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브라질 - 세계3위…“대통령 퇴진” vs “지지 군부개입”

입력 2020.05.23 (21:48) 수정 2020.05.23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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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미 국가 가운데 브라질의 코로나19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발병 석달 만에 확진자 수로는 세계 3,4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검진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사회적 격리를 두고 대통령 지지에 대한 여론이 둘로 갈라지면서 방역 정책이 중심을 잃었습니다.

상파울루 연결합니다.

이재환 특파원, 브라질에서 첫 확진자가 공식 보고된 뒤 석달이 됐는데, 다른 나라들보다 굉장히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네요?

[기자]

네,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첫 공식 발병자가 나온 이후 거의 석달 만에 확진자가 31만 여명에 이릅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많은 겁니다.

사망자는 하루 5백에서 많게는 8백여 명씩 나와 지금까지 2만여 명, 세계 6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특히,지난 19일과 21일 하루 천 백여 명이 코로나19에 숨졌습니다.

24시간 동안 70여 초에 1명꼴로 사망했다는 뜻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최악의 하루'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뒤로 차량들이 보이는데요,

상파울루는 교통지옥으로 악명이 높았는데요,

통행이 여유로워 보이네요.

[기자]

네,사회적 격리로 모든 상업활동이 중단된 지 꼭 두달이 됐습니다.

도로에는 차량 통행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브라질 6개 주는 도시를 봉쇄하기도 했습니다.

상파울루주의 경우, 사망자 수가 5천여 명으로 중국 전체 사망자 수를 훌쩍 넘겼습니다.

주지사는 도시 봉쇄 시행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반대 여론이 높아 이동 인구를 줄이기 위한 갖가지 조처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구 천 2백만 명의 남미 최대 도시 상파울루시,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해주세요. 집에 머물러 있으세요."]

차량 통행이 줄어든 경제 문화 중심 대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는 시민들이 눈에 띱니다.

지난 20일,원래 평일이었지만 올해는 휴일로 바뀌었습니다.

상파울루시 당국이 6월과 7월,11월의 휴일을 앞당겨 엿새간의 강제 연휴를 시행한 겁니다.

시민들을 집에 머물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공립 병원 코로나19 중환자실에 여유 병상이 없자 확진세를 늦추기 위한 고육책입니다.

코로나19에 목숨을 잃은 의료진이 의사를 제외하고도 100여 명, 동료들은 거리로 나와 사회적 격리를 호소합니다.

[상파울루 간호사 : "중환자실 병상이 꽉찼습니다.제발 부탁합니다. 집에 있으세요."]

[상파울루 간호사 : "집에서 나오지 마세요. 자가 격리를 지켜주세요. 상황이 위중합니다."]

앞서, 차량 통행량을 줄이겠다며 차로를 막아 교통정체를 유발시켰고, 비난 여론이 일자, 지난주에는 차량 홀짝제를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대중교통이용률이 증가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지자 정책은 일주일만에 철회됐습니다.

[이보니/상파울루 시민 : "많은 사람들이 나와 돌아다녀요. 대로에는 차량도 많구요."]

브라질 대부분 대도시에서 상업행위가 중단된 지 두달 째, 약국과 생필품 판매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음식점들도 개점 휴업 상태,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어 배달 주문만이 가능합니다.

[주제/상파울루 음식점 주인 : "일 못하게 하면 다 굶어 죽습니다. 여기봐요. 손님이 없잖아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고 서행하며 시위를 벌입니다.

사회적 격리를 끝내고 일터로 복귀하자는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시민들입니다.

[그라지엘리/시위 시민 : "국가를 지키고 부패없는 국가를 유지시키기 위해 애국자들과 함께 이곳에 왔습니다."]

대통령궁 앞으로 몰려가 대형 국기를 펼치자 대통령이 나와 시위대를 맞이합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전 세계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각료들과 훌륭한 여러분들 덕분에 브라질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합니다.브라질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군인 복장을 한 남성 20여 명, 대통령 앞에서 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지지를 표합니다.

["우리는 보우소나루입니다."]

군 출신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팔굽혀펴기를 합니다.

주지사들은 사회적 격리를 연장하며 대통령에 맞선 상황, 대통령 지지자들은 연일 거리로 몰려 나옵니다.

주지사를 히틀러에 비유하며 주정부 정책을 비난합니다.

[클라우데겔/상파울루 시민 : "시민들은 일하고 싶어합니다. 가족을 먹여살려야죠.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는 독재자고 나쁜 공산주의자입니다."]

대통령 지지 시민들은 주지사들의 정책에 맞서 군의 개입까지 촉구했습니다.

[상파울루 시위 주최자 : "주지사는 거리에서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여기에 나와라."]

하지만,대통령의 입지도 흔들리는 상황,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이에 대응할 보건당국 사령탑이 없습니다.

전 보건장관이 사임한 뒤 신임 장관마저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취임 한달 만에 사임했습니다.

군장성 출신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고 있습니다.

전직 각료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부실한 대응에 국정 운영 자격을 잃었다며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질베르토 페헤이라/리우 시민 : "우리나라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부는 무능력합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대통령의 잇단 무책임한 발언이 비난 여론을 키웠습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브라질 사망자가 중국 수를 넘었습니다.) 그래서요? 슬픈일이지만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내 이름에 메시아가 들어가지만 기적을 행할 수 없어요."]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는 브라질 환경감시국,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았습니다.

[브라질 환경감시국 경비원 : "모든 업무는 중단됐습니다. 산림 감시 업무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합니다."]

하지만, 올들어 4월까지 서울시의 2배 면적의 열대우림이 무단으로 벌채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정치,사회 혼란을 틈타 지구의 허파가 파괴되고 있는 겁니다.

브라질 한 생태학자는 아마존의 황폐화는 생태 불균형을 일으켜 제2의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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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브라질 - 세계3위…“대통령 퇴진” vs “지지 군부개입”
    • 입력 2020-05-23 22:55:37
    • 수정2020-05-23 23:14:36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남미 국가 가운데 브라질의 코로나19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발병 석달 만에 확진자 수로는 세계 3,4위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검진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사회적 격리를 두고 대통령 지지에 대한 여론이 둘로 갈라지면서 방역 정책이 중심을 잃었습니다.

상파울루 연결합니다.

이재환 특파원, 브라질에서 첫 확진자가 공식 보고된 뒤 석달이 됐는데, 다른 나라들보다 굉장히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네요?

[기자]

네,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첫 공식 발병자가 나온 이후 거의 석달 만에 확진자가 31만 여명에 이릅니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많은 겁니다.

사망자는 하루 5백에서 많게는 8백여 명씩 나와 지금까지 2만여 명, 세계 6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특히,지난 19일과 21일 하루 천 백여 명이 코로나19에 숨졌습니다.

24시간 동안 70여 초에 1명꼴로 사망했다는 뜻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최악의 하루'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뒤로 차량들이 보이는데요,

상파울루는 교통지옥으로 악명이 높았는데요,

통행이 여유로워 보이네요.

[기자]

네,사회적 격리로 모든 상업활동이 중단된 지 꼭 두달이 됐습니다.

도로에는 차량 통행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브라질 6개 주는 도시를 봉쇄하기도 했습니다.

상파울루주의 경우, 사망자 수가 5천여 명으로 중국 전체 사망자 수를 훌쩍 넘겼습니다.

주지사는 도시 봉쇄 시행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반대 여론이 높아 이동 인구를 줄이기 위한 갖가지 조처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구 천 2백만 명의 남미 최대 도시 상파울루시,

["코로나19 방역에 협조해주세요. 집에 머물러 있으세요."]

차량 통행이 줄어든 경제 문화 중심 대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동하는 시민들이 눈에 띱니다.

지난 20일,원래 평일이었지만 올해는 휴일로 바뀌었습니다.

상파울루시 당국이 6월과 7월,11월의 휴일을 앞당겨 엿새간의 강제 연휴를 시행한 겁니다.

시민들을 집에 머물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공립 병원 코로나19 중환자실에 여유 병상이 없자 확진세를 늦추기 위한 고육책입니다.

코로나19에 목숨을 잃은 의료진이 의사를 제외하고도 100여 명, 동료들은 거리로 나와 사회적 격리를 호소합니다.

[상파울루 간호사 : "중환자실 병상이 꽉찼습니다.제발 부탁합니다. 집에 있으세요."]

[상파울루 간호사 : "집에서 나오지 마세요. 자가 격리를 지켜주세요. 상황이 위중합니다."]

앞서, 차량 통행량을 줄이겠다며 차로를 막아 교통정체를 유발시켰고, 비난 여론이 일자, 지난주에는 차량 홀짝제를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대중교통이용률이 증가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지자 정책은 일주일만에 철회됐습니다.

[이보니/상파울루 시민 : "많은 사람들이 나와 돌아다녀요. 대로에는 차량도 많구요."]

브라질 대부분 대도시에서 상업행위가 중단된 지 두달 째, 약국과 생필품 판매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음식점들도 개점 휴업 상태,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없어 배달 주문만이 가능합니다.

[주제/상파울루 음식점 주인 : "일 못하게 하면 다 굶어 죽습니다. 여기봐요. 손님이 없잖아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고 서행하며 시위를 벌입니다.

사회적 격리를 끝내고 일터로 복귀하자는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시민들입니다.

[그라지엘리/시위 시민 : "국가를 지키고 부패없는 국가를 유지시키기 위해 애국자들과 함께 이곳에 왔습니다."]

대통령궁 앞으로 몰려가 대형 국기를 펼치자 대통령이 나와 시위대를 맞이합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전 세계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각료들과 훌륭한 여러분들 덕분에 브라질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합니다.브라질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군인 복장을 한 남성 20여 명, 대통령 앞에서 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지지를 표합니다.

["우리는 보우소나루입니다."]

군 출신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팔굽혀펴기를 합니다.

주지사들은 사회적 격리를 연장하며 대통령에 맞선 상황, 대통령 지지자들은 연일 거리로 몰려 나옵니다.

주지사를 히틀러에 비유하며 주정부 정책을 비난합니다.

[클라우데겔/상파울루 시민 : "시민들은 일하고 싶어합니다. 가족을 먹여살려야죠.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는 독재자고 나쁜 공산주의자입니다."]

대통령 지지 시민들은 주지사들의 정책에 맞서 군의 개입까지 촉구했습니다.

[상파울루 시위 주최자 : "주지사는 거리에서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여기에 나와라."]

하지만,대통령의 입지도 흔들리는 상황,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이에 대응할 보건당국 사령탑이 없습니다.

전 보건장관이 사임한 뒤 신임 장관마저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취임 한달 만에 사임했습니다.

군장성 출신 차관이 장관 대행을 맡고 있습니다.

전직 각료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부실한 대응에 국정 운영 자격을 잃었다며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질베르토 페헤이라/리우 시민 : "우리나라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정부는 무능력합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대통령의 잇단 무책임한 발언이 비난 여론을 키웠습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브라질 사망자가 중국 수를 넘었습니다.) 그래서요? 슬픈일이지만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내 이름에 메시아가 들어가지만 기적을 행할 수 없어요."]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는 브라질 환경감시국,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았습니다.

[브라질 환경감시국 경비원 : "모든 업무는 중단됐습니다. 산림 감시 업무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합니다."]

하지만, 올들어 4월까지 서울시의 2배 면적의 열대우림이 무단으로 벌채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정치,사회 혼란을 틈타 지구의 허파가 파괴되고 있는 겁니다.

브라질 한 생태학자는 아마존의 황폐화는 생태 불균형을 일으켜 제2의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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