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L·U·V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어떤 모양 그릴까

입력 2020.05.19 (07:01) 수정 2020.05.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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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각국이 천문학적 액수의 부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바라는 모습은 급격한 하락만큼 빠르게 회복하는 이른바 V자형 반등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할 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경기회복이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상징인 스우시(Swoosh) 모양을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자형은 커녕 완만한 경기회복을 나타내는 U자형보다도 더 느리고 긴 시간의 회복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는 2021년 미국과 EU의 경제가 2019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회복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흐름이 이처럼 스우시형을 보였던 경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 미국 경제가 2009년 저점을 찍고 서서히 반응할 때 나타났습니다.

사진출처 : WSJ.COM사진출처 : WSJ.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미 CBS 시사프로그램 60분(60 minutes)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회복 과정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현지시각 17일 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언급은 이른바 'V자형' 반등을 약속하지 않으려고 주의한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사실 V자형 반등이 아닌 다음에야 스우시형이든 U자형이든 경제 충격이 상당기간 지속한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 국면에 진입해야 그나마 서민과 기업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숨이라도 쉴 수 있기에 U자형과 스우시형을 구분하는 실익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4일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은 뒷걸음질 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0.5%가 예측치입니다.

그러면서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보다 침체의 골이 빠르고 깊다며 'U'자형 반등을 전망했습니다.

한국이 선진국보다 조금이나마 사정이 낫다는 점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6~9개월 뒤 경기를 예측하는 데 쓰이는 경기선행지수입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한 32개국 가운데 한국만이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했습니다.

한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는 99.9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오른 데 반해 미국(97.4)과 일본(98.4)은 0.4포인트씩 떨어졌습니다.

독일(93.7)은 3.1포인트, 이탈리아(95.6)는 2.2포인트 내렸습니다.


두 번째로 산업구조의 측면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7일 한국은 제조업과 기술 기업을 보유해 'V자형'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대로 관광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예를 들자면 태국 같은 경우, L자형 침체가 우려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제조업과 IT(정보기술) 산업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 바로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지만, 관광 등 서비스업은 백신이 나올 때까지 문을 열더라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언급한 CBS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탄약은 충분하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되찾을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3~6개월이라도 파산하지 않도록 지원해 시간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가 기속 가능한 회복을 이루는 데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고 예상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단기·중기·장기 모든 기간을 염두에 둔 경기 진작책이 필요합니다.

"소비 없는 공급은 소용없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의 말입니다.

한국도 일회적인 긴급재난지원금 이후의 지속적인 지원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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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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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5-19 10: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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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가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으면서 각국이 천문학적 액수의 부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바라는 모습은 급격한 하락만큼 빠르게 회복하는 이른바 V자형 반등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할 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경기회복이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상징인 스우시(Swoosh) 모양을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자형은 커녕 완만한 경기회복을 나타내는 U자형보다도 더 느리고 긴 시간의 회복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는 2021년 미국과 EU의 경제가 2019년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회복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흐름이 이처럼 스우시형을 보였던 경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후 미국 경제가 2009년 저점을 찍고 서서히 반응할 때 나타났습니다.

사진출처 : WSJ.COM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미 CBS 시사프로그램 60분(60 minutes)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회복 과정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현지시각 17일 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같은 언급은 이른바 'V자형' 반등을 약속하지 않으려고 주의한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사실 V자형 반등이 아닌 다음에야 스우시형이든 U자형이든 경제 충격이 상당기간 지속한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이라도 빨리 회복 국면에 진입해야 그나마 서민과 기업 등 모든 경제 주체가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숨이라도 쉴 수 있기에 U자형과 스우시형을 구분하는 실익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4일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은 뒷걸음질 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0.5%가 예측치입니다.

그러면서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보다 침체의 골이 빠르고 깊다며 'U'자형 반등을 전망했습니다.

한국이 선진국보다 조금이나마 사정이 낫다는 점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6~9개월 뒤 경기를 예측하는 데 쓰이는 경기선행지수입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속한 32개국 가운데 한국만이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했습니다.

한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는 99.9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오른 데 반해 미국(97.4)과 일본(98.4)은 0.4포인트씩 떨어졌습니다.

독일(93.7)은 3.1포인트, 이탈리아(95.6)는 2.2포인트 내렸습니다.


두 번째로 산업구조의 측면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7일 한국은 제조업과 기술 기업을 보유해 'V자형'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대로 관광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예를 들자면 태국 같은 경우, L자형 침체가 우려된다고 내다봤습니다.

제조업과 IT(정보기술) 산업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 바로 재가동에 들어갈 수 있지만, 관광 등 서비스업은 백신이 나올 때까지 문을 열더라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언급한 CBS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탄약은 충분하다"며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화해야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되찾을 때까지 버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3~6개월이라도 파산하지 않도록 지원해 시간을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가 기속 가능한 회복을 이루는 데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고 예상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단기·중기·장기 모든 기간을 염두에 둔 경기 진작책이 필요합니다.

"소비 없는 공급은 소용없다." 스티븐 로치 미국 예일대 교수의 말입니다.

한국도 일회적인 긴급재난지원금 이후의 지속적인 지원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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