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는 못 가도 행사는 참여해야 했던 할머니들”

입력 2020.05.24 (21:25) 수정 2020.05.2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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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요양시설인 '나눔의집' 후원금 관련 논란이 있었죠.

수십억원의 후원금이 할머니들을 위해서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는데, 나눔의 집에서 할머니들의 실제 생활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나들이는 못 가도 각종 행사에는 참여해야 했다던 할머니들, 또 한번 가슴에 상처가 됐습니다.

신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할머니는 오랜만에 나간 외출에 절로 노래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나들이는 일 년에 몇 번뿐이었습니다.

[이슬기/나눔의집 자원봉사자 : "나들이 가려고 하면 세 명 이상이 필요한데 그 세 명이 비우면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이슬기/나눔의집 자원봉사자 : "지루하세요. 종일 TV 앞에서 있거나 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할머니들에게는 늘 무언가 부족했습니다.

[양진아/나눔의집 자원봉사자 : "2주 전에 갔다가 그 다음다음 주에 가도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그거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돌봄을 위한 지출은 거의 없었습니다.

[원종선/나눔의집 간호사 : "물리치료사 운동치료사 필요하다 요청하면 여성부에 건의하라며 후원금으로는 쓰진 않으시는 거예요."]

밥을 물에 말아 먹는다던 할머니들의 말은 괜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김 모 씨/나눔의집 자원봉사자/음성변조 : "일반식을 할머니들한테 드리니까 할머니들은 틀니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럼 그런 거 아예 못 먹는 거에요. 물에 말아서 먹는 거죠."]

그래도 나눔의집이 주최한 각종 행사에는 꼭 참여해야 했습니다.

[김 모 씨/나눔의집 자원봉사자/음성변조 : "할머니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와요. 아니 내가 기생이 된 거 같아... 맨날 가서 접대를 해야 해."]

후원금이 쌓여도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양진아/나눔의집 자원봉사자 : "할머니들이 쉽게 말하면 생존 이외에 다른 여가활동, 기호식품이라던가 이런 삶의 질을 위한 혜택을 보고 있는 게 없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지금 수면 위로 올린 게 아닌가 싶어요."]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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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들이는 못 가도 행사는 참여해야 했던 할머니들”
    • 입력 2020-05-24 21:27:43
    • 수정2020-05-24 21: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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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요양시설인 '나눔의집' 후원금 관련 논란이 있었죠.

수십억원의 후원금이 할머니들을 위해서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는데, 나눔의 집에서 할머니들의 실제 생활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나들이는 못 가도 각종 행사에는 참여해야 했다던 할머니들, 또 한번 가슴에 상처가 됐습니다.

신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할머니는 오랜만에 나간 외출에 절로 노래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나들이는 일 년에 몇 번뿐이었습니다.

[이슬기/나눔의집 자원봉사자 : "나들이 가려고 하면 세 명 이상이 필요한데 그 세 명이 비우면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이슬기/나눔의집 자원봉사자 : "지루하세요. 종일 TV 앞에서 있거나 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할머니들에게는 늘 무언가 부족했습니다.

[양진아/나눔의집 자원봉사자 : "2주 전에 갔다가 그 다음다음 주에 가도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그거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돌봄을 위한 지출은 거의 없었습니다.

[원종선/나눔의집 간호사 : "물리치료사 운동치료사 필요하다 요청하면 여성부에 건의하라며 후원금으로는 쓰진 않으시는 거예요."]

밥을 물에 말아 먹는다던 할머니들의 말은 괜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김 모 씨/나눔의집 자원봉사자/음성변조 : "일반식을 할머니들한테 드리니까 할머니들은 틀니하고 계신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럼 그런 거 아예 못 먹는 거에요. 물에 말아서 먹는 거죠."]

그래도 나눔의집이 주최한 각종 행사에는 꼭 참여해야 했습니다.

[김 모 씨/나눔의집 자원봉사자/음성변조 : "할머니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와요. 아니 내가 기생이 된 거 같아... 맨날 가서 접대를 해야 해."]

후원금이 쌓여도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양진아/나눔의집 자원봉사자 : "할머니들이 쉽게 말하면 생존 이외에 다른 여가활동, 기호식품이라던가 이런 삶의 질을 위한 혜택을 보고 있는 게 없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지금 수면 위로 올린 게 아닌가 싶어요."]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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