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 ‘모더나 백신’이 의심스러운 조금 다른 이유…결국은 ‘머니게임’?

입력 2020.05.2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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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① 기술 책임자 등 모더나 내부자, 최근 주식 팔아
② 1상 결과 공개하며 1조 6천억 유상증자
③ 모더나 이사가 백악관 백신 책임자로 이직
④ 1상 통과한 약이 3상 최종 통과 확률 18%
⑤ 중요한 중화항체는 얼마나?
⑥ 임상시험 참가자 나이·항체 지속성과 안전 의문
⑦ 첫 mRNA 백신..대량생산 가능성도 의문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1상(임상시험 첫 단계) 성공 소식은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백신이 코로나19 종식에 어떤 역할을 할지, 무엇보다 백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임상시험 진행기간 1천3백만 주를 팔아 치운 모더나 회사 내부자들

우선 성과를 과장해서 돈을 버는 '머니게임'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가 나스닥의 내부거래 공시를 취재진에 제보해왔습니다.

모더나의 내부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이 진행되던 최근 3개월 사이 무려 1천300만 주를 매각했다.(출처: 나스닥)모더나의 내부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이 진행되던 최근 3개월 사이 무려 1천300만 주를 매각했다.(출처: 나스닥)

자료를 보면 최근 3개월 사이 모더나의 임원을 포함한 내부자들이 1천3백만 주 이상을 매각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내부자가 사들인 주식은 5만여 주에 불과합니다.

내부자는 회사가 개발 중인 제품에 관련된 내용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이 속지 않도록 나스닥이 공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더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로렌스 킴은 모더나의 백신 1상 성공이 발표된 직후 지난 18일 주가가 주당 80달러대로 뛰었을 때 스톡옵션 24만 주를 행사했습니다. 이날 하루 킴은 200억 원을 벌었습니다.

킴은 또, 앞서 임상시험 소문에 주가가 오르던 12일에도 24만 주를 11달러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64달러에 팔았습니다. 일주일간 두 번의 스톡옵션 행사로 킴이 번 돈은 350억 원입니다.

하지만 만약 로렌스 킴이 앞으로도 회사 주식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면 이날 팔 필요가 있었을까요? 참고로, 모더나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후안 안드레스도 지난 13일 12만 7천 주를 팔아 큰 차익을 남겼습니다.

"1상 성공이 그리 큰 뉴스가 아니다?"...주가 폭등 때맞춰 유상증자도

물론 내부자의 매도가 많다는 것만 가지고는 모더나 임원들이 백신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베이징대학교 HSBC경영대 최재혁 교수는 "다만, 앞으로 성공 확률 등을 생각하면 코로나19 백신의 1상 성공 소식이 그리 큰 뉴스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했습니다.

모더나는 18일 백신 1상 성공 소식으로 주가가 폭등한 직후 12억 5천만 달러, 우리 돈 1조 6천억 원어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일단 법적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공교롭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백악관 백신 최고 책임자 슬라위(사진 우측)는 모더나에서 최근 이직했는데, 스톡옵션 120억 원어치를 가지고 있어 비판을 받았다.백악관 백신 최고 책임자 슬라위(사진 우측)는 모더나에서 최근 이직했는데, 스톡옵션 120억 원어치를 가지고 있어 비판을 받았다.

모더나 이사가 4일 전 백악관으로 이직

또 한 명의 모더나 내부자도 미국에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몬세프 슬라위 박사입니다. 슬라위 박사는 1상 결과가 나오기 불과 나흘 전에 모더나 이사직에서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슬라위 박사는 15일 기준으로 120억 원어치의 모더나 스톡옵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주가 상승을 원하는 모더나 내부자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만큼, 이번 성과를 의심하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백악관의 백신 책임자가 정부 지원을 받은 회사 주식을 가진 것은 이해 상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인에게 치명적인데…시험 참가자 나이 정보 부족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상시험 1단계 통과는 아직 초기에 불과합니다. 1상을 통과한 약이 3상을 최종통과할 가능성은 약 18%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모더나의 이번 1상 발표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미국 의료 전문지 스탯(STAT)은 모더나가 공개한 소규모 초기 자료로는 백신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상시험 참가자 45명의 백신 투약 반응에 대한 자료와 중화항체가 형성된 8명의 나이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노인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한 만큼 시험 나이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또 연구 협력관계인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관련 논평이 없다는 점이나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스탯은 지적했습니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의 돌기(스파이크)에 들러붙어 사람의 세포로 감염되는 것을 차단한다. 일반 항체는 그냥 코로나19에 들러붙기만 하고 감염을 막진 않는다.중화항체는 코로나19의 돌기(스파이크)에 들러붙어 사람의 세포로 감염되는 것을 차단한다. 일반 항체는 그냥 코로나19에 들러붙기만 하고 감염을 막진 않는다.

모더나의 1상 성공은 "임상시험 대상 45명 모두에게 항체가 확인됐다"는 내용으로 처음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항체가 아니라 중화항체입니다.

45명 전원에게 항체 생겼다지만…중화항체 아니면 쓸모 의문

일반 항체는 그냥 코로나19에 들러붙기만 합니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붙어서 사람의 세포로 침투를 막아주는 '중화항체'뿐입니다. 그런데 이번 임상시험과 관련된 발표에는 8명에 대해서만 중화항체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중화항체의 강도나 지속 정도도 앞으로 충분히 검토돼야 할 점입니다.

가톨릭대 생명공학전공 남재환 교수도 "조금 이상한 건 중화 데이터가 나오긴 했는데 각 그룹당 15명을 했는데 4명만 중화 항체 값을 발표했다"면서 모더나가 밝힌 1상 결과가 자료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남 교수는 "1상에서 세 명 정도가 등급 3 정도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부작용이 생겼다"면서 "안전성 문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외에도 과연 이렇게 개발된 모더나 백신이 충분한 양이 생산될 수 있을지도 문제입니다. 모더나의 백신은 mRNA를 이용한 백신입니다.

국제백신연구소 김재욱 박사는 "mRNA 백신도 대량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까지 상용화된 백신 가운데 mRNA 백신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양산 과정에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더나 백신의 효과는 아직 미지수

취재에 협력한 전문가들은 모더나의 임상시험 결과 발표에 구멍이 있다는 점을 입을 모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날조됐다고 예단하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모더나가 유력한 백신 후보를 내놓았지만, 아직 이것이 얼마만큼 역할을 할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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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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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K] ‘모더나 백신’이 의심스러운 조금 다른 이유…결국은 ‘머니게임’?
    • 입력 2020-05-21 14:13:50
    취재K
① 기술 책임자 등 모더나 내부자, 최근 주식 팔아 <br />② 1상 결과 공개하며 1조 6천억 유상증자 <br />③ 모더나 이사가 백악관 백신 책임자로 이직 <br />④ 1상 통과한 약이 3상 최종 통과 확률 18% <br />⑤ 중요한 중화항체는 얼마나? <br />⑥ 임상시험 참가자 나이·항체 지속성과 안전 의문 <br />⑦ 첫 mRNA 백신..대량생산 가능성도 의문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1상(임상시험 첫 단계) 성공 소식은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 백신이 코로나19 종식에 어떤 역할을 할지, 무엇보다 백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임상시험 진행기간 1천3백만 주를 팔아 치운 모더나 회사 내부자들

우선 성과를 과장해서 돈을 버는 '머니게임' 아니냐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가 나스닥의 내부거래 공시를 취재진에 제보해왔습니다.

모더나의 내부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이 진행되던 최근 3개월 사이 무려 1천300만 주를 매각했다.(출처: 나스닥)
자료를 보면 최근 3개월 사이 모더나의 임원을 포함한 내부자들이 1천3백만 주 이상을 매각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내부자가 사들인 주식은 5만여 주에 불과합니다.

내부자는 회사가 개발 중인 제품에 관련된 내용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투자자들이 속지 않도록 나스닥이 공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더나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로렌스 킴은 모더나의 백신 1상 성공이 발표된 직후 지난 18일 주가가 주당 80달러대로 뛰었을 때 스톡옵션 24만 주를 행사했습니다. 이날 하루 킴은 200억 원을 벌었습니다.

킴은 또, 앞서 임상시험 소문에 주가가 오르던 12일에도 24만 주를 11달러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64달러에 팔았습니다. 일주일간 두 번의 스톡옵션 행사로 킴이 번 돈은 350억 원입니다.

하지만 만약 로렌스 킴이 앞으로도 회사 주식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면 이날 팔 필요가 있었을까요? 참고로, 모더나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후안 안드레스도 지난 13일 12만 7천 주를 팔아 큰 차익을 남겼습니다.

"1상 성공이 그리 큰 뉴스가 아니다?"...주가 폭등 때맞춰 유상증자도

물론 내부자의 매도가 많다는 것만 가지고는 모더나 임원들이 백신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베이징대학교 HSBC경영대 최재혁 교수는 "다만, 앞으로 성공 확률 등을 생각하면 코로나19 백신의 1상 성공 소식이 그리 큰 뉴스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추정했습니다.

모더나는 18일 백신 1상 성공 소식으로 주가가 폭등한 직후 12억 5천만 달러, 우리 돈 1조 6천억 원어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일단 법적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공교롭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백악관 백신 최고 책임자 슬라위(사진 우측)는 모더나에서 최근 이직했는데, 스톡옵션 120억 원어치를 가지고 있어 비판을 받았다.
모더나 이사가 4일 전 백악관으로 이직

또 한 명의 모더나 내부자도 미국에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몬세프 슬라위 박사입니다. 슬라위 박사는 1상 결과가 나오기 불과 나흘 전에 모더나 이사직에서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슬라위 박사는 15일 기준으로 120억 원어치의 모더나 스톡옵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주가 상승을 원하는 모더나 내부자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만큼, 이번 성과를 의심하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백악관의 백신 책임자가 정부 지원을 받은 회사 주식을 가진 것은 이해 상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인에게 치명적인데…시험 참가자 나이 정보 부족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상시험 1단계 통과는 아직 초기에 불과합니다. 1상을 통과한 약이 3상을 최종통과할 가능성은 약 18%로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모더나의 이번 1상 발표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미국 의료 전문지 스탯(STAT)은 모더나가 공개한 소규모 초기 자료로는 백신 효과를 평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상시험 참가자 45명의 백신 투약 반응에 대한 자료와 중화항체가 형성된 8명의 나이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노인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한 만큼 시험 나이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또 연구 협력관계인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관련 논평이 없다는 점이나 항체가 얼마나 지속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점도 스탯은 지적했습니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의 돌기(스파이크)에 들러붙어 사람의 세포로 감염되는 것을 차단한다. 일반 항체는 그냥 코로나19에 들러붙기만 하고 감염을 막진 않는다.
모더나의 1상 성공은 "임상시험 대상 45명 모두에게 항체가 확인됐다"는 내용으로 처음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항체가 아니라 중화항체입니다.

45명 전원에게 항체 생겼다지만…중화항체 아니면 쓸모 의문

일반 항체는 그냥 코로나19에 들러붙기만 합니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붙어서 사람의 세포로 침투를 막아주는 '중화항체'뿐입니다. 그런데 이번 임상시험과 관련된 발표에는 8명에 대해서만 중화항체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중화항체의 강도나 지속 정도도 앞으로 충분히 검토돼야 할 점입니다.

가톨릭대 생명공학전공 남재환 교수도 "조금 이상한 건 중화 데이터가 나오긴 했는데 각 그룹당 15명을 했는데 4명만 중화 항체 값을 발표했다"면서 모더나가 밝힌 1상 결과가 자료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남 교수는 "1상에서 세 명 정도가 등급 3 정도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부작용이 생겼다"면서 "안전성 문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외에도 과연 이렇게 개발된 모더나 백신이 충분한 양이 생산될 수 있을지도 문제입니다. 모더나의 백신은 mRNA를 이용한 백신입니다.

국제백신연구소 김재욱 박사는 "mRNA 백신도 대량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까지 상용화된 백신 가운데 mRNA 백신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양산 과정에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더나 백신의 효과는 아직 미지수

취재에 협력한 전문가들은 모더나의 임상시험 결과 발표에 구멍이 있다는 점을 입을 모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날조됐다고 예단하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모더나가 유력한 백신 후보를 내놓았지만, 아직 이것이 얼마만큼 역할을 할지는 알 수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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