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이혼전문 변호사 “코로나19 이후, 이혼상담 전화 1.5~2배 늘어”

입력 2020.05.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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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의 세계’처럼 한쪽이 재산 분할 전혀 못 받고 이혼하는 경우는 현실에선 드물어
- 드라마에서 부부의 내면 잘 다뤄... 주인공처럼 서로에게 미련이나 집착 보이는 일 많아
- 양육권은 여러 조건 면밀히 살핀 뒤 결정...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애착
- 코로나19로 이혼 증가? 국내 통계 없지만 주관적으로는 1.5~2배 상담 전화 늘어
- 30~40년 혼인생활한 분들의 이혼은 울림 있어... 상대방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
- 이혼 결정되고 난 뒤 그동안 고마웠다고 같이 식사하기도... 이게 진짜 ‘부부의 세계’
- 앞이 보이지 않아 이혼 생각... 그러나 대부분 문제는 새로운 상황 때문인 경우 많아
- 당장의 어려움이 사람 때문이 아니라, 상황 탓이라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5월 22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최유나 이혼전문 변호사



▷ 오태훈 : 하루를 놓쳤는데 어제가 부부의 날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부부의 세계라는 화제의 드라마가 지난 주말에 막을 내렸다고 해요. 이 드라마가 시청률이 30%가 넘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많은 분들께서 이 부부의 세계를 이야기하십니다. 주인공 부부가 남편의 외도와 이혼 과정을 둘러싸고 큰 갈등을 겪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지 또 이 부부의 세계를 이혼전문변호사는 어떻게 봤을지. 이걸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본인의 SNS 계정에 웹툰 메리지레드라는 걸 연재하고 계신 분입니다. 최유나 변호사와 함께 우리 사회 부부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최유나 : 안녕하세요? 최유나 변호사입니다.

▷ 오태훈 : 이렇게 스튜디오까지 나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먼저 이혼전문변호사라는 게 정식 명칭이 있는 건 아닌가요?

▶ 최유나 : 정식 명칭이 있기는 하는데 대한변호사협회에 이혼전문으로 전문 분야로 등록된 변호사를 이혼전문변호사라고 합니다.

▷ 오태훈 : 그게 전문 등록으로 명칭이 되어 있어요?

▶ 최유나 : 네.

▷ 오태훈 : 그러면 그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최유나 변호사도 거기 등록되어 있을 거 아니에요?

▶ 최유나 : 맞습니다.

▷ 오태훈 : 부부의 세계는 어떤 드라마였어요?

▶ 최유나 : 부부의 세계 저도 굉장히 매 회 본방 사수 하면서 열심히 봤는데 아무래도 이혼전문변호사이다 보니까 직업적으로 현실과 다른 부분, 같은 부분 이렇게 나눠서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이제 내면적인 부부의 이혼에서 오는 그 사람들의 갈등이라든지 서로에 대한 미련이라든지 이런 건 굉장히 현실적으로 봤고 또 이제 법률적인 부분을 조금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 오태훈 :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 최유나 : 이제 극중에서 사실 10년 이상 같이 산 오래된 부부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사실 잘못을 떠나서 재산 분할은 법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거의 반반 이렇게 나뉘어지거든요. 그런데 이제 드라마에서는 극중 이제 이태오라고 남자 주인공이 외도를 저질렀고 폭행도 있었고 해서 재산 분할 없이 이렇게 마무리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약간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러면 저희는 드라마 내용보다는 현실 속에 대한 것들을 많이 말씀을 나눠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이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저를 포함해서 안 보신 분들도 많이 계시기 때문에 하나씩 살펴볼까 하는데. 현실 속에서의 이혼들에 대한 내용들이 이 드라마에는 많이 포함이 되어 있다고 보세요?

▶ 최유나 : 사실 부부가 이혼을 하면 일반적으로 서로 굉장히 미워하고 이제 정이 많이 떨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미련을 갖거나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사실 부부의 세계가 시청률이 높게 나온 이유도 저는 어떻게 보면 그들의 내면을 잘 다뤄줬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로 이혼소송을 하시는 분들도 이혼소송 중에서도 정말 10번씩 할까 말까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극중 주인공들이 이혼 후에도 서로에 대한 미련이나 약간 그것이 집착처럼 변질되는 모습도 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아서 이게 좀 그래도 사람의 심리를 현실적으로 표현해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그 부분인 것 같은데 이혼을 하기 위해서 이혼전문변호사를 만나게 되는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 한다는, 하기 위해서가 잠시 동안의 마음인 것인지 지속적으로 반드시 거쳐가는 과정인 건지에 대한 것도 착오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최유나 : 사람들이 사실 자기 마음도 잘 알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어떤 순간에 나는 정말 이제 끝이다, 이혼해야 한다라고 하고 저한테 오시지만 이혼 소송 중에서 서로에 대한 생각들이 내 생각이었다, 이게 오해였다. 이렇게 생각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그래서 중간에 이혼 의사를 철회하시는 분들, 소송을 취하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요.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확고하게 이혼 의사를 유지하시는 분들이 더 많기는 합니다.

▷ 오태훈 : 이혼을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나 이혼하면 안 되겠다고 마음을 바꿔먹는 분들이 꽤 계신가 봐요.

▶ 최유나 : 꽤 있습니다. 물론 자녀들 문제가 제일 크기는 하지만 이제 서로에 대한 저 사람은 나를 이렇게 무시한다. 인격적으로 존중해주지 않는다. 이런 생각들을 주로 여성과 남성을 떠나서 두 분 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혼 사건에서 조정기일이라고 해서 합의 절차가 열리는데 거기에서 이제 당사자들끼리의 대화가 아닌 중간에 제3자가 개입을 해서 양쪽 입장을 듣고 전달을 해주면 오히려 그렇구나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쩔 때는 직접적인 대화보다는 이런 대화 방법이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 그런 걸 저도 배우기도 합니다.

▷ 오태훈 : 부부 간에 직접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더 화가 나고 싸우기도 하고 더 미워질 수도 있는데 그 같은 말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으면 달리 들릴 수 있다.

▶ 최유나 : 좀 더 이제 객관화가 된다고 할까요? 서로에 대한 기대나 실망이나 비난이나 이런 것들 딱 걷어내고 보면 핵심은 되게 어떻게 보면 간단한 것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부부싸움을 하다 보면 본질은 흐려지고 서로 애정으로 엮여 있는 관계이다 보니까 서로 비난이라든지 오히려 더 안 좋게 말이 나가거나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죠.

▷ 오태훈 :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도 자녀가 1명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이혼이나 이럴 때는 자녀 문제가 가장 또 중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이 양육권 같은 게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최유나 : 양육권은 굉장히 좀 면밀하게 검토해서 판결을 하는 편인데 거의 가사조사라는 절차를 통해서 전문가들이 양쪽 엄마, 아빠를 상담을 하기도 하고 그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양육환경 뭐 경제적인 거 그리고 아이와의 애착 그리고 양육 보조자가 있는지 여부. 예를 들면 조부모님이 되겠죠. 그런 것들을 면밀히 보는데 사실 양육권 소송을 하다 보면 남성분들이 좀 양육권에 불리하다는 생각을 갖고 좀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사실 굉장히 많아요, 제 남성 의뢰인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데 이제 그게 어떻게 보면 아이와의 애착. 그러니까 아이를 누가 키워왔는지가 가장 큰 기준이 되다 보니까 그렇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신생아 때부터 아빠가 아기를 키운 가정 같은 경우에는 아빠랑 아이랑 더 애착이 크기 때문에 양육권이 아빠한테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 1차적인 기준은 아이와의 애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나머지는 좀 더 부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부부 간에 이혼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마음이 많이 떠났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육권 문제는 둘이서 결정해서 니가 하거나 내가 하거나 이렇게 되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저는. 그런데 그게 아니고 법원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면밀히 다 검토를 하는군요.

▶ 최유나 : 양육권이 다툼이 없는 경우 두 분이 협의가 되시면 무조건 그것이 우선을 하는데.

▷ 오태훈 : 그래요?

▶ 최유나 : 그러니까 협의가 안 되거나 양육권을 양쪽 다 갖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굉장히 치열한 싸움인데 그거는. 서로 안 갚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래서 이 두 가지의 경우에 법원에서 개입을 해서 검토를 하는 것입니다.

▷ 오태훈 : 이혼까지 하는 마당에 서로 안 갖겠다고 그래요?

▶ 최유나 : 또 최근에는 그런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소송하다 보면 저도 조금 속상할 때가 굉장히 많은데 너무 아기 키우는 게 쉽지 않다 보니까 경제적인 거, 뭐 환경적인 것들 커리어 문제나 이런 것들 때문에 서로 키우라고 싸우다 보면 한 2년, 3년 이렇게 양육권을 서로 안 갖겠다고 다투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럴 경우에 법원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하는 부분인 거죠.

▷ 오태훈 : 그러면 그 둘은 그렇다 치고 아이는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 모습을 겪게 되는 아이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 최유나 : 그렇죠. 안 그래도 서로 사실 데리고 가겠다고 해도 아이들이 소송 중에 심리치료 받고 이런 경우 되게 많은데 서로 안 데리고 가겠다고 하면 아이들한테는 그게 감정이 바로 전이가 되어서 알거든요. 그러면 굉장히 많은 안 좋은 이제 심리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지금.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 법원에서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요즈음에는 가정법원이 정말 점점 변화하고 있고 점차적으로 선진화되다 보니까 아이들 뭐 그리고 이혼 당사자들 이렇게 심리 상담을 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좀 교육을 해주기도 하고 그래서 중간에 그래도 그런 의사를 철회하고 책임감을 갖고 양육을 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한데 정말 판결 나올 때까지 서로 안 데리고 가겠다고 싸우시는 분들 많습니다.

▷ 오태훈 : 이번에 어제가 부부의 날이라고 제가 소개를 해드렸는데 올해가 코로나19로 부부의 날을 맞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외신발 소식이기는 합니다만 코로나19로 인해서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뉴스가 나온다고 해요. 중국, 미국 쪽에서 이런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습니까?

▶ 최유나 : 저도 그 기사를 봤는데 사실 이제 한국에서는 아직 그런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는데 저는 항상 상담을 하고 재판을 하고 하는 입장에서 제가 그냥 주관적인 통계에 따르면 평소보다는 확실히 1.5배에서 2배 가까이 상담전화가 느시는 것 같기는 해요.

▷ 오태훈 : 코로나19 상황에서 이혼에 대한 상담이?

▶ 최유나 : 네.

▷ 오태훈 : 그게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 최유나 : 그러니까 실제로 이제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담도 이제 마스크를 쓰고 진행을 하는데 거의 같이 있다 보니까 꼭 같이 있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곪아왔던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볼 시간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이제 그게 곪아터지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 이제 이게 코로나가 사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다 보니 빨리 이거를 혼인생활을 정리하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4월에는 굉장히 많았습니다.

▷ 오태훈 : 경제적인 어려움들이 갑자기 맞닥뜨려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

▶ 최유나 : 그런 것도 있죠.

▷ 오태훈 : 그런데 좀 아이러니한 거 아닌가요?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 더 만나는 기간이 많아지고 같이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이혼이 늘어난다는 것.

▶ 최유나 : 그러니까 코로나로 보면 미국이나 일본도 코로나 때문에 부부가 사이가 더 좋아졌다, 이런 부부도 굉장히 많은데 그게 어떻게 보면 평소에도 이런 대화들이 잘 이루어졌던 부부들은 이제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더 화목해지는 것이고 평소에 완전히 단절이 되어 있다가 강제적으로 이제 거의 같이 있다싶게 하면.

▷ 오태훈 : 강제적으로.

▶ 최유나 : 타에 의해서 이제 그러면 약간 싸움이 일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 오태훈 : 지금까지 1천 건이 넘는 이혼 사건을 맡으셨어요, 최유나 변호사께서. 그중에 우리나라 이혼 부부들이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뭐예요?

▶ 최유나 : 이거는 사실 통계적으로도 봤을 때 첫 번째가 성격 차이, 두 번째가 경제적인 것 그리고 세 번째가 외도 이렇게 집계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봐도 성격 차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성격 차이라는 말에는 굉장한 많은 것들이 다 포함된 개념이어서 꼭 성격 차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 안에 가정 간에 불화라든지 어떤 새로운 이해관계가 대립했을 때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라든지 정말 많은 것들이 포함되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그 많은 개념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건 그만큼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는 거고요. 최유나 변호사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네요. “이혼과 혼인 유지가 정말 백짓장 한 장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혼하고 혼인 유지는 상당히 다른 개념인데 이게 왜 백짓장 한 장 차이밖에 안 나나요?

▶ 최유나 : 그러니까 이제 의뢰인 분들이랑 상담을 하다 보니까 저도 알게 되는 건데 그런 말씀들을 하시거든요. 미래가 보인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서로 간에 싸우다 보면 잘잘못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사실 그게 어떻게 자기 기준이기는 하잖아요.

▷ 오태훈 : 그렇죠.

▶ 최유나 : 그러면 굉장히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누가 맞고 틀리다라고 정하기 굉장히 힘든 부분인데 거기에서 틀어지시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거를 꼭 저 사람이 다 맞고 내가 다 틀리고 이렇게 인정하고 반성하고 이거는 불가능한 것이지만 일부 정말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에 대해서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거에 대해서 정말 핵심적인 거를 경청하고 해결이 되면 앞으로 살 수 있겠다 이것이고 그거 이제 최소한의 것이 안 되면 못 살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법정까지 오셔서 그런 일들이 되게 많거든요. 법정에 오셔서 정말 예를 들어서 극단적으로 술을 자주 드시는 분이 계셔서 나는 술을 마시면서 살아야 되고 아내는 이거는 나는 못 견디겠다 이러시면 정말 최소한 주1회, 2회라도 가족들과 시간을 정한다든지 이렇게 조정기일에 정말 최소한의 타협을 해서 잘 살아가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저렇게까지 싸우기고 나서 다시 살 수가 있지라고 저도 아직 거기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 간접 경험인데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아서 백짓장 차이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그 백짓장 차이 가운데 이혼을 마음을 먹었지만 다시 혼인으로 가는 혼인유지 쪽으로 선택하는 분들은 주로 어떤 면들 때문에 그리 다시 가시는 것 같으세요?

▶ 최유나 : 이제 미안하다라는 말을 못 들었던 분들이 법정까지 오셔서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고 조정위원님이나 가사조정 하시는 분들한테 사실 내가 이런 부분은 미안하다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그게 전달되면 사실 나도 이게 미안하다 막 봇물 터지듯이 이렇게 되더라고요.

▷ 오태훈 : 좋다.

▶ 최유나 : 그래서 변호사들도 양쪽 다 막 서로가 잘못됐다고 싸우다가 어? 약간 이러면서 이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딱 발을 빼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 오태훈 : 저쪽도 이혼변호사가 있겠군요.

▶ 최유나 : 그렇죠.

▷ 오태훈 : 그러면 두 변호사끼리 서로 간에 싸우기도 하고. 지금 8078님께서 이 질문을 주셨어요.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을 잘 시키는 변호사인가요? 아니면 이혼을 막아주는 변호사인가요?”

▶ 최유나 : 이게 제가 예전 같으면 도덕적으로 질문에 답을 해드렸을 것 같은데 저도 이제 내년에 이혼전문변호사 10년 차가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혼을 막고 이혼을 시켜드리고 이게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당사자의 선택을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리는 직업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혼을 막아드릴 때도 있고 당사자가 막 저한테 오셔서 사실 남편이 이혼소장 보냈는데 저는 이혼하기 싫은데 남편한테 미안하다고는 말은 못하겠고 자존심이 상하는데 돌려서 해결 좀 해주셔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 오태훈 : 변호사에게.

▶ 최유나 : 그럼 변호사가 좀 나서서 그렇게 이혼을 막아드릴 수도 있는 것이고. 자신의 권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세요. 재산 분할 내가 몇 퍼센트 정도 받을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하나도 모르고 굉장히 가정 내에서 희생적으로 사셨던 분들은 제가 좀 더 이혼을 잘할 수 있게끔 도와드리는 그런 직업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오태훈 : 변호사로 지금 10년 하셨고 1년에 100건씩 하시는 거 아니에요, 이혼 관련된 거를?

▶ 최유나 : 그보다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오태훈 : 엄청 바쁘실 텐데 또 웹툰을 연재를 하고 계세요. 이거는 왜 하시게 된 거예요?

▶ 최유나 : 역지사지라고 하잖아요. 부부에게 제일 필요한 게. 그런데 변호사는 사실 타의적으로 그런 위치에 놓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사람의 이야기만 막 듣다가 법정에 가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게 되기도 하고. 그런데 그 이야기가 완전히 다를 때도 있고. 또 원고석에 서기도 하고 피고측에 서기도 하고. 외도를 하신 분의 당사자한테 서기도 하고 피해자 쪽에 서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자꾸 양쪽 입장을 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제가 그 부분에 있어서 조금 사람 관계라는 게 정말 가해자, 피해자라고 나누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어떤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직업적인 알게 되는 배움이라든지 이런 걸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을 했습니다.

▷ 오태훈 : 법정은 먼 이야기고 우리가 가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런 웹툰을 보고서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고 의견을 보내주고 계세요.

▶ 최유나 : 정말 많이 연락을 주시고 해서 저도 이게 뭐 이렇게 많은 분들이 볼 줄 모르고 시작한 거여서 굉장히 감사한데 댓글이나 이런 걸 통해서 본인 가정사를 이야기하면서 서로 이제 가정사에 대해서 공유를 하시면서 또 저를 그냥 배제하고 팔로워 분들끼리 대화를 하기도 해서 되게 어떤 대화의 장이 약간 열린 것처럼 가정사에 대해서 좀 더 제 SNS에서는 편하게 이야기하시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 오태훈 : 그동안에 만난 부부 이야기 가운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 하나만 말씀해주신다면요?

▶ 최유나 : 저는 이제 좀 아무래도 저도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까 결혼생활 선배님들이시죠. 수십 년, 30년, 40년 이렇게 혼인생활 하신 분들이 이혼법정에 나왔을 때 모습을 봤을 때 굉장히 울림 같은 게 있는데 사실 혼인한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은 이혼을 하실 때 굉장히 몫을 따지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객관적이고 좀 더 이성적이고.

▷ 오태훈 : 짧은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 최유나 : 그러니까 예를 들면 내가 결혼할 때 얼마를 해왔는지 이런 기준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서 다툼이 심한 편인데 한 30년, 40년 사신 분들은 사실 같이 이루어왔고 같이 성장했고 또 이거를 누구의 몫이라고 따지기도 애매해지는 경우가 너무 많아버려서.

▷ 오태훈 : 그렇겠죠. 생활이 되어버렸으니까.

▶ 최유나 : 그냥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정말 사람 하나가 반 대 반으로 분리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는데 서로를 되게 이해하면서 배려하면서 헤어지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상대방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면 그거를 배려해서 이제 법의 기준을 떠나서 재산 분할을 해주신다거나 자녀들을 키우는 쪽에 훨씬 신경을 써준다거나 서로 헤어지는 자리에서도 그동안 고마웠다 이런 이야기하면서 헤어지고 이혼하시고 나서 같이 식사하러 가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게 진짜 부부의 세계구나 그런 생각 들 때가 많습니다.

▷ 오태훈 : 보람 느낄 때도 많으시죠?

▶ 최유나 : 네. 보람을 느낄 때는 제가 뭐 아무래도 당사자를 대리해서 입장을 대변하는 그런 일들을 하다 보니까 당사자가 표현하기 힘든 것들을 이야기해서 이제 소통이 이루어졌을 때 그게 싸움이든 싸움도 어떻게 보면 소통이니까요. 싸움이든 화해든 그랬을 때 상대방이 사실 저희한테 욕을 할 때도 있거든요. 변호사 초창기 때는 그런 게 불편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굉장히 즐겁고 그냥 내 일을 잘하고 있구나 그런 보람을 느끼는 쪽으로 제가 마음을 바꿔먹었죠.

▷ 오태훈 : 1시간을 이야기해도 시간이 많이 모자랄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다 되어서 마지막으로 저는 그 질문을 짧게 듣고 싶어요. 그러니까 지금 이혼에 대해서 생각하는 분들 아니면 고민하고 있는 분들 어려운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은데 그분들께 굳이 이혼까지 안 갈 수 있는 방안 어떤 것들을 생각하면 될까요?

▶ 최유나 : 지금 싸우고 있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분명히 앞에 딱 놓여있어서 보이지 않을 텐데 앞이. 그것들이 사실은 새로운 국면. 새로운 상황이 발생해서 그런 경우가 많지 당사자들의 성격이나 당사자들의 애정이랑 상관이 없을 때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서 출산을 했다거나 같이 부모님 모시고 살게 됐다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그런 것들이 상황 탓이라면 한 번 더 생각을 해보시는 게 어떤가. 그 상황 때문인지 사람 때문인지 분리되어서 생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최유나 변호사가 추천한 전인권이 부르는 걱정 말아요, 그대 지금 나가고 있는데요. 이 노래 들으면서 최유나 변호사와 함께한 금요초대석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유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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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이혼전문 변호사 “코로나19 이후, 이혼상담 전화 1.5~2배 늘어”
    • 입력 2020-05-22 15:57:14
    최영일의 시사본부
- ‘부부의 세계’처럼 한쪽이 재산 분할 전혀 못 받고 이혼하는 경우는 현실에선 드물어
- 드라마에서 부부의 내면 잘 다뤄... 주인공처럼 서로에게 미련이나 집착 보이는 일 많아
- 양육권은 여러 조건 면밀히 살핀 뒤 결정...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와의 애착
- 코로나19로 이혼 증가? 국내 통계 없지만 주관적으로는 1.5~2배 상담 전화 늘어
- 30~40년 혼인생활한 분들의 이혼은 울림 있어... 상대방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
- 이혼 결정되고 난 뒤 그동안 고마웠다고 같이 식사하기도... 이게 진짜 ‘부부의 세계’
- 앞이 보이지 않아 이혼 생각... 그러나 대부분 문제는 새로운 상황 때문인 경우 많아
- 당장의 어려움이 사람 때문이 아니라, 상황 탓이라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5월 22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최유나 이혼전문 변호사



▷ 오태훈 : 하루를 놓쳤는데 어제가 부부의 날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부부의 세계라는 화제의 드라마가 지난 주말에 막을 내렸다고 해요. 이 드라마가 시청률이 30%가 넘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많은 분들께서 이 부부의 세계를 이야기하십니다. 주인공 부부가 남편의 외도와 이혼 과정을 둘러싸고 큰 갈등을 겪는 내용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지 또 이 부부의 세계를 이혼전문변호사는 어떻게 봤을지. 이걸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시사본부 금요초대석. 본인의 SNS 계정에 웹툰 메리지레드라는 걸 연재하고 계신 분입니다. 최유나 변호사와 함께 우리 사회 부부에 대해서 말씀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최유나 : 안녕하세요? 최유나 변호사입니다.

▷ 오태훈 : 이렇게 스튜디오까지 나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먼저 이혼전문변호사라는 게 정식 명칭이 있는 건 아닌가요?

▶ 최유나 : 정식 명칭이 있기는 하는데 대한변호사협회에 이혼전문으로 전문 분야로 등록된 변호사를 이혼전문변호사라고 합니다.

▷ 오태훈 : 그게 전문 등록으로 명칭이 되어 있어요?

▶ 최유나 : 네.

▷ 오태훈 : 그러면 그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최유나 변호사도 거기 등록되어 있을 거 아니에요?

▶ 최유나 : 맞습니다.

▷ 오태훈 : 부부의 세계는 어떤 드라마였어요?

▶ 최유나 : 부부의 세계 저도 굉장히 매 회 본방 사수 하면서 열심히 봤는데 아무래도 이혼전문변호사이다 보니까 직업적으로 현실과 다른 부분, 같은 부분 이렇게 나눠서 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이제 내면적인 부부의 이혼에서 오는 그 사람들의 갈등이라든지 서로에 대한 미련이라든지 이런 건 굉장히 현실적으로 봤고 또 이제 법률적인 부분을 조금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

▷ 오태훈 :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 최유나 : 이제 극중에서 사실 10년 이상 같이 산 오래된 부부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사실 잘못을 떠나서 재산 분할은 법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거의 반반 이렇게 나뉘어지거든요. 그런데 이제 드라마에서는 극중 이제 이태오라고 남자 주인공이 외도를 저질렀고 폭행도 있었고 해서 재산 분할 없이 이렇게 마무리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은 약간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러면 저희는 드라마 내용보다는 현실 속에 대한 것들을 많이 말씀을 나눠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이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저를 포함해서 안 보신 분들도 많이 계시기 때문에 하나씩 살펴볼까 하는데. 현실 속에서의 이혼들에 대한 내용들이 이 드라마에는 많이 포함이 되어 있다고 보세요?

▶ 최유나 : 사실 부부가 이혼을 하면 일반적으로 서로 굉장히 미워하고 이제 정이 많이 떨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미련을 갖거나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사실 부부의 세계가 시청률이 높게 나온 이유도 저는 어떻게 보면 그들의 내면을 잘 다뤄줬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로 이혼소송을 하시는 분들도 이혼소송 중에서도 정말 10번씩 할까 말까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극중 주인공들이 이혼 후에도 서로에 대한 미련이나 약간 그것이 집착처럼 변질되는 모습도 보이는데 실제로도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아서 이게 좀 그래도 사람의 심리를 현실적으로 표현해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그 부분인 것 같은데 이혼을 하기 위해서 이혼전문변호사를 만나게 되는 것 아니에요? 그런데 그 한다는, 하기 위해서가 잠시 동안의 마음인 것인지 지속적으로 반드시 거쳐가는 과정인 건지에 대한 것도 착오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최유나 : 사람들이 사실 자기 마음도 잘 알기가 힘들거든요. 그래서 어떤 순간에 나는 정말 이제 끝이다, 이혼해야 한다라고 하고 저한테 오시지만 이혼 소송 중에서 서로에 대한 생각들이 내 생각이었다, 이게 오해였다. 이렇게 생각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그래서 중간에 이혼 의사를 철회하시는 분들, 소송을 취하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요.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확고하게 이혼 의사를 유지하시는 분들이 더 많기는 합니다.

▷ 오태훈 : 이혼을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나 이혼하면 안 되겠다고 마음을 바꿔먹는 분들이 꽤 계신가 봐요.

▶ 최유나 : 꽤 있습니다. 물론 자녀들 문제가 제일 크기는 하지만 이제 서로에 대한 저 사람은 나를 이렇게 무시한다. 인격적으로 존중해주지 않는다. 이런 생각들을 주로 여성과 남성을 떠나서 두 분 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혼 사건에서 조정기일이라고 해서 합의 절차가 열리는데 거기에서 이제 당사자들끼리의 대화가 아닌 중간에 제3자가 개입을 해서 양쪽 입장을 듣고 전달을 해주면 오히려 그렇구나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쩔 때는 직접적인 대화보다는 이런 대화 방법이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 그런 걸 저도 배우기도 합니다.

▷ 오태훈 : 부부 간에 직접적인 대화를 하다 보면 더 화가 나고 싸우기도 하고 더 미워질 수도 있는데 그 같은 말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으면 달리 들릴 수 있다.

▶ 최유나 : 좀 더 이제 객관화가 된다고 할까요? 서로에 대한 기대나 실망이나 비난이나 이런 것들 딱 걷어내고 보면 핵심은 되게 어떻게 보면 간단한 것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부부싸움을 하다 보면 본질은 흐려지고 서로 애정으로 엮여 있는 관계이다 보니까 서로 비난이라든지 오히려 더 안 좋게 말이 나가거나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죠.

▷ 오태훈 :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도 자녀가 1명이 나옵니다. 아무래도 이혼이나 이럴 때는 자녀 문제가 가장 또 중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이 양육권 같은 게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최유나 : 양육권은 굉장히 좀 면밀하게 검토해서 판결을 하는 편인데 거의 가사조사라는 절차를 통해서 전문가들이 양쪽 엄마, 아빠를 상담을 하기도 하고 그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양육환경 뭐 경제적인 거 그리고 아이와의 애착 그리고 양육 보조자가 있는지 여부. 예를 들면 조부모님이 되겠죠. 그런 것들을 면밀히 보는데 사실 양육권 소송을 하다 보면 남성분들이 좀 양육권에 불리하다는 생각을 갖고 좀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사실 굉장히 많아요, 제 남성 의뢰인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런데 이제 그게 어떻게 보면 아이와의 애착. 그러니까 아이를 누가 키워왔는지가 가장 큰 기준이 되다 보니까 그렇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신생아 때부터 아빠가 아기를 키운 가정 같은 경우에는 아빠랑 아이랑 더 애착이 크기 때문에 양육권이 아빠한테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 1차적인 기준은 아이와의 애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나머지는 좀 더 부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그러니까 부부 간에 이혼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마음이 많이 떠났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육권 문제는 둘이서 결정해서 니가 하거나 내가 하거나 이렇게 되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저는. 그런데 그게 아니고 법원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면밀히 다 검토를 하는군요.

▶ 최유나 : 양육권이 다툼이 없는 경우 두 분이 협의가 되시면 무조건 그것이 우선을 하는데.

▷ 오태훈 : 그래요?

▶ 최유나 : 그러니까 협의가 안 되거나 양육권을 양쪽 다 갖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굉장히 치열한 싸움인데 그거는. 서로 안 갚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래서 이 두 가지의 경우에 법원에서 개입을 해서 검토를 하는 것입니다.

▷ 오태훈 : 이혼까지 하는 마당에 서로 안 갖겠다고 그래요?

▶ 최유나 : 또 최근에는 그런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소송하다 보면 저도 조금 속상할 때가 굉장히 많은데 너무 아기 키우는 게 쉽지 않다 보니까 경제적인 거, 뭐 환경적인 것들 커리어 문제나 이런 것들 때문에 서로 키우라고 싸우다 보면 한 2년, 3년 이렇게 양육권을 서로 안 갖겠다고 다투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럴 경우에 법원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야 하는 부분인 거죠.

▷ 오태훈 : 그러면 그 둘은 그렇다 치고 아이는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 모습을 겪게 되는 아이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 최유나 : 그렇죠. 안 그래도 서로 사실 데리고 가겠다고 해도 아이들이 소송 중에 심리치료 받고 이런 경우 되게 많은데 서로 안 데리고 가겠다고 하면 아이들한테는 그게 감정이 바로 전이가 되어서 알거든요. 그러면 굉장히 많은 안 좋은 이제 심리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지금.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 법원에서 상담을 해주기도 하고 요즈음에는 가정법원이 정말 점점 변화하고 있고 점차적으로 선진화되다 보니까 아이들 뭐 그리고 이혼 당사자들 이렇게 심리 상담을 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좀 교육을 해주기도 하고 그래서 중간에 그래도 그런 의사를 철회하고 책임감을 갖고 양육을 하시는 분들도 있기는 한데 정말 판결 나올 때까지 서로 안 데리고 가겠다고 싸우시는 분들 많습니다.

▷ 오태훈 : 이번에 어제가 부부의 날이라고 제가 소개를 해드렸는데 올해가 코로나19로 부부의 날을 맞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외신발 소식이기는 합니다만 코로나19로 인해서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뉴스가 나온다고 해요. 중국, 미국 쪽에서 이런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습니까?

▶ 최유나 : 저도 그 기사를 봤는데 사실 이제 한국에서는 아직 그런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는데 저는 항상 상담을 하고 재판을 하고 하는 입장에서 제가 그냥 주관적인 통계에 따르면 평소보다는 확실히 1.5배에서 2배 가까이 상담전화가 느시는 것 같기는 해요.

▷ 오태훈 : 코로나19 상황에서 이혼에 대한 상담이?

▶ 최유나 : 네.

▷ 오태훈 : 그게 어떤 연관이 있을까요?

▶ 최유나 : 그러니까 실제로 이제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담도 이제 마스크를 쓰고 진행을 하는데 거의 같이 있다 보니까 꼭 같이 있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 그동안 곪아왔던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볼 시간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러면서 이제 그게 곪아터지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에 있어서 이제 이게 코로나가 사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다 보니 빨리 이거를 혼인생활을 정리하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4월에는 굉장히 많았습니다.

▷ 오태훈 : 경제적인 어려움들이 갑자기 맞닥뜨려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

▶ 최유나 : 그런 것도 있죠.

▷ 오태훈 : 그런데 좀 아이러니한 거 아닌가요?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고 더 만나는 기간이 많아지고 같이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이혼이 늘어난다는 것.

▶ 최유나 : 그러니까 코로나로 보면 미국이나 일본도 코로나 때문에 부부가 사이가 더 좋아졌다, 이런 부부도 굉장히 많은데 그게 어떻게 보면 평소에도 이런 대화들이 잘 이루어졌던 부부들은 이제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더 화목해지는 것이고 평소에 완전히 단절이 되어 있다가 강제적으로 이제 거의 같이 있다싶게 하면.

▷ 오태훈 : 강제적으로.

▶ 최유나 : 타에 의해서 이제 그러면 약간 싸움이 일어나는 것 같더라고요.

▷ 오태훈 : 지금까지 1천 건이 넘는 이혼 사건을 맡으셨어요, 최유나 변호사께서. 그중에 우리나라 이혼 부부들이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뭐예요?

▶ 최유나 : 이거는 사실 통계적으로도 봤을 때 첫 번째가 성격 차이, 두 번째가 경제적인 것 그리고 세 번째가 외도 이렇게 집계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봐도 성격 차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성격 차이라는 말에는 굉장한 많은 것들이 다 포함된 개념이어서 꼭 성격 차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 안에 가정 간에 불화라든지 어떤 새로운 이해관계가 대립했을 때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라든지 정말 많은 것들이 포함되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그 많은 개념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건 그만큼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일 수도 있는 거고요. 최유나 변호사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네요. “이혼과 혼인 유지가 정말 백짓장 한 장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혼하고 혼인 유지는 상당히 다른 개념인데 이게 왜 백짓장 한 장 차이밖에 안 나나요?

▶ 최유나 : 그러니까 이제 의뢰인 분들이랑 상담을 하다 보니까 저도 알게 되는 건데 그런 말씀들을 하시거든요. 미래가 보인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서로 간에 싸우다 보면 잘잘못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사실 그게 어떻게 자기 기준이기는 하잖아요.

▷ 오태훈 : 그렇죠.

▶ 최유나 : 그러면 굉장히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누가 맞고 틀리다라고 정하기 굉장히 힘든 부분인데 거기에서 틀어지시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거를 꼭 저 사람이 다 맞고 내가 다 틀리고 이렇게 인정하고 반성하고 이거는 불가능한 것이지만 일부 정말 상대방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에 대해서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거에 대해서 정말 핵심적인 거를 경청하고 해결이 되면 앞으로 살 수 있겠다 이것이고 그거 이제 최소한의 것이 안 되면 못 살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법정까지 오셔서 그런 일들이 되게 많거든요. 법정에 오셔서 정말 예를 들어서 극단적으로 술을 자주 드시는 분이 계셔서 나는 술을 마시면서 살아야 되고 아내는 이거는 나는 못 견디겠다 이러시면 정말 최소한 주1회, 2회라도 가족들과 시간을 정한다든지 이렇게 조정기일에 정말 최소한의 타협을 해서 잘 살아가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저렇게까지 싸우기고 나서 다시 살 수가 있지라고 저도 아직 거기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 간접 경험인데 그런 분들이 굉장히 많아서 백짓장 차이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그 백짓장 차이 가운데 이혼을 마음을 먹었지만 다시 혼인으로 가는 혼인유지 쪽으로 선택하는 분들은 주로 어떤 면들 때문에 그리 다시 가시는 것 같으세요?

▶ 최유나 : 이제 미안하다라는 말을 못 들었던 분들이 법정까지 오셔서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고 조정위원님이나 가사조정 하시는 분들한테 사실 내가 이런 부분은 미안하다라고 이야기를 했을 때 그게 전달되면 사실 나도 이게 미안하다 막 봇물 터지듯이 이렇게 되더라고요.

▷ 오태훈 : 좋다.

▶ 최유나 : 그래서 변호사들도 양쪽 다 막 서로가 잘못됐다고 싸우다가 어? 약간 이러면서 이제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딱 발을 빼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 오태훈 : 저쪽도 이혼변호사가 있겠군요.

▶ 최유나 : 그렇죠.

▷ 오태훈 : 그러면 두 변호사끼리 서로 간에 싸우기도 하고. 지금 8078님께서 이 질문을 주셨어요. “이혼전문변호사는 이혼을 잘 시키는 변호사인가요? 아니면 이혼을 막아주는 변호사인가요?”

▶ 최유나 : 이게 제가 예전 같으면 도덕적으로 질문에 답을 해드렸을 것 같은데 저도 이제 내년에 이혼전문변호사 10년 차가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혼을 막고 이혼을 시켜드리고 이게 내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래서 당사자의 선택을 최선을 다해서 도와드리는 직업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혼을 막아드릴 때도 있고 당사자가 막 저한테 오셔서 사실 남편이 이혼소장 보냈는데 저는 이혼하기 싫은데 남편한테 미안하다고는 말은 못하겠고 자존심이 상하는데 돌려서 해결 좀 해주셔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 오태훈 : 변호사에게.

▶ 최유나 : 그럼 변호사가 좀 나서서 그렇게 이혼을 막아드릴 수도 있는 것이고. 자신의 권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세요. 재산 분할 내가 몇 퍼센트 정도 받을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을 하나도 모르고 굉장히 가정 내에서 희생적으로 사셨던 분들은 제가 좀 더 이혼을 잘할 수 있게끔 도와드리는 그런 직업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오태훈 : 변호사로 지금 10년 하셨고 1년에 100건씩 하시는 거 아니에요, 이혼 관련된 거를?

▶ 최유나 : 그보다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오태훈 : 엄청 바쁘실 텐데 또 웹툰을 연재를 하고 계세요. 이거는 왜 하시게 된 거예요?

▶ 최유나 : 역지사지라고 하잖아요. 부부에게 제일 필요한 게. 그런데 변호사는 사실 타의적으로 그런 위치에 놓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사람의 이야기만 막 듣다가 법정에 가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게 되기도 하고. 그런데 그 이야기가 완전히 다를 때도 있고. 또 원고석에 서기도 하고 피고측에 서기도 하고. 외도를 하신 분의 당사자한테 서기도 하고 피해자 쪽에 서기도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자꾸 양쪽 입장을 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제가 그 부분에 있어서 조금 사람 관계라는 게 정말 가해자, 피해자라고 나누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어떤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직업적인 알게 되는 배움이라든지 이런 걸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시작을 했습니다.

▷ 오태훈 : 법정은 먼 이야기고 우리가 가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런 웹툰을 보고서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고 의견을 보내주고 계세요.

▶ 최유나 : 정말 많이 연락을 주시고 해서 저도 이게 뭐 이렇게 많은 분들이 볼 줄 모르고 시작한 거여서 굉장히 감사한데 댓글이나 이런 걸 통해서 본인 가정사를 이야기하면서 서로 이제 가정사에 대해서 공유를 하시면서 또 저를 그냥 배제하고 팔로워 분들끼리 대화를 하기도 해서 되게 어떤 대화의 장이 약간 열린 것처럼 가정사에 대해서 좀 더 제 SNS에서는 편하게 이야기하시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 오태훈 : 그동안에 만난 부부 이야기 가운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 하나만 말씀해주신다면요?

▶ 최유나 : 저는 이제 좀 아무래도 저도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까 결혼생활 선배님들이시죠. 수십 년, 30년, 40년 이렇게 혼인생활 하신 분들이 이혼법정에 나왔을 때 모습을 봤을 때 굉장히 울림 같은 게 있는데 사실 혼인한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은 이혼을 하실 때 굉장히 몫을 따지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객관적이고 좀 더 이성적이고.

▷ 오태훈 : 짧은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 최유나 : 그러니까 예를 들면 내가 결혼할 때 얼마를 해왔는지 이런 기준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에 대해서 다툼이 심한 편인데 한 30년, 40년 사신 분들은 사실 같이 이루어왔고 같이 성장했고 또 이거를 누구의 몫이라고 따지기도 애매해지는 경우가 너무 많아버려서.

▷ 오태훈 : 그렇겠죠. 생활이 되어버렸으니까.

▶ 최유나 : 그냥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정말 사람 하나가 반 대 반으로 분리되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는데 서로를 되게 이해하면서 배려하면서 헤어지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상대방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면 그거를 배려해서 이제 법의 기준을 떠나서 재산 분할을 해주신다거나 자녀들을 키우는 쪽에 훨씬 신경을 써준다거나 서로 헤어지는 자리에서도 그동안 고마웠다 이런 이야기하면서 헤어지고 이혼하시고 나서 같이 식사하러 가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게 진짜 부부의 세계구나 그런 생각 들 때가 많습니다.

▷ 오태훈 : 보람 느낄 때도 많으시죠?

▶ 최유나 : 네. 보람을 느낄 때는 제가 뭐 아무래도 당사자를 대리해서 입장을 대변하는 그런 일들을 하다 보니까 당사자가 표현하기 힘든 것들을 이야기해서 이제 소통이 이루어졌을 때 그게 싸움이든 싸움도 어떻게 보면 소통이니까요. 싸움이든 화해든 그랬을 때 상대방이 사실 저희한테 욕을 할 때도 있거든요. 변호사 초창기 때는 그런 게 불편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굉장히 즐겁고 그냥 내 일을 잘하고 있구나 그런 보람을 느끼는 쪽으로 제가 마음을 바꿔먹었죠.

▷ 오태훈 : 1시간을 이야기해도 시간이 많이 모자랄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다 되어서 마지막으로 저는 그 질문을 짧게 듣고 싶어요. 그러니까 지금 이혼에 대해서 생각하는 분들 아니면 고민하고 있는 분들 어려운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은데 그분들께 굳이 이혼까지 안 갈 수 있는 방안 어떤 것들을 생각하면 될까요?

▶ 최유나 : 지금 싸우고 있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분명히 앞에 딱 놓여있어서 보이지 않을 텐데 앞이. 그것들이 사실은 새로운 국면. 새로운 상황이 발생해서 그런 경우가 많지 당사자들의 성격이나 당사자들의 애정이랑 상관이 없을 때가 많거든요. 예를 들어서 출산을 했다거나 같이 부모님 모시고 살게 됐다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그런 것들이 상황 탓이라면 한 번 더 생각을 해보시는 게 어떤가. 그 상황 때문인지 사람 때문인지 분리되어서 생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최유나 변호사가 추천한 전인권이 부르는 걱정 말아요, 그대 지금 나가고 있는데요. 이 노래 들으면서 최유나 변호사와 함께한 금요초대석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유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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