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항체 형성’ 성공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어떻게 만들었나?

입력 2020.05.19 (15:43) 수정 2020.05.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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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는 뾰족한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이 달려 있습니다.

이 단백질 부분을 가짜로 만들어 미리 인체에 주입하면 항체가 생기지 않을까요?

여기서 출발한 것이 mRNA 백신입니다.

[사진 출처 : modernatx.com 캡처][사진 출처 : modernatx.com 캡처]

mRNA, 유전자 정보를 전달해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만들도록 한다

메신저(messenger), 즉 전령 RNA(mRNA)라는 것은 DNA로부터 '복제된 유전자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복제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세포는 단백질을 만듭니다.

다시 말해 DNA와 단백질 사이에 집배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mRNA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백신을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기존에는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넣어 항체를 만드는 방법으로 주로 백신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美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mRNA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조작을 통해 mRNA가 코로나19와 같은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 정보를 전달하게 해서 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백신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조작된 유전자 정보로 만들어진 항체는 진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맞서 싸울 수 있게 됩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42일 만에 백신 후보 물질 만들어… 1상 실험 항체 형성 성공

모더나는 코로나19 염기서열이 밝혀진 지 42일 만에 백신 후보물질 mRNA-1273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3월 16일부터 이 물질을 가지고 인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실험은 진행됐습니다.

시험 참가자 45명을 15명씩 3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 백신 후보 물질을 각각 25㎍(마이크로그램), 100㎍, 250㎍씩, 28일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에 걸쳐 투여했습니다.

이 1상 실험결과가 18일 발표됐습니다.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게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된 것입니다.

25㎍ 그룹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습니다.

또 100㎍ 그룹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을 능가하는 수준의 항체가 만들어졌습니다.

[사진 출처 : ITAR-TASS=연합뉴스][사진 출처 : ITAR-TASS=연합뉴스]

"실제 사람 접종까지는 1년에서 18개월 더 걸릴 듯"

모더나의 탈 잭스 최고의료채임자(CMO)는 "잠정적인 1상 임상시험 결과는 초기 단계긴 하지만 `mRNA-1273'가 25㎍의 투여로도 코로나19 감염으로 만들어진 만큼의 면역 반응을 끌어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지난 7일 `mRNA-1273'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승인했습니다.

곧 600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 백신이 안전하다는 사실까지 입증돼 실제 사람이 접종받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1년에서 18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CNN방송 등이 전한 바 있습니다.

아직 mRNA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이나 백신이 정식 허가를 받은 사례가 없는 것도 안전성 확인을 꼼꼼히 해야 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백악관 초고속 작전팀 최고 책임자 맡은 슬라위(오른쪽)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백악관 초고속 작전팀 최고 책임자 맡은 슬라위(오른쪽)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모더나 주가 급등…백악관 책임자 주식 갖고 있다 "처분"

모더나는 오는 7월 3차 임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효과와 안전이 확인되면, 내년 초에 백신을 출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로 모더나의 주식은 하루에만 20% 가까이 상승한 주당 8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의 백신 개발 단축을 위한 '초고속 작전'팀 최고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가 지난 15일 종가인 주당 66.69달러 기준으로 1천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모더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습니다.

'이해 상충' 논란이 일어나자 슬라위 측은 19일 오전부터 스톡옵션을 처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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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9 15:43:53
    • 수정2020-05-19 15: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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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는 뾰족한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이 달려 있습니다.

이 단백질 부분을 가짜로 만들어 미리 인체에 주입하면 항체가 생기지 않을까요?

여기서 출발한 것이 mRNA 백신입니다.

[사진 출처 : modernatx.com 캡처]
mRNA, 유전자 정보를 전달해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만들도록 한다

메신저(messenger), 즉 전령 RNA(mRNA)라는 것은 DNA로부터 '복제된 유전자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복제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세포는 단백질을 만듭니다.

다시 말해 DNA와 단백질 사이에 집배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mRNA이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백신을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기존에는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넣어 항체를 만드는 방법으로 주로 백신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美 바이오기업 '모더나'는 mRNA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

조작을 통해 mRNA가 코로나19와 같은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 정보를 전달하게 해서 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백신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조작된 유전자 정보로 만들어진 항체는 진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맞서 싸울 수 있게 됩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42일 만에 백신 후보 물질 만들어… 1상 실험 항체 형성 성공

모더나는 코로나19 염기서열이 밝혀진 지 42일 만에 백신 후보물질 mRNA-1273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3월 16일부터 이 물질을 가지고 인체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함께 실험은 진행됐습니다.

시험 참가자 45명을 15명씩 3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 백신 후보 물질을 각각 25㎍(마이크로그램), 100㎍, 250㎍씩, 28일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에 걸쳐 투여했습니다.

이 1상 실험결과가 18일 발표됐습니다.

결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시험 참가자 45명 전원에게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된 것입니다.

25㎍ 그룹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항체가 형성됐습니다.

또 100㎍ 그룹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을 능가하는 수준의 항체가 만들어졌습니다.

[사진 출처 : ITAR-TASS=연합뉴스]
"실제 사람 접종까지는 1년에서 18개월 더 걸릴 듯"

모더나의 탈 잭스 최고의료채임자(CMO)는 "잠정적인 1상 임상시험 결과는 초기 단계긴 하지만 `mRNA-1273'가 25㎍의 투여로도 코로나19 감염으로 만들어진 만큼의 면역 반응을 끌어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지난 7일 `mRNA-1273'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승인했습니다.

곧 600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 백신이 안전하다는 사실까지 입증돼 실제 사람이 접종받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1년에서 18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CNN방송 등이 전한 바 있습니다.

아직 mRNA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이나 백신이 정식 허가를 받은 사례가 없는 것도 안전성 확인을 꼼꼼히 해야 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백악관 초고속 작전팀 최고 책임자 맡은 슬라위(오른쪽)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모더나 주가 급등…백악관 책임자 주식 갖고 있다 "처분"

모더나는 오는 7월 3차 임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효과와 안전이 확인되면, 내년 초에 백신을 출시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로 모더나의 주식은 하루에만 20% 가까이 상승한 주당 8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의 백신 개발 단축을 위한 '초고속 작전'팀 최고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가 지난 15일 종가인 주당 66.69달러 기준으로 1천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모더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8일 보도했습니다.

'이해 상충' 논란이 일어나자 슬라위 측은 19일 오전부터 스톡옵션을 처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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