못한 경우도 있고 기준에 미달되더라도 중요 업무 수행 인물인 경우에는 포함돼 있습니다.

■북한 주요 보직 82% 교체..."세대 교체+실용주의적 인사 추세 강화"

북한의 주요 요직을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1년 사이에 교체된 인물이 많다는 겁니다. 핵심 중의 핵심 조직인 노동당 정치국 위원 명단을 보면, 무려 80% 가까이가 바뀌었습니다. 상무위원을 제외하고 14명의 위원 가운데 내각 총리인 김재룡, 총참모장 박정천 등 10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정 기구인 국무위원회도 큰 폭으로 물갈이가 이뤄졌습니다. 국무위원회 위원 11명 중 무려 9명이 바뀌었습니다. 82%의 변동률입니다.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과 신임 외무상이 된 리선권 등이 새로 선임됐습니다.

북한의 주요 보직이 굉장히 높은 비율로 교체되고 있는 것에 대해 통일부는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들어서 계속해서 세대교체를 이루면서 김 위원장의 친정체제가 공고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또 특징적인 건 '성과'라며 "해당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낸 인물들을 발탁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적 위주의 실용주의적 인사를 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새로 정치국 후보위원과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신임 인민무력상 김정관입니다. 인민무력상은 총정치국장, 총참모장과 함께 '북한군 수뇌부 3인방'으로 불리는 주요 군부 인사인데요. 김정관은 원산갈마와 양덕 온천관광지 건설 등 김정은 위원장의 대표적인 역점 사업을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관광지 건설의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을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새로 추가된 주요 인물은 23명...현송월 등 포함

그렇다면 올해 북한의 주요 인물로 추가된 인사들은 누구일까요? 통일부는 북한 주요 인물정보에 23명을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국내에 가장 알려진 인물로는 현송월 당 부부장이 눈에 띕니다.

현송월 부부장은 과거 김여정 제1부부장처럼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수행하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송월 부부장은 최근에 김정은 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등장했던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도 김 위원장의 의자를 빼 주는 등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일 열린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서 포착된 현송월 부부장 모습
군부 인사도 새로운 인물들이 추가됐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김정관 인민무력상 외에도 림광일 정찰총국장과 곽창식 호위사령관, 위성일 제1부총참모장 등 4명이 새로 수록됐습니다. 정찰총국은 대남, 해외 공작활동을 총괄하는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대표적인 정찰총국장 출신으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김영철은 과거 정찰총국장 당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의 배후로 알려져 있습니다.

곽창식이 발탁된 호위사령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보호를 담당하는 자리입니다. 곽창식은 2019년 호위사령관에 오른 것으로 통일부는 보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호위사령관을 역임했던 선임 윤정린은 1938년생으로 고령인 만큼 세대교체 차원의 인사로 분석됩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의 소속은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
다만 인명록에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소속 부서는 불명으로 표기됐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소속 부서에 대해 세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직지도부나 선전선동부 소속 혹은 확인되지 않은 다른 기타 부서 소속일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김여정이 당·정·군에 대한 인사권과 검열권을 갖는 북한 내 최고 권력 부서인 조직지도부 소속일 가능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던 김여정이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당 제1부부장'에 임명됨에 따라 조직지도부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건데요. 하지만 북한 매체는 여전히 김여정 제1부부장 소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김 제1부부장의 소속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통일부는 인명록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의 자리도 비워두었습니다. 조평통은 북한의 공식 대남기구입니다. 남한의 통일부를 상대하는 기구죠.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였던 리선권 전 조평통 위원장이 외무상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후임자가 주목됐는데요. 통일부는 조평통 위원장이 누구인지 확인이 되지 않아 공석으로 남겨두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북대화가 단절된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단면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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