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향한 정치권…초대받지 못한 미래한국당도 참석

여야 지도부가 오늘(18일) 광주에 총집결했습니다. 4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도 어김없이 정치권이 광주를 찾은 겁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기념식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향한 항의 물세례와 같은 큰 소동은 없었습니다. 오늘 기념식에 앞서 통합당의 망언 관련 사과 입장 표명이 선행됐기 때문인지 올해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습니다.

■민주당, 5·18에 집중한 하루…"역사 왜곡 처벌 특별법 만들 것"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하루종일 광주에 머무르며 5·18에 집중했습니다. 기념식 참석 후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헬기 사격 탄흔이 그대로 보존된 지도부 회의를 열었고, 21대 총선 당선인 177명 전원과 함께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습니다.

5·18 피해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징적인 장소, 전일빌딩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진행한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5·18 진상규명과 관련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18일 5·18 민주화운동 역사 왜곡과 유공자 명예훼손 등을 처벌하기 위한 특별법을 21대 국회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5·18과 유공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파렴치한 자가 활개 치는데 민주당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언젠가 우리가 개헌하면 헌법 전문에 우리가 계승해야 할 역사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의 활동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은 조사위 활동을 전폭 지원해 이번에는 반드시 모든 진실이 밝혀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5·18 망언에 대한 사과 표명을 환영한다면서도 "사과에서 끝나선 안 되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가 정비해야 한다"면서, "주 원내대표가 약속한 5·18 유공자 예우법 개정과 5·18 역사 왜곡 처벌법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

■통합당, 사과 또 사과…"5월 정신으로 하나된 대한민국 만들 것"

역시 지도부가 기념식 참석차 광주로 향한 통합당은 그제(16일) 주호영 원내대표의 5·18 망언 사과 입장 표명에 이어 오늘도 5·18 정신 계승과 통합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5월 정신으로, 자유와 정의가 역동하는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기념식 참석 후 5·18 민주화운동 관련 3개 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관계자와의 만남 등 이어진 일정에서도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거듭 죄송하고 사죄드린다"면서 재차 몸을 낮췄습니다. 5·18 민주 유공자 예우법 개정안 처리에 힘을 쏟겠다고도 했습니다.

5·18 40주년을 계기로 극우 세력, 영남 정당 이미지 등 과거와 단절하고 '하나 된 대한민국'을 내세우면서 '달라진 보수'를 호소하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5·18 망언에 분노한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던 황교안 전 대표 참석 때와 달리 오늘은 현장 반발 없이 과거와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지난해 황교안 전 대표는 광주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인해 버스에서 내려 추모탑까지 가는 데 15분이 걸렸지만 이날 시위대는 크게 눈에 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5·18 망언 당사자인 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선 당이 달라 추가 징계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입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초대받지 못한 미래한국당도 광주로

이날 열린민주당과 미래한국당은 5·18 기념식 정부 공식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열린민주당은 대신 최강욱 대표 등 지도부가 국립 5·18 민주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당 차원의 성명서를 통해 "2020년은 모든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를 처벌해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래한국당 지도부도 이날 모두 광주를 찾아 호남 끌어안기에 나섰습니다.

원유철 한국당 대표는 국립묘지 참배에 앞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래한국당은 광주 5·18 민주정신을 계승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참여하려 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오지 말라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