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인권센터’ 짓는다고 모금하더니 땅만 사들인 ‘나눔의 집’

입력 2020.05.20 (19:16) 수정 2020.05.2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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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안부 피해자들이 머물고 있는 '나눔의 집'의 후원금 사용 내역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릴 '국제평화 인권센터'를 짓겠다며 그동안 후원금을 받아왔는데요.

하지만 8년이 지나도록 센터 건립이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송락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2년부터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사는 생활관 주변에 국제 평화 인권센터를 짓겠다고 홍보해왔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홍보 목적의 건물을 마련하겠다는 거였습니다.

방송인 유재석 씨 등 유명인들의 기부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8년째 사업은 사실상 중단 상태입니다.

4억 원을 들여 부지를 샀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나눔의 집이 짓기로 한 국제평화인권센터 부지입니다.

보시다시피 주변엔 풀만 무성하고, 대부분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나눔의 집 운영진은 건립 자금이 30억 원 가까이 필요한데 돈이 부족해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신권/나눔의 집 소장 : "처음엔 예산이 뭐 몇 억인지... 10억 미만으로 가능할 줄 알았는데 240평으로 확대하다 보니까 이게 전체적으로 건물만 짓는데 20억 원이 넘어가는 거예요."]

하지만 나눔의 집이 보유한 후원금은 72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에 내부고발에 나선 나눔의 집 직원들은 할머니들을 위해 돈이 제대로 쓰이지도 않은 데다가, 시민들 후원을 끌어내기 위해 광고한 '인권센터 건립 사업'도 제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증언합니다.

[허정아/나눔의 집 사회복지사 : "어떤 사업을 하자는 구상을 해보자, 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들었으면 방향이 있었을 거예요. 근데 한 번도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센터를 건립하라고 보내준 시민들의 후원금도 공식 후원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로 옮겨지는 등 주먹구구식 예산 관리가 문제로 지적됩니다.

광주시는 지난달 특별점검에서 나눔의 집 후원금 관리가 부적절하다며 과태료 처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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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인권센터’ 짓는다고 모금하더니 땅만 사들인 ‘나눔의 집’
    • 입력 2020-05-20 19:18:54
    • 수정2020-05-20 19:5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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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안부 피해자들이 머물고 있는 '나눔의 집'의 후원금 사용 내역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릴 '국제평화 인권센터'를 짓겠다며 그동안 후원금을 받아왔는데요.

하지만 8년이 지나도록 센터 건립이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송락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2년부터 '나눔의 집'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사는 생활관 주변에 국제 평화 인권센터를 짓겠다고 홍보해왔습니다.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홍보 목적의 건물을 마련하겠다는 거였습니다.

방송인 유재석 씨 등 유명인들의 기부도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8년째 사업은 사실상 중단 상태입니다.

4억 원을 들여 부지를 샀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나눔의 집이 짓기로 한 국제평화인권센터 부지입니다.

보시다시피 주변엔 풀만 무성하고, 대부분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나눔의 집 운영진은 건립 자금이 30억 원 가까이 필요한데 돈이 부족해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안신권/나눔의 집 소장 : "처음엔 예산이 뭐 몇 억인지... 10억 미만으로 가능할 줄 알았는데 240평으로 확대하다 보니까 이게 전체적으로 건물만 짓는데 20억 원이 넘어가는 거예요."]

하지만 나눔의 집이 보유한 후원금은 72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에 내부고발에 나선 나눔의 집 직원들은 할머니들을 위해 돈이 제대로 쓰이지도 않은 데다가, 시민들 후원을 끌어내기 위해 광고한 '인권센터 건립 사업'도 제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증언합니다.

[허정아/나눔의 집 사회복지사 : "어떤 사업을 하자는 구상을 해보자, 라는 말을 한 번이라도 들었으면 방향이 있었을 거예요. 근데 한 번도 그런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센터를 건립하라고 보내준 시민들의 후원금도 공식 후원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로 옮겨지는 등 주먹구구식 예산 관리가 문제로 지적됩니다.

광주시는 지난달 특별점검에서 나눔의 집 후원금 관리가 부적절하다며 과태료 처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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