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K-방역이 가져온 변화?…‘공감’ ‘연대’ 그리고 ‘자부심’

입력 2020.05.20 (14:51) 수정 2020.05.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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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같은 일상으로는 상당히, 어쩌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정세균 국무총리)

예고 없이 찾아온 감염병이 우리 사회를 전례 없이 흔들어 놓았습니다. 확진자와 완치자의 수가 늘고 줄어드는 과정이 반복되는 사이, 가정과 사회에선 거리를 뒀고 곳곳의 사업장은 휴업했습니다. 세계 경제는 흔들리고 있고, 재택근무와 임시 휴업에 따른 노동문제, 나아가 기본소득에 관한 논쟁도 더 본격화됐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표준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이른바 '뉴노멀' 시대를 맞게 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눈도 그만큼 바뀌었을까요. 변화된 인식을 토대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더 면밀히 알아보기 위해, KBS와 시사IN, 서울대학교가 코로나 이후 달라진 한국사회의 인식을 공동조사했습니다.

[연관기사] "K-방역이 가져온 자부심, '한국은 이미 선진국'" (2020.05.19. KBS1TV 뉴스9)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대부분 동참"

대부분의 응답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95.8%에 달했고, 외출시 마스크 착용을 '항상 한다(80.3%)'는 답변과 실내 마스크를 '항상 착용한다(71.4%)'고 답한 응답자도 많았습니다.

겨울과 봄, 두 계절 내내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국민적 스트레스도 컸습니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응답(64.3%)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35.0%), 잘 모르겠다(0.7%)는 응답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97.4%가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내가 확진자가 될까봐 두려운(63.7%)이유'도 컸지만, 혹여나 '나로 인해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더 두려웠기(86.0%)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함께 조사를 진행한 임동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부교수는 "일각에서는 한국이 집단주의적 문화가 강해 강한 통제로 방역에 성공했다고 분석하는데, 이번 조사를 보면 오히려 수평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들이 방역에 열심히 참여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신뢰도 높아졌지만…사법 불신 여전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대응 덕에, 정부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대응을 어떻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4%가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매우 잘하고 있다(37.9%), 대체로 못하고 있다(10%), 매우 못하고 있다(5%), 잘 모르겠다 (3.1%)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긍정적 인식변화는 과거 조사와 비교해보면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지난해 12월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여론 속의 여론> 조사와 지난달 시사인과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이번 인식조사 결과와 비교해봤습니다.

'우리나라는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진 사회다'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반년 만에 20%P가량 상승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다'라는 질문에도 30% 미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응답자의 과반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법은 공정하게 집행되고 있다'에 동의한 비율은 세 번의 조사 연속 10%대에 그쳤습니다. '이밖에 우리 사회는 계층상승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명제에는 23.3%(2019.12)에서 25.7%(2020.04) 31.4%(2020.05)로 꾸준히 소폭 상승했습니다.

■국가 자부심·단결력↑…"헬조선 아니다"

국가 자부심과 단결력도 한층 강화됐습니다. 특히, '한국은 희망이 없는 헬조선 사회'란 명제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70%에 육박(67.8%)했습니다. 반면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5.9%에 그쳤습니다. 그밖의 응답자들은 '모르겠다(6.3%)'라고 답했습니다.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지난해 4월 조사결과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57.4%의 비율이 '그렇다'고 대답했던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줄었습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싶다'는 명제에 대한 반응도 변화가 컸습니다. 반년 전인 지난해 12월 시행한 조사에서 46.4%가 '그렇다'고 한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63.7%로 상승했습니다.

국가 자부심이 강화됐다는 지표는 또 있습니다. 한국과 선진국의 국가역량을 비교하는 질문에 '한국이 더 우수하다(39.2%)'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비슷하다(30.5%), 선진국이 더 우수하다(25.4%), 모르겠다(4.9%)가 뒤를 이었습니다.

시민 역량으로 범위를 좁혀 한국과 선진국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과반수 응답자가 '한국이 더 우수하다(58%)'고 답했고, 비슷하다(25.5%), 선진국이 더 우수하다(14.1%), 모르겠다(2.4%) 순으로 답변 비율이 낮아졌습니다.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며, 사회구성원들 간의 신뢰와 결속력도 한층 더 강화된 겁니다.

장덕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어떠한 재난이든 차별적이고 불공평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감염병이라는 재난은 안전한 쪽에 속한 사람의 입장에서도, 다른 사람이 낫지 않으면 언제든 자신이 걸릴 수 있다는 인식을 품게 한다"면서 "연대를 해야만 살 수 있는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한국사회의 연대감이 코로나 이전보다 더 강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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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조사] K-방역이 가져온 변화?…‘공감’ ‘연대’ 그리고 ‘자부심’
    • 입력 2020-05-20 14:51:50
    • 수정2020-05-23 00:03:21
    취재K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는 상당히, 어쩌면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정세균 국무총리) 예고 없이 찾아온 감염병이 우리 사회를 전례 없이 흔들어 놓았습니다. 확진자와 완치자의 수가 늘고 줄어드는 과정이 반복되는 사이, 가정과 사회에선 거리를 뒀고 곳곳의 사업장은 휴업했습니다. 세계 경제는 흔들리고 있고, 재택근무와 임시 휴업에 따른 노동문제, 나아가 기본소득에 관한 논쟁도 더 본격화됐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표준을 확립해나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이른바 '뉴노멀' 시대를 맞게 된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눈도 그만큼 바뀌었을까요. 변화된 인식을 토대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더 면밀히 알아보기 위해, KBS와 시사IN, 서울대학교가 코로나 이후 달라진 한국사회의 인식을 공동조사했습니다. [연관기사] "K-방역이 가져온 자부심, '한국은 이미 선진국'" (2020.05.19. KBS1TV 뉴스9)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대부분 동참" 대부분의 응답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95.8%에 달했고, 외출시 마스크 착용을 '항상 한다(80.3%)'는 답변과 실내 마스크를 '항상 착용한다(71.4%)'고 답한 응답자도 많았습니다. 겨울과 봄, 두 계절 내내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에 국민적 스트레스도 컸습니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응답(64.3%)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35.0%), 잘 모르겠다(0.7%)는 응답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97.4%가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내가 확진자가 될까봐 두려운(63.7%)이유'도 컸지만, 혹여나 '나로 인해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더 두려웠기(86.0%)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함께 조사를 진행한 임동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부교수는 "일각에서는 한국이 집단주의적 문화가 강해 강한 통제로 방역에 성공했다고 분석하는데, 이번 조사를 보면 오히려 수평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들이 방역에 열심히 참여한 것으로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신뢰도 높아졌지만…사법 불신 여전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대응 덕에, 정부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대응을 어떻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4%가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매우 잘하고 있다(37.9%), 대체로 못하고 있다(10%), 매우 못하고 있다(5%), 잘 모르겠다 (3.1%)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긍정적 인식변화는 과거 조사와 비교해보면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지난해 12월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여론 속의 여론> 조사와 지난달 시사인과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이번 인식조사 결과와 비교해봤습니다. '우리나라는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진 사회다'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반년 만에 20%P가량 상승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사람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사회다'라는 질문에도 30% 미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응답자의 과반수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법은 공정하게 집행되고 있다'에 동의한 비율은 세 번의 조사 연속 10%대에 그쳤습니다. '이밖에 우리 사회는 계층상승의 기회가 열려있다'는 명제에는 23.3%(2019.12)에서 25.7%(2020.04) 31.4%(2020.05)로 꾸준히 소폭 상승했습니다. ■국가 자부심·단결력↑…"헬조선 아니다" 국가 자부심과 단결력도 한층 강화됐습니다. 특히, '한국은 희망이 없는 헬조선 사회'란 명제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70%에 육박(67.8%)했습니다. 반면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25.9%에 그쳤습니다. 그밖의 응답자들은 '모르겠다(6.3%)'라고 답했습니다.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지난해 4월 조사결과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합니다.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57.4%의 비율이 '그렇다'고 대답했던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줄었습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싶다'는 명제에 대한 반응도 변화가 컸습니다. 반년 전인 지난해 12월 시행한 조사에서 46.4%가 '그렇다'고 한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63.7%로 상승했습니다. 국가 자부심이 강화됐다는 지표는 또 있습니다. 한국과 선진국의 국가역량을 비교하는 질문에 '한국이 더 우수하다(39.2%)'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비슷하다(30.5%), 선진국이 더 우수하다(25.4%), 모르겠다(4.9%)가 뒤를 이었습니다. 시민 역량으로 범위를 좁혀 한국과 선진국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과반수 응답자가 '한국이 더 우수하다(58%)'고 답했고, 비슷하다(25.5%), 선진국이 더 우수하다(14.1%), 모르겠다(2.4%) 순으로 답변 비율이 낮아졌습니다.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며, 사회구성원들 간의 신뢰와 결속력도 한층 더 강화된 겁니다. 장덕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어떠한 재난이든 차별적이고 불공평하게 영향을 미치는데, 감염병이라는 재난은 안전한 쪽에 속한 사람의 입장에서도, 다른 사람이 낫지 않으면 언제든 자신이 걸릴 수 있다는 인식을 품게 한다"면서 "연대를 해야만 살 수 있는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한국사회의 연대감이 코로나 이전보다 더 강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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