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토론회 나타난 진중권…“통합당은 뇌가 없어”

입력 2020.05.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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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치뤄진 지 한 달, '보수 정치'가 나아갈 길을 찾겠다며 미래통합당 30·40세대 구성원들이 연 토론회에,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미래통합당은 뇌가 없다"면서,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을 하기 위해선 진통을 겪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패전 투수' 황교안 대표 선출은 탄핵 인정 않는 것"

진 전 교수는 오늘(15일) 통합당 유의동·오신환 의원이 주최한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과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먼저 "탄핵 총리, 패전 투수"라며, 황교안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을 지적하며,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황 대표는 '내가 죽음으로서 모든 걸 안고 가겠다, 보수 재건의 씨앗이 되겠다'고 했어야 하는데 등떠밀려 당에서 나갔다"며, "국민들이 볼 때 통합당은 정권 심판의 주체가 아니니, '화끈하게 지겠다'는 태도를 보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뇌 없는' 통합당…보수 지지자들 자랑거리 줘야"

통합당을 향해 "뇌가 없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낸 진 전 교수는, "정보화 세대가 뭘 원하는지 인식하고 학습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한 발언이 지금은 문제가 되는데, 이번 선거도 계속 막말이고, 왜 잘못했는지 모른다"며, "저는 정의당을 지지할 때 당당하게 '이런 당 지지한다'고 얘기하는데, 보수 지지자들에게도 자랑스럽게 할 얘기를 줘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또 최근 부정선거론을 들고 나온 민경욱 의원을 두고, "이런 인간들은 안 잘라내면 계속 사고를 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보수 유튜버들이 '이길 것이다'라는 선동을 했는데 패배하니까, 현실을 인정 못 하고 음모론이 나왔다"며 "보수의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왜곡돼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여권 향해 "신보수'…바꿀 것보다 지킬 게 더 많은 사람들"

진 전 교수는 여권 세력을 '신보수'로 규정했습니다. "저 사람들 진보 아니다. 바꿀 것보다 지킬 게 더 많은 사람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통합당에 위협이 되는 존재라고 경고했습니다.

'변호인', '1987', '남산의 부장들' 등 대중영화를 예로 들며 민주당이 문화적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일부 학자들을 "민주당에서 하기 좀 뭐한 걸 대신 처리해주는 청부업자"라고 일컬으며 "아직도 운동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회 기득권층이 돼서 아들, 딸한테 세습을 해주는 단계까지 와있다. 운동권 시절 망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데 대해서는, 통합당의 '태도'에 원인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먼저 코로나19 대응을 두고는, "국가적 재난을 정쟁화하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이 누구냐, 미래통합당 소속 아니냐. 내가 이 당이었다면 권영진 시장을 지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전국의 당력을 동원해서 대구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도, "이용수 할머니가 얘기하는 제가 볼 땐 되게 옳은데, 이런 옳은 것들을 대변해야지 정의연 회계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걸 내버려두면 안 된다"며, "운동권 방식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고, 핵심은 사라져버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통합당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면서, "권력을 3, 40대, 20대로 넘겨줄 생각을 해야 하고, 당권을 가진 분들이 '나도 물러날 때가 됐구나'를 인정해야 한다. 자기 시대는 갔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래통합당 3040, "당내 그룹 꾸려 정당 혁신 앞장"

토론회가 끝난 뒤 미래통합당 3040 출마자들은 성명서를 내고, "21대 총선 참패의 원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며, "국민들이 호소하는 경제적, 사회적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하지 못했음을 반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세월호 유족이나 광주민주화운동 유족의 아픔에 선을 긋고, 피해자들에 대한 부당한 혐오감을 부추기다 우리 스스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 대표적 사례"라며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지키는 상식적인 정당으로 혁신하고, 주요 국정 의제들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 제시, 미래 담론 형성에 앞장서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30·40들이 참여하는 당내 의견 그룹, 가칭 '젊은미래당'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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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당 토론회 나타난 진중권…“통합당은 뇌가 없어”
    • 입력 2020-05-15 16:12:11
    취재K
4.15 총선이 치뤄진 지 한 달, '보수 정치'가 나아갈 길을 찾겠다며 미래통합당 30·40세대 구성원들이 연 토론회에,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미래통합당은 뇌가 없다"면서, 제대로 된 야당 역할을 하기 위해선 진통을 겪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패전 투수' 황교안 대표 선출은 탄핵 인정 않는 것"

진 전 교수는 오늘(15일) 통합당 유의동·오신환 의원이 주최한 '제21대 총선을 말하다! 길잃은 보수정치 해법은 무엇인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서, 통합당의 총선 참패 원인과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먼저 "탄핵 총리, 패전 투수"라며, 황교안 전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을 지적하며,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황 대표는 '내가 죽음으로서 모든 걸 안고 가겠다, 보수 재건의 씨앗이 되겠다'고 했어야 하는데 등떠밀려 당에서 나갔다"며, "국민들이 볼 때 통합당은 정권 심판의 주체가 아니니, '화끈하게 지겠다'는 태도를 보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뇌 없는' 통합당…보수 지지자들 자랑거리 줘야"

통합당을 향해 "뇌가 없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낸 진 전 교수는, "정보화 세대가 뭘 원하는지 인식하고 학습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한 발언이 지금은 문제가 되는데, 이번 선거도 계속 막말이고, 왜 잘못했는지 모른다"며, "저는 정의당을 지지할 때 당당하게 '이런 당 지지한다'고 얘기하는데, 보수 지지자들에게도 자랑스럽게 할 얘기를 줘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또 최근 부정선거론을 들고 나온 민경욱 의원을 두고, "이런 인간들은 안 잘라내면 계속 사고를 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보수 유튜버들이 '이길 것이다'라는 선동을 했는데 패배하니까, 현실을 인정 못 하고 음모론이 나왔다"며 "보수의 커뮤니케이션이 상당히 왜곡돼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여권 향해 "신보수'…바꿀 것보다 지킬 게 더 많은 사람들"

진 전 교수는 여권 세력을 '신보수'로 규정했습니다. "저 사람들 진보 아니다. 바꿀 것보다 지킬 게 더 많은 사람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통합당에 위협이 되는 존재라고 경고했습니다.

'변호인', '1987', '남산의 부장들' 등 대중영화를 예로 들며 민주당이 문화적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일부 학자들을 "민주당에서 하기 좀 뭐한 걸 대신 처리해주는 청부업자"라고 일컬으며 "아직도 운동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회 기득권층이 돼서 아들, 딸한테 세습을 해주는 단계까지 와있다. 운동권 시절 망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데 대해서는, 통합당의 '태도'에 원인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먼저 코로나19 대응을 두고는, "국가적 재난을 정쟁화하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이 누구냐, 미래통합당 소속 아니냐. 내가 이 당이었다면 권영진 시장을 지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전국의 당력을 동원해서 대구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도, "이용수 할머니가 얘기하는 제가 볼 땐 되게 옳은데, 이런 옳은 것들을 대변해야지 정의연 회계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걸 내버려두면 안 된다"며, "운동권 방식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고, 핵심은 사라져버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통합당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면서, "권력을 3, 40대, 20대로 넘겨줄 생각을 해야 하고, 당권을 가진 분들이 '나도 물러날 때가 됐구나'를 인정해야 한다. 자기 시대는 갔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래통합당 3040, "당내 그룹 꾸려 정당 혁신 앞장"

토론회가 끝난 뒤 미래통합당 3040 출마자들은 성명서를 내고, "21대 총선 참패의 원인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며, "국민들이 호소하는 경제적, 사회적 고통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하지 못했음을 반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세월호 유족이나 광주민주화운동 유족의 아픔에 선을 긋고, 피해자들에 대한 부당한 혐오감을 부추기다 우리 스스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 대표적 사례"라며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지키는 상식적인 정당으로 혁신하고, 주요 국정 의제들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 제시, 미래 담론 형성에 앞장서겠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 30·40들이 참여하는 당내 의견 그룹, 가칭 '젊은미래당'을 구성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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