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증상 직전 나도 모르게 ‘조용한 전파’

입력 2020.05.24 (07:22) 수정 2020.05.24 (07: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클럽이나 노래방 등을 이용한 젊은 층을 통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주변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전파되는 사례들을 연구해봤더니 감염 증세가 나타나기 직전에 전파력이 가장 강하다고 하는데요.

확진자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조용한 전파가 계속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여러명이 모이는 시설을 찾는 것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한데,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런 경계심이 좀 느슨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조용한 전파'의 위험성과 대책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강남 유명 클럽 앞.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터졌지만 젊은이들은 또다시 줄을 섰습니다.

클럽 안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클럽 이용객/음성변조/5월 9일 : "우리도 오늘 올까 말까 했었거든. 근데 그냥 왔어요. 예전에도 그냥 마스크 쓰고 한두 번 왔어 가지고. 근데 또 들어가면 마스크 안 써요. 답답해서."]

실제로 2, 30대 젊은 층은 자신의 감염이 불러올 피해의 심각성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결과, 다중이용시설을 항상 자제한다는 응답은 60대가 75%로 가장 높았지만, 20대는 48%에 불과했습니다.

2, 30대는 ‘나는 건강하다’는 자신감이 다른 세대에 비해 유난히 강했습니다.

감염이 운에 달렸다고 대답한 비율도 60대는 38%였지만, 20대는 54%, 30대는 62%나 됐습니다.

[유명순/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운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크면 클수록 ‘나 하나쯤이야’ 하는 방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문젠데…."]

왕성한 활동력에 이런 인식까지 맞물려 국내 확진자 가운데 20대 비율은, 가장 높은 28%에 달합니다.

문제는 무증상의 젊은 감염자가 주변 노년층에게 굉장히 위협적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2일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확진된 손자에게서 80대 할머니가 감염돼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20대 젊은 연령층은 코로나19는 가벼운 병이다,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고령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상당히 중증 폐렴 또는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위험이 올라가게 되는 거죠."]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 가운데 70대는 약 11%, 80대 이상은 26%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젊은 확진자들 특성상, 상당수가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본인도 모른 채 가족과 이웃에 ‘조용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5월 9일 : "젊은 층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경증도 많을 수 있어서 사실상 우리 주변에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고 또 어디서나 전파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을 말씀드립니다."]

실제 아일랜드 연구진이 중국과 이탈리아 등 감염 사례 3천 건 이상을 분석했더니,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사흘 전부터 전염성이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는 증상이 나타나기 16시간 전, 역시 무증상일 때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본인이 감염된 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이른바 ‘조용한 전파’가 전체 56%에 달했습니다.

특히 이번 이태원발 코로나19처럼 젊은 감염자들이 모르고 일상생활을 하면 ‘조용한 전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본인이 원인이 되어서 많은 환자가 생기고 그로 인해서 가정과 직장, 또는 사회와 국가가 상당히 위험에 빠지는 것은 피해야 된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가정이나 주변에서 위험과 관련된 내용을 다시 강조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20대는 코로나19 정보를 얻기 위해 SNS를 이용하는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고, 반면에 뉴스 이용 비율은 전체 평균의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유명순/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지금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부분은 나의 감염이 어느 범위까지, 얼마나 나한테 중요한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젊은 층에) 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난이나 사회적 낙인찍기 대신, 연령층에 맞춘 소통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재난·안전 인사이드] 증상 직전 나도 모르게 ‘조용한 전파’
    • 입력 2020-05-24 07:26:57
    • 수정2020-05-24 07:30:46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클럽이나 노래방 등을 이용한 젊은 층을 통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주변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전파되는 사례들을 연구해봤더니 감염 증세가 나타나기 직전에 전파력이 가장 강하다고 하는데요.

확진자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조용한 전파가 계속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여러명이 모이는 시설을 찾는 것은 여전히 주의가 필요한데,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이런 경계심이 좀 느슨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입니다.

'조용한 전파'의 위험성과 대책을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강남 유명 클럽 앞.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터졌지만 젊은이들은 또다시 줄을 섰습니다.

클럽 안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클럽 이용객/음성변조/5월 9일 : "우리도 오늘 올까 말까 했었거든. 근데 그냥 왔어요. 예전에도 그냥 마스크 쓰고 한두 번 왔어 가지고. 근데 또 들어가면 마스크 안 써요. 답답해서."]

실제로 2, 30대 젊은 층은 자신의 감염이 불러올 피해의 심각성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결과, 다중이용시설을 항상 자제한다는 응답은 60대가 75%로 가장 높았지만, 20대는 48%에 불과했습니다.

2, 30대는 ‘나는 건강하다’는 자신감이 다른 세대에 비해 유난히 강했습니다.

감염이 운에 달렸다고 대답한 비율도 60대는 38%였지만, 20대는 54%, 30대는 62%나 됐습니다.

[유명순/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운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크면 클수록 ‘나 하나쯤이야’ 하는 방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문젠데…."]

왕성한 활동력에 이런 인식까지 맞물려 국내 확진자 가운데 20대 비율은, 가장 높은 28%에 달합니다.

문제는 무증상의 젊은 감염자가 주변 노년층에게 굉장히 위협적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2일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뒤 확진된 손자에게서 80대 할머니가 감염돼 양성판정을 받았습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20대 젊은 연령층은 코로나19는 가벼운 병이다,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고령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상당히 중증 폐렴 또는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위험이 올라가게 되는 거죠."]

현재까지 국내 확진자 가운데 70대는 약 11%, 80대 이상은 26%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젊은 확진자들 특성상, 상당수가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본인도 모른 채 가족과 이웃에 ‘조용한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권준욱/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5월 9일 : "젊은 층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경증도 많을 수 있어서 사실상 우리 주변에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고 또 어디서나 전파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을 말씀드립니다."]

실제 아일랜드 연구진이 중국과 이탈리아 등 감염 사례 3천 건 이상을 분석했더니,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사흘 전부터 전염성이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감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는 증상이 나타나기 16시간 전, 역시 무증상일 때였습니다.

그렇다 보니 본인이 감염된 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이른바 ‘조용한 전파’가 전체 56%에 달했습니다.

특히 이번 이태원발 코로나19처럼 젊은 감염자들이 모르고 일상생활을 하면 ‘조용한 전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됩니다.

따라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접촉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본인이 원인이 되어서 많은 환자가 생기고 그로 인해서 가정과 직장, 또는 사회와 국가가 상당히 위험에 빠지는 것은 피해야 된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가정이나 주변에서 위험과 관련된 내용을 다시 강조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20대는 코로나19 정보를 얻기 위해 SNS를 이용하는 비율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고, 반면에 뉴스 이용 비율은 전체 평균의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유명순/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 "지금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부분은 나의 감염이 어느 범위까지, 얼마나 나한테 중요한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젊은 층에) 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난이나 사회적 낙인찍기 대신, 연령층에 맞춘 소통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