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코로나19 면역, 오래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

입력 2020.05.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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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오래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집단 면역도 요원한 가운데, 이 같은 비관적인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런던 위생 및 열대 의과대학 전염병 모델링 교수인 존 에드먼즈의 말입니다.

현지시각 19일 영국 의회위원회에 에드먼즈 교수는 감기나 독감을 떠올려 보라고 말했습니다.

장기간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다시 감염되는 것을 경험했듯이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인간이 코로나19에 장기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해 "잠재적으로 나쁜 소식"을 제시한 것이라고 스카이뉴스는 21일 전했습니다.

실제로 메르스(MERS)· 사스(SARS) 항체의 지속 기간도 1년과 3년 정도였습니다.


이 같은 어두운 전망에도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갖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말할 필요도 없이 개개인이 코로나19와 싸울 무기를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치료됐거나, 다행히 증상 없이 지나가 항체가 생겼다면 코로나19에 당장 재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아집니다.

둘째는 말도 많은 집단 면역입니다. 구성원의 60% 이상이 항체를 가지면 전체 집단이 면역력이 생긴다는 논리로,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 각국은 국민들이 얼마나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갖추고 있는지 모니터를 시작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현지시각 21일 언론브리핑에서 정부의 항체 감시 연구에 따르면 런던 인구의 17%가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런던 인구 5명 중 1명 꼴인 153만 명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국 전체로는 5% 즉 285만 명이 코로나19 항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행콕 장관은 다음 주부터 국가보건서비스 NHS(National Health Service)를 통해 항체 검사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표본을 기반으로 했지만, 더욱 실제적인 코로나19 감염 지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큰 규모의 대중 검사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의료진과 환자, 원하는 주민들이 우선 대상입니다.

이를 위해 1,000만 개의 항체 검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행콕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이어 항체 양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인증 시스템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소 1년 또는 2년 동안 면역력이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일찍이 집단면역을 추구했던 스웨덴의 경우 전체 인구의 7.3%만이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가디언이 현지시각 21일 전했습니다.

앞서 스웨덴 정부는 다음 달 중순까지는 40~60%가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어림없어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항체 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나달 23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지역사회에서 항체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브리핑에서 국내 25명의 확진자를 표본 검사한 결과 25명 모두에게서 '중화(中和)항체(neutralizing antibody)'가 발견됐는데, 당연히 코로나19에 방어력이 있는 항체라고 생각한다고 권 부본부장은 말했습니다.

참고로 '중화 항체'란 바이러스 등이 몸에 들어왔을 때 그 영향을 '중화'하여 세포를 방어하는 항체를 말합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하지만 항체 검사 자체가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은 3월 17일 항체를 이용한 신속면역검사가 현재 우리나라가 하는 유전자증폭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50~70%로 낮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검사법에 대한 약간의 논란에도 우리가 얼마나 면역력을 가졌는지 아는 일은 중요합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비춰주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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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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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오래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집단 면역도 요원한 가운데, 이 같은 비관적인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런던 위생 및 열대 의과대학 전염병 모델링 교수인 존 에드먼즈의 말입니다.

현지시각 19일 영국 의회위원회에 에드먼즈 교수는 감기나 독감을 떠올려 보라고 말했습니다.

장기간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다시 감염되는 것을 경험했듯이 코로나19 역시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인간이 코로나19에 장기 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해 "잠재적으로 나쁜 소식"을 제시한 것이라고 스카이뉴스는 21일 전했습니다.

실제로 메르스(MERS)· 사스(SARS) 항체의 지속 기간도 1년과 3년 정도였습니다.


이 같은 어두운 전망에도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갖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말할 필요도 없이 개개인이 코로나19와 싸울 무기를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치료됐거나, 다행히 증상 없이 지나가 항체가 생겼다면 코로나19에 당장 재감염될 확률은 매우 낮아집니다.

둘째는 말도 많은 집단 면역입니다. 구성원의 60% 이상이 항체를 가지면 전체 집단이 면역력이 생긴다는 논리로,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 각국은 국민들이 얼마나 코로나19에 면역력을 갖추고 있는지 모니터를 시작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맷 행콕 보건장관은 현지시각 21일 언론브리핑에서 정부의 항체 감시 연구에 따르면 런던 인구의 17%가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런던 인구 5명 중 1명 꼴인 153만 명이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국 전체로는 5% 즉 285만 명이 코로나19 항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행콕 장관은 다음 주부터 국가보건서비스 NHS(National Health Service)를 통해 항체 검사를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표본을 기반으로 했지만, 더욱 실제적인 코로나19 감염 지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큰 규모의 대중 검사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의료진과 환자, 원하는 주민들이 우선 대상입니다.

이를 위해 1,000만 개의 항체 검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행콕 장관은 설명했습니다.

이어 항체 양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인증 시스템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소 1년 또는 2년 동안 면역력이 지속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일찍이 집단면역을 추구했던 스웨덴의 경우 전체 인구의 7.3%만이 코로나19 항체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가디언이 현지시각 21일 전했습니다.

앞서 스웨덴 정부는 다음 달 중순까지는 40~60%가 집단 면역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어림없어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항체 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나달 23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지역사회에서 항체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브리핑에서 국내 25명의 확진자를 표본 검사한 결과 25명 모두에게서 '중화(中和)항체(neutralizing antibody)'가 발견됐는데, 당연히 코로나19에 방어력이 있는 항체라고 생각한다고 권 부본부장은 말했습니다.

참고로 '중화 항체'란 바이러스 등이 몸에 들어왔을 때 그 영향을 '중화'하여 세포를 방어하는 항체를 말합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하지만 항체 검사 자체가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은 3월 17일 항체를 이용한 신속면역검사가 현재 우리나라가 하는 유전자증폭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50~70%로 낮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검사법에 대한 약간의 논란에도 우리가 얼마나 면역력을 가졌는지 아는 일은 중요합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비춰주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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